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엘바이오 향후 행보에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글로벌 빅파마 GSK와 뇌혈관장벽(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Grabody-B)'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퇴행성 뇌질환 분야 핵심 타깃인 '아밀로이드 베타(Amyloid Beta)'와 '타우(Tau)' 표적 치료제를 보유한 기업들과 전략적 파트너십에도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조만간 또 다른 대규모 라이선스 계약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7일 GSK와 최대 3조9600억원 규모의 '그랩바디-B' 플랫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 1 수용체(IGF1R)를 기반으로 한 BBB 셔틀 시대를 열었다. 해당 계약을 통해 GSK는 그랩바디-B 플랫폼을 다양한 유전자 치료제에 적용할 계획이다. 다만,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를 표적으로 하는 항체 치료제 개발 권한은 제외됐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향후 '세부 에피토프(Epitope) 단위'로 연속적인 라이선스 아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 이유는 명확하다. 항체가 결합하는 항원의 특정 표면 부위인 '에피토프'에 따라 전혀 다른 치료제 개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같은 질환 타깃 치료제라 하더라도 다양한 에피토프를 기반으로 기술이전이 가능하고, 그만큼 시장 확장성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게 된다.
퇴행성 뇌질환은 효소에 의해 질환 유발 물질이 절단되거나 변형되면서, 이들이 응집체 형태로 엉켜 뇌 신경에 손상을 주는 방식으로 발병한다. 대표적으로 알츠하이머병은 뇌 신경세포 주변에 아밀로이드 베타 응집체가 축적돼 독성을 유발한다. 타우 응집체도 퇴행성 뇌질환 진행에 깊이 관여하는 것이 다수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잘 알려진 아두카누맙(Aducanumab), 레카네맙(Lecanemab), 도나네맙(Donanemab)은 모두 아밀로이드 베타를 표적하는 단일클론항체 치료제다. 그러나 이들 항체는 각각 서로 다른 에피토프에 결합함으로써, 다른 특허로 보호받고 있다.
아두카누맙은 아밀로이드 베타 항원의 37번 아미노산 부위에 결합하며, 레카네맙은 1~16번과 21~29번 부위에 동시에 결합해 응집체 형성을 차단한다. 도나네맙은 1~2번 부위가 절단되고, 효소에 의해 변형된 아밀로이드 베타 항원의 3~13번 부위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특징을 지닌다.
즉, 같은 아밀로이드 베타를 타깃해도 결합하는 에피토프가 다르면 완전히 별개의 치료제로 간주돼, 독립적인 특허 보호가 가능하다. 이는 곧, 기존 특허에 저촉되지 않고 시장 진입을 할 수 있음을 의미하며, 후발 주자들에게는 상당한 기회이자 전략적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타우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들도 에피토프에 따라 명확히 구분된다. UCB의 '베프라네맙(Bepranemab)'은 타우 단백질의 235~250번 아미노산 서열에 결합하며, J&J의 'JNJ-63733657'은 217번 트레오닌(Threonine, pT217)의 인산화된 형태를 표적으로 한다.
Pinteon의 'PNT001'은 231번 트레오닌의 병리적 인산화 형태인 cis-pT231 타우를, 로슈의 'RG7345'는 422번 세린(Serine, pS422)이 인산화된 타우(pS422 tau)를 타깃으로 한다.
현재 사용 중인 단일항체 치료제는 여전히 제한적인 치료 효과와 심각한 부작용이 존재한다. 특히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ARIA)이라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 단일항체는 뇌혈관장벽을 통과하지 못하고, 뇌척수액(CSF)이 통과하는 혈액-CSF 장벽(Blood-CSF Barrier)을 거쳐 뇌로 전달된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 문제가 발생한다.
CSF 인근에는 큰 혈관이 다수 분포하고 있다. 업계는 단일항체가 이들 혈관에 붙은 아밀로이드 베타 응집체를 공격할 때 혈관 출혈이 발생해 ARIA를 유발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달리 에이비엘바이오는 그랩바디-B를 통해 항체를 직접 BBB를 거쳐 뇌 안으로 전달한다. 이에 따라 약물 전달 효율은 향상되고, 아밀로이드 관련 ARIA 가능성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회사는 전망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그랩바디-B 플랫폼은 siRNA, ASO, 효소 등 다양한 치료 모달리티는 물론, 질환 유발 물질의 에피토프에 따라 특화된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 타깃 치료제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강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질병을 유발하는 단백질은 효소에 의해 절단되거나 구조가 변형되면서, 평소에는 드러나지 않던 새로운 에피토프가 노출된다"면서 "이러한 에피토프는 항체 치료제의 핵심 타깃이 되므로, 다양한 에피토프를 겨냥한 항체 개발이 가능하며, 결과적으로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현재 미국에서 임상시험 중인 파킨슨병 치료제 'ABL301'에도 그랩바디-B가 적용돼 있는 만큼, 그랩바디-B 플랫폼의 상업적 가치와 확장성은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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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비엘바이오 향후 행보에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글로벌 빅파마 GSK와 뇌혈관장벽(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Grabody-B)'에 대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퇴행성 뇌질환 분야 핵심 타깃인 '아밀로이드 베타(Amyloid Beta)'와 '타우(Tau)' 표적 치료제를 보유한 기업들과 전략적 파트너십에도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조만간 또 다른 대규모 라이선스 계약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7일 GSK와 최대 3조9600억원 규모의 '그랩바디-B' 플랫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 1 수용체(IGF1R)를 기반으로 한 BBB 셔틀 시대를 열었다. 해당 계약을 통해 GSK는 그랩바디-B 플랫폼을 다양한 유전자 치료제에 적용할 계획이다. 다만,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를 표적으로 하는 항체 치료제 개발 권한은 제외됐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향후 '세부 에피토프(Epitope) 단위'로 연속적인 라이선스 아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 이유는 명확하다. 항체가 결합하는 항원의 특정 표면 부위인 '에피토프'에 따라 전혀 다른 치료제 개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같은 질환 타깃 치료제라 하더라도 다양한 에피토프를 기반으로 기술이전이 가능하고, 그만큼 시장 확장성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게 된다.
