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은 체지방이 건강을 해칠 수 있을 정도로 과도하게 축적된 상태를 가리키는 만성적이고 복합적인 질환이다. 비만 인구는 꾸준히 증가해, 2022년 기준 전 세계 10억 명이 넘는 사람이 비만인 상태로 추정된다. 또한 매년 심혈관 질환, 당뇨병 등 비감염성 만성질환으로 사망하는 4100만 명 중 500만 명이 25kg/m² 이상의 높은 BMI와 관련된 요인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가운데 전세계적인 열풍의 주인공 ‘위고비(세마글루티드)’가 국내에 정식 출시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세마글루티드는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BMI가 27kg/m² 이상이면서 동반질환이 있거나, 30kg/m² 이상인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허가받아, 10월 중순 국내에 출시됐다. 약물은 GLP-1 수용체 작용제로, 뇌의 식욕조절 중추에 직접 작용해 포만감을 높이고 식욕과 배고픔, 음식 섭취를 줄인다.
세마글루티드의 효과와 안전성 프로파일은 주요 글로벌 임상연구에서 확인됐다. STEP 1 연구에서는 치료 68주 차에 평균 14.9%의 체중감량 효과를 보였으며, STEP 8 연구에서는 기존 비만 치료제인 리라글루티드보다 우수한 효과를 입증했다. 또한 대부분의 이상반응은 경증에서 중등도 수준이었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해소됐다.
SELECT 연구에서는 심혈관 질환이 있는 비만 환자의 주요 심혈관계 사건 위험을 20%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였으며, 이를 근거로 2024년 7월 확증된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의 심혈관계 사건 위험을 감소시키는 적응증을 추가로 허가받았다.
이에 약업닷컴은, 국내 비만 분야 전문가인 아주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김범택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차세대 비만 치료제 세마글루티드의 도입 배경과 임상적 의의에 대해 알아봤다.
아래는 일문일답.
Q. 세마글루티드가 한국에도 도입됐는데, 그간 비만 치료 환경은 어떻게 달라졌나?
과거 한국에서는 비만을 질병보다는 미용 측면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심장 질환, 뇌졸중 같은 노인성 만성질환이나 암, 치매 등이 증가하면서 치료 환경이 크게 달라졌다. 기존에는 혈압약이나 당뇨약을 개별 질환 별로 처방하는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질환을 예방하고 또 완화하기 위해 체중을 관리하는 환자들이 많아졌다.
진료과별 접근 방식도 변화했다. 옛날에는 정신 질환 치료제로 인한 체중 증가를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여겼지만, 최근에는 정신과에서도 처방 의뢰를 많이 한다. 특히 여성 정신 질환 환자 중 체중 증가에 민감해 약 복용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실제로 비만 치료제를 복용하며 정신 질환 치료제의 약물 순응도가 개선돼 치료 효과가 좋아지는 분들도 있다.
정형외과에서도 무릎 통증을 치료하기 전 체중을 먼저 관리하라고 권하고, 심혈관계 질환 분야 전문의들도 스텐트 시술 후 생활습관 관리의 하나로 체중 관리를 권장한다.
특히 세마글루티드가 SELECT 연구를 통해 확증된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성인 비만 환자의 주요 심혈관계 위험을 감소하는 유일한 비만 치료제로 허가받으면서, 심혈관계 질환 병력이나 위험성이 있는 환자의 수요가 많이 증가했다.
Q. 기존 비만 치료제 대비 세마글루티드가 가지고 있는 차별화된 장점은 무엇인지?
기존 치료법의 가장 큰 한계점은 단기적으로 체중을 감량할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 유지가 어려웠다는 점이다. 대개 체중의 5~10%를 감량하는 것이 치료 목표였는데, 이 정도 감량으로는 환자의 만족도가 낮았고 리바운드 현상도 나타났다.
