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에이징
[비만] 고용량 경구용 Semaglutide / Tirzepatide 출현…비만 치료제 획기적 발전 가능해져
비만은 21세기의 대표적인 만성질환으로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심혈관질환, 골관절염, 위식도역류질환,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및 일부 암을 포함한 다양한 질환의 주요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또한 최근엔 우울증, 체중 낙인과 같은 심리사회적 측면에서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최근 10년간 비만 및 복부비만의 유병률은 꾸준히 증가하여 2019년 국내 성인 인구의 약 30~40%가 비만 범주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2030년경에는 성인 인구의 절반 정도가 비만 상태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도 제기되고 있다.이러한 비만은 유전적, 생리적, 행동적, 사회문화적, 환경적 요인 등 다면적인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진행되는 특징을 가진다. 이에 따라 비만 환자에서 적절한 체중 감량 및 이와 동반된 질환 위험도 감소를 위해서는 식사, 운동, 행동요법을 통한 생활습관 교정뿐 아니라 필요 시 약물치료 및 수술적 치료를 포함하는 포괄적이며 통합적인 관리 전략이 필요하다.초기 체중의 약 5~10% 정도의 감량만으로도 심혈관 위험인자(예: 혈당조절, 혈압, 지질수치)가 개선되고 건강 관련 삶의 질 향상 및 의료비 절감 효과가 있음이 입증되었다. 또한 10~15% 이상의 체중감량은 다양한 만성대사질환의 개선과 관해 및 사망률 감소에 기여할 수 있다. 1. 비만 약물치료의 원칙 대한비만학회에서 권고하는 약물치료 지침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비만 치료의 기본은 식사요법, 운동요법, 행동요법이며, 약물치료는 이러한 비약물치료를 기반으로 부가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둘째, 비약물치료를 통해 체중감량에 실패한 경우, 특히 체질량지수(BMI) 25 kg/m² 이상인 환자에서 약물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셋째, 장기적인 체중 관리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대규모 임상연구에 근거해 장기 사용 승인을 받은 약물 사용이 권장된다. 넷째, 약물을 시작한 후 3개월 내에 체중의 5% 이상 감량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약제 변경 또는 중단을 고려한다.일반적으로 체중의 5~10% 정도를 감량하면 심혈관계 위험인자 개선과 당뇨병 발생 위험 감소에 도움이 되므로 비만 치료의 목표로 체중 10% 감량 및 유지가 제시된다. 그러나 실제 임상 현장에서 생활습관 교정만으로 장기간 의미 있는 체중 감소를 유지하기는 어렵다. 체중 감소 시 렙틴(leptin) 감소, 그렐린(ghrelin) 증가, 기초대사량 감소 등 생리학적 변화가 이전 체중으로 되돌아가려는 경향(요요현상)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감량 후 1년 내 약 1/3~2/3, 5년 내 95% 이상 체중이 재증가하는 것이 관찰된다. 따라서 3~6개월간 비약물요법을 실시한 후에도 초기 체중 대비 5% 이상 감량에 실패한다면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약물치료를 적극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약물치료를 시작하기 전에는 환자의 비만도, 2차적 원인, 동반질환 등을 평가하고 적절한 치료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치료 시 의사와 환자는 약물치료의 잠재적 부작용 및 체중감소 효과, 동반질환 및 삶의 질 개선 여부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논의해야 한다. 