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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중의무릇(Gagea lutea)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기사입력 2018-03-07 09:38     최종수정 2018-03-07 09:50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1개의 잎과 1개의 꽃줄기만을 갖고 있는 아주 단출한 식물이 있는데 중의무릇이다. 중부 이북의 산의 숲속에 자라며 백합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이다. 대부분의 작은 봄꽃이 그러하듯이 아직은 활엽수의 나뭇잎이 자라기 전이어서 나무 밑이라도 비교적 많은 햇빛을 받을 수 있다.

식물은 탄소동화작용으로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받아야 함으로 햇볕은 생존에 필수적이다. 나무 잎이 자라서 무성해지면 나무 밑에 자라는 작은 풀꽃들은 햇빛이 완전 차단되어 생존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봄꽃들은 나무 잎이 무성해지기 전에 일찌감치 한 해 농사를 마무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일정을 서둘러 주위에 다른 식물이 돋아나기 전인 이른 시기에 싹을 틔우고 꽃이 피도록 진화했다. 땅 속에는 작은 달걀모양의 비늘줄기가 있고 여기에서 한 개의 칼 모양의 좁고 기다란 잎과 1개의 꽃줄기가 돋아난다. 꽃줄기는 15-20 센티미터 정도 높이로 자라고 잎은 안쪽으로 약간 말리고 꽃줄기의 밑 부분을 감싸고 있으며 비스듬히 휘어진다.

꽃줄기의 윗부분에서 몇 개의 꽃가지로 갈라지고 4-5월에 각각 한 송이씩 작은 노랑꽃이 달린다. 한포기에 4-10 송이 정도 꽃이 핀다. 꽃 뒷면이 약간 푸른색을 띠고 있어서 푸른 끼가 도는 노란색이며 옅은 녹색 줄이 있다. 꽃잎과 수술은 각각 6개이고 암술은 1개이다.

꽃줄기가 갈라지는 지점에 잎처럼 보이는 것이 2개가 있는데 하나는 길고 다른 하나는 짧다. 이것을 통상적인 잎과 구별해서 포(苞) 또는 포엽(苞葉)이라 하는데 꽃 주변에 형성되며 일반적으로 크기가 작고 꽃을 보호하고 역할을 한다.

포엽은 잎이 고도로 변태해서 만들어 지며 여러 가지 형태로 존재한다. 대표적인 예로 수국의 꽃송이를 이루고 있는 꽃잎처럼 보이는 것도 포이고 세포(토양)액의 산성도에 따라 빨간색, 보라색, 또는 푸른색으로 변한다.

극락조화는 노란색 꽃잎 밑에 빨간색과 푸른색 포엽이 밖으로 뻗어있는데 꽃잎으로 착각할 수 있다. 암술과 수술을 보호하는 작용 외에 수분매개체인 곤충을 유인하는 꽃잎 역할도 담당한다.

중의 무릇이라는 이름은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 문헌상으로 그 유래에 관한 것을 전혀 찾을 수 없다. 다만 추축컨대 혹시 ‘중이 먹어도 되는 무릇’이란 뜻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하는 견해를 피력한 학자가 있다.

절에서는 수도승에게 육식뿐만 아니라 오신채(五辛菜)라 하여 자극적인 5 가지 채소류도 먹지 못하도록 금하고 있다. 그 다섯 가지가 파, 마늘, 달래, 부추, 무릇으로서 ‘무릇’이 포함되어 있다. ‘중의무릇’과 ‘무릇’은 생김새가 전혀 다른 식물이다.

하지만 모두 백합과 식물로서 크기가 비슷한 계란 모양의 비늘줄기를 갖고 있다. 원래 무릇은 민간에서 ‘물구지’라 부르고 양식이 부족하던 시절 구황식물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일반 가정에서 알뿌리를 캐서 삶아 먹었고 어린 싹은 나물로 먹었다.

불가에서 ‘무릇’은 중이 먹는 것을 금하고 있으니 중이 먹을 수 있는 무릇 즉 ‘중의무릇’이라는 이름이 생겨난 것이 아닐까 라는 견해이다. 타당성이 충분히 있어 보인다.

학명의 속명인 자게아(Gagea)는 영국의 박물학자 토마스 게이지(Gage) 경의 이름에서 비롯되었고 종명 루테아(lutea)은 ‘노란색’이란 뜻이다. 중의무릇 꽃의 노란색에서 비롯되었다. 영어명은 ‘베들레헴의 노란별’(yellow star of Bethlehem)이다.

꽃잎이 5개여서 별모양이고 노라기 때문에 노란별은 이해가 가지만 여기에 베들레헴이 왜 끼어든 것일까. 무슨 사연이 있을 것만 같다. 베들레헴은 예수가 탄생한 곳이다. 동방박사 세 사람이 아기예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서 베들레헴 하늘에 나타난 별의 인도를 받아 찾아 갔다고 성경은 기록하고 있다.

바로 그 별을 상상하면서 지은 이름은 아닐까. 독어명은 그냥 노란별(Gelbstern) 또는 황금별(Goldstern)이다. 민간에서는 비늘줄기를 자양강장제로 사용했고 한방에서는 정빙화(頂氷花)라 하며 심장질환에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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