비만대사 수술을 통해 약물치료보다 높은 수준으로 체중을 감량할 수 있었지만, 평생 식사를 조절해야 하고 골다공증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었다. 더욱이 이전 비만 치료제에서 심혈관 질환이나 암 발생 위험과 같은 안전성 문제가 발견되기도 했다.
리라글루티드도 당뇨 치료에 사용할 때는 심혈관계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비만 환자에서는 그 효과가 확실하지 않았다. 반면 세마글루티드는 SELECT 연구를 통해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환자에서도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다.
Q. 동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STEP 7과 11 임상연구에 참여하셨는데, 글로벌 임상과 비교할 때 한국인에게서 어떤 차이가 확인됐나?
STEP 1, 2가 서양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것과 달리, STEP 7과 11은 동아시아인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보통 기저치 체중이 높을수록 감량 효과가 더 좋게 나타나는데, 동양인은 서양인보다 기저 체중이 낮으므로 비슷한 효과를 보일지가 의문이었다. 체중이 지나치게 감량됨으로 인한 우려도 있었다. 따라서 두 가지를 모두 고려해, 기존 연구 기간인 68주보다 단축된 44주간 연구를 진행했다.
STEP 7과 11연구 결과, 44주 차에 세마글루티드군의 체중이 각각 평균 12.1%, 16.0% 감소했다. 이는 서양인을 대상으로 한 STEP 1 연구에서 44주차에 평균 14%대의 감소율을 보인 것과 비슷한 효과다.
이상반응도 거의 없어, 안전성 프로파일도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하나 중요한점은 리라글루티드와 달리 체중 감량 효과에 대한 개인 간의 편차가 훨씬 적었다는 점이다. 실제 제가 진료한 환자들도 대부분 임상연구와 유사한 체중 감량 효과를 경험했다.
아울러 환자들의 투약 순응도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쉽게 말하면, 환자들이 더욱 편리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리라글루티드는 매일 투여해야 하다 보니, 자주 잊어버리거나 적절하게 투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반면 세마글루티드는 일주일에 한 번 투여하기 때문에 투약 순응도가 굉장히 좋다. 또 잘못 주사할 때 생기는 주사 부위 통증이나 출혈이 거의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Q. 세마글루티드가 심혈관계 위험을 감소시키는 기전은 무엇인가?
비만이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하는 이유는 단순히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상승 때문만이 아니다. 비만은 동맥경화성 질환을 일으키는 많은 원인과 관계 있는데, 대표적으로 전신의 염증 상태를 유발한다.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염증성 장질환 환자에서 심혈관 질환 위험이 커지는 것처럼, 비만 환자에서도 지방세포가 TNF-알파, 인터루킨-1 등 다양한 염증성 물질을 분비한다. 이로 인해 혈압 높지 않고 당뇨가 없더라도 혈관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특히 비만 환자에서는 고감도 CRP(C-reactive protein)와 같은 염증 지표가 상승하는데, 세마글루티드는 이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비만은 혈전 생성을 촉진하는 기전을 활성화하는데, 체중 감량으로 이러한 위험을 줄일 수 있다.
Q. 한국인 환자에도 세마글루티드가 심혈관계 질환 위험 감소 효과를 보일 것으로 보는지?
그렇다. 한국인 환자가 포함된 대규모 임상연구가 STEP 3, 7, 11인데, 여러 지표가 일관되게 좋게 나타났다.
특히 유의할 만한 점은 STEP 11 연구에서 처음으로 동양인 특성을 고려해 BMI 기준을 타 연구 대비 낮추어서 살펴보았다는 점이다. 기존 연구에서는 BMI가 30 kg/m2 이상이거나 27 kg/m2 이상이면서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했다면, STEP 11연구에서는 동반질환과 관계없이 BMI가 25 kg/m2 이상인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자세한 결과는 아직 발표되기 전이지만, 한국인도 세마글루티드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충분히 확인됐다.