또한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약물치료 후 3개월 내에 의미 있는(5% 이상) 체중감량이 없을 경우, 다른 치료 전략을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만 약물치료 적응증과 관련하여 미국국립보건원(NIH)은 BMI 30 kg/m² 이상인 경우나, BMI 27 kg/m² 이상이면서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또는 수면무호흡증과 같은 심혈관계 고위험 상태를 동반하는 경우 약물치료를 권고한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지침에서는 BMI 25 kg/m² 이상이거나, 23 kg/m² 이상이면서 유사한 심혈관계 고위험 인자가 있으면 약물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국내에서는 BMI 25 kg/m² 이상이면서 비약물치료 실패 시 약물치료를 고려하나, 이러한 국내 권고사항은 미국 기준과 상이한 점이 있어 약물 허가 범위를 벗어나는 경우 환자와 충분히 상의하고 이익과 위험을 설명한 후 동의를 구해야 한다.비만 약물치료의 효과는 대개 위약 대비 5% 이상의 통계적으로 유의한 체중 감소와 함께 혈당 조절, 혈압, 지질 개선 등의 동반질환 측면 개선, 그리고 치료 1년 후 35% 이상의 환자에서 5% 이상 체중 감소 달성이 이루어지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최근에는 2세대 비만치료제들이 개발되어, 1년 후 50% 이상의 환자에서 15% 이상 체중 감소를 달성하는 등 더욱 우수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2. 현재 승인된 비만 치료제 1) 펜터민/토피라메이트 (Phentermine/topiramate, 상품명 큐시미아 Qsymia) 큐시미아(Qsymia)는 기존의 단기 식욕 억제제인 펜터민과 신경치료제인 토피라메이트 지속형 복합제로, 기존의 두 약제가 사용되던 용량보다 저용량으로 병합하면서 부작용은 줄이고 상승 효과를 통해 체중 감소 효과를 높이고자 하는 원칙에 의해 개발된 약제이다. 펜터민은 시상하부에서 노르에피네프린(norepinephrine)의 방출을 증가시키고 시상하부 핵에서의 흡수를 감소시켜 식욕을 억제하고, 아드레날린 증가를 통해 에너지 소비량을 일부 증가시키는 기전을 통해 체중 감소를 유도하는 약제이고, 토피라메이트는 간질 치료 및 편두통의 예방에 사용되는 약물로 체중감량 기전은 명확하지 않지만 포만감증가, 에너지소비량 증가, 열량섭취감소, 미각 이상을 일으켜 체중 감소를 유도하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큐시미아는 각각 다음과 같은 4가지 용량으로 제공된다: 일일 3.75/23 mg (초기 용량), 7.5/46 mg(최저 치료 용량), 11.25/69 mg 또는 15/92 mg (최대 치료 용량). 2) 날트렉손/뷰프로피온 (Naltrexone ER/bupropion ER, 상품명 콘트라브 Contrave®)콘트라브(Contrave®)는 뷰프로피온 90mg과 날트렉손 8mg으로 이루어진 복합 제제이다. 뷰프로피온은 시상하부에서 멜라노코틴 (melanocortin) 경로의 활성화를 촉진하는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의 재흡수를 억제하고, 날트렉손은 아편유사제 수용체 길항제로서 뷰프로피온에 의해 활성화된 식욕 억제 시상하부 뉴런에서 뮤-오피오이드(mu-opioid) 수용체의 자가 억제 피드백 루프를 감소시켜 뷰프로피온의 체중 감소 효과가 유지될 수 있도록 한다. 권장되는 초기 용량은 1일 1정이며 1일 2회 2정 용량에 도달할 때까지 매주 1정씩 증량한다 (1일 최대 용량: 날트렉손: 32 mg, 뷰프로피온: 360 mg, 투여량: 제 1주 : 오전 1정, 제 2주 : 오전 1정, 오후 1정, 제 3주 : 오전 2정, 오후 1정, 제 4주 및 이후 : 오전 2정, 오후 2정) 3) 리라글루타이드 (Liraglutide, 상품명 삭센다 Saxenda®)삭센다(Saxenda®) 3.0 mg 은 성인 비만 치료를 목적으로 2014년 12월에 FDA의 승인을 받았으며 최근 12세~18세 청소년에서도 그 효능이 입증되었다[31]. 리라글루타이드는 Glucagon-like peptide-1 (GLP-1) 수용체를 활성화시키는 GLP-1 유사체로, GLP-1과 97%의 동일성을 보이며 체내에서 장시간 작용하는 것이 특징이다[32]. 말초 부위 피하주사를 통해 체내로 투여된 후 혈관-뇌 장벽을 통과하여 궁상핵을 비롯한 시상하부의 여러 부위에 작용하게 되는데 식욕을 억제하는 프로오피오멜라노코틴/코케인암페타민조절전사물 (pro-opiomelanocortin/cocaine-and-amphetamine-regulated transcript, POMC/CART) 뉴런을 직접적으로 자극하고 GABA 신경물질 전달을 통해 식욕을 촉진하는 신경펩타이드Y/아구티관련단백질 (neuropeptide- Y/agouti-related protein, NPY/AgRP) 뉴런을 간접적으로 억제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식욕을 감소시켜 체중 감소 효과를 보이게 된다. 