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수신 박사의 건강한 성형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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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9> 권유와 만류, 자율과 타율 사이에서

레알성형외과 대표원장 김수신

기사입력 2019-05-15 09:40     최종수정 2019-05-15 10:11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레알성형외과 대표원장 김수신▲ 레알성형외과 대표원장 김수신
“대중들은 게으른 여배우를 싫어한다. 성형한 여배우를 보면 성형했다고 지적하고, 여배우가 안 가꾼 얼굴로 나타나면 또 그것으로 비난한다. 여배우라는 자리가 힘든 것 같다. 그래도 여배우는 자신을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랜만에 작품으로 복귀한 후 성형의혹을 받은 한 여배우가 한 말이다. 미모로 평가 받는 연예인에게 성형수술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 될 수도 있다. 

자기 관리의 중요성은 연예인에 국한되지 않는다. “인생을 이모작하라” 등등 요즘 세대나 남녀를 가리지 않고 자기 계발, 자기 관리가 일종의 화두처럼 제시되고 있다. “당신은 성공할 자격이 있다.” “자신을 경영하라” “주입식 교육은 가라, 이젠 자기 주도학습의 시대” 등의 구호는 스스로를 계발과 경영의 대상으로 삼으라고 요구한다.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은 이제 촌스럽다. 문제는 자아의 발견을 넘어 발견한 자아를 관리하고 경영하는 데 있다. 자기 관리와 자기 경영의 전도사들은 우선 자신을 철저히 대상화하고 객관화하라고 말한다.

어떤 사람들은 이것을 ‘자아의 식민지화’라고 부른다. 자신의 내부에 야만의 상태로 버려진 미개척지, 혹은 식민지를 찾을 것, 그리고 세밀하게 마련된 프로그램을 따라 관리 경영하여 문명화할 것. 단, 식민지의 거주민인 자아는 그것이 결국 자신을 위한 조치이며, 지금의 상태보다 좋아지는 유일한 방법임을 인정할 것.

분 단위 시간표처럼 세심하게 계획된 자기 관리와 경영 프로그램은 자율성을 바탕을 실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자신을 대상화하되 그것이 스스로의 자율적 선택임을 끊임없이 각성해야만 성공적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득한다. 이 ‘타율적 자율’이 자기 관리 및 자기 경영의 키워드이다.  

성형을 선택하는 사람들 역시 자율과 타율의 미묘한 지점에 놓여있다. 요즘 남에게 예뻐 보이기 위해 성형을 하는 사람은 없다. 성형을 하는, 혹은 한 이유를 물어보라. 십중팔구 ‘자기 만족을 위해서’라고 대답할 것이다. 성형은 취업 등 현실적 필요에 대한 ‘적극적 대응의 일환’이기도 하다.

인간은 결핍을 느끼는 존재다. 충족되지 못한 결핍을 참아낼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결국 결핍은 자기합리화를 낳거나 보상심리를 작동시킨다.

유명한 우스갯소리를 들어보자. 양발의 크기가 다른 한 부인이 신발을 사러 갔다. 신발가게 점원이 부인의 발을 보고 “한 쪽 발이 더 크시네요.”라고 말하자 부인은 가게를 그냥 나오고 말았다. 다음에 들른 가게의 점원은 “한 쪽 발이 더 작으시네요.”라고 말했고, 부인은 기분이 좋아져 점원이 권해준 신발을 사 집으로 돌아갔다.

여자의 발은 큰 것보다 작은 게 좋다는 사회적 편견을 활용해 부인의 신체적 결함을 위안해준, 더불어 장삿속을 채운 이야기이다. 생긴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는 데에도 타인의 인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양발의 크기가 다르다는 현실적 문제는 한쪽 발이 더 작을 뿐이라는 생각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나는 단지 남들과는 다른 사람일 뿐이라는 자기 위안 역시 그다지 견고하지 못하다. 

간혹, 정말 미용 성형이 필요치 않은 사람이 찾아온다. 그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수술이 아니라 자기 확신과 자존감이다. 나는 상담을 통해 그런 사람들을 돌려보내곤 했다. 그러나 결국 그 사람은 포기하지 않는다. 대한민국에 있는 수많은 성형외과들이 그/그녀를 유혹한다.

나에겐 환자의 ‘자기 결정권’ 존중이 가장 중요한 성형의 윤리이다. 만일 당신이 성형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정말 모르고 있다면 나는 당신 대신 그것을 선택해줄 수 없다. 그러나 만약 당신이 정말 하고자 한다면, 아무도 당신이 그것을 못하도록 막을 수 없다. 나는 그 실행과 중지의 중간에서, 어정쩡함을 무릅쓰고 최선을 다해, 당신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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