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은 생활 습관병…식습관 개선, 개종보다 어려워”

2형 당뇨병은 하나만 오지 않아…고지혈증·뇌졸중·암은 한데 이어진 '생활습관병'

기사입력 2021-08-30 06:00     최종수정 2021-08-30 10:52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가천대길병원 내분비과 김광원 교수는 1972년 서울대병원에서 인턴으로 시작해 1992년 내분비내과 전문의로 환자를 진찰해 왔다. 2009년에는 대한비만학회 회장을 역임했고,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한국당뇨협회의 회장직을 맡고 있다. 오랫동안 당뇨병 환자들과 함께 해오면서 그가 깨달은 한 가지는 당뇨병이나 고혈압, 심지어 암까지 이 모두 ‘생활습관병’이라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당뇨병만 관리를 잘해도 고혈압이나 암과 같은 질병도 예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Q. 최근 소아 2형 당뇨 환자도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소아 및 청소년에게 적용하는 2형 당뇨병 치료방침은 성인에게 적용하는 내용과 비교하면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을까요?

소아 청소년에게 당뇨가 발생하면 1형 당뇨병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제는 아이들 사이에서도 2형 당뇨병이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비만이 많이 늘다보니 2형 당뇨병 발생도 덩달아 늘고 있는 것입니다. 소아를 비롯한 청소년들의 식습관을 둘러싼 환경이 크게 변하고 있고, 아이들은 정크푸드나 길거리 음식이 정상적인 식단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보니 문제가 악순환 됩니다. 

어른들도 마찬가지지만 현실적으로 아이들이 집안에서 시골 백반과 같이 제대로 된 음식을 차분하게 먹는 풍경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이러한 음식들이 아이들 식생활 중심에 위치하면서 아이들의 음식 섭취가 통제가 되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런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도 같은 습관을 반복하는데 있습니다. 

2형 당뇨병의 치료방향에는 아이들이나 어른에 큰 차이가 없습니다. 식생활 개선이 근본적인 해결이 되어야 하는데 아이들 머리에는 이미 왜곡된 식생활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고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야말로 이것은 사회현상으로 밀접하게 연관돼 있기 때문에 사회 전반에서 어떤 것이 정상적인 식단인지 알려줘야 합니다. 아이들의 사소한 습관이라고 볼 것이 아니라 부모나 사회부터 정상적인 식사가 무엇인지 알려주고 있지 않은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소아 2형 당뇨병은 방송을 비롯해 소위 사회 어른이라는 사람들이 제대로 교육해주지 않는 사회와 어른들의 책임들이 더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요즘 아이들의 혈당수치는 20년 전에 비해 평균치가 높은 편입니다. 이는 당뇨병 기준을 넘지 않더라도 예전에 비해서 훨씬 높아진 것은 사실입니다. 이런 아이들이 높은 혈당수치를 가지고 성인이 되어 중년에 접어들면 당뇨병으로 진단 받을 확률이 훨씬 높습니다. 소아 당뇨병, 성인 당뇨병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잠재적으로 당뇨병에 걸릴 위험을 가지고 있다면 정상 혈당 범위에 속한 청소년이라도 세월이 흐르면서 당뇨병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Q. 말씀해주신 것처럼 비만과 2형 당뇨병은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삭센다와 같이 당뇨병치료제가 비만치료제로 사용되기도 하는데요. 궁극적인 당뇨병 치료라는 점에서 비만 치료를 선제적으로 당뇨병 치료 가이드라인에 포함시키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을까요?

그렇다고 해서 당뇨병을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비만에 약물치료를 선제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다만 비만 치료에 여러 가지 의학적인 접근에서 위절제 수술은 임상적으로 충분히 증명됐기 때문에 보험 급여도 적용이 됩니다. 그런데 당뇨병 약물을 비만 치료에 사용한다는 것은 아직 임상적인 데이터가 충분히 쌓이지 못했습니다. 안정성과 부작용에 대해서 보장이 안되는 것이죠. 

여러 비만 치료 중에는 약물치료, 위절제 우회술 등이 있지만 이러한 치료 개입의 전제는 생활습관을 고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생활습관을 바꾸지 않고서는 의미가 없습니다. 비만의 어느 단계든 상관없이 생활을 바꾸려는 의지 없이 약물만 투여한다고 해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게 됩니다. 

사실 생활습관을 고치는 것은 개종보다 어려운 일입니다. 생활습관의 전환은 동기부여가 핵심입니다. 약물과 수술에 의존한다는 것은 결국 ‘강제적인 체중 관리’입니다. 사실 비만이나 당뇨병뿐만 아니라 고혈압, 고지혈증, 뇌졸중 심지어 암까지 모두 생활습관을 바꾸는 ‘동기부여’가 핵심입니다. 생활습관을 바꾼다면 치료의 80% 이상을 해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Q. 그렇다면 임부의 경우는 어떨까요? 임신성 당뇨는 2형 당뇨병으로 진척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하지만 임부인 만큼 다양한 약제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치료책이 미비한데요. 임신성당뇨 치료에 대해 추가적으로 보완되어야 할 점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임신성 당뇨는 엄격한 혈당관리가 중요한데 임부다 보니 약물을 쓰기도 힘듭니다. 그래서 임산부라도 위험하지 않을 정도라면 운동은 꼭 하라고 권합니다. 운동은 근육량과 체지방량의 균형을 맞춰주기 때문에 꼭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단 임신성 당뇨를 가진 임부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은 당뇨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유전적인 측면에서만이 아니라 아이에게 관리를 하는 습관도 같이 물려주는 일이기 때문에 임부에게 체중관리는 중요합니다. 