당뇨병이 없는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 5주간의 초기 임상 연구에서 Saxenda® 3.0 mg/d 투여는 음식 섭취, 공복감 및 위 배출 지연을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3 새로운 비만 치료제 1) 세마글루타이드 (Semaglutide)세마글루타이드 (Semaglutide 2.4mg, Wegovy®)는 비만 또는 과체중 성인의 비만 치료제로 2021년 6월 FDA의 승인을 받았다. 세마글루타이드는 GLP-1과 94%의 구조적 상동성을 갖는 GLP-1 유사체로 주 1회 피하주사로 투여한다. 약제 시작 용량은 주 1회 0.25 mg이며, 4주 간격으로 증량하여 주 1회 0.5 mg, 1.0 mg, 1.7 mg 및 최대 2.4 mg의 용량으로 투여하게 된다. 3상 임상시험 STEP (Semaglutide Treatment Effect in People with obesity) 프로그램이 당뇨병, 비만 및 다양한 대사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STEP 1은 비만 및 과체중인 총 1961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수행되었으며, 연구대상자는 각각 Wegovy® 2.4 mg 치료군과 위약군으로 2:1 무작위 배정되었다. 68주 후, Wegovy® 2.4 mg 치료군은 기준에 비해 평균 체중 감소율이 14.9%, 위약군 대비 12.4 % 감소되는 결과가 확인되었고, Wegovy® 2.4 mg 치료군 중 86%가 기준 체중의 최소 5% 감량을 달성하였으며, 69%는 10% 이상 감량 되었다. STEP 2는 1210명의 2형 당뇨병을 동반한 비만 또는 과체중 환자를 대상으로 수행되었으며 위약군과 비교하여 평균 6.2%의 체중 감량을 보였고, 약제 투여군의 68.8%가 5% 이상의 체중 감량에 성공하였다 (대조군: 28.5%). 당화혈색소 수치는 Wegovy® 2.4 mg과 1.0 mg 치료군에서 각각 1.6%, 1.5% 감소하였고, 위약군에서 0.4% 감소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당화혈색소 7.0% 미만에 도달한 비율은 Wegovy® 2.4 mg과 1.0 mg 치료군에서 78.5%, 72.3% 였고, 위약군에서는 26.5%으로 확인되었다. STEP 임상연구에서 확인된 세마글루타이드의 가장 흔한 부작용은 메스꺼움, 설사, 구토 및 변비이다. 2형 당뇨병 환자 중 세마글루타이드 치료군의 6.2%, 위약군의 2.5%에서 저혈당이 발생하였다. 이 외에 STEP teens를 포함한 8개의 STEP연구결과가 발표되었으다. 최근 2건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FDA 승인 장기비만치료제들이 임상시험에서 체중감량을 통해 심혈관계 위험인자를 개선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그중 세마글루타이드는 심혈관계 결과 개선에도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STEP-HFpEF 연구에서는 박출률 보존 심부전 환자 529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세마글루타이드 2.4mg 투여군은 위약군 대비 유의하게 더 큰 체중감량(13.3% vs. 2.6%)을 보였으며, 심부전 복합점수 개선, 6분 보행거리 향상,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을 포함한 복합종결점 발생률 감소 등의 유익한 결과를 보였다.또한 SELECT 연구(참가자 17,604명)에서는 확립된 심혈관질환을 가진 환자들을 대상으로 세마글루타이드 2.4mg 투여군이 위약군 대비 더 큰 체중감량(9.4% vs. 0.9%)을 달성하였으며, 사망 또는 비치명적 심근경색/뇌졸중을 포함하는 복합 심혈관 사건 발생률을 6.5%로 낮춰(위약군 8.0%) 심혈관질환 위험 감소 효과를 확인하였다. 