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신 박사의 건강한 성형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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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 성형을 말리는 의사

레알성형외과 김수신 박사 (성형외과 전문의 / 의학박사)

기사입력 2018-07-11 09:40     최종수정 2018-07-11 10:06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레알성형외과 김수신 박사 (성형외과 전문의 / 의학박사)▲ 레알성형외과 김수신 박사 (성형외과 전문의 / 의학박사)
내가 정말 좋아하고, 나를 더 유명하게 만든 타이틀은 ‘성형을 말리는 의사’다. 의사는 모두 힘들다. 그건 성형의나 일반 의사나 마찬가지다. 다른 의사와는 달리 성형의에게만 있는 어려움은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을 추구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질병 치료를 목적으로 한 의학은 그 질병이 아무리 깊은 몸 속에 감춰져 있어도 원인과 처방을 비교적 분명하게 제시할 수 있다. 그러나 성형의학은 몸의 겉모양으로부터 나오는 아픔을 넘어, 다시 말해 몸뿐 아니라 마음의 내밀한 곳에서부터 비롯된 상처까지도 치유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성형의의 스트레스는 외과의사의 스트레스에 정신과의사와 목사의 스트레스를 더한 것과 같지 않을까 생각한다., 

성형의가 된 이상 당연히 직업상의 스트레스는 감내해야 하겠지만, 스스로 안타까운 것은 내 자신이 태생적으로 서비스 정신을 타고나지 못했다는 점이다. 환자를 상대할 때 스스로 약간의 가식이라도 느껴지면 견딜 수 없었다.

특히 성형외과 개원 초기에는 재건성형을 중심으로 한 치료의학 시대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때는 성형수술 역시 비정상을 정상으로 만드는 의료행위이며 따라서 10퍼센트의 사람들만 성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만약 내가 정한 90퍼센트의 범위에 해당하는 정상적이고 평범한 환자가 오면 성형을 권하기는커녕 어떻게 만류할까를 고민할 정도였다. 

부족한 서비스 정신에다 의사로서의 자부심이 더해지면서 환자들과의 마찰도 종종 일어났다. 특히 내가 가장 참을 수 없었던 환자는 의사를 마치 하수인처럼 대하는 사람들이었다. 성형수술을 상품 구입쯤으로 여기는 사람들은 성형의를 장사꾼, 하수인처럼 대하게 마련이다.

‘콧방울을 좀 도톰하게 고쳐주고, 앞트임 조금, 뒤트임 조금 해주세요’라는 식의 주문은 양반에 속한다. ‘앞트임을 할 건데 왼쪽은 0.2mm 오른쪽은 0.3mm 터주시고 모양은 뾰족한 느낌으로 해주세요.’라고 상당히 상세한 주문을 하는 경우도 있다.

반대로 ‘저는 어디를 어떻게 고치면 될지 한번 말씀해보세요.’라는 식의 질문을 하는 경우도 있다. 진심으로 궁금해서 하는 질문이 아니다. 이미 본인 마음속에 원하는 수술이 정해져 있지만 이 의사가 내 마음에 드는 말을 하는지 테스트해보기 위한 질문이다.

성형을 결정한 후 정보를 검색하고 본인의 얼굴을 연구해서 어떤 수술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고민하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이미 본인 스스로 결론을 내리고 그에 맞게 기술적으로 수술해줄 의사를 찾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지금도 나는 타락한 의사가 되고 싶다. 환자가 의사를 ‘내가 여기를 성형할까요, 말까요?’정도의 여론조사 대상쯤으로 여기는 요즘 같은 환경은 의사를 쉽게 타락의 길로 이끈다. 마케팅 시대의 의사, 의료 산업 시대의 의사, 장사꾼과 하수인으로서의 의사. 차라리 그런 의사임을 인정하는 편이 소위 ‘쿨’한게 아니겠는가 싶을 때도 있다.

그러나 성형의도 의사다. 세상이 변해도 의사는 의사다워야 한다. 세상, 그리고 사람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의사, 생명을 다루는 사람으로서 책임과 윤리를 소중히 지키는 의사가 진짜 의사다. 성형의 목적은 돈을 버는데 있지 않다. 사람을 아름답게 하는 것. 그것이 성형의 진짜 목적이다. 이 ‘진짜 의사’와 ‘오래된 목적’이 나를 비롯한 우리 모든 성형의의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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