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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캐나다의 약무조무사 활용 실태

방준석 교수

기사입력 2020-03-30 12:49     최종수정 2020-04-22 10:17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우리나라는 약사 보조인력의 제도화에 대한 구체적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므로 이 제도를 이미 정착시킨 국가들의 경험을 돌아보면 우리가 처한 문제점을 보다 현명하게 해소하고 미래를 발전적으로 준비하는데 유용할 것이다. 이에, 가장 최근에 약무조무사 제도를 정립시킨 캐나다의 사례를 고찰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한국 보건의료인 국가시험원’과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는 캐나다의 약사 및 약사보조인력의 자격시험을 주관하는 연방약사시험위원회(Pharmacy Examining Board of Canada, PEBC), 약사관련 법규와 규정을 관장하는 연방약사법규위원회(National Association of Pharmacy Regulatory Authorities, NAPRA), 각 주의 약사협회 및 약무조무사협회의 문헌을 참고하고 현지 약사를 면담한 내용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약업혁신에 참고할 사항을 제시하고자 한다. 또한, 본 글에서는 캐나다 약국 보조인력의 호칭을 약무조무사(pharmacy technician, 이하 PT)라고 부르겠다.

등장배경과 도입과정

2000년 이전에는 약사 조무인력(PT)에 대한 국가차원의 규제나 표준화된 자격조건이 없었기에 대학이나 사설기관에서 교육을 마친 후 약국에 취직하는 등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과 차이가 없었다. 그후, 미국과 비슷한 시기인 2000년대 초반부터 (1)약사의 고령화(은퇴 증가)∙여성화(시간제 증가)와 더불어 전국적으로 처방전이 증가하고, (2)환자의 자가치료(self-care) 확대, (3)환자에 대한 약사의 약물요법 관리 및 참여 요구증대, (4)의약품의 인터넷 유통 및 국경통과 거래 증가, (5)처방∙조제∙투약과 관련된 기술의 급격한 진보, (6)의료비 및 약품비의 지속적 증가와 같은 요인으로 약업현장의 인력수요가 증가하자 약사와 이를 지원할 PT를 증원하고 역량을 제고하는 혁신방안이 필요하였다.

이 같은 요구는 두가지 관점에서 유래하였다. 먼저 ‘보건의료시스템적 요인’으로는 (1)보건의료지출의 불안정, (2)보건의료비 중 약품비 지출비중의 증가, (3)의료서비스 접근에 필요한 대기시간, (4)다양한 진료와 복용약물의 수적증가 및 환자의 안전요구 증가, (5)공공보건의료의 필요성 확대, (6)보건의료체계에서 환자∙보호자의 참여증대, (7)병원의 원내감염 증가에 따른 홈케어 선호이다. 한편, ‘보건의료적 필요성’ 요인으로는 (1)만성질환 관리 및 예방요구 증가(58%의 인구가 1개 이상 만성질환 보유), (2)원주민 증가로 인한 보건의료서비스 수요증가, (3)노령인구 증가에 따른 약료서비스요구 증가 등이다. 

캐나다 최초의 자발적 PT 자격인증프로그램은 1996년에 온타리오州 약사회(Ontario College of Pharmacists, OCP)가 설계하였다. 이후 ‘Guidelines for the Pharmacist on the Role of the Pharmacy Technician’을 개발했는데, 이 가이드라인은 약사가 구축한 절차에 대하여 PT가 수행할 업무내용을 적시한 것이다. 2007년에는 PT를 하나의 새로운 직업으로 인정하는 온타리오州 보건전문직 관련법을 개정함으로써 그간 주정부가 주관하던 자격시험도 연방 PEBC가 주관하도록 변화되었다. 이후 여러 과정과 절차를 거쳐서 비로소 2010년에 PT제도를 위한 관련 법률이 완비되었다. 

