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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심근경색 환자들에게는 두 얼굴의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 출혈과 혈전증

신재규 교수의 'From SanFrancisco'

신재규 교수

기사입력 2015-05-20 17:37     최종수정 2015-05-20 17:44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심근경색 환자들에게는 두 얼굴의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 출혈과 혈전증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Non-Steroidal AntiInflammatory Drugs; NSAIDs)는 류마티스성 및 퇴행성 관절염, 치통, 두통 등 염증과 통증의 치료에 널리 쓰인다.  이부프로펜 (ibuprofen), 인도메타신 (indomethacin), 나프록센 (naproxen), 케토프로펜 (ketoprofen), 피록시캄 (piroxicam), 디클로페낙 (diclofenac), 셀레콕시브 (celecoxib) 등이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에 속한 것들인데 이들 중 이부프로펜 등은 의사의 처방없이도 약국에서 구할 수 있다.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는 피딱지라고도 불리는 혈전이 만들어지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혈소판의 기능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그런데,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는 혈소판 응집을 억제하기도 하고 촉진하기도 한다.  혈소판의 응집을 막으면 혈전이 잘 만들어지지 않아 출혈의 위험이 높아지고, 반대로 혈소판 응집이 촉진되면 만들어진 혈전 때문에 중요 장기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혀 혈전증이 일어난다.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혈전에 의해 막히면 심근경색이 일어난다.  따라서, 심근경색을 앓았던 환자들에게 심근경색의 재발을 막기 위해 아스피린 (aspirin)과 클로피도그렐 (clopidogrel)같은 혈소판 응집을 막는 약들이 널리 쓰인다.  뿐만 아니라, 심방세동도 함께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는 와파린 (warfarin)과 같이, 다른 방법으로 혈전이 만들어지는 것을 막는 항혈전응고제를 함께 처방받기도 한다.

그런데, 항혈소판응집제와 항혈전응고제는 모두 혈전이 만들어지는 것을 막기 때문에 출혈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여기에 출혈과 혈전증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를 함께 쓰면 어떻게 될까?

미국 의학협회지 (Journal of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JAMA)에 이에 관한 새로운 연구 결과가 지난 2월에 발표되었다.  덴마크의 건강보험자료를 가지고 수행한 이 연구는 2002년에서 2011년사이에 처음으로 심근경색의 진단을 받았던 약 62,000 명의 환자들 중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를 처방받은 환자들과 그렇지 않은 환자들을 약 3년 반동안 추적조사하였다.  그 결과, 출혈의 경우,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를 사용한 환자가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병원치료를 요하는 출혈의 발생률이 약 2배 높았다.  혈전증의 경우에도,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를 사용한 환자가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심순환기 질환에 의한 사망률, 심근경색 재발률과 뇌경색 발생률을 모두 합한 것이 40% 더 높았다. 뿐만 아니라, 출혈과 혈전의 발생률은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제의 종류와 크게 관계가 없어 보였다.

이런 결과는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가 출혈과 혈전증의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것을 보고한 이전의 연구결과들과 다르지 않다.  놀라운 점은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가 심근경색 환자들에게 위험하다는 것이 알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환자의 34%가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의 처방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현재 치료지침은 만약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가 필요하면 되도록 짧은 기간동안 사용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는데, 새로운 연구결과에 의하면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를 3일정도로 짧게 사용하는 것 조차도 출혈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 연구가 완벽한 것은 아니다.  출혈과 혈전증에 영향을 끼치는 혈압 등과 같은 환자 개개인의 임상자료를 연구분석에 반영할 수 없는 건강보험자료를 이용했고, 다른 연구에서 보고된 프로톤 펌프 억제제 (proton pump inhibitor)를 사용한 환자들이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위장관 출혈의 위험이 낮다는 것이 이 연구에서는 재현되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지금까지의 연구들은 환자들을 무작위로 치료방법을 배정한 임상시험 (randomized clinical trial)이 아니라 건강보험자료나 병원기록 등의 기존의 자료를 가지고 분석한 관찰연구 (observational study)이기 때문에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의 득과 실을 정확하게 비교할 수 없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다행히, 현재 PRECISION이라는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어 시험이 끝나는 2017년 경에는 심근경색을 앓았던 환자들이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를 사용할 경우의 득과 실을 좀 더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럼 PRECISION 시험 결과가 발표될 때까지 환자와 약사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심근경색을 앓았던 환자들은 정말 꼭 필요한 경우 (예를 들면, 류마티스성 관절염)에만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를 사용해야 한다.  염증과 통증이 국소적이라면 전신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경구용 제제보다는 국소용 제제를 사용하는 것을 고려해 봐야 한다.

또,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를 사용하는 환자들은 출혈과 혈전증의 위험성과, 어떤 증상이 나타나면 곧바로 병원을 찾아가야 하는지 잘 알고 있어야 한다. 

또, 많은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들을 처방전 없이 구할 수 있으므로 약사들은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제를 교부하기 전에 환자가 심근경색을 앓았는지에 대해 반드시 물어보아야 한다.  만약 심근경색을 앓은 환자들이 단순한 통증 (예를 들면, 두통)의 경감을 위한 진통제가 필요하다면 출혈과 혈전증의 위험이 적은 아세트아미노펜 (acetaminophen)등과 진통제를 추천하는 것이 좋다. 

또, 아스피린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에게는 약물상호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아스피린을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를 복용하기30분전에 복용하도록 복약지도하여야 한다.

◆ 필자소개 / 신재규교수 프로필

-서울대 약대와 대학원졸업
-University of Florida Doctor of Pharmacy
-University of Miami Jackson Memorial Hospital  Pharmacy
Practice Residency
-University of Florida Cardiovascular Pharmacogenomics
Fellowship
-현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임상약학과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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