• 권순경 교수의 '야생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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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수리취(Synurus deltoides)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권 순 경

기사입력 2017-12-13 09:38     최종수정 2017-12-13 10:41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권 순 경▲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권 순 경
9~10월이 되면 들과 산은 온통 구절초와 쑥부쟁이로 대표되는 들국화로 덮인다. 하지만 대표적인 가을꽃과는 모양새가 전혀 다른 이색적인 꽃을 피우는 식물 중에 수리취가 있다. 수리취는 들국화와 마찬가지로 국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식물이지만 희거나 연분홍색의 밝은 색상의 들국화 꽃과는 다르게 꽃송이가 검은 흑자색을 띄고 있다.

수리취는 낮은 산에서는 만나기가 쉽지 않고 비교적 높은 산에 가야만 구경할 수 있다. 양지바른 풀밭에 1미터 내외로 곧게 자라고 줄기 끝이 몇 개로 갈라진다. 뿌리에서 돋아난 잎은 꽃이 필 무렵이면 없어지거나 또는 남아있는 경우도 있다.

잎 모양은 달걀 모양의 긴 타원형 모습을 하고 있고 잎줄기가 길며 어른 손바닥 정도로 크고 잎 윗면은 녹색이지만 뒷면은 하얀 털로 덮여 있어서 흰색으로 보인다. 줄기에 돋아난 잎은 위로 올라가면서 어긋나며 크기가 점차 작아진다. 잎 뒷면이 백색이어서 꽃 피기 전이라도 다른 식물과 구별이 용이하다.

가지 끝마다 둥글한 모양의 흙 갈색 꽃이 한 송이씩 옆을 향해 달리는데 지름이 3~4 센티미터로 호두알 정도 크기다. 꽃송이의 대부분이 총포로 구성되어 있는데 총포에는 마치 고슴도치 가시를 연상시킬 정도로 끝이 날카로운 가시가 여러 줄로 배열되어 있고 거미줄 같은 흰털이 덮여 있으며 검은색을 띄고 있어서 험상 굳게 보인다.

꽃은 대롱꽃(통상화)만으로 이루어져 있고 진한 자주색이다. 큰수리취는 수리취보다 줄기가 더 크게 자라고 꽃송이도 좀 더 크며 꽃 부위가 더 크게 벌어진다.


수리취는 우리에게 매우 친근한 취나물의 한 종류로서 봄에 연한 잎을 따서 데쳐서 물에 담가 우려낸 다음 나물로 먹거나 쌈을 싸 먹는다. 데친 것을 말려서 저장했다가 시루떡을 만들 때 사용하기도 한다.

수리취는 단오절에 해 먹는 수리떡 즉 수리취떡에 없어서는 안 될 매우 중요한 원료이다. 지금은 단오명절이 예전에 비해서 그 중요성이나 대중성이 많이 줄어든 감이 없지 않지만 실은 매우 큰 명절의 하나였다.

찹쌀과 멥쌀에 수리취 잎을 넣고 함께 찌어서 둥글게 빚은 음식이 수리취떡이다. 수리취떡에서는 수리취의 독특한 향기가 나고 오랫동안 보관해도 변질되지 않으며 수리취의 살균작용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상생활에서 수리취의 중요한 역할은 불을 지피는데 이용되었다는 점이다. 수리취 잎을 말려 손으로 비비면 잎맥은 떨어져 나가고 하얀 섬유소만 남는데 이 수리취 섬유솜을 부싯깃이라 한다. 부싯돌 밑에 부싯깃을 놓고 부시라고 하는 강철조각으로 부싯돌을 내리치면 불똥이 튀어나와 섬유소에 옮겨 붙어 불씨를 만든다.

부싯돌은 석영(石英)의 일종인 단단한 차돌이 이용되었다. 성냥이 귀하던 시절 수리취 섬유솜은 담뱃불을 붙이는데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도구였다. 그래서 담배쌈지에는 담배 외에 부싯돌과 부시와 함께 수리취 섬유솜(부싯깃)은 필수품이었다.

딱딱한 꽃봉오리의 꽃대를 적당한 길이로 잘라 실내장식용으로도 이용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수리취 잎과 열매가 우엉과 비슷해 산에서 나는 우엉이라 해서 산우방(山牛芳)이라 하고 씨는 열을 내리고 해독, 종기치료 및 인후통에 사용했다.

수리취 이름의 유래에 대해서는 확실히 알려져 있는 것이 없다. 단오 날 수리취떡을 해먹는 풍습이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기록된 것을 보면 수리취라는 식물이름은 긴 세월동안 우리와 함께 했음을 알 수 있다.

‘취’는 나물로 먹을 수 있는 국화과 식물을 일컫는 말이고 또한 옛날 단오를 속어로 ‘수리’라고 했다는 기록이 있다. 단오 음식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음식이 수리떡(수리취떡)이다.

수리떡의 원료인 수리취의 ‘수리’는 단오를 뜻하는 ‘수리’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따라서 ‘단오에 먹는 수리떡의 원료인 국화과 취나물’이라는 뜻에서 ‘수리취’라는 이름이 생긴 것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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