교육, 자격, 등록제도 및 관련 단체

캐나다에서 PT로 활동하려면, (1)PT 훈련 및 교육, (2) PEBC Pharmacy Technician Certificate of Qualification, (3)각 州별로 법규가 요구하는 기타사항 등 3가지를 충족해야한다. 특히 (2)번을 위해서는 PEBC가 2010년부터 도입, 시행중인 객관식 필기시험(Part I)과 객관구조화시험(Part II, OSPE)으로 구성된 자격시험(QE)에 합격해야 한다. 

PEBC가 주관하는 시험의 목적은 NAPRA가 제시한 약무조무사의 전문역량에 필요한 지식, 기술을 보유했는지 평가하는 것으로서, PT에게 필요한 연방차원의 표준화된 역량을 보유했는지 점검하도록 설계되었다. QE는 직∙간접적 방식으로 치르는데, 예를 들면, 지난 36개월 동안 2,000시간 이상 약국에서 근무하거나 교육받은 경력을 입증한 경우라면 서류심사 및 2단계로 구분된 EE 응시자격이 주어지며 이를 통과하면 QE에 응시한다. 한편, 인증된 약사프로그램(CCAPP)으로부터 승인받은 PT 교육프로그램에 등록후 소정의 수업과 구조화된 실습과정을 완수하면, EE 없이 곧바로 QE에 응시할 수 있다. 

PEBC가 주관하는 QE를 통과한 뒤, 등록하려는 주(州)의 윤리 및 법규 시험까지 통과하면 비로소 정식 PT로 등록하는데(RPhT 취득), 2018년말 현재, CCAPP로부터 승인받은 교육기관은 전국에 46개이다 [그림 1].

교육 및 실습 내용은 (1)처방전의 접수 및 준비(receiving and preparing prescriptions), (2)법적 요구사항 준수(complying with legal regulation), (3)보건의료 전문인과 협력(collaborating with other members of a healthcare team), (4)질적 관리기준 유지(maintaining quality control standards) 등 4가지 영역이며 NAPRA의 기준을 바탕으로 한다. 현재 캐나다에서 예전부터 자격시험 없이 PT로 근무하던 자들은 2018년 12월 31일까지 EE시험을 통과해야만 QE시험에 응시할 자격을 얻는다. 그 이후로는 오직 CCAPP가 승인한 프로그램을 졸업해야만 QE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그림 1. Canadian Pharmacy Technician Educators Association (출처: https://www.cptea.ca/)

법적지위와 업무범위

최근 PT의 역할은 빠르게 변화 중이고, 주(州)에 따라서 범위도 약간씩 다르며, 해당지역의 법규에 따라서 규정지어 관리된다. PT는 자신의 지식과 기술을 사용하여 구두처방을 입력하고 처방전을 전달하며 처방의 기술적 측면을 확인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보다 확대된 PT의 실무영역은 관할지역마다 다르지만, 전국적으로 PT에게 요구되는 핵심역량에는 일관성이 있다. 즉, 전문직 종사자가 갖춰야 할 핵심역량은 능숙한 업무수행을 위해 직업과 관련된 지식, 기술, 능력, 태도 및 판단력 등이 포함된다.

NAPRA는 2007년에 ‘캐나다 PT의 임상실무수행을 위한 전문역량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였다. 여기에 처방전 및 환자정보의 기술적 요소, 의약품 및 이를 분배하는데 필요한 전문지식과 관련된 PT의 직능과 책임이 상세히 기술되어 있다. 특히, PT의 전문지식이 처방 및 환자 정보의 기술요소 및 제품 및 약물유통과 관련된 지식, 기술 및 능력에 초점을 두어 명시함으로써 의료현장에서 규제 받는 전문가의 역할과 책임을 잘 제시하고있다.

