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가 2025년을 맞아 잇따른 대형 의약품의 특허 만료로 격동기에 접어들 전망이다.
존슨앤드존슨(J&J)의 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Stelara)가 이미 올해 초부터 미국에서 다수의 바이오시밀러 출시로 매출 타격을 입기 시작한 가운데, 리제네론(Regeneron)의 아일리아(Eylea), 암젠(Amgen)의 프롤리아(Prolia), 엑스지바(Xgeva), 노바티스(Novartis)의 엔트레스토(Entresto) 등 매출 상위권 의약품들도 연이어 미국 내 특허가 만료된다.
◇스텔라라, '제2의 휴미라' 현실화
J&J의 스텔라라는 지난해 미국에서만 약 67억 2천만 달러의 매출을 올린 초대형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2023년 말 이미 특허가 만료될 예정이었지만 J&J의 전략적인 특허 합의로 인해 미국 내 경쟁 약물 출시가 올해로 미뤄졌다.
하지만 2025년이 시작된 직후인 1월, 암젠의 웨즐라나(Wezlana)를 시작으로 테바(Teva)·알보텍(Alvotech)의 셀라스디(Selarsdi), 산도스(Sandoz)·삼성바이오에피스(Samsung Bioepis)의 피츠키바(Pyzchiva), 바이오콘의 예신텍(Yesintek), 셀트리온(Celltrion)의 스테키마(Steqeyma) 등 다수의 바이오시밀러가 잇따라 출시되며 매출 하락세를 본격화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스텔라라의 미국 내 매출은 이미 전년 대비 5% 감소한 바 있으며, 올해 매출 감소폭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에 J&J는 신제품 트렘피어(Tremfya)를 통해 시장 점유율 유지 전략을 세우고 있다.
호아킨 두아토(Joaquin Duato) CEO는 지난 1월 실적 발표에서 “스텔라라 특허 만료로 인한 역풍에도 불구하고 2025년 3%대 성장을 기대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트렘피어는 이미 스텔라라와 유사한 적응증에서 승인받았으며, 크론병 적응증 추가 승인도 앞두고 있어 전략적 제품 전환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경쟁에 ‘매출 위협’
리제네론의 안과 치료제 아일리아도 지난해 말 이미 암젠의 바이오시밀러 ‘파브루(Pavblu)’의 출시로 매출 압박을 받고 있다. 아일리아는 과거 습성 연령 관련 황반변성, 당뇨병성 황반부종 등에서 선두 지위를 누리며 연간 9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렸지만, 2022년 출시된 로슈(Roche)의 바비스모(Vabysmo)와 경쟁하며 매출 정체 상태가 지속된 상태다.
현재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도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오푸비즈(Opuviz), 바이오콘의 예사필리(Yesafili)가 2027년까지 출시 금지된 가운데, 포마이콘(Formycon)의 아잔티브(Ahzantive)와 셀트리온의 아이덴젤트(Eydenzelt)는 미국 출시를 위한 규제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리제네론은 지난해 아일리아의 차세대 약물인 장기지속형 아일리아 HD를 출시했지만, 4분기 매출이 전 분기 대비 22% 급감하는 등 아직 시장 내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렌 슐라이퍼(Len Schleifer) CEO는 “아일리아 HD는 아일리아 대비 진보된 제품이지만 추가적인 경쟁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암젠, 프로리아·엑스지바 특허 만료로 위기 직면
암젠은 자사의 주력 제품인 프로리아와 엑스지바(성분명 데노수맙)의 특허 만료가 올해 5월과 6월로 다가오면서 매출 감소 위기를 맞고 있다. 두 제품은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만 43.9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암젠의 대표적인 수익원이었지만, 올해부터 산도즈, 셀트리온 등 경쟁사들이 바이오시밀러 출시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암젠은 지난해부터 산도즈, 셀트리온과 특허 분쟁 합의를 맺었으며, 추가로 삼성바이오에피스, 프레제니우스 카비 등 다수의 바이오시밀러 제조사와도 현재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노바티스 ‘엔트레스토’, 복제약 진입 초읽기
노바티스의 심부전 치료제 엔트레스토는 올해 7월 핵심 조합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미 MSN, 루핀(Lupin), 닥터레디스 등 다수의 제네릭 의약품들이 FDA 승인을 마치고 출시를 준비 중이다.