2) TirzepatideTirzepatide는 대표적인 트윈크레틴(twincretin)으로 GLP-1과 GIP(glucose-dependent insulinotropic polypeptide) 수용체에 작용하는 이중 작용제(dual agonist)이다. GIP의 경우 과거 체중 증가 가능성으로 비만약물치료로서의 개발 가능성이 낮았으나, Tirzepatide의 체중감소효과를 통해, GLP-1과 GIP수용체 이중작용제의 GIP역할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여러가지 관련 기전이 보고되고 있으며, 최근의 가설에 따르면 GIP는 뇌에 독립적인 수용체를 통해 식욕억제를 유도하고, GLP-1작용에 의한 위장관계 부작용을 줄여주며, GLP-1 수용체가 탈감작되는것을 억제하여 biased GLP-1 수용체 작용제로도 인식되고 있다. 최근 1상 및 2상 연구에서 tirzepatide는 주1회 최대 15 mg 용량에서 2형 당뇨병 환자의 당화혈색소를 최대 2.4%, 체중을 최대 11.3kg 감소시켰다. 당뇨병 환자 대상의 tirzepatide의 효능은 SURPASS 연구를 통해 보고되고 있다. SURPASS-1은 단일 요법으로 tirzepatide을 평가하는 이중 맹검 위약 대조 시험으로, 총 40주간 478명의 환자가 위약 및 5 mg, 10 mg, 15 mg 용량의 tirzepatide 치료군에 1:1:1:1로 무작위 배정되었다. 당화혈색소의 위약 보정 감소 값은 tirzepatide 5 mg, 10 mg, 15 mg 치료군에서 각각 1.91%, 1.93%, 2.11%로 나타났다. Tirzepatide 치료군의 87~92%는 당화혈색소 7.0% 미만의 조절 목표에 도달하였다. 또한, tirzepatide 치료군에서는 7.0~9.5 kg의 용량 의존적인 유의한 체중 감량이 확인되었다. 양군에서 유사한 빈도의 위장관계 부작용이 관찰되었고, 이러한 부작용은 대부분 일시적이었으며 용량 증량 단계에서 발생하였다. 요약하자면 이중 GIP 및 GLP1 작용제는 GLP1 유사체와 비교하여 당화혈색소 및 체중 감량에 우월성을 보였을 뿐 아니라 치료 중단 비율도 낮게 나타났다. SURMOUNT-1 연구는 비만 환자 대상으로 시행된 3상 임상연구로, 연구대상자들은 tirzepatide 5 mg, 10 mg , 15 mg 또는 위약군으로 1:1:1:1 비율로 무작위로 배정되었으며, 72주 동안 시행되었다, tirzepatide 는 매주 2.5 mg으로 시작하여 4주마다 2.5 mg씩 증량하였으며, 기준 시점에서 평균 체중은 104.8 kg, 평균 BMI는 38.0이었고 참가자의 94.5%는 BMI가 30 이상이었다. 72주차에서의 평균 체중변화율은 tirzepatide 5-mg 투여군에서 −15.0%, 10-mg 투여군에서 −19.5%, 15-mg 투여군에서 −20.9% 그리고 위약군에서는 −3.1%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체중 감소율이 5% 이상인 참가자의 비율은 tirzepatide 5 mg, 10 mg, 15 mg 복용에서 각각 85%, 89%, 91%이었고, 위약군에서는 35%였다. tirzepatide 10-mg 투여군과 15-mg 투여군의 참가자 중 50%와 57%는 체중 감소율이 20% 이상이었다. tirzepatide 의 경우에도 가장 흔한 부작용은 위장관계 증상이었으며 대부분은 경증에서 중등도 수준이었으며 초기 용량 증량 단계에서 발생 후 호전 추세를 보였다. 부작용으로 인한 치료 중단은 tirzepatide 5-mg, 10-mg, 15-mg 복용 및 위약군 참가자에서 각각 4.3%, 7.1%, 6.2% 및 2.6%로 확인되었다. SURMOUNT-2는 비만 또는 과체중 및 2형 당뇨병을 가진 938명의 성인 참가자를 대상으로 수행되었으며, 연구 참가자들의 평균 기준 체중은 100.7 kg이었고 초기 당화혈색소는 8.0%였다. Tirzepatide 투여군에서 위약군과 비교하여 10 mg에서 평균 13.4%, 15 mg투여군에서 15.7%의 체중 감소 효과가 확인되었으며, tirzepatide 투여군 중 81.6% (10 mg) 및 86.4% (15 mg)에서 최소 5%의 체중 감소가 확인되었다. 또한, tirzepatide 는 당화혈색소 감소 및 기타 심혈관대사 위험인자의 유의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 tirzepatide 투여군 중 41.4% (10 mg) 및 51.8% (15 mg)가 위야군 중 2.6%와 비교하여 최소 15%의 체중 감소를 달성하였다. 2형 당뇨병 환자 대상의 SURPASS 시험과 유사한 수준에서 유의한 당화혈색소 감소가 확인되었다. 