PT의 기본적 업무역량에는 (1)윤리적, 법적, 전문적 책임감, (2)환자 돌봄(Patient Care), (3)의약품 배송(Product Distribution), (4)실무 현장(Practice Setting), (5)건강증진(Health Promotion), (6)지식 적용(Knowledge and Research Application), (7)소통과 교육(Communication and Education), (8)보건의료체계속 협력관계(Intra- & Inter-Professional Collaboration), (9)안전 및 품질관리(Quality & Safety) 등 9가지가 있으며 각각의 중요도는 동일하게 간주된다. 물론, 주(州)마다 별도의 역량을 추가로 요구하기도 한다. PT는 병원, 약국을 자유롭게 선택하여 근무할 수 있지만 항상 약사의 지도와 권한범위안에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PT는 처방의약품의 안전성과 품질보증 및 의약품 기술자로서 공중보건, 건강증진, 질병예방, 만성질환관리, 환자의 자율지원에 대해 약사와 협력하는 책임이 부여된다. 즉, 약국실무에서 PT는 기술자로서의 역할이 강조되는데, NAPRA는 PT를 위한 역할표준모델(Model Standards of Practice for Canadian Pharmacy Technicians, MSOPPT)을 도입하였고 크게 (1)전문적 약물전달(Expertise in drug distribution systems), (2)협업(Collaboration), (3)안전 및 품질관리(Safety & Quality), (4)전문성 및 윤리성(Professionalism & Ethics) 등 4가지 분야로 구분되어있다.

PT가 약사와 다른 중요한 사항은, 약사는 단순한 약물 전달자가 아니고 약물 및 약물사용의 전문가로 규정되었다는 점이다. 캐나다의 British Columbia 州를 예로 들면, PT는 약사의 감독하에 (1)환자접수 시 정확한 처방전내용의 확인 및 전산입력, (2)구두처방의 접수, (3)처방전 내역 진위확인, (4)다른 약국으로(에서) 처방전 전달, (5)정확한 조제 및 조제약의 일차적 확인 등을 수행할 수 있다. 한편, 약물의 적정사용 여부(예: 용법용량, 상호작용, 환자프로필 관리 등) 및 환자상담은 약사의 고유업무이므로 약사의 전문적 임상활동이 수행/적용되지 않은 조제약은 어떠한 경우에라도 환자에게 전달(투약)될 수가 없다. 예컨데, 조제된 의약품의 수량, 환자 이름, 처방의사 이름, 처방에 따라 용법/용량이 제대로 준비되었는지 확인하는 것은 PT가 수행할 수 있지만, 처방약물이 해당 환자에게 적절한 것인지 임상적으로 판단하고 복약지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약사의 고유업무인 것이다. 그래서, PT의 업무는 기술/기능적 분야에 한정되며, 약사의 업무는 임상적 치료과정에 집중하여 최적의 성과가 환자에게 구현되도록 돕는 것이라 하겠다.

수급 규모와 보수 현황

캐나다의 10개주 및 3개 준주(準州) 중에서 총 9개주가 PT를 규제하는 법이 있다. 2018년 1월 현재, 총 41,661명 약사와 8,185명의 PT가 공인면허를 소지한 것으로 파악되며, 전국에 등록된 약국은 10,947개소이고 95%가 지역약국인데, PT제도의 전면적 시행은 2019년도부터 시작되었다. 

PT가 받는 시간당 급여의 중간값은 17.23캐나다 달러(14,700원)이며, 경력 및 업무 지역에 따라 12.43달러(10,600원)~25.90달러(22,000원) 정도이며, 이를 수당과 상여금을 모두 포함한 연봉개념으로 환산하면, 연간 보수는 25,900달러(2,200만원)~55,000달러(47,00만원)정도이다.

아직도 우리나라 약업계는 PT를 제도화하면 약사의 역할이 축소되고 약사 대신 PT를 고용하게되어 약사에게 위협적이란 오해와 편견이 강하다. 선진국의 약사와 PT는 역할과 권한이 확연하게 정립되어 있으며 상호 보완적인 직무이지 서로의 이익이 충돌하거나 침해되지 않는다. 

오히려 다가오는 미래에 약사직능의 선진화, 고도화를 위해서 PT는 필요한 직역이므로 이제까지 약업계가 구상하여 추진하고자 하는 다양한 약사직능 발전방안과 더불어 국민보건의료수준의 향상을 앞당기기 위하여 전향적으로 연구하여 실행방안을 도출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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