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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약사가 아닌 경영자가 돼라!

기사입력 2013-04-30 11:18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연재순서
<1> 약국!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2> 약사, 약국장? 행복한 인생!
<3> 약료와 약국을 넘어서라!
<4> 우리동네 헬스케어 리더!
<5> 약사가 아닌 경영자가 돼라!
<6> 판매? 판촉. 마케팅! 아니 브랜딩!?
<7> 약국 그 이상의 약국을 위한 + α!
<완> 뉴패러다임 약국에 도전하라!

 

김지호 주식회사 모피어스엠 대표이사·본부장▲ 김지호 주식회사 모피어스엠 대표이사·본부장
때 늦은 벚꽃 엔딩 잘 하셨습니까. 지난 호에서 약국의 근본적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처방종속형 입지를 탈피해 각자의 상황에 따라 일정 수준의 기본적인 처방전을 확보하고 있는 동네입지에서 차별화된 경영컨셉과 브랜드를 구축하고, 고객과 계산적인 거래관계를 넘어 신뢰와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로서의 관계를 형성해 지역공동체의 헬스케어, 나아가 라이프케어의 진정한 리더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조금 사적인 내용으로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 합니다.

20대의 저는 대학에서 사회학을 전공하며 학생회 활동을 했고, 학사장교로 군단사령부의 공보, 문화 업무를 수행한 후 기자아카데미를 거쳐 약업신문 취재기자로 일 했습니다. 이런 생활 속에서 아마도 나름 사회현상을 파악하는데 전문성이 있고, 마음만 먹으면 뭐든 직접 잘 할 수도 있다는 턱도 없는 생각과 자만심을 가졌던가 봅니다.

하지만 막상 인생의 전환기였던 30대에 뭔가 한번 바꿔보겠다며 넘치는 의욕만 앞세워 펜을 놓고 회사 기획실에서 이런 저런 사업들을 하던 때, 아니 막상 그 과정에서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스스로의 부족함을 깨닫지 못한 채 모피어스엠에서 m약국사업을 진행하며 우리나라의 시장환경과 현장경영에 관련해서는 참 모르는 게 많았다는 걸 절감하게 됐습니다.

나름 군생활에 이어 기자로서, 미디어업체의 신규사업 진행자로서, 그리고 에디터로서 업계를 오랫동안 경험했을 뿐 아니라, 실무를 위해 직장인 전문 교육기관에서 마케팅MBA와 e-MBA 과정을 비롯해 팀장리더십스쿨, 데일카네기 인간관계론 교육, 브랜딩에 대한 전문 잡지와 서적, 세미나를 통한 학습 등 경영에 필요한 많은 공부와 경험을 했다고 생각했지만 소규모 신규 기업의 실무책임자로서 감당해야 하는 ‘경영’의 영역은 훨씬 방대했습니다.

사업의 기획부터 약국리모델링을 위한 짐꾸리기와 제품 진열, 전수재고조사, 제품 기획과 패키지 개발, OEM 수입, 가격 설정, 판촉, 인사노무, 경리, 세무, 하다 못해 사무실 정수기 관리나 사업설명회를 위한 테이블세팅까지... 그야말로 세상에 못하는 일이란 없어야 했고, 사업설명이나 영업과정에서의 고객부터 제휴업체 관계자, 보건소부터 구청, 시청, 세무서 담당자나 내부 직원에 대한 관계와 관리, 심지어는 다양한 관계 속에서의 정치까지...

한마디로 이전의 제가 담당해 왔던 특정 분야 전문인(?)으로서의 직무는 해당 부분이나 주어진 업무에 대한 그만큼 디테일한 완벽함이 요구되기는 했으되 매우 지엽적인 것이었고, 그 책임의 범위나 무거움 또한 월급쟁이로서의 그것을 넘지 못했음을 절감했습니다.

한마디로 경영은 전혀 다른 문제였던 것이죠. 약사와 약국장 또한 마찬가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전문가로서 약사와 경영자로서의 약국장은 엄연히 다르다는 점. 약국장이 되기 위해서는, IMF와 의약분업 이후 시작된 무한 경쟁 시대에 성공하는, 그리고 무엇보다도 고객과 함께 행복한 약국장이 되기 위해서는 약사로서의 전문성은 기본이고 경영자로서의 마인드와 역량을 갖추는데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입니다.


영국 버진그룹 리처드 브랜슨 회장▲ 영국 버진그룹 리처드 브랜슨 회장

 
지난 10년여 세월 많은 약국장님들을 만나 뵙고 말씀을 나누어 보면, 많은 경우 경영자이기 보다는 정확히 ‘약사’ 그리고 ‘전문가’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불경스럽게도 이 말 안에는 긍정적인 이미지와 부정적인 이미지가 함께 내포돼 있습니다. 전문가로서의 까칠함과 완벽함의 추구, 그리고 자존감을 가진 반면, 종종 과한 자존감과 고객이 아닌 자기 중심적인 기능과 지식에의 몰입. 서비스 제공자가 아닌 관리자나 선생님 같은 마인드와 태도. 이는 마치 공보 담당자로서 기자들을 대할 때 느낀 위화감이나, 기자로 활동하며 스스로에게 느끼고 경계하던 ‘독’과도 비슷한 종류였습니다.
 

