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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당뇨병 치료에서 당화혈색소의 목표치

신재규교수의 'From San Francisco'

신재규 교수

기사입력 2016-07-04 11:53     최종수정 2016-07-15 09:42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당뇨병 치료에서 당화혈색소의 목표치를 얼마로 잡아야 할까?
 
Mr.G는 며칠전 내 클리닉을 방문했던 2형 당뇨병 환자다.  67세인 Mr.G 는 당뇨병 외에도 고혈압, 고지혈증, 갑상선저하증 등의 병력이 있다.  당뇨병 치료를 위해 메트포민 (metformin)을 1000 mg씩 하루 두 번, 글리피지드 (glipizide)를 10 mg씩 하루 두 번 복용하며, 인슐린 글라진 (insulin glargine) 17 units을 자기 전에 한 번 주사하고 있다.  지난 10월에 측정한 당화혈색소 (hemoglobin A1c) 수치는 7.6%로 4월의 7.6%와 같았다.  Mr.G의 당화혈색소 목표치는 얼마로 잡아야 할까?

 

피속의 헤모글로빈에 당이 얼마나 붙어있는지를 알려주는 당화혈색소는 당뇨병의 진단과 치료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  이는 피속에 당이 많을수록 헤모글로빈에 붙는 양이 늘어나 당화혈색소 수치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정상인의 당화혈색소 수치는 5.7%미만이고, 5.7%에서 6.4%는 전당뇨병 (pre-diabetic), 그리고 6.5%이상이면 당뇨병으로 진단한다.  당화혈색소 수치는 음식물 섭취에 따라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공복에서 측정할 필요가 없다.  또, 혈당은 측정하기 직전 섭취한 음식이나 약 등에 의해 그 수치가 바뀔 수 있다.  그래서, 환자가 오랫동안 약을 복용하고 있지 않다가 병원에 가기 전에 혈당을 낮추는 약을 복용하면 혈당이 좋게 나올 수도 있다. 반면 당화혈색소 수치는 음식이나 약에 의해 바로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 이유는 헤모글로빈은 적혈구안에 있으므로 당화혈색소 수치를 보면 적혈구의 수명기간 동안 혈당이 어떻게 조절되고 있었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적혈구의 수명은 일반적으로 3개월 정도되므로, 당화혈색소는 최근 3개월동안의 혈당이 어떻게 조절되었는지 알려준다. 

당화혈색소는 측정의 편리함과 비교적 장기간의 혈당 조절에 대해 정보를 제공해 준다는 장점외에도 당뇨병으로 인한 합병증이 나타날 가능성을 예측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특히, 당화혈색소 수치는 눈, 신장, 신경에 나타나는 미세혈관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예를 들어, 당화혈색소 수치가 9%인 환자는 당화혈색소가 6%인 환자에 비해 눈에 합병증이 일어날 가능성이 5배, 신장 합병증은 약 3배, 그리고 신경 합병증은 약 2배 정도 더 높다.  또, 임상시험에 의하면, 당화혈색소가 1% 낮아짐에 따라 미세혈관 합병증이 나타날 위험이 35% 감소한다.  뿐만 아니라, 당화혈색소가 조절된 환자들은 나중에 조절이 안된다고 하더라도 처음부터 조절이 되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장기적으로 심근경색, 중풍 등의 심순환기 질환의 위험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당화혈색소는 당뇨병 합병증의 발생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당뇨병 치료의 지표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그러면, 당화혈색소 목표치는 얼마가 되어야 할까?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2형 당뇨병 치료에 큰 영향을 끼친 UKPDS라는 임상시험 결과에 따라 모든 2형 당뇨병 환자의 당화혈색소 목표치를 7%미만으로 잡았다.  그런데, 7%는 정상인 5.7%보다 높고, UKPDS 시험에서는 7%정도로 조절된 환자들이 그보다 높게 조절된 환자들보다 미세혈관 합병증 발생률은 통계적으로 의미있게 낮았지만 심순환기 질환 발생률은 서로 다르지 않았다.  그래서, 당화혈색소 목표치를 정상에 가깝게 조절하면 7%정도로 조절하는 것 (일반적인 조절)에 비해, 특히, 심순환기 질환 발생률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하여 2000년대 중후반에 대규모 임상시험 시험들이 수행되었다.  ACCORD, ADVANCE, VADT 등이 대표적인 것들인데 이들의 결과는 다음 표와 같다.

