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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양도인 금반언 (Assignor Estoppel) 원칙과 그 미래

편집부

기사입력 2021-03-24 10:25     최종수정 2021-03-24 10:34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사업성이 아주 높고 특허도 받아 놓은 기술이 있어 그 기술을 매입해서 성공적으로 사업화 했는데, 당신에게 특허를 양도했던 종전의 특허권자 혹은 발명자가  (양도인이라고 칭하자)  당신의 경쟁자가 되어 특허를 침해하고 그 침해에 대한 항변으로 특허의 무효성을 주장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영미법에서 당사자의 종전 행위 혹은 말과 상반되는 주장을 하거나 부인을 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금지하고 있는 원칙을 “금반언의 원칙 (estoppel)”이라고 한다.  

위의 상황에서, 양도인이 특허매각을 통해 이익을 취한 후 나중에 해당 특허가 무효라고 주장하는 것을 금하는 것이 “양도인 금반언의 원칙 (assignor estoppel)”이다.  

미국의 법원에서는 일반적으로 이 양도인 금반원의 원칙이 적용되어, 특허침해소송의 대상이 되는 특허의 발명자 혹은 종전 권리자는 특허 무효를 주장함으로써 특허침해를 회피할 수는 없다. 따라서 양도인 금반언의 원칙은 발명의 실시권자 (licensee)가 부실한 특허에 대해 무효주장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공중에게 이익이 된다고 하는 정책적 고려하에 1998년에 연방순회항소법원에 의해 폐지된 licensee estoppel과는 대비된다. 

법원의 소송에서는 양도인 금반언 원칙이 적용되다면, 미국특허청 심판원에서 진행되는 무효소송 (IPR)에서도 동일하게 양도인 금반언 원칙이 적용될까?   특허의 유무효성을 판단할 때 적용되는 청구항 해석의 원칙과 특허무효를 입증하기 위해 요구되는 입증성 수준이 법원과 특허청 심판원에서 달리 적용되고 그 결과로 동일한 특허의 유무효 결정이 상이하게 나오는 경우가 있는 점을 고려하면, 양도인 금반언 원칙이 심판원 절차에서 적용되지 않는다고 해도 그리 놀랄 일은 아닐 것이다. 

실제 심판원은 종전 양도인 금반언을 적용하지 않고 양도인에 의한 IPR 신청을 받아들인 바 있고, 이런 결정에 대해 연방순회항소법원도 IPR 절차에서는 양도인 금반언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확인해 준 바 있다.  이 항소법원 결정에 대하여 대법원에 상고허가 신청이 제출되었고, 2021년 1월 8일에 대법원이 이 상고신청을 받아들인 바 있다.  Minerva Surgical, Inc. v. Hologic, Inc., Case no. 20-440.  따라서 특허양도인의 금반언 원칙의 미래에 대해 대법원이 어떤 결정을 내릴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특허 양도인 금반언을 지지하는 측은 이 원칙이 불공평과 불공정성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을 들고 있다. 예를 들면, 서두에서 언급한 것과 같은 상황에서 해당 특허의 약점을 가장 잘 알수 있는 양도인이 특허무효를 주장할 수 있게 한다면 양수인 입장에서는 아주 불공평하다고 느끼게 될 것이다. 그리고 만약 양도인 금반언 원칙이 폐지된다면 향후 특허 양도 계약이 더욱 복잡해지고 불안정성 때문에 특허권의 자유로운 매매 혹은 상업화에 저해를 가져올 수 있다고 하는 주장도 있을 수 있다. 

특허 양도인 금반언의 폐지를 주장하는 측은 이 원칙이 부실한 특허를 계속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으므로 공중의 이익에 반한다고 주장한다.  또 양도인 금반언 원칙을 특허무효 공격을 방어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 특허의 발명자가 새로운 회사로 옮긴 후 새로운 회사가 종전 회사로부터 특허침해소송을 당하는 경우에도 발생하기 때문에 발명자 직원의 이직을 제한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한편으로 법원에서와 심판원에서 이 원칙이 상이하게 적용되기 때문에, 특허의 유무효가  법원에서 다투어지는 지 혹은 심판원에서 다투어지는 지에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문제가 가중된다. 

일부에서는 양도인 금반언이 완전히 폐지되거나 혹은 제한되는 판결이 나오지 않을 까 예측을 하고 있다. 예를 들면, 특허 양도 계약시 특허의 유효를 주장한 경우나 혹은 양도의 대상이 된 해당 특허에만 적용되고, 양도 이후에 양수인이 계속 출원 등을 통해 획득한 특허에는 금반언이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예측들이 있다.  이는 Minerva Surgical Inc. v. Hologic, Inc.에서 유무효가 다투어지는 특허가 양도계약시 명시된 특허가 아니라, 양수인이 그 특허의 계속출원을 통해 취득한 추가적인 특허이고 양도인은 그 추가적인 특허들이 과도하게 넓은 범위를 포함하고 있어 진보성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인다. 

대법원이 어떤 판결을 내릴 지 귀추가 주목되는 한편, 특허 매매 계약시 필요한 due diligence의 중요성이 더 강조되고, 양수인 측에서는 양도인의 향후 무효주장을 금지하는 조항을 포함시키는 것이 통상적으로 이루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필자소개>
이선희 변호사는 30여년 동안 한국과 미국에서, 특허출원 뿐만 아니라, 특허성, 침해여부, 및 Freedom-to-operate에 관한 전문가 감정의견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해오고 있다. 또한 생명과학, 의약품, 및 재료 분야 등에서 특허출원인이 사업목적에 맞는 특허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도록 자문을 하고 있다. 이 변호사는 한미약품이 아스트라제네카를 대상으로 하여 승소하였던 미국뉴저지 법원의 에스오메프라졸 ANDA 소송을 담당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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