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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 관절염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기사입력 2015-02-25 09:40     최종수정 2016-03-16 15:19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한국에 가족여행 갔다가 황당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지하철을 타고 가다 우리 애 앞자리가 비게 되서 아이가 앉았는데 멀리서 할머니 한 분이 오시더니 거기 내 자리니 당장 일어나라고 우리 애에게 호통을 치는게 아닌가. 애가 놀래서 일어나 그 할머니에게 자리를 드리긴 했지만 애나 나나 무척 당황했었다. 나중에 애는 아빠, 한국엔 깡패할머니가 많나 봐 하기에 웃고 넘어갔지만 좀 씁쓸했다.

벨기에에 학회 참가로 간 적이 있었다. 장소가 브뤼셀시 외곽에 위치하고 있어 시내의 숙소에 자리잡은 참가자들은 매일 지하철을 이용해 학회장소로 이동했다. 제법 큰 학회라 많은 참가자들이 동시에 이동을 하곤 했는데 지하철에 빈자리가 많은 데도 서양사람들은 자리에 앉지를 않는 것이었다.

반대로 우리 한국 사람들은 모두 앉아 갔지만. 그 때는 서양사람들은 다리가 길어 앉는 것이 서는 것 보다 불편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일본에 가서 지하철을 타 보니 다리가  짧은 일본 사람들도 자리가 많이 비어 있는데도 서서 가고 있었다. 고단한 한국인의 삶이 지하철 자리쟁탈전의 바탕에 깔린 게 아닌가 생각해 본다.

미국 사람들도 잘 앉지 않는다. 파티 같은데 가도 그냥 서서 몇 시간씩 얘기하고 논다. 서비스 직종 등의 일터에서 직원은 중간에 잠시 쉬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하루 종일 서서 서비스를 한다. 약국도 마찬가지다. 약사나 약국보조원들도 하루 종일 서서 일한다.

사실 바빠서 앉을 시간도 없는 약국도 많다. 몇몇 약국에 간이 의자 정도는 있지만 그나마 아예 치워버린 약국도 많다. 일할때 걸리적 거리기 때문이다. 체인 약국 Rite aid는 아예 공식적으로 약국에서 의자를 없애버렸다고 한다.

그렇게 보통 8시간, 많으면 하루에 13시간을 서서 일하는 약사들이 존경스럽다. 나는 한 두시간도 힘들어서 서서 일 못한다. 그래서 난 가게 화장품 코너에서 편안한 의자를 약국에 갖다 놓았다. 그래도 바쁠 땐 몇 시간 씩 나도 서서 일 할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다리, 특히 무릎이 많이 아프다. 정년퇴직이 없어도 약사들은 대개 60세가 넘으면 은퇴를 하는데 대부분은 무릎 관절에 문제가 있어 오래 서 있을 수가 없어 그렇다.

미스 로버트가 어느 날  갑자기 보조 보행기를 끌고 나타났다. 왜 그러냐 했더니 인공관절 수술을 했다고 한다. 이미 한 쪽을 지난 달에 했는데 성공적이라 다른 쪽마저 1주일 전에 했다고 한다. 그 동안 Ibuprofen이니 Celebrex니 통증완화제 이 약 저 약 복용해 봤지만 일시적일 뿐이라 근본적인 효과는 없었고 관절의 성분으로 판매되는 글루코사민, 콘드로이친 등 건강보조제도 꾸준히 복용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한다.

관절은 뼈와 뼈 사이의 원활한 연결을 위해 존재하는데 나이가 들면서 닳아 없어지게 된다. 자주 쓰면 쓸 수록 없어지면서 재생이 전혀 되지 않으므로 관절에 무리가 가는 심한 운동은 삼가 하는 게 좋다. 특히 비만은 관절에 무게를 가해 손상을 입히므로 몸무게를 줄이는 게 관절에는 필수적이다.

인공관절 수술 외에 세포치료법으로 관절을 재생시키려는 시도들이 있다. 자신의 척수에서 줄기 세포를 뽑아 관절 부위에 주입시키는 방법이 이미 실용화 되었고 관절세포를 증식시키는 인자가 포함된 관절세포를 대량 배양하는 방법이 현재 임상시험 중에 있다.

필자가 관여했던 티슈진이라 불리는 이 제품은 관절 부위에는 혈관이 없어 면역 거부 반응이 일어나지 않음을 착안해 개발되었다. 육손을 가진 기형아의 여섯번 째 손가락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추출한 관절세포에 TGF-beta란 관절 세포 증식인자를 삽입하여 관절의 재생을 유도하는 방법인데 임상시험이 성공적으로 완료돼 조만간 상용화를 기대해 본다.

관절염은 약사들의 직업병이나 다름없다. 나도 벌써 오른 무릎이 가끔 시리다. 한국에 있는 내 동기들은 영하 10도에도 산에 오르내리는데 비교해보면 미국 약사생활이 한국에 비해 훨씬 고달픈가 보다. 난 종업원이지만 내 친구들은 사장님이니까 그럴지도 모르고. 이러다 나중에 더 나빠지면 티슈진이나 한 방 맞아야겠다.

*본 칼럼 '워싱턴 약국일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은 HIPAA Rule에 의해 가명으로 처리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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