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랄 의약품 인증 의무화 확산, 국내 제약사 전략은?
각국 기준 다르고, 인증 절차 복잡…비용 부담도 커
입력 2025.02.04 06:00 수정 2025.02.0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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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랄 시장 확대에 따라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주요국이 의약품 할랄 인증을 의무화하면서, 국내 제약업계도 대응 전략이 필요해지고 있다.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

전 세계 약 19억명에 달하는 이른바할랄 벨트’ 공략이 점차 중요해지면서국내에서도 의약품 할랄 인증을 받는 사례가 증가하는 가운데, 대표적인 할랄 시장인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아랍에미리트(UAE), 이란 등에서 할랄 인증 의무화 범위를 확대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어 주목된다.

할랄 인증은 이슬람 율법에 따라 안전하고 깨끗한 공정에서 생산한 제품에 부여하는 인증으로이슬람 국가에서 의약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이다국내에서는 대웅제약과 인도네시아 합작 법인인 대웅인피온이 처음으로 의약품 할랄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말레이시아는 할랄 인증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식품뿐만 아니라 화장품과 의약품 분야에서도 적극적으로 인증을 추진 중이다특히세계 최초로 의약품 할랄 기준(MS 2424:2012)을 제정해 관련 인증을 강화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기존 식음료 제품에 한정됐던 할랄 인증 의무화 범위를 화장품과 의료 제품 등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 할랄 인증 기관인 PTSI의 산드리 대표는 지난달 31(현지시각) "식음료 제품의 공급망 전반이 할랄 기준을 충족하도록 하기 위해 인증 의무화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2025년부터는 식음료 제품뿐 아니라 생산을 위한 보조 장비와 용기기계 장비섬유 제품까지도 할랄 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PTSI의 사이푸딘 위자야 상업이사는 "2026 10 17일부터는 화장품과 의료 제품에도 할랄 인증을 적용할 예정"이라며 "할랄 기준 준수는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표준"이라고 강조했다.

PTSI는 인도네시아 할랄 제품 보증청(BPJPH)이 지정한 국가 공인 할랄 검사 기관으로제품의 할랄 여부를 확인한 뒤 인증서를 발급하고 있다.

이란은 경제 불안정 속에서도 할랄 의약품 및 의료 서비스를 활용해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할랄 의약품동성의사 배치합리적인 치료 비용 등의 요소를 내세워 무슬림 환자들을 유치하면서 의료관광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이란 마수드 페제슈키안 대통령은 최근 보건인력 전국 세미나에서 서면 연설을 통해 "이란의 보건 시스템은 세계적인 롤모델"이라며 자국 의료 시스템의 강점을 강조했다.

UAE는 인구 약 1000만명으로 내수시장 규모는 크지 않지만높은 국민소득과 구매력을 바탕으로 할랄 인증의 중요성이 큰 시장이라는 평가다또 아시아와 유럽아프리카를 잇는 지리적 이점과 발달한 물류 인프라를 활용해 자국 내 생산 및 수입 제품을 인근 국가로 재수출하면서 역내 할랄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할랄 시장이 높은 성장 가능성을 가진 시장임에도 불구하고의약품 할랄 인증 취득 절차가 복잡하고 비용이 크다는 점을 주요 과제로 지적한다또 국가별 표준이 상이해 여러 국가로 수출할 경우 각국의 인증 기관에서 중복으로 인증을 받아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 세계 할랄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연질캡슐 등에 사용하는 동물성 젤라틴 대체재나 할랄 백신 의약품 등 할랄 인증이 국내 제약사들에게도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다만국가별 인증 기준이 상이하고 취득 절차가 까다로운 만큼글로벌 기준을 준수하면서도 각국의 요구 사항을 충족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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