퇴행성 뇌질환은 효소에 의해 질환 유발 물질이 절단되거나 변형되면서, 이들이 응집체 형태로 엉켜 뇌 신경에 손상을 주는 방식으로 발병한다. 대표적으로 알츠하이머병은 뇌 신경세포 주변에 아밀로이드 베타 응집체가 축적돼 독성을 유발한다. 타우 응집체도 퇴행성 뇌질환 진행에 깊이 관여하는 것이 다수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잘 알려진 아두카누맙(Aducanumab), 레카네맙(Lecanemab), 도나네맙(Donanemab)은 모두 아밀로이드 베타를 표적하는 단일클론항체 치료제다. 그러나 이들 항체는 각각 서로 다른 에피토프에 결합함으로써, 다른 특허로 보호받고 있다.
아두카누맙은 아밀로이드 베타 항원의 37번 아미노산 부위에 결합하며, 레카네맙은 1~16번과 21~29번 부위에 동시에 결합해 응집체 형성을 차단한다. 도나네맙은 1~2번 부위가 절단되고, 효소에 의해 변형된 아밀로이드 베타 항원의 3~13번 부위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특징을 지닌다.
즉, 같은 아밀로이드 베타를 타깃해도 결합하는 에피토프가 다르면 완전히 별개의 치료제로 간주돼, 독립적인 특허 보호가 가능하다. 이는 곧, 기존 특허에 저촉되지 않고 시장 진입을 할 수 있음을 의미하며, 후발 주자들에게는 상당한 기회이자 전략적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타우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들도 에피토프에 따라 명확히 구분된다. UCB의 '베프라네맙(Bepranemab)'은 타우 단백질의 235~250번 아미노산 서열에 결합하며, J&J의 'JNJ-63733657'은 217번 트레오닌(Threonine, pT217)의 인산화된 형태를 표적으로 한다.
Pinteon의 'PNT001'은 231번 트레오닌의 병리적 인산화 형태인 cis-pT231 타우를, 로슈의 'RG7345'는 422번 세린(Serine, pS422)이 인산화된 타우(pS422 tau)를 타깃으로 한다.
현재 사용 중인 단일항체 치료제는 여전히 제한적인 치료 효과와 심각한 부작용이 존재한다. 특히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ARIA)이라는 문제에 직면해 있다. 단일항체는 뇌혈관장벽을 통과하지 못하고, 뇌척수액(CSF)이 통과하는 혈액-CSF 장벽(Blood-CSF Barrier)을 거쳐 뇌로 전달된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 문제가 발생한다.
CSF 인근에는 큰 혈관이 다수 분포하고 있다. 업계는 단일항체가 이들 혈관에 붙은 아밀로이드 베타 응집체를 공격할 때 혈관 출혈이 발생해 ARIA를 유발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달리 에이비엘바이오는 그랩바디-B를 통해 항체를 직접 BBB를 거쳐 뇌 안으로 전달한다. 이에 따라 약물 전달 효율은 향상되고, 아밀로이드 관련 ARIA 가능성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회사는 전망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그랩바디-B 플랫폼은 siRNA, ASO, 효소 등 다양한 치료 모달리티는 물론, 질환 유발 물질의 에피토프에 따라 특화된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 타깃 치료제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강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질병을 유발하는 단백질은 효소에 의해 절단되거나 구조가 변형되면서, 평소에는 드러나지 않던 새로운 에피토프가 노출된다"면서 "이러한 에피토프는 항체 치료제의 핵심 타깃이 되므로, 다양한 에피토프를 겨냥한 항체 개발이 가능하며, 결과적으로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현재 미국에서 임상시험 중인 파킨슨병 치료제 'ABL301'에도 그랩바디-B가 적용돼 있는 만큼, 그랩바디-B 플랫폼의 상업적 가치와 확장성은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