Q. 세마글루티드의 심혈관계 위험 감소 효과를 고려했을 때, 어떤 환자에게 특히 유용할 것이라고 보는지?
심혈관계 질환은 비만 환자에서 흔히 발생하는데, 일부 환자는 약물이나 스텐트 시술만으로 치료 효과를 충분히 보지 못한다고 느낀다. 그래서 건강상태가 근본적으로 개선되려면 무엇을 더 해야 하는지 상담하곤 하는데, 세마글루티드는 이런 환자에게 매우 적합하다.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운동 능력도 증가하고, 코골이 같은 수면 문제도 개선되어 전반적인 삶의 질이 높아질 수 있다.
Q. 세마글루티드 투여를 중단할 경우 리바운드 현상이 나타난다는 의견도 있는데.
20주간 세마글루티드를 투여한 후 유지요법을 지속한 환자군과 위약군 간의 체중 감량 효과를 비교한 STEP 4 연구에 따르면, 세마글루티드 투여를 중단한 후 체중이 다시 증가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종료 시점인 68주까지 기저치보다 낮은 수준으로 유지됐다.
무엇보다 리바운드 현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생활습관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 세마글루티드는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투여할 때 매우 효과적인 도구다. 실제로 생활습관 관리가 잘 되지 않은 환자들은 약물 효과도 충분히 나타나지 않았다.
Q. 실제 현자에서도 세마글루티드의 체중 감량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됐는지?
그렇다. 세마글루티드 출시 전까지 리라글루티드를 사용했는데, 세마글루티드는 리라글루티드에 대비 체중 감량 효과가 더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거의 90%의 환자가 5% 이상, 3분의 2는 10% 이상, 절반은 15% 이상 체중을 감량하고, 심지어 3분의 1은 20%까지도 빠진다. 다만 미용 목적의 사용은 매우 위험하므로, 적응증에 맞지 않는 사람이 이를 처방받지 못하도록 전문의가 잘 진단하고 관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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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은 체지방이 건강을 해칠 수 있을 정도로 과도하게 축적된 상태를 가리키는 만성적이고 복합적인 질환이다. 비만 인구는 꾸준히 증가해, 2022년 기준 전 세계 10억 명이 넘는 사람이 비만인 상태로 추정된다. 또한 매년 심혈관 질환, 당뇨병 등 비감염성 만성질환으로 사망하는 4100만 명 중 500만 명이 25kg/m² 이상의 높은 BMI와 관련된 요인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가운데 전세계적인 열풍의 주인공 ‘위고비(세마글루티드)’가 국내에 정식 출시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세마글루티드는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BMI가 27kg/m² 이상이면서 동반질환이 있거나, 30kg/m² 이상인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허가받아, 10월 중순 국내에 출시됐다. 약물은 GLP-1 수용체 작용제로, 뇌의 식욕조절 중추에 직접 작용해 포만감을 높이고 식욕과 배고픔, 음식 섭취를 줄인다.
세마글루티드의 효과와 안전성 프로파일은 주요 글로벌 임상연구에서 확인됐다. STEP 1 연구에서는 치료 68주 차에 평균 14.9%의 체중감량 효과를 보였으며, STEP 8 연구에서는 기존 비만 치료제인 리라글루티드보다 우수한 효과를 입증했다. 또한 대부분의 이상반응은 경증에서 중등도 수준이었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해소됐다.
SELECT 연구에서는 심혈관 질환이 있는 비만 환자의 주요 심혈관계 사건 위험을 20%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였으며, 이를 근거로 2024년 7월 확증된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과체중 또는 비만 환자의 심혈관계 사건 위험을 감소시키는 적응증을 추가로 허가받았다.
이에 약업닷컴은, 국내 비만 분야 전문가인 아주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김범택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차세대 비만 치료제 세마글루티드의 도입 배경과 임상적 의의에 대해 알아봤다.
아래는 일문일답.