특히 인도의 MSN은 지난해 7월 FDA 승인 후 노바티스와의 법정 공방에서 승소하며 출시 초읽기에 들어갔으나, 최근 노바티스가 특허 보호 연장을 위한 추가 소송을 제기하며 시장 진입 시기가 유동적이다.
◇아스트라제네카, ‘솔리리스’·‘브릴린타’ 줄줄이 특허 만료
아스트라제네카의 희귀 질환 치료제 솔리리스는 올해 2분기 암젠의 인터체인저블(Interchangeable) 바이오시밀러 베켐브(Bkemv)의 미국 출시가 예정되어 있어 매출 위협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2021년 알렉시온 인수 후 솔리리스의 후속 제품인 울토미리스(Ultomiris)의 시장 확대에 집중하며 대비해 왔으며, 실제 지난해 매출에서 울토미리스가 39억 달러로 솔리리스의 20억 달러를 넘어서는 성과를 냈다. 그러나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 진입이 시작되면 회사의 시장 전략도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한편, 같은 회사의 심혈관 치료제 브릴린타 역시 올해 안에 특허 보호가 종료될 예정이며, 이는 시장에서의 존재감이 예상보다 낮아진 블록버스터로 평가받고 있다.
업계 “특허절벽 규모, 최근 수년 중 최대”
2025년 특허 만료를 맞는 제품군은 지난 몇 년 동안의 사례와 비교해도 규모가 상당히 크다. 실제 2024년 특허 만료 의약품 중 최고 매출은 BMS의 스프라이셀(Sprycel)로 14억 5000만 달러였지만, 올해 특허가 만료되는 스텔라라의 67억 달러는 그보다 4배 이상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는 향후 수년간 제약시장의 역학관계가 빠르게 재편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글로벌 제약 분석 매체 피어스 파마(Fierce Pharma)의 분석가는 “대형 제약사들은 바이오시밀러 출시로 인한 매출 하락을 최소화하기 위해 새로운 혁신 치료제 개발, 시장 전략 조정, 특허 소송을 통한 시간 벌기 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며 대응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미 시작된 시장 변동은 피할 수 없는 현실로, 각 기업의 전략과 혁신 역량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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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앤드존슨(J&J)의 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Stelara)가 이미 올해 초부터 미국에서 다수의 바이오시밀러 출시로 매출 타격을 입기 시작한 가운데, 리제네론(Regeneron)의 아일리아(Eylea), 암젠(Amgen)의 프롤리아(Prolia), 엑스지바(Xgeva), 노바티스(Novartis)의 엔트레스토(Entresto) 등 매출 상위권 의약품들도 연이어 미국 내 특허가 만료된다.
◇스텔라라, '제2의 휴미라' 현실화
J&J의 스텔라라는 지난해 미국에서만 약 67억 2천만 달러의 매출을 올린 초대형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2023년 말 이미 특허가 만료될 예정이었지만 J&J의 전략적인 특허 합의로 인해 미국 내 경쟁 약물 출시가 올해로 미뤄졌다.
하지만 2025년이 시작된 직후인 1월, 암젠의 웨즐라나(Wezlana)를 시작으로 테바(Teva)·알보텍(Alvotech)의 셀라스디(Selarsdi), 산도스(Sandoz)·삼성바이오에피스(Samsung Bioepis)의 피츠키바(Pyzchiva), 바이오콘의 예신텍(Yesintek), 셀트리온(Celltrion)의 스테키마(Steqeyma) 등 다수의 바이오시밀러가 잇따라 출시되며 매출 하락세를 본격화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스텔라라의 미국 내 매출은 이미 전년 대비 5% 감소한 바 있으며, 올해 매출 감소폭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에 J&J는 신제품 트렘피어(Tremfya)를 통해 시장 점유율 유지 전략을 세우고 있다.
호아킨 두아토(Joaquin Duato) CEO는 지난 1월 실적 발표에서 “스텔라라 특허 만료로 인한 역풍에도 불구하고 2025년 3%대 성장을 기대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트렘피어는 이미 스텔라라와 유사한 적응증에서 승인받았으며, 크론병 적응증 추가 승인도 앞두고 있어 전략적 제품 전환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경쟁에 ‘매출 위협’
리제네론의 안과 치료제 아일리아도 지난해 말 이미 암젠의 바이오시밀러 ‘파브루(Pavblu)’의 출시로 매출 압박을 받고 있다. 아일리아는 과거 습성 연령 관련 황반변성, 당뇨병성 황반부종 등에서 선두 지위를 누리며 연간 9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렸지만, 2022년 출시된 로슈(Roche)의 바비스모(Vabysmo)와 경쟁하며 매출 정체 상태가 지속된 상태다.