당화혈색소를 정상에 가깝게 조절하는 것과 7%정도로 조절하는 것을 비교한 임상시험들

임상시험

평균 당화혈색소 (%)

시험에서

비교한 것

상대적인 위험도 (95% 신뢰구간)

정상으로 조절

일반적인 조절

ACCORD

6.4

7.5

심순환기 질환*

0.90 (0.78-1.04)

사망률

1.22 (1.01-1.46)

ADVANCE

6.5

7.3

심순환기 질환*

0.94 (0.84-1.06)

미세혈관 합병증

0.86 (0.77-0.97)

VADT

6.9

8.4

심순환기 질환*

0.88 (0.74-1.05)


* 심순환기 질환의 종류는 시험마다 약간 다르다.

상대적 위험도 (hazard ratio)란 당화혈색소를 정상으로 조절할 때와 7%정도로 조절할 때의 심순환기 질환 등의 발생률의 비율 정도로 생각할 수 있는데, 1보다 크면 정상으로 조절할 때보다 심순환기 질환 등의 발생률이 더 높다는 것을 의미하며 1보다 작으면 더 적다는 것을 뜻한다.  또, 95% 신뢰구간에 1을 포함하고 있지 않으면 통계적으로 의미있다고 판정한다. 

따라서, 위 임상시험들에 따르면 당화혈색소를 정상으로 조절했을 경우 7%정도로 조절할 때보다 미세혈관 합병증 발생률은 통계적으로 의미있게 14% 줄어들었지만, 심순환기 질환 발생률은 서로 다르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심순환기 질환의 병력이 있거나 위험이 높은 환자들만을 대상으로 한 ACCORD 시험에서 당화혈색소를 정상으로 조절할 때 사망률이 통계적으로 의미있게 22% 더 높았다. 

뿐만 아니라, 정상으로 조절했을 때 심한 저혈당의 발생률이 약 2-3배 더 높았다.  즉, 당화혈색소 목표치를 정상에 가깝게 잡으면 미세혈관 합병증 발생률 감소라는 혜택도 있지만 사망률과 저혈당 발생률이 증가하는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 당뇨병 협회 치료지침서는 개개인 환자들의 저혈당 위험도, 심순환기 질환 병력 여부, 나이, 당뇨병 병력, 복약 순응도 (adherence) 등에 따라 당화혈색소 목표치를 다르게 잡도록 권고하고 있다.  예를 들면, 노인들이나 저혈당을 자주 경험한 환자들과 같이 저혈당 위험이 높은 환자들에 대해서는 당화혈색소 목표치를 높게 잡도록 권고하고 있다 (7.5-8%). 

또, 심근경색, 중풍 등 심순환기 질환의 병력이 있는 환자도 목표치를 높게 잡는다.  뿐만 아니라, 당뇨병 병력이 오래되어 당화혈색소 조절이 쉽지 않거나 오래 살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 환자들도 목표치를 높게 잡는다.  반면, 젋고 저혈당 위험이 낮으며 복약 순응도가 높고 저혈당이 일어났을 때 조치를 잘 취할 수 있으며 심순환기 질환의 병력이 없는 환자들은 당화혈색소 목표치를 정상에 가깝게 잡을 수 있다 (6-6.5%).

Mr.G는 비교적 젋고 (67세!) 심순환기 질환 병력이 없다.  저혈당이 가끔 있지만 저혈당의 증상을 잘 알고 스스로 치료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약을 잊지 않고 복용하며 하루에 두 번씩 꼭 혈당을 잰다.  따라서, Mr.G는 당화혈색소 목표치를 7%미만으로 잡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본다.  이에 따라 Mr.G에게 아침 식사전 평균 혈당이 80-130 mg/dL 사이에 들 때까지 인슐린 글라진의 용량을 매주 1 unit씩 올리라고 하였다.  그리고, 3개월 뒤에 다시 클리닉을 방문하여 당화혈색소를 측정하기로 했다.

<필자소재> 신재규 교수

-서울대약대 대학원 졸

-University of Florida Doctor of Pharmacy

-University of Miami Jackson Memorial Hospital  Pharmacy Practice Residency

-University of Florida Cardiovascular PharmacogenomicsFellowship

-현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임상약학과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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