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순경 교수의 '야생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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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 모데미풀(Megaleranthis saniculifolia)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국사진작가협회회원 권 순 경

기사입력 2020-06-10 09:46     최종수정 2020-06-10 09:46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국사진작가협회회원 권 순 경▲ 덕성여자대학교 약학대학 명예교수/국사진작가협회회원 권 순 경
이른 봄에 비교적 일찍 꽃을 피우는 야생화 가운데 모데미풀이 있다. 봄꽃 식물들은 대부분 크기가 작아서 가냘프게 보이지만 꽃은 빼어난 미모를 지닌다. 태양빛이 강한 낮 시간에 잠시 꽃봉오리를 펼쳤다가 기온이 내려가는 저녁에는 다시 꽃잎을 닫아 버린다. 보온을 위한 자구책인 것이다. 주위에 낙엽이 싸여있기에 보온에 도움을 받는다.

모데미풀은 주로 깊은 산 숲속 물가나 혹은 습지에서 자라는 식물로서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특산식물이다. 마나리아제비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식물로서 4-5월 경 뿌리에서 20-30 cm 정도로 직접 올라온 줄기 끝에서 돋아난 짧은 꽃대에 흰 꽃이 한 송이 씩 하늘을 향하여 피는데 꽃 내부에 암술과 수술이 소복이 쌓여있다. 꽃 구조가 표준형과는 차이가 있다.

자세히 보면 5-6개의 꽃받침이 꽃잎처럼 발달했고 꽃받침잎 안쪽에 진한 노란 곤봉 모양의 꿀샘 8-12개가 있는데 이것은 꽃잎이 변형된 것으로 헛수술처럼 보인다. 그 안쪽에 수많은 수술군(13-42개)과 암술군(3-11개)이 존재한다. 꽃송이를 받치고 있는 6개의 잎처럼 생긴 것은 잎이 아니라 총포(總苞)라고 하는 것으로 잎이 변형되어 만들어진 것이다.

꽃이 피고 난 후에 뿌리에서 기다란 잎자루를 가진 뿌리 잎(근생엽)이 돋아나는데 잎이 3갈래로 완전히 갈라지고 이어서 다시 2-3로 깊게 갈라지며 가장자리에 날카로운 톱니가 있다. 열매도 별빛처럼 방사상으로 배열되어 있다.


모데미풀이란 이름은 이 식물이 처음 발견된 마을 이름에서 비롯되었다고 전한다. 일제 강점기인 1935년 오이자사부로(大井次三郞)라는 일본 학자가 지리산 주변에서 우리나라 식물상을 직접 답사하면서 조사할 때 전북 남원군 운봉면 모데미 마을 개울가에서 이 식물을 처음 발견하고 발견된 장소 이름을 따서 모데미풀이라고 작명했다고 전한다.

른 한편 모데미골이나 모데미마을이 어디인지 확인되지 않아 꽃이 피어있던 ‘무덤‘을 일본어로 옮기는 과정에서 ’모데미‘란 엉뚱한 이름이 붙었다는 주장도 있다. 그동안 지역개발로 인해 지금은 모대미풀이 자라던 마을지명도 사라지고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한다.

운봉금매화 또는 금매화아제비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라틴어 속명인 ‘메갈레란티스’ (Megaleranthis)의 메갈(Megal)은 희랍어로 ‘크다’라는 뜻이고 에란티스(Eranthis)는 ‘너도바람꽃의 속명’인데 꽃 모양이 ‘너도바람꽃을 닮은 큰 꽃’이라는 뜻에서 두 단어를 조합하여 만든 합성어이다. 영어명도 우리이름 그대로 Modemipul이다.

모데미풀은 워낙 미모가 출중해서 무분별한 남획으로 개체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산림청과 환경부에서 멸종위기식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분포지가 제한되어 있어서 한라산, 지리산, 태백산, 광덕산, 설악산 등 높고 깊은 산에만 자생한다.

관상가치가 충분함으로 자생지의 생육조건을 잘 맞추어서 인가에서도 키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생육조건이 워낙 까다로워서 아직은 재배기술 개발에 성공하지 못한 상태이다.

우리나라 특산종임에도 불구하고 희귀종이어서 그런지 약용에 대한 기록은 전혀 없고 성분연구도 전혀 찾아 볼 수 없다. 다만 대부분의 미나리아제비과 식물이 그러하듯이 모데미풀도 미나리아제비과 식물인 것을 감안 할 때 독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특산식물이란 전 세계에서 우리 땅에서만 유일하게 자라는 고유종이라는 뜻임으로 우리가 지키지 못한다면 지구상에서 영원히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에게 영구보존할 책임이 막중하다 하겠다. 우리의 귀중한 자원식물이 사라지도록 방치해서 식물도감에 사진으로만 존재하고 우리 후손들이 실물을 직접 볼 수 없게 된다면 얼마나 통탄스러운 일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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