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헬스 르포] 머리에 썼다 그리고 빠져들었다, 가상 현실로

바이오코리아2021 ‘디지털헬스케어관’ 테크빌리지‧옴니핏 솔루션 체험기

기사입력 2021-06-11 06:00     최종수정 2021-06-11 11:08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테크빌리지 홍국인 대리가 ‘RehabWareVR Standard’ 제품을 시연하고 있다. ▲ 테크빌리지 홍국인 대리가 ‘RehabWareVR Standard’ 제품을 시연하고 있다.

“레이저 보이시나요? 정면에서 공이 날아오면 손을 쭉 뻗어서 잡으세요”
취재 중임을 잠시 잊었다. 오로지 눈 앞에 공을 잡기 위해 열심히 팔을 휘저었다. “어, 어, 되게 신기하다!” 연신 감탄사를 던졌다.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개최되는 제16회 ‘바이오코리아 2021(BIO KOREA 2021)’에는 특별한 전시부스가 마련됐다. 최근 치료제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디지털 치료제, 웨어러블 기기, IoT, 모바일 인터넷 등을 활용해 바이오헬스 산업에 접목시킨 기술을 소개하는 ‘디지털헬스케어관’이다. 이곳에서는 닥터다이어리, 테크빌리지, 옴니핏, 웰트 등 다양한 디지털헬스케어 창업기업 15개사의 제품을 만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기자가 직접 체험하고 온 테크빌리지(Techvillage)의 ‘RehabWareVR Standard’는 뇌졸중 환자의 상지 운동력 회복을 위한 완전몰입형 VR재활치료 솔루션이다.

하드웨어 제품을 양쪽 눈에 맞춰 머리에 쓰면, 눈 앞에 컴퓨터 게임 화면과 같이 공을 던지는 사람이 등장하는 가상현실이 펼쳐진다. 뇌졸중 혹은 치매 환자가 정면에서 날아오는 공을 순간적인 반응을 통해 잡을 수 있도록 만든 운동인지재활 프로그램인 ‘RehabWareVR Standard’는 미러링을 통해 환자가 체험하는 화면이 외부 모니터로 나오면, 조작자인 치료사가 설정을 바꾸며 난이도를 조절하는 방식이다. 2017년 추계 대한재활의학회에서 서울대병원의 연구결과로 발표된 솔루션이다. 

전시회 첫 날인 지난 9일 테크빌리지 전시 부스에서 만난 홍국인 테크빌리지 대리는 기자에게 VR재활 솔루션을 직접 체험해보라고 권유했다. 그는 “플레이 버튼을 검지 손가락으로 클릭하면 정면에서 공이 날아온다”며 “공이 날아왔을 때 한 쪽 손을 쭉 뻗고 방아쇠를 꾹 누르면 주먹을 쥐는 것처럼 공을 잡을 수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의 설명대로 날아오는 공을 잡기 위해 허공에 팔을 뻗으며 열심히 플레이 버튼을 눌렀다. 마치 생생한 컴퓨터 게임을 하는 듯한 기분도 들었다. 하지만 생각처럼 잘 되지 않고 공을 자꾸 놓쳐 당황했다. 그는 “가상현실이다 보니 현실과는 차이가 있어서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말해줬다. 

‘RehabWareVR Standard’는 환자가 재활치료를 하는 동안 치료사가 모니터링을 하면서 환자에게 맞는 위치와 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 환자가 진행한 치료 데이터는 모두 저장되며, 나중에 치료를 이어갈 때 보다 높은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테크빌리지 측은 이 제품이 현재 경기도 부천에 있는 소사치매센터에 판매가 되어 치매 환자 재활치료에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 대리는 “올해 초 첫 판매를 시작했고, 아직까지는 대학병원과의 MOU를 통해 임상시험과 논문 연구 등을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 의료기기 등록을 진행하고 있으며, 임상시험용 인증까지는 통과됐고, 정식제품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우선은 헬스케어 제품으로 판매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이 제품이 뇌졸중과 치매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되냐고 묻자 “최근 미국 저널에 실린 2건의 논문에 따르면 이 제품의 치료효과가 대조군에 비해 높았다”며 “단순 헬스케어 제품이 아닌 임상시험용 의료기기로 등록된 것은 국내외를 통틀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장에서 중간 점검한 결과, 어르신들이 굉장히 열정적으로 참여해주셨다”면서 “다만 아직은 개발 초기단계라 패턴이 다양하지 않아 장시간 진행하면 금방 질린다는 피드백이 돌아왔다”고 덧붙였다.  