기본적으로 전문 직종의 종사자들이 공히 갖고 있는 특성이기도 하지만, 의약분업 이전의 동네약국과 비교할 때 분명 그 부정적 요인은 더 컸고, 분업 후 시간이 흐르고 분업 이전 약국환경에 대한 경험이 짧은 세대로 갈수록 더 커진다는 느낌은 저만의 것이었을까요?

더불어 약학에 대해서는 비전문가인 제가 학술이나 임상적 역량에 대해 평할 수는 당연히 없지만, 선도적인 몇몇 약사님을 제외하고는 체계적인 경영에 대한 지식과 역량을 갖추고 계신 약사님은 매우 드물었습니다.

과거 약국을 오픈하면 기본적인 운영이 보장되어 특별한 약국의 경영이나 마케팅, 고객관리가 필요 없고 사회의 관리 시스템 또한 허술했던 시절에는, 큰 자본도 필요 없이 약사로서의 전문성만으로도 오픈부터 성공까지 보장받았지만 이제는 약국도 체계적인 ‘경영’이 필요해 졌습니다.

따라서 약대를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사람은 전문가인 약사로서의 직무를 수행하기 위한 최소한의 자격요건을 갖추었을 뿐이고, 약사로서 전문적인 현장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실무 교육과 익숙해지기 위한 수련 과정을 거쳐야 하고, 약국 경영자로서의 약국장이 되기 위해서는 보다 다양한 영역에 대한 포괄적인 약사로서의 전문성과 함께 경영자로서의 역량을 갖추는 과정 또한 필요해 진 것입니다.

물론 격변의 시대를 지나오면서 특별히 경영에 대한 학습 없이도 약국 운영을 잘 하고, 성공도 거둔 약사님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약국이라는 기업을 경영하는 경영자로서의 마인드와 역량을 갖춘 약국장님을 찾아보기는 어려웠습니다. 경영은 단지 돈을 잘 버는 기술이나 노하우를 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저도 한때 회사생활을 한다거나 장사나 경영학이란 ‘가치’는 없고 속된 돈만 추구하는 것이라는 편견을 갖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사농공상이라는 유교적 가치 아래서 자라난 탓도, 대학에서 어설피 주워들은 자본론의 영향도 있었겠지요.

하지만 사업, 아니 경영의 영역으로 들어가 다양한 사업 아이템을 기획하고 구현해 보면서, 또 마케팅과 경영을 공부하고 자아성찰이나 리더십, 인간관계론을 공부하며 기업의 생존을 위한 경영과 사회적 존재가치의 측면에서 고민하게 되면서, 경영이란 단순히 돈을 버는 기술이 아니라 인간이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하는 사람들과 함께 원하고, 사회가 필요로 하는 꿈을 이루어가는 과정에서 재화를 창출해 생계를 이어가고, 이를 통해 또 다른 꿈을 꾸고 이루기 위한 기회를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기만의 생존과 만족을 위한 돈을 버는 기술이 아니라 자아의 확장판인, 가족이나 가문의 확장판으로서의 연속선상에 있는 보다 큰 자아를 운영하는 기술과 지혜가 바로 경영라고 하면 너무 과한 표현일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모든 기업이 마찬가지이지만 특히 약국과 같은 공공재적 성격이 강한 분야에서 더 어렵고 중요한 것은 전문가로서의 자존심이나 이상적 가치에 대한 부분과 경영자로서의 이윤추구에 절묘한 균형감각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그 이유에 대해 말씀드리는 것은 공자님 앞에서 문자 쓰는 것과 같을 것이므로 삼가도록 하겠습니다.

 

 

최근 약사사회에 다시 학술교육의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물론 의약분업시대 처방 조제에 매몰됐던 약국가에 필요한 변화이고, 아직 경험과 실력이 일천한 약사님들은 당연히 임상약학이든 한방이든 사상체질이든 영양요법이든 많은 공부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의약분업 이전 직접 처방조제를 하던 시절부터 헬스케어에 대한 다양한 공부와 경험을 갖고 계신 베테랑 약사님들은 과거의 지식을 유지하고 새로운 것을 더하는데 앞서, ‘약국장’으로서 폭넓은 관점에서의 ‘경영’과 ‘사회’, 다양한 분야에 대한 ‘교양’, ‘인문학’에 대한 학습과 ‘자아성찰’에 그보다 더 큰 노력을 기울이셔야 할 타이밍이라 생각합니다.

‘약사’가 아닌 ‘약국장’, 나아가 ‘헬스케어 리더’로서의 꿈과 비전을 갖고 계신 분이라면 말입니다.

지금은 라이센스와 전문성만으로 충분하던 고도성장시대, 입지와 서비스가 성공방정식이던 의약분업시대를 지나, 경영과 창조, 그리고 브랜딩이 요구되는 시대라는 점을 재차 강조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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