현재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도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오푸비즈(Opuviz), 바이오콘의 예사필리(Yesafili)가 2027년까지 출시 금지된 가운데, 포마이콘(Formycon)의 아잔티브(Ahzantive)와 셀트리온의 아이덴젤트(Eydenzelt)는 미국 출시를 위한 규제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리제네론은 지난해 아일리아의 차세대 약물인 장기지속형 아일리아 HD를 출시했지만, 4분기 매출이 전 분기 대비 22% 급감하는 등 아직 시장 내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렌 슐라이퍼(Len Schleifer) CEO는 “아일리아 HD는 아일리아 대비 진보된 제품이지만 추가적인 경쟁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암젠, 프로리아·엑스지바 특허 만료로 위기 직면
암젠은 자사의 주력 제품인 프로리아와 엑스지바(성분명 데노수맙)의 특허 만료가 올해 5월과 6월로 다가오면서 매출 감소 위기를 맞고 있다. 두 제품은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만 43.9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암젠의 대표적인 수익원이었지만, 올해부터 산도즈, 셀트리온 등 경쟁사들이 바이오시밀러 출시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암젠은 지난해부터 산도즈, 셀트리온과 특허 분쟁 합의를 맺었으며, 추가로 삼성바이오에피스, 프레제니우스 카비 등 다수의 바이오시밀러 제조사와도 현재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노바티스 ‘엔트레스토’, 복제약 진입 초읽기
노바티스의 심부전 치료제 엔트레스토는 올해 7월 핵심 조합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미 MSN, 루핀(Lupin), 닥터레디스 등 다수의 제네릭 의약품들이 FDA 승인을 마치고 출시를 준비 중이다.
특히 인도의 MSN은 지난해 7월 FDA 승인 후 노바티스와의 법정 공방에서 승소하며 출시 초읽기에 들어갔으나, 최근 노바티스가 특허 보호 연장을 위한 추가 소송을 제기하며 시장 진입 시기가 유동적이다.
◇아스트라제네카, ‘솔리리스’·‘브릴린타’ 줄줄이 특허 만료
아스트라제네카의 희귀 질환 치료제 솔리리스는 올해 2분기 암젠의 인터체인저블(Interchangeable) 바이오시밀러 베켐브(Bkemv)의 미국 출시가 예정되어 있어 매출 위협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2021년 알렉시온 인수 후 솔리리스의 후속 제품인 울토미리스(Ultomiris)의 시장 확대에 집중하며 대비해 왔으며, 실제 지난해 매출에서 울토미리스가 39억 달러로 솔리리스의 20억 달러를 넘어서는 성과를 냈다. 그러나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 진입이 시작되면 회사의 시장 전략도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한편, 같은 회사의 심혈관 치료제 브릴린타 역시 올해 안에 특허 보호가 종료될 예정이며, 이는 시장에서의 존재감이 예상보다 낮아진 블록버스터로 평가받고 있다.
업계 “특허절벽 규모, 최근 수년 중 최대”
2025년 특허 만료를 맞는 제품군은 지난 몇 년 동안의 사례와 비교해도 규모가 상당히 크다. 실제 2024년 특허 만료 의약품 중 최고 매출은 BMS의 스프라이셀(Sprycel)로 14억 5000만 달러였지만, 올해 특허가 만료되는 스텔라라의 67억 달러는 그보다 4배 이상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는 향후 수년간 제약시장의 역학관계가 빠르게 재편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글로벌 제약 분석 매체 피어스 파마(Fierce Pharma)의 분석가는 “대형 제약사들은 바이오시밀러 출시로 인한 매출 하락을 최소화하기 위해 새로운 혁신 치료제 개발, 시장 전략 조정, 특허 소송을 통한 시간 벌기 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며 대응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미 시작된 시장 변동은 피할 수 없는 현실로, 각 기업의 전략과 혁신 역량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