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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 새하얀 거짓말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기사입력 2016-11-09 09:40     최종수정 2016-11-09 09:58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예전에 대학교 들어가려면 입학시험을 두 번 치러야 했다. 학생들은 지금의 수능과 비슷한 예비고사와 대학별 본고사를 별도로 치러야 했다. 긴장을 해서 그런지 예비고사 전날 난 한잠도 자지 못했다.


그래도 1,2교시 시험은 잘 봤는데 너무 피곤해선지 3,4교시 시험을 그르쳤다. 그래서 본고사 때는 어머니에게 수면제를 사달라고 했다. 어머니가 사온 수면제를 먹고 그 날은 비교적 잘 자서 본고사를 그럭저럭 치루고 결국 합격했다.

나중에 어머니에게 그 때 수면제 먹은 얘기를 꺼내니까 막 웃으시는 거다. 왜 그러냐 했더니 그게 수면제가 아니고 비타민이었다고 한다. 약사 선생님께 애가 내일 시험인데 긴장해서 잠을 못자니 수면제를 달라고 했는데 그 선생님이 오히려 수면제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니 비타민을 주셨다고 한다. 그리고 나에게는 수면제라고 하셨다는 것이다. 어쩐지 비타민 냄새가 나더만. 하지만 비타민 수면제가 효과는 있었다.

의약계 선의의 거짓말 중 대표적인 것이 플라시보 효과다. 진짜 약처럼 보이는 가짜 약이 암이나 감염증 등의 질환을 치료하지는 못하지만 통증을 완화시킨다 던지 불안장애를 감소시키는 효과는 확실히 있다. 의사는 환자에게 일부러 거짓말을 하지만 그것을 모르는 환자는 치료를 받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특히 운동선수들에게는 그런 플라시보 효과가 훨씬 크게 나타날 수 있다. 왜냐하면 0.1초의 작은 차이로도 큰 결과를 만들 수 있는 것이 운동 경기이기 때문이다. 실험에서 카페인을 준 그룹과 안 준 그룹으로 분류하여 사이클 선수들의 경기력을 측정해보니 카페인을 준 그룹의 경기력이 훨씬 좋았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두 그룹 모두 가짜 약 Sugar pill만 받은 것이었다. 약을 먹었다는 생각 하나가 실제로 큰 차이를 만들어 낸 것이다.

2002년 비치 발리볼 게임에서 독일 여자 팀은 배와 가슴에 스트레치 면 테이프를 붙이고 나왔는데 근육을 지탱해주고 운동 반경을 확장시켜준다는 믿음으로 이 테이프를 붙이고 나왔다고 한다. 실제 그런 효과가 있었는지는 안 알려졌지만 독일 팀은 이 대회에서 우승을 했다.

미스 앤더슨이 그녀의 항우울제 Zoloft를 픽업하러 왔다. 처음 복용하는 약이라 약에 대해 질문이 없냐고 했더니 부작용이 어떠냐고 물어본다. 복용 후 메스꺼울 수 있고 졸리고 피곤할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이 약은 항우울약 이지만 오히려 자살 충동을 촉진시킬 수 있으니 혹시 마음이 더 불안해지면 바로 의사에게 연락하라고 했다.

그랬더니 미스 앤더슨이 매우 꺼림직해 한다. 아니 우울증을 치료하려고 약을 먹는데 자살 충동이 증가한다고? 그럼 , 지금 이 약을 정말 먹을 필요가 있나뇨? 말도 꼬인다.

거기에다가 약을 먹으면 만에 하나 심장이 벌렁벌렁하고 악몽도 꿀 수 있고 가슴통증에 숨가쁠 수도 있고 정신착란도 올 수 있다고 약 주의사항에 있는 부작용을 다 나열하면 미스 앤더슨은 당연히 절대로 약을 복용하지 않겠다고 할 거다. 그냥, Your doctor has judged that the benefit to you greater than the risk of side effects. 하고 조심하시며 드시라고 보냈다. 새하얀 거짓말 때론 필요하다.

*'워싱턴 약국일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름은 HIPAA Rule에 의해 가명으로 처리했음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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