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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 Conflict of Interest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기사입력 2015-12-16 09:40     최종수정 2016-03-16 15:20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가족 중에 의사가 있으면 참 좋은 일이다. 추수감사절 다음 날 캘리포니아주에 사는 닥터 오닐이 메릴랜드주에 있는 딸 케이티가 아프다고 항생제 Azithromycin 처방을 전화로 주었다. 딸이 아프니까 멀리서라도 아빠가 챙겨줄 수가 있으니 집안에 의사가 있으면 여러모로 편리하고 든든하다.
우리 약국엔 의사 환자가 많다.

그래서 자기 자신의 약도 스스로 처방하고 자기 가족의 약은 대부분 의사 자신이 셀프 처방한다. 소위 Conflict of Interest 한 면이 있지만 법적으로 문제 되는 건 아니니깐 되도록이면 받아준다. 집안에 의사가 있으면 그 정도의 편의는 봐 주어야 하지 않는가하는 생각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향정신성의약품의 처방은 예외로 하고 있다.

같은 날 닥터 스펜서에게서 아들의 향정신성 약물 Diazepam 처방이 전화로 왔다. 닥터 스펜서는 추수감사절 기간이라 대부분의 닥터오피스가 휴가로 문을 닫아서 자기가 처방을 줄 수 밖에 없다며 양해를 구했다.

하지만 Diazepam이 그 정도로 위급을 요하는 급한 처방은 아니라 생각되어 거절하였다. 아들에게 향정신성 약물을 처방하는 것은 명백한 Conflict of Interest이기 때문이다. 정말 약물이 필요하면 온콜닥터에게 연락하라고 했다.

대부분의 의사들이 가족들을 위해 셀프 처방을 하지만 향정신성 의약품이나 특히 마약류만큼은 전문의사에게 처방을 의뢰한다. 그게 정도이기 때문이다. 치과의사가 항경련제를 처방한다든지 피부과 의사가 수면제를 처방한다든지 하는 일은 불법까지는 아니더라도 상식에 맞지 않는 일이다.

Conflict of Interest는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이 어떤 의사 결정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묵시적 협약 같은 것이다. 자기 가족이 지원한 회사에 면접관이 된다든지 신의약품 심사관에 개발 제약회사의 전임 직원이 심사원으로 선정된다면 이것은 명백한 Conflict of Interest이다.

Conflict of Interest와 관련된 재밌는 연구가 있다. 그 동안 플라스틱 병을 만드는 재료인 Bisphenol A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176가지의 연구가 있었다. 닥터 베이커가 그 연구들을 분석한 결과 제조회사가 연구 지원한 13종의 프로젝트에선 Bisphenol A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문제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하나도 없었던 반면 공공기관이나 정부가 용역한 연구에서는 무려 152건의 프로젝트에서 문제가 있다고 결론이 났다. 그만큼 Conflict of Interest가 얼마나 연구에 영향을 끼치는지 알 수 있는 사례이다.

이와 같이 Conflict of Interest에 의해 결과가 정반대로 나올 수가 있으므로 되도록 사전에 Conflict of Interest가 안 생기도록 미리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 우선 모든 자료들을 공개하고 그 과정을 투명하게 진행하는 것이다. 물론 Conflict of Interest의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일단 결정에서 배제하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다. 더불어 결정이나 평가를 제 3기관에 맡기는 것도 한 방법이다.

지난 달 한국과 일본의 야구시합이 일본에서 열렸는데 비록 중요한 심판은 아니지만 좌선심으로 일본심판이 배정되었다. 국제대회에서 그것도 준결승이라는 중요한 게임에서 제3국 심판이 아니고 두팀 중 한팀의 나라 심판이 배정된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명백한 Conflict of Interest이다. 한국이 이겼으니 다행이지 이럴 경우엔 일본은 오해를 안 살려면 오히려 한국의 심판을 배정해야 했다.

닥터 베일러는 한동안 자기 이웃에 암으로 고생하시는 환자에게 주는 것이라며 마약진통제인 Oxycodone 15mg 처방전을 직접 들고와 약을 타가곤 했다. 멀쩡해 보이는 환자가 번번히 같은 마약 처방전을 들고 오면 의사에게 전화해 확인해 보기라도 하지만 의사가 그렇다니 조금 의심은 가도 달리 알아볼 방법은 없었다.

나중에야 안 일이지만 결국은 마약에 중독된 의사 자신이 복용하려고 스스로 처방한 것이었다. 자기가 처방하고 자기가 약을 타가는 경우, Conflict of Interest의 극명한 경우였다.

*본 칼럼 ' 워싱턴 약국일기' 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은 HIPAA Rule에 의해 가명으로 처리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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