기자가 옴니핏 프로그램을 통해 두뇌컨디션과 신체자율신경 점수를 측정하고 있다. ▲ 기자가 옴니핏 프로그램을 통해 두뇌컨디션과 신체자율신경 점수를 측정하고 있다.
자리를 옆으로 옮기자 앞서 본 제품과 비슷하면서도 새로운 제품이 눈에 들어왔다. 옴니핏의 정신건강을 관리하는 스마트 헬스케어 플랫폼 ‘마인드케어’다.

옴니핏 관계자는 “뇌파와 맥파를 동시 측정해 스트레스 및 두뇌건강을 분석하고, 분석결과에 따른 치유‧훈련 콘텐츠를 제공하는 정신건강 관리 솔루션”이라고 설명했다. 

옴니핏에 따르면 뇌파는 ▲두뇌 건강점수 ▲집중도 ▲정신 부하도 ▲두뇌 긴장도 ▲좌우뇌 불균형 ▲기본 뇌파 등 6가지 두뇌건강 요소를 측정한다. 맥파는 ▲스트레스 ▲자율신경 나이 ▲심장건강 ▲누적 피로도 ▲신체 활력도 ▲자율신경 건강도 등 6가지를 측정해 자율신경건강 지수를 확인한다. 

옴니핏 관계자 역시 기자에게 블루투스 통신으로 측정데이터를 전송하는 의료기기 체험을 권유했다. 그는 “뇌파 센서가 머리카락에 닿으면 측정이 제대로 안 된다”며 “이마에 머리카락이 닿지 않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긴장을 풀고 가만히 눈감고 명상하듯 있으라”는 안내에 1분 가량 눈을 감고 가만히 있으니 ‘측정완료’라는 기계음이 들렸다. 마치 체성분 분석기인 ‘인바디’ 측정 검사처럼 두뇌컨디션 점수와 신체(자율신경)나이로 각각 구분해 측정 결과를 보여줬다.

측정 프로그램에 휴대전화 번호를 기입하자, 스마트폰 메신저로 측정 결과를 전송해, 전용 앱을 통해 결과를 볼 수 있도록 안내했다.  

치매 환자가 아닌 치매를 조기선별하는 진단기로서의 옴니핏은 뇌기관이 위험한 사람을 조기 선별해 트레이닝을 통해 최대한 치매를 늦출 수 있는 솔루션이다.  

옴니핏 관계자는 “보건소 치매센터 150곳과 전국의 건강보험공단 증진센터에 보급돼 있다”며 “측정 결과 스트레스 지수가 높으면 음악훈련 등 다양한 사용자 치유 콘텐츠를 제공해 뇌를 쉬게 돕는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지난해 12월 공개한 ‘디지털 헬스 산업 분석 및 전망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GIA는 세계 디지털 헬스 산업이 지난해 1,520억 달러 규모이며, 오는 2027년에는 5,080억 달러 규모로 18.8%의 성장률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를 토대로 전문가들은 국내 디지털 헬스산업의 성장률을 15.3%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모바일 헬스와 하드웨어 분야는 세계 성장률보다 높게 전망되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국내 디지털 헬스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건강보험 수가 적용 및 등재과정 등 관련 법제도 개선, R&D‧임상시험‧사업화와 연계된 인프라 구축, 의료기기 인허가 등의 개선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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