임신성 당뇨는 체중관리부터 예방과 치료가 시작됩니다. 사실 현대 사회는 먹는 것에 너무 관대한 분위기입니다. 손쉽게 시킬 수 있는 배달음식이 넘쳐나고 이는 자기만족과 연결되는 문제로 귀결됩니다. 특히 젊은 여성들에게는 극단적으로 굶다가도 더 이상 참지 못하면, ‘에라 모르겠다’라는 식으로 폭식하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사실 사회의 당뇨병의 고리는 임산부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임신성 당뇨도 20~30년 전에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물론 국가에서 임신성 당뇨라면 2형 당뇨병만큼 검사나 약물에도 보험적용을 잘 뒷받침해주고 있으나 아쉬운 것은 결국 당뇨병은 본인의 문제이기 때문에 스스로 식습관을 고쳐야 한다는 점입니다.  

같은 당뇨병 환자라도 남자환자의 경우는 1년에 20kg을 감량하고 나타나기도 하지만 여성환자의 경우는 그런 비율이 훨씬 적습니다. 아마 계속해서 이어온 식습관을 한번에 바꾸기 어려워서일 것입니다. 임부에게도 10개월 안에 극적인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므로 그 전에 혈당을 정상범위에 유지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혈당치가 너무 올라가면 되돌아오기는 너무 어렵기 때문이죠.

Q. 1형 당뇨병은 인슐린으로만 치료하지만 2형 당뇨병은 경구약, 주사제를 거쳐 인슐린 투여까지 고려됩니다. 요즘에는 단계별로 치료약물이 어떻게 처방하나요?

최근 당뇨병 진로지침에는 공복혈장포도당 100-109 mg/dL 또는 당화혈색소 5.7-6.0%인 경우 매년 공복혈장포도당 또는 당화혈색소를 측정하며, 체
질량지수가 23 kg/㎡ 이상이라면 경구포도당내성검사를 고려하는 것이 추가됐습니다. 

먼저 검사로 당뇨병 위험을 살피면서 운동 및 식습관 교정 요법을 처방해오다 약물을 써야 할 시점이 오면 목표 당화혈색소수치에 도달할 수 있게 GLP-1RA 또는 인슐린, 프리믹스인슐린을 투여합니다. GLP-1RA 또는 인슐린으로만 조절이 되지 않으면 조합해서 쓰거나 프리믹스로 바꾸기도 합니다.

메트포르민을 우선 사용하고 그 다음 설포닌, 인슐린을 후차적으로 쓰는 방향이 일반적입니다. 또한 부작용이나 금기가 없는 한 유지하도록 한 기본적인 원칙을 유지합니다. 혈당조절 실패의 위험을 낮추기 위해 진단 초기부터 병용요법을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우선시 됩니다. 

Q. 당뇨병 치료 가이드라인에는 초기 2형 당뇨병일 경우 메트포르민 복용과 생활요법을 병행하라는 권고사항이 있습니다. 최근에 나온 GPL-1수용체 작용제 또는 SGLT-2 억제제가 초기 당뇨치료제로 사용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강력한 혈당강하 효과를 중점적으로 고려할 경우 주사제를 포함한 치료를 우선합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주사제를 먼저 앞당겨 쓰기도 하면서 다양한 약물의 조합으로 최적의 치료효과를 이끌어내려 합니다.

심부전을 동반한 경우 심혈관이익이 입증된 SGLT-2억제제를 포함한 치료를 우선 고려하지요. 죽상경화심혈관질환을 동반한 경우 병용요법 시 심혈관이익이 입증된 SGLT-2억제제 혹은 GLP-1수용체작용제를 포함한 치료를 우선 고려합니다. 알부민뇨가 있거나 추정사구체여과율이 감소한 경우 심혈관 및 신장이익이 입증된 SGLT-2억제제를 포함한 치료를 우선 고려할 수 있습니다. 약물치료 시 주기적으로 복약순응도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죠.

Q.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욕심 부리는 습관, 잠자는 습관을 합해 생활습관이라고 합니다. 의사로서 환자들이 잘못된 생활습관을 계속해서 고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비만과 당뇨병은 특별한 증세가 없어서 무시해버리고 말지만 가장 먼저 나타나는 생활 습관병입니다. 

당뇨병환자에게 필요한 것은 평화로운 마음가짐, 충분한 수면입니다. 규칙적인 생활은 일의 능률을 극대화 시킬 수 있습니다. 당뇨병을 앓고 있다면 바꾸겠노라고 지금 결심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생각이 바뀌면 세상을 다르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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