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순경 교수의 '야생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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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 솜나물(Leibnitzia anandria)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권 순 경

기사입력 2018-06-13 09:38     최종수정 2018-06-13 10:46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권 순 경▲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권 순 경
솜나물은 봄철에 볕이 잘 드는 양지바른 낮은 산이나 묘지 주위 잔디 풀밭에 자라는 작은 식물로서 국화과의 여러해살이식물이다. 특이하게도 솜나물은 동일한 종임에도 불구하고 봄과 가을에 모양이 다른 꽃을 피우는 두 종류가 있다.

뿌리에서 여러 개의 뿌리 잎이 돋아나며 잎자루가 짧고 길쭉한 타원형이다. 봄꽃의 경우 뿌리에서 돋아나는 1~3개의 꽃줄기는 5~10 센티미터 정도 높이로 자라고 잎 뒷면과 꽃줄기에는 거미줄 같은 흰 털로 덥혀 있다. 이 털은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서서히 없어진다.

봄꽃은 3~5월 경 줄기 끝에 하늘을 향해서 하얀 꽃을 한 송이씩 피우며 꽃이 피기 전 꽃봉오리는 연한 자주색을 띠고 있다. 가을꽃은 9월경에 꽃을 피운다. 봄꽃은 혀 모양(설상화) 꽃잎이 수평으로 둥글게 배열되고 중심부에는 통 모양의 통상화가 자리한다.

총포는 통 모양으로 기와처럼 3줄로 배열된다. 가을에 피는 꽃은 봄철 꽃보다 더욱 몸집이 커서 꽃줄기가 30~60센티미터 정도 높이로 자라고 잎자루가 길다. 꽃의 사이즈도 봄꽃보다 훨씬 크다.

또 하나의 차이점은 봄꽃은 개방화(開放花)인데 반해서 가을꽃은 폐쇄화(閉鎖花)이다. 폐쇄화는 꽃잎이 벌어지지 않음으로 생식과 관련된 암술과 수술이 밖으로 노출되지 않아서 꽃봉오리 속에서 폐쇄수분 즉 자가수분을 할 수 밖에 없다. 씨에는 민들레 씨처럼 누런색이나 갈색의 관모가 달려 있고 이것이 모여서 둥근 공 모양을 만든다. 바람에 관모 달린 씨가 하나씩 떨어져 날아간다.


폐쇄화는 꽃잎을 열지 않기 때문에 암술과 수술이 있다 하더라도 타가수분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 하지만 꽃잎이 열려있어서 꽃가루주머니와 암술머리가 수분매개체에 노출시키는 개방화에서도 자가수분은 흔히 있는 일로서 온대지역의 현화식물은 절반 이상이 자가수분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가수분은 동종교배이므로 암수 유전자의 배합과정에서 열성인자의 배합확률이 높아져 종의 퇴화를 유발할 수 있다. 인간을 비롯한 동물 세계에서는 적극 피하고 있고 식물계에서도 타가수분을 선호하는 종에서는 자가수분을 적극 차단하는 기전이 작동되고 있다.

식물계에서 자가수분하는 식물을 보면 타가수분하는 식물보다 꽃이 작고 눈에 잘 띄지 않는 특징이 있다. 동일개체에서도 타가수분과 자가수분이 동시에 일어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제비꽃속 식물은 위쪽에 피어있는 꽃은 크기가 커서 곤충의 방문이 용이하여 타가수분을 하는 개방화이다.

반면에 아래쪽에 피는 꽃은 작을 뿐만 아니라 잎으로 가려져 있어서 매개 곤충의 눈에 띄기 어려운 상태이므로 동종교배를 하게 된다. 자가수분의 장점은 곤충이나 동물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수분매개체가 방문하기 힘든 지역인 높은 산이나 극지방 같은 곳의 식물에서는 자가수분이 흔하게 나타난다. 솜나물이라는 이름은 잎과 줄기가 온통 미세한 하얀 털로 덥혀 있어서 마치 솜처럼 하얗게 보일 뿐만 아니라 나물로 먹을 수 있어서 생긴 것이다.

우리 들꽃 중에는 ‘솜’자가 들어간 것이 여럿 있다. 에델바이스로 알려진 솜다리, 솜방망이, 솜양지꽃, 솜분취 등이다. 이 식물들은 모두 흰털로 싸여있다. 까치취 또는 부싯깃나물이라는 별명도 있는데 특히 부싯깃나물은 성냥이 없거나 귀하던 시절 말린 잎을 수리취 대신에 부싯돌에 올려놓고 불똥을 일으켜 불을 붙이는 데 이용되었기 때문이다.

속명 라이브니치아(Leibnitzia)은 독일의 저명한 철학자인 동시에 자연과학자, 수학자인 고트프리드 빌헤름 폰 라이브니츠(Gottfried Wilhelm von Leibnitz)의 이름에서 비롯되었다. 종명 아난드리아(anandria)는 희랍어로 ‘수술이 없다’는 의미의 아난드러스(anandrous)에서 비롯되었는데 아마도 폐쇄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사료된다.

어린잎을 나물로 먹을 수 있으나 떫은맛이 강함으로 데친 후 물에 잘 우려낸 다음에 이용하는 것이 좋다. 한방에서는 전초 말린 것을 대정초(大丁草)라 하여 해열, 신경통, 관절염, 천식에 사용했으며 해독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밝혀진 성분으로 프루나신(prunacin)과 쿠마린(coumarin) 배당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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