Q. 세마글루티드가 한국에도 도입됐는데, 그간 비만 치료 환경은 어떻게 달라졌나?
과거 한국에서는 비만을 질병보다는 미용 측면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심장 질환, 뇌졸중 같은 노인성 만성질환이나 암, 치매 등이 증가하면서 치료 환경이 크게 달라졌다. 기존에는 혈압약이나 당뇨약을 개별 질환 별로 처방하는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질환을 예방하고 또 완화하기 위해 체중을 관리하는 환자들이 많아졌다.
진료과별 접근 방식도 변화했다. 옛날에는 정신 질환 치료제로 인한 체중 증가를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여겼지만, 최근에는 정신과에서도 처방 의뢰를 많이 한다. 특히 여성 정신 질환 환자 중 체중 증가에 민감해 약 복용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실제로 비만 치료제를 복용하며 정신 질환 치료제의 약물 순응도가 개선돼 치료 효과가 좋아지는 분들도 있다.
정형외과에서도 무릎 통증을 치료하기 전 체중을 먼저 관리하라고 권하고, 심혈관계 질환 분야 전문의들도 스텐트 시술 후 생활습관 관리의 하나로 체중 관리를 권장한다.
특히 세마글루티드가 SELECT 연구를 통해 확증된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성인 비만 환자의 주요 심혈관계 위험을 감소하는 유일한 비만 치료제로 허가받으면서, 심혈관계 질환 병력이나 위험성이 있는 환자의 수요가 많이 증가했다.
Q. 기존 비만 치료제 대비 세마글루티드가 가지고 있는 차별화된 장점은 무엇인지?
기존 치료법의 가장 큰 한계점은 단기적으로 체중을 감량할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 유지가 어려웠다는 점이다. 대개 체중의 5~10%를 감량하는 것이 치료 목표였는데, 이 정도 감량으로는 환자의 만족도가 낮았고 리바운드 현상도 나타났다.
비만대사 수술을 통해 약물치료보다 높은 수준으로 체중을 감량할 수 있었지만, 평생 식사를 조절해야 하고 골다공증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었다. 더욱이 이전 비만 치료제에서 심혈관 질환이나 암 발생 위험과 같은 안전성 문제가 발견되기도 했다.
리라글루티드도 당뇨 치료에 사용할 때는 심혈관계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비만 환자에서는 그 효과가 확실하지 않았다. 반면 세마글루티드는 SELECT 연구를 통해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환자에서도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다.
Q. 동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STEP 7과 11 임상연구에 참여하셨는데, 글로벌 임상과 비교할 때 한국인에게서 어떤 차이가 확인됐나?
STEP 1, 2가 서양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것과 달리, STEP 7과 11은 동아시아인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보통 기저치 체중이 높을수록 감량 효과가 더 좋게 나타나는데, 동양인은 서양인보다 기저 체중이 낮으므로 비슷한 효과를 보일지가 의문이었다. 체중이 지나치게 감량됨으로 인한 우려도 있었다. 따라서 두 가지를 모두 고려해, 기존 연구 기간인 68주보다 단축된 44주간 연구를 진행했다.
STEP 7과 11연구 결과, 44주 차에 세마글루티드군의 체중이 각각 평균 12.1%, 16.0% 감소했다. 이는 서양인을 대상으로 한 STEP 1 연구에서 44주차에 평균 14%대의 감소율을 보인 것과 비슷한 효과다.
이상반응도 거의 없어, 안전성 프로파일도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하나 중요한점은 리라글루티드와 달리 체중 감량 효과에 대한 개인 간의 편차가 훨씬 적었다는 점이다. 실제 제가 진료한 환자들도 대부분 임상연구와 유사한 체중 감량 효과를 경험했다.