3) Retatrutide최근 주목할 부분은 글루카곤의 체중 감소 효과로, 글루카곤은 지방분해(lipolysis), 열 생성(thermogenic)과 생리학적 기전을 통해 에너지 대사를 증가시켜 비만 환자에서 체중감소를 유도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이와 같이 글루카곤은 대사 질환 분야에서 혈당증가 유도 및 에너지 대사 증가에 따른 체중감소 효과와 같은 상반된 생리적 반응의 특징으로 두가지 얼굴을 가진 호르몬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와 같은 특징으로 임상 상황에 따라 글루카곤을 억제 또는 활성화시키는 치료 전략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Retatrutide는 fatty diacid moiety에 결합된 단일 펩티드이며, Triple-agonist로 세가지 GIP, GLP-1 및 Glucagon (GCG) 수용체 작용제로 작용한다. 내재성 수용체 리간드와 비교하면, retatrutide는 GCG 및 GLP-1 수용체 보다 GIP 수용체에 보다 강력하게 작용하게 된다. 세가지 수용체에 대한 작용을 통해 글루카곤에 의한 당신생(gluconeogenesis)는 GLP-1/GIP에 의해 억제되고, 글루카곤에 의한 에너지 소비량을 증가시켜, GLP-1/GIP에 의한 식욕억제 효과에 추가적으로 체중감소 효과를 유도하는 것으로 상호보완적인 관련 기전이 보고되고 있다. Retatrutide의 약동학은 용량 비례적이며, 반감기는 약 6일로 주1회 투여가 가능하게 된다. 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1b상 임상시험에서 retatrutide 투여는 12주 후 최대 용량(12mg)군에서 위약 대비 평균 8.96kg, 약 10%의 체중 감소 효과를 보였다. 비만한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수행된 연구에서, 24주 후 retatrutide 치료군에서 평균 체중 변화율은 1mg 군에서 -7.2%, 4mg 군에서 -12.9%, 8mg 군에서 -17.3%, 12mg 군에서 -17.5%로 위약군에서의 1.6% 감소와 비교하여 유의한 체중감소 효과를 보였다. 48주 후, retatrutide 4mg투여군에서 92%, 75%, 60%가 각각 5% 이상, 10% 이상, 15% 이상의 체중 감소를 보였으며; 8mg을 투여한 경우 100%, 91%, 75%; 12mg투여군에서는 100%, 93%, 83%; 위약군에서는 27%, 9%, 2%에서 각각 5% 이상, 10% 이상, 15% 이상의 체중 감소를 보였다. Retatrutide 군에서 가장 흔한 부작용은 위장관계 증상이었으며, 용량 의존적이었으며 대부분 경도에서 중등도의 심각도를 보였다. 특이적으로, 24주에 최고치에 달한 용량 의존적인 심박수 증가는 그 후 감소하였다. 이와 같은 심박수 증가는 글루카곤 작용에 의한 교감신경계 활성에 따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4) 경구용 GLP-1 수용체 작용제 GLP-1 치료에서 중요한 발전은 흡수 증진제 SNAC(sodium N-(8-[2-hydroxybenzoyl] amino) caprylate)를 결합한 경구용 semaglutide의 개발이라고 할 수 있겠다. 경구용 semaglutide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최초의 비주사형 GLP-1 수용체 작용제 제형이다. 경구 투여는 일반적으로 다른 약물 전달 경로보다 약물 복용의 편리성과 복용 순응도 향상 측면에서 여러 이점을 제공할 수 있으나, 위장관의 물리적 장벽과 산성 microenvironment로 인한 효율적인 흡수 부족, 프로테아제(protease)에 의한 분해 및 간의 first-pass metabolism 등 여러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된다. 이러한 제한점을 경구용 semaglutide의 경우 SNAC과 공동 제형화되어 위 점막을 통한 위장관 세포 간의 흡수를 촉진한다. 이는 증가된 lipophilicity와 semaglutide를 투과성이 높은 단량체 형태로 변환, pH의 국소 상승 및 그에 따른 펩신 억제 효과 등 다양한 기전을 통해 설명된다. 경구용 semaglutide의 생체이용율(bioavailability)는 SNAC 300mg과 공동 제형화되었을 때 0.4%-1.0%에 달한다. 최근 메타분석에 따르면, 경구용 semaglutide (14mg 1일 1회)는 위약 대비 유의한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다(–2.99kg). 이러한 체중 감량 효과는 주 1회 피하 semaglutide 주사 요법에 의한 체중감소(–4.11kg)보다는 약간 열등한 것으로 나타났고, 주요 심혈관 사건 관련해서는 PIONEER 6 연구를 통해 비열등성을 입증하였다. 기존의 주사형 GLP-1 수용체 작용제와 유사하게, 경구용 semaglutide 치료에서도 가장 빈도가 높은 부작용은 오심과 구토 증상이었다. 