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순경 교수의 '야생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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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 족도리풀(족두리풀, Asarum sieboldii)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권 순 경

기사입력 2020-04-16 09:00     최종수정 2020-04-16 09:04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권 순 경▲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한국사진작가협회회원 권 순 경
족도리풀은 산지의 수림 속 응달진 곳에 자라는 쥐방울덩굴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식물로서 2개의 잎과 1개의 꽃으로 이루어진 매우 단출한 식물이다. 땅 속 뿌리줄기에는 마디가 많고 옆으로 비스듬히 뻗으면서 마디마다 많은 잔뿌리가 내린다.

뿌리줄기 마디에서 돋아나온 2개의 10 cm 정도 긴 잎자루에 심장형 잎이 각각 1개식 수평으로 자리하며 잎 뒷면에는 털이 있고 잎 가장자리는 톱니가 없다, 4-5월 경 두 잎자루 사이 뿌리줄기에서 돋아난 짧은 꽃대에 작은 항아리 모양의 검은 자주색 꽃이 한 송이 달린다.

대부분의 식물은 식물 상단에 꽃이 피어서 눈에 잘 띄지만 족도리풀 꽃은 꽃대가 짧아 땅바닥에 거의 붙어서 피어있을 뿐만 아니라 색갈이 화려하지 않고 어두운 자주색이어서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꽃처럼 보이는 부분은 사실은 꽃이 아니고 꽃받침이 꽃 모양으로 진화한 것이며 꽃 은 단단한 육질로서 항아리 모양의 입구부분이 3개로 갈라지고 갈라진 조각은 삼각형이다. 암술대는 6개이고 수술은 12개로 2줄로 배열되어 있다. 꽃 모양이 귀엽고 아담하고 옛날 전통혼례식 때 신부가 머리에 착용하는 장신구인 족도리를 닮았다하여 족도리풀 또는 족두리풀 이라는 식물명을 얻게 되었다고 전한다.

족도리풀은 충매화로 곤충의 도움으로 꽃가루받이를 한다. 곤충을 유인하기 위해 향기를 풍기며 특히 야행성 곤충이 많이 모여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래서 밤에 향기가 더욱 강해진다. 잎 뒷면에 붙어있는 벌레 알이 종종 목격되는데 애호랑나비 알이다. 알에서 깨어난 애벌레가 족도리풀 잎을 갈아먹고 자란다.

‘족도리풀’과 ‘족두리풀’은 거의 같은 빈도로 사용되지만 정식 표준 명칭은 ‘족도리풀’이다. ‘족도리’라는 말의 어원에 대해서도 서로 다른 주장이 있다. 전통 혼례식 때 족두리를 착용하는 풍속은 본래 몽고 풍속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고려 때 원나라와 통혼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몽고의 ‘고고리(古古里)’ 라는 모자가 변형된 것이며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족두리’로 변했다는 설명이다.


다른 설명도 있다. 꽃은 사람의 머리에 비유할 수 있고 잎은 발로 비유할 수 있다. 족도리풀은 머리에 해당하는 꽃이 땅에 있고 발이라고 할 수 있는 잎이 위에 있어서 사람이 거꾸로 선 형상이다. 족도리풀의 모양새를 한자로 옮기면 발(足)이 머리(頭)에 있으니 자연스럽게 족두(足頭)리라는 이름이 생겨나게 된다는 설명이다. 또한 이러한 설명들을 고려하면 족도리풀 보다는 족두리풀이 오히려 원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속명 아사룸(Asarum)은 야생생강(wild ginger)이라는 라틴어이며 뿌리 모양이 생강뿌리를 닮아서 일 것이다. 종명 지볼디(sieboldii)는 독일 의사임과 동시에 식물학자인 필립 프란츠 폰 지볼드(Phillipp Franz von Siebold)의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일본 식물을 많이 연구했고 종명으로 자주 등장한다.

중국의 가장 오래된 한방서인 신농본초경에 수록되어 있을 정도로 옛날부터 잘 알려진 약초로서 본초강목을 비롯한 각종 한방서에 두루 수록되어 있는 중요한 약초이다. 한방에서는 수염이 많이 달린 뿌리줄기를 캐서 건조한 것을 세신(細辛)이라 하고 뿌리가 가늘고 맛이 약간 매우면서 박하 맛이 남으로 생긴 이름이다. 가래를 삭이고 기침을 멈추게 하며 두통, 신경통에 진통작용이 있다.

결핵균, 티푸스균을 비롯한 각종 병원균에 대한 살균작용도 강하며 암세포독성 작용도 밝혀졌다.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애용하는 은단의 주원료가 세신이며 잘 말린 뿌리를 한지에 싼 다음 옷장의 넣어두면 좀 벌레가 생기지 않는다. 또한 쌀독에 넣어두면 쌀벌레를 막을 수 있다.

족도리풀의 향기는 정유성분 때문이며 메틸유게놀(methyleugenol), 아사릴케톤(asarylketone), 사프롤(safrole)이 들어있다. 유사종도 많아서 잎에 흰 무늬가 있는 개족도리풀, 잎 전체가 자주색인 자주족도리풀, 꽃이 뿔 모양으로 갈라진 뿔족도리풀, 꽃이 녹색인 영종족도리풀 등이 있다. 모두 동일한 용도로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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