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에이징
변화하는 골다공증 치료 패러다임…뼈 형성부터 흡수 억제까지
골다공증은 뼈의 강도가 약해져 골절 위험이 높아지는 만성질환으로, 한 번 골절을 경험하면 재골절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 고혈압이나 당뇨병과 마찬가지로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한데, 최근 골다공증 치료의 패러다임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기존에는 주로 뼈 흡수를 억제하거나 뼈 형성을 촉진하는 ‘한 가지 기전’의 약물들이 사용되어 왔으나, 이베니티(로모소주맙)와 프롤리아(데노수맙)가 등장하며 임상현장에서 새로운 선택지로 주목받고 있다.이베니티는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이중 작용’ 골다공증 치료제로, 뼈를 흡수하는 파골세포(오스테오클라스트) 활성을 억제함과 동시에 뼈를 만드는 골형성세포(오스테오블라스트)를 활성화한다. 이 약물의 근간이 되는 ‘스클레로스틴’ 단백질 억제 기전은 드물게 두개골이 비정상적으로 발달하는 희귀 질환인 스클레로스토시스 연구에서 발견됐다.스클레로스틴은 뼈 형성을 방해하고 뼈 흡수를 촉진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는데, 이베니티가 이를 차단함으로써 단기간에 골밀도를 높이고 골절 위험을 낮춘다. 실제로 전 세계 약 1만 4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대규모 임상시험 ARCH, FRAME 등에서 1년 이내 척추골절 위험을 최대 73%까지 줄였으며, 이후 다른 약물로 이어서 치료할 때도 골절 위험 감소 효과가 꾸준히 유지됐다. 특히 골절 후 첫 1년간 재골절 발생률이 가장 높은 초고위험군 환자에서 신속한 골절 예방이 가능한 점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프롤리아는 매 6개월마다 한 번씩 주사로 투여하는 골흡수 억제제로, 파골세포 활성의 핵심 단백질인 RANKL을 직접 억제한다. 프롤리아는 미국 임상내분비학회(AACE)와 미국내분비학회, 대한골대사학회와 대한골다공증학회 등 주요 학회에서 골다공증 환자 전반의 1차 치료제로 권고하고 있다.기존 일부 골다공증 치료제는 3년가량 사용 후 골밀도 상승 효과가 정체되는 ‘플라토(Plateau)’ 현상이 나타나 약물 휴지기가 필요했다. 그러나 프롤리아는 10년 넘게 사용해도 꾸준히 골밀도가 증가하며, 임상시험 FREEDOM, FREEDOM Extension 결과, 최대 21.7%(척추), 9.2%(대퇴골)까지 장기적으로 골밀도를 높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시에 척추 및 비(非)척추 골절 발생률도 2% 미만으로 낮게 유지되어, 장기치료 측면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고루 인정받고 있다.특히 프롤리아는 약물 투여 방식과 편의성 면에서도 돋보인다. 일부 경구용 골다공증 치료제는 공복 상태에서 물과 함께 복용한 뒤 30분에서 1시간 동안 눕지 않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는 반면, 프롤리아는 6개월에 한 번 병원에서 주사 투여를 받으면 되어 환자들의 순응도가 높다. 실제 경구약과 비교한 환자 만족도 조사에서도 투여 빈도(95%), 투여 방식(91%), 전반적 편의성(93%) 모두에서 우수한 점수를 받았다.이베니티와 프롤리아의 효과는 실제 진료 현장(RWD)에서도 입증되고 있다. 이베니티는 짧은 기간 안에 골밀도를 높여 재골절 위험을 크게 줄였으며, 프롤리아는 장기간 사용할수록 골절 예방 효과가 계속해서 누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골다공증 치료는 환자의 위험도와 치료 목표, 골밀도 변화 추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맞춤형으로 접근해야 하는데, 최근에는 이베니티로 빠르게 골밀도를 끌어올린 뒤 프롤리아로 장기 유지 관리하는 ‘순차치료 전략’도 관심을 끌고 있다.한편, 국내에서 골다공증 치료와 관련한 건강보험 혜택도 확장되고 있다. 기존에는 치료 후 골밀도가 -2.5를 초과하면 보험 적용이 중단됐지만, 이제 -2.5 이상 -2.0 사이에서도 최대 2년간 추가로 혜택을 받을 수 있다.전문가들은 “골다공증이 만성질환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평생에 걸쳐 뼈 건강을 관리해야 한다”며 “급격한 골밀도 개선에 강점이 있는 이베니티와 장기적인 안정적 효과를 보이는 프로리아를 상황에 맞게 활용하면, 골다공증 환자의 삶의 질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최윤수
2025.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