아울러 환자들의 투약 순응도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쉽게 말하면, 환자들이 더욱 편리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리라글루티드는 매일 투여해야 하다 보니, 자주 잊어버리거나 적절하게 투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반면 세마글루티드는 일주일에 한 번 투여하기 때문에 투약 순응도가 굉장히 좋다. 또 잘못 주사할 때 생기는 주사 부위 통증이나 출혈이 거의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Q. 세마글루티드가 심혈관계 위험을 감소시키는 기전은 무엇인가?
비만이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하는 이유는 단순히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상승 때문만이 아니다. 비만은 동맥경화성 질환을 일으키는 많은 원인과 관계 있는데, 대표적으로 전신의 염증 상태를 유발한다.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염증성 장질환 환자에서 심혈관 질환 위험이 커지는 것처럼, 비만 환자에서도 지방세포가 TNF-알파, 인터루킨-1 등 다양한 염증성 물질을 분비한다. 이로 인해 혈압 높지 않고 당뇨가 없더라도 혈관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특히 비만 환자에서는 고감도 CRP(C-reactive protein)와 같은 염증 지표가 상승하는데, 세마글루티드는 이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비만은 혈전 생성을 촉진하는 기전을 활성화하는데, 체중 감량으로 이러한 위험을 줄일 수 있다.
Q. 한국인 환자에도 세마글루티드가 심혈관계 질환 위험 감소 효과를 보일 것으로 보는지?
그렇다. 한국인 환자가 포함된 대규모 임상연구가 STEP 3, 7, 11인데, 여러 지표가 일관되게 좋게 나타났다.
특히 유의할 만한 점은 STEP 11 연구에서 처음으로 동양인 특성을 고려해 BMI 기준을 타 연구 대비 낮추어서 살펴보았다는 점이다. 기존 연구에서는 BMI가 30 kg/m2 이상이거나 27 kg/m2 이상이면서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했다면, STEP 11연구에서는 동반질환과 관계없이 BMI가 25 kg/m2 이상인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자세한 결과는 아직 발표되기 전이지만, 한국인도 세마글루티드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충분히 확인됐다.
Q. 세마글루티드의 심혈관계 위험 감소 효과를 고려했을 때, 어떤 환자에게 특히 유용할 것이라고 보는지?
심혈관계 질환은 비만 환자에서 흔히 발생하는데, 일부 환자는 약물이나 스텐트 시술만으로 치료 효과를 충분히 보지 못한다고 느낀다. 그래서 건강상태가 근본적으로 개선되려면 무엇을 더 해야 하는지 상담하곤 하는데, 세마글루티드는 이런 환자에게 매우 적합하다. 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운동 능력도 증가하고, 코골이 같은 수면 문제도 개선되어 전반적인 삶의 질이 높아질 수 있다.
Q. 세마글루티드 투여를 중단할 경우 리바운드 현상이 나타난다는 의견도 있는데.
20주간 세마글루티드를 투여한 후 유지요법을 지속한 환자군과 위약군 간의 체중 감량 효과를 비교한 STEP 4 연구에 따르면, 세마글루티드 투여를 중단한 후 체중이 다시 증가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종료 시점인 68주까지 기저치보다 낮은 수준으로 유지됐다.
무엇보다 리바운드 현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생활습관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 세마글루티드는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투여할 때 매우 효과적인 도구다. 실제로 생활습관 관리가 잘 되지 않은 환자들은 약물 효과도 충분히 나타나지 않았다.
Q. 실제 현자에서도 세마글루티드의 체중 감량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됐는지?
그렇다. 세마글루티드 출시 전까지 리라글루티드를 사용했는데, 세마글루티드는 리라글루티드에 대비 체중 감량 효과가 더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거의 90%의 환자가 5% 이상, 3분의 2는 10% 이상, 절반은 15% 이상 체중을 감량하고, 심지어 3분의 1은 20%까지도 빠진다. 다만 미용 목적의 사용은 매우 위험하므로, 적응증에 맞지 않는 사람이 이를 처방받지 못하도록 전문의가 잘 진단하고 관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