경구용 semaglutide 제형, Rybelsus의 경우 미국 FDA에서 2형 당뇨병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최대 일일 14mg의 용량으로 승인된 바 있다. 그러나 경구용 제제의 경우 아직까지 비만 치료제로는 승인되지 못한 상태이다. 최근 OASIS 1과 PIONEER PLUS 연구를 통해, 2형 당뇨병과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 고용량경구용 semaglutide의 임상적 효능과 안정성을 확인한 3상 임상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PIONEER PLUS 연구대상자의 선정 조건은 당화혈색소가 8.0%-10.5%이고, BMI가 25 kg/m2 이상인 경우로, 성인 총 1600명을 대상으로 기존 복용 중인 경구 혈당강하제에 추가로 경구용 semaglutide 14mg, 25mg, 또는 50mg을 투여하도록 무작위 배정하였다. 인슐린을 사용한 환자는 제외되었다. 52주 후, 세 군의 당화혈색소 평균 변화는 각각 -1.5%, -1.8%, -2.0%였다; 체중의 평균 백분율 변화는 각각 -4.7%, -7.3%, -8.5%로 확인되었다.OASIS 1 연구는 당뇨병이 없는 비만 환자만을 대상으로 하였다. 연구대상자의 선정조건은 BMI가 30 kg/m2이상이거나 BMI 27 kg/m2이상이면서 당뇨병 이외의 비만 관련 합병증이 있는 경우이며, 총 600명의 대상자를 생활습관 중재에 추가로 경구용 semaglutide(50mg/일까지 증량) 또는 위약을 투여하도록 무작위 배정했다. 기초 검사 시 평균 BMI는 38 kg/m2였다. 68주 후, semaglutide와 위약의 체중 평균 변화는 각각 -15%와 -2%였다; 위약을 복용한 환자의 6%에 비해 semaglutide를 복용한 환자의 54%가 연구 종료 시점에서 15% 이상의 체중감소를 보였다. 두 연구 모두에서 가장 빈번한 부작용은 용량 증가 중 발생하는 경증-중등도 범위의 오심, 구토, 설사 증상이었고 대상자들의 약물 순응도는 저용량과 유사한 범위에서 비교적 잘 유지되어 2형 당뇨병과 비만 환자들에게서 향후 더욱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경구용 semaglutide의 투여 요법은 위의 음식과 수분에 의해 약물 흡수가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복용상의 제한적인 부분이 있어, 실제 투여시에는 오전 금식상태에서 규정된 양의 물과 함께 최소 아침 식사 및 다른 약물 복용 30분 전에 복용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GLP-1 수용체와 상호작용하는 non-peptide, small molecule 치료제의 경우 일반적으로 프로테아제가 풍부한 위장관에서 쉽게 분해되지 않기 때문에 대안적인 접근 방법이 될 수 있다. 이전에는 효과적인 리간드가 GLP-1 수용체의 두 개 이상의 부위 사이에 최소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가정 하에 이러한 분자의 개발이 불가능하다고 생각되었지만, 최근 GLP-1 수용체 작용제로서 non-peptide, small molecule 치료제들이 개발되고 있어 크게 주목받고 있다. 최근 임상 개발에 성공한 non-peptide, small molecule 치료제 중 LY3502790과 PF-06882961은 Trp33ECD를 가진 GLP-1 수용체에서만 표준 G 단백질 신호 전달 활성을 활성화하게된다. LY3502790은 orforglipron으로 명명되며, 2상 임상 연구를 통해 유의한 혈당감소와 체중감량의 효과가 입증되어 매우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Orforglipron 치료 26주 시기에 위약군의 -2.0%에 비해 -8.6%에서 -12.6%의 평균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다. 36주차에 orforglipron의 평균 체중 변화는 -9.4%에서 -14.7% 범위였으며, 위약군은 -2.3%의 평균 변화를 보였다. Orforglipron 연구대상자의 46-75%에서 최소 10%의 체중 감량 효과가 확인되었다.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26주 시점에서 orforglipron의 최고 용량(45mg/일)r군에서 당화혈색소는 위약 대비 1.67% 감소하였으며, 백분율 체중 변화는 -7.4%였다. 혈당 조절 개선 및 체중 감소 측면에서 orforglipron(12mg 이상)은 기존 GLP-1 수용체 작용제인 dulaglutide(1·5mg/주)보다 더 효과적이었다. 