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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 누가 테스토스테론이 필요한가?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기사입력 2015-03-11 09:40     최종수정 2016-03-16 15:19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최근 뉴스 보도다. '30살인 러시아 배우 드미트리 니콜라는 모스크바의 한 술집에서 금발의 미녀를 만났다. 그는 유부남이었지만 미녀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다. 여성의 제안에 따라 사우나로 이동한 두 사람은 무르익은 분위기 속에 키스를 나눴다. 그리고 드미트리의 기억은 끊겼다.

다음날 드미트리는 사우나가 아닌 버스정류장에서 깨어났다. 그는 극심한 통증을 느꼈고 바지에 흥건한 핏자국을 발견했다. 급히 병원을 찾은 드미트리는 “고환이 제거됐다”는 사실을 통보 받았다. 고환도 잃고 아내의 신뢰도 잃은 드미트리는 응급 수술을 받고 병원에 입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드미트리 니콜라는 이제 고환이 없으므로 고환에서 분비되는 테스토스테론을 약으로 평생 복용하여야 한다.

우리 약국의 미스터 홉킨스도 테스토스테론을 평생 복용하여야 한다. 그는 여성에서 남성으로 전환한 성전환자이기 때문이다. 미스터 홉킨스는 원래 여자이므로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당연히 분비되지 않는다. 남성으로서의 성징들, 이를테면 목소리, 털, 근육, 목젖 등을 유지하려면 그는 테스토스테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미스터 홉킨스는 한 달에 한 번씩 테스토스테론 주사제를 픽업해 간다.

미세스 존슨은 석 달에 한 번 약국에 와서 남편 미스터 존슨의 젤 타입 테스토스테론 (Androgel) 석달치를 픽업해 간다. 남편의 건강 상태를 아내가 누구보다도 잘 알기 때문에 미세스 존슨은 약을 걸르는 일 없이 꼬박꼬박 시간 맞춰 약국을 방문한다. 30세 이후부터 테스토스테론의 분비량은 1년에 1%씩 줄어들므로 60세가 다 되가는 미스터 존슨의 기능저하를 막기 위해 아내는 이렇게 고군분투(?) 하고 있다.

미스터 헥슬러는 옆 건물 헬스클럽 강사다. 그는 헬스클럽 강사답게 체격이 매우 좋다. 팔이나 어깨 등을 보면 근육이 울퉁불퉁 대단하다. 그는 나한테 독감주사 맞은 사람 중에 팔뚝이 제일 굵은 사람이다. 목소리도 남저음으로 그를 보면 남성다움이 넘쳐흐른다.

선천적인 것도 있지만 비결은 테스토스테론이다. 그는 미스터 홉킨스보다 2배 용량의 테스토스테론을 한 달에 두 번 주사 맞고 있다. 직업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는 자신의 우람한 근육을 즐기고 있다. 고용량에 따른 부작용이 우려돼 의사와 대화를 했지만 의사도 미스터 헥슬러가 만족하고 있으니 큰 걱정은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미 프로야구 홈런왕인 배리 본즈는 2001년에 73개의 홈런을 때려내 1998년에 70개로 그 때까지 한 해 홈런 신기록을 기록한 마크 맥과이어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 전이나 그 후 보통 40여개 정도만 치면 그 해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한 것에 비하면 이들의 기록은 정말 대단한 기록이었다. 하지만 이들의 기록이 테스토스테론의 도움이 컷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기록들은 모두 빛이 바래게 되었다. 이 때문에 놀라운 기록에도 불구하고 배리 본즈나 마크 맥과이어 모두 아직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지 못하고 있다.

바로 이 테스토스테론 때문에 1968년 동계올림픽부터 도핑검사가 시작되었고 이 후 많은 선수들이 도핑검사 양성을 받아 그들의 업적이 박탈당했다. 100m 육상 세계기록 보유자였던 벤 존슨은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테스토스테론 양성반응이 나와 금메달은 물론 그 전의 모든 기록이 말소되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육상 금메달 세 개를 목에 건 마리아 존스도 2007년에 테스토스테론류를 복용한 사실이 드러나 모든 메달이 박탈당했다. 당연히 그들의 경기력이 모두 정당한 방법에 의한 결과가 아니라고 판정 받은 것이다.

대한민국 박태환 선수가 맞은 Nebido라는 제품은 독일 바이엘사 제품으로 1000mg의 고용량 테스토스테론 제제이다. 그것은 미스터 홉킨스의 것보다 무려 10배 용량이며 미스터 헥슬러의 것보다도 5배의 용량이다. 효과가 최소 10주에서 14주까지 지속된다. 그러므로 박태환 선수가 아시안 게임 전에 이 주사를 맞았다면 약물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친 것은 명확한 사실이다. 제품이름이 new libido라는 뜻으로 테스토스테론 제제라는 것을 분명히 암시하고 있는데 세계적인 수영선수가 그것을 몰랐다는 것도 안타깝고 전문가인 담당의사가 그 정도도 인지하고 있지 못했다는 게 난 믿기지가 않는다. 부디 수영영웅의 무사귀환을 기원한다.

*본 칼럼 ' 워싱턴 약국일기' 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은 HIPAA Rule에 의해 가명으로 처리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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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감합니다. 당사자들이 몰랐다는게 도무지 이해가 잘 안되네요. (2015.05.23 18:25)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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