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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 Mr. Trump와 'Black Lung'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기사입력 2017-02-08 09:11     최종수정 2017-02-08 09:11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이덕근 CVS Pharmacy, Chief pharmacist
제인은 요즘 큰 근심이 생겼다. 재작년에 오바마케어 덕분에 가까스로 의료보험을 갖게 되었는데 오바마케어를 폐지하겠다던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보험이 없어질까 두렵기 때문이다. 오바마케어로 보험을 갖게 되면서 제인은 많은 혜택을 누렸었다. 약값은 대개 1달러이거나 공짜였고 병원에서 본인 부담액도 거의 없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으로 이것들이 모두 물거품에 놓일 처지가 되었으니 제인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나이가 26살이 넘어가면서 부모의 보험에서 피부양자 자격을 상실했던 제인은 파트타임 잡을 하면서 무보험 상태로 몇 년을 지내던 시절이 다시 올까 봐 불안해 하고 있다.

미국 동부의 애팔래치아 산맥을 따라 웨스트버지니아주, 켄터키주에는 전통적으로 광산이 많은데 이곳 광부들도 요즘 제인과 같은 걱정을 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으로 오바마케어가 폐지되면 자신들이 생애 마지막으로 기대고 있는 "Black Lung" benefit을 받기 어렵게 될지 않을까하는 우려 때문이다.

광부들은 일을 할 때 필터가 달린 마스크들 쓰고 한다. 하지만 작업이 1~2시간 지속 되면 필터에 먼지가 가득 차서 숨을 쉴 수 없을 정도가 된다. 그러면 광부들은 숨을 쉬려 마스크를 벗게 되고 계속된 작업으로 폐는 먼지로 오염되게 된다. 이런 식으로 십 수년 일하다 보면 광부들은 허파가 검은 색으로 변색된 "Black Lung"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많은 광부들은 자신이 Black Lung을 가지고 있을 거라 짐작은 하면서도 쉽사리 의사를 찾아 가거나 병원에서 검진을 받는 것을 꺼려한다. 왜냐하면 Black Lung으로 진단이 확인되면 광산에서 더는 일을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회사는 당연히 환자로 확인된 광부를 윤리적 측면에서나 효율적 측면에서 계속 광산으로 투입할 수는 없다. 가장으로서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광부의 입장에서는 아프더라도 참고 일할 수 밖에 없는 슬픈 현실이다.

광부들은 일할 수 있을 때까지 일하다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서야 병원을 찾는다. 이때부턴 필사적으로 Black Lung 진단을 받으려고 한다. 왜냐하면 Black Lung으로 진단을 받으면 일은 못하지만 사는 동안에도 어느 정도 보상을 받고 광부가 죽은 후에도 가족들에게 연금 형태로 보상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Black Lung으로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바로 혜택을 받는 것은 아니었다. 오바마케어 전에 광부들은 혜택을 받기 위해 자신의 Black Lung이 광산 일 때문에 발생했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해야 했다. 보상금을 지급하는 회사가 어떻게든 지불을 늦추거나 무효화 시키려 했기 때문이다.

전문가가 아닌 광부가 스스로 자신의 병 원인을 과학적으로 입증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어떤 광부는 이 혜택을 받기까지 무려 4년 반이란 시간이 걸리기도 했다. 하지만 오바마케어가 시행된 후 이 기간은 대폭 단축되었다. 광부의 Black Lung이 광산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회사가 입증해야 하는 것으로 전폭적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웨스트버지니아주, 켄터키주는 이번 선거에서 압도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였다. 트럼프가 이민자들이 몰려와 미국사람들 직업을 뺏어간다는 주장에 광부들도 내 자릴 뺏길까봐 트럼프에 묻지마 지지를 보냈다.

웨스트버지니아주의 인구가 185만인데 광산업 종사자는 13만명이다. 가족까지 포함하면 광산 인구가 거의 50만에 가깝다. 하지만 이 곳의 '열렬한' 트럼프 지지자들은 어이없게도 지금 현실로 다가온 트럼프의 오바마케어 폐지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정말 '뭣이 중헌디' 모르는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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