부작용 관련하여, 최고 효과 용량(45mg)에서 오심 증상은 dulaglutide 치료에 비해 1.4배 더 높았으며(25% vs 18%), 구토는 2.7배 더 높았고(22% vs 8%), 설사는 2.3배 더 높게 확인되었다. 또한, 고용량 dulaglutide (3.0mg)과 유사한 효능을 보이는 orforglipron의 용량에서는 관련 부작용이 1.3-1.8배 더 높은 빈도로 확인되었다.이러한 orforglipron은 특히 경구용 semaglutide의 제한점인 음식-약물 상호작용 및 낮은 경구 생체이용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orforglipron은 비펩타이드 분자로, 사용 및 제조 공정을 단순화할 수 있어, 약제 비용 역시 기존의 GLP-1 수용체 작용제보다 매우 저렴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론적으로, GLP-1 수용체 작용제의 확립된 임상적 유용성을 바탕으로, 비주사 경구용 제형의 GLP-1 수용체 작용제를 개발하기 위한 상당한 노력이 최근 관심을 끌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경구 흡수 가능한 펩티드 및 비펩티드 작용제를 응용한 새로운 GLP-1 수용체 작용제는 비만 및 대사질환 치료의 새로운 시대를 열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특히, 고용량의 경구용 semaglutide와 orforglipron의 출현은 향후 비만 치료 분야에서 유망한 발전이 기대된다. 4 비만약제 선택시 고려 사항 비만약제 선택 시 임상가는 약제의 체중감량 효과, 비용, 기존 동반질환의 개선 정도 및 약물이 제공하는 추가적인 비체중감량 효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15% 이상의 체중감량이 요구되는 환자에게는 semaglutide나 tirzepatide와 같은 고효능 약제가 이상적이나 보험 보장 문제 및 높은 비용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약제를 먼저 사용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현재 비만약제 간 직접 비교연구가 부족하여, 효과성에 대한 판단은 주로 해당 약제를 단독으로 평가한 무작위대조군연구 결과에 근거한다.비만치료제 보험 적용은 여전히 제약이 많으며 치료 효과가 미미할 경우 조기 중단이나 약제 변경을 고려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경구용 약제의 경우, 12주 내 초기가중치의 최소 5% 감량 실패 시 약제 중단 또는 변경을 권고한다(단, phentermine–topiramate의 경우 12주 시점에서 3% 미만 감량 시 용량 증량을 고려한 후에도 효과가 불충분하면 중단). liraglutide의 경우, 16주 시점에서 최소 4%의 체중감량이 없으면 치료 중단을 추천한다. semaglutide나 tirzepatide에 대한 공식적인 중단 기준은 없으나, 용량 상향 조절에 최소 4개월 이상이 필요하므로, 실제 효과평가는 보통 4~6개월 경과 후에 이루어진다. 5 결론 비만은 2형당뇨병, 심혈관질환을 포함한 다양한 대사성 질환의 주요 위험인자이다. 전통적인 식이요법과 운동만으로는 체중감량과 장기적인 체중유지가 어려운 경우가 많아 분자생물학적 기전에 기반한 새로운 치료전략 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이러한 배경에서 최근 비만 치료 분야는 획기적인 진전을 이루고 있다. 특히 GLP-1 수용체 작용제인 세마글루타이드와 GLP-1/GIP 이중 작용제인 티르제파타이드의 개발은 주목할 만한 성과이다. 이들 약제는 체내 인크레틴 호르몬의 작용을 모방하여 에너지 대사와 식욕을 조절하는데, G-단백질 결합 수용체를 통해 작용하는 GLP-1, GIP, 글루카곤과 같은 호르몬들의 신호전달 경로를 표적으로 한다.더 나아가 GLP-1–글루카곤 이중 작용제나 GIP–GLP-1–글루카곤 삼중 작용제와 같은 다중 수용체 표적 약물의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글루카곤 수용체 활성화를 통한 에너지 소비 증가 효과는 기존 약물과 차별화된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어, 비만 치료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이종운
2025.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