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7년 영국 외과의사 제임스 파킨슨(James Parkinson)이 처음으로 ‘떨리는 마비(shaking palsy)’를 설명했을 때, 그는 환자의 신체 움직임을 관찰하는 방식으로 병을 진단했다. 200년이 지난 지금도 대부분의 파킨슨병 전문가는 여전히 같은 방식으로 진단을 내린다. 즉, 환자의 뇌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신체 증상으로 유추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제대로 된 정보 없이 진단하는 셈이다.
이러한 이해 부족은 파킨슨병으로 인한 건강 부담을 가중시키는 주요 요인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현재 1,0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파킨슨병을 앓고 있으며, 발병률은 25년마다 두 배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클라우드의 막대한 연산 능력과 머신러닝(ML) 및 인공지능(AI)의 가속된 발전은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고 있다. 뇌에 대한 이해와 파킨슨병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밝혀냄으로써, 진단 속도를 높이고,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며 환자 스스로 치료 역량도 향상할 수 있다.
파킨슨병은 뇌에서 도파민을 생성하는 뉴런의 손실로 인해 발생하는 진행성 질환이다. 이 질환은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한다. 도파민은 운동 조절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이 병은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난다. 예를 들면, 몸의 경직, 팔 움직임 감소, 눈 깜빡임이나 표정 감소, 그리고 휴식 중인 상태에서의 떨림 등이 있다. 이 외에도 저혈압, 인지 저하, 우울, 불안, 환각, 망상 등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증상들도 나타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파킨슨병 환자는 특정 형태의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으며, 이는 파킨슨병이 미치는 질병의 영향 범위를 더욱 확장시킨다.
연구자들은 도파민 생성 뉴런의 기능을 멈추게 하는 원인을 아직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근본 원인을 치료할 수 없다. 대신 대부분의 치료법은 손실된 도파민을 대체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일시적으로 운동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지만, 병의 진행을 막을 수는 없다. 또한 도파민을 증가시켜 파킨슨병 증상을 개선하는 치료법은 치매나 본태성 진전증과 같은 유사한 신경 질환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오진도 심각한 문제다.
파킨슨병의 진정한 치료법을 찾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야 하며, 뇌에 대한 훨씬 더 깊고 정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치료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대규모 게놈 해독 통해 원인을 찾다
현재까지 파킨슨병 사례 중 약 15%는 유전자 내 결손이나 돌연변이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연구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DNA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이러한 유전적 연관성을 더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이는 파킨슨병에 대한 취약성을 식별하는 데 도움이 되는 유전자 마커를 밝혀내고, 조기 진단을 가능케 하며 치료 방향도 제시할 수 있다.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얼티마 지노믹스(Ultima Genomics)는 자사의 차세대 DNA 시퀀서를 위해 AWS에서 소프트웨어와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AI 모델을 학습시키고 있다. 이 확장 가능한 아키텍처는 한 사람의 유전체 전체를 시퀀싱하는 비용을 약 1,000달러에서 100달러 수준으로 낮췄다. 이를 통해 질병에 대한 유전적 이해를 넓히고, DNA 편집을 통한 유전자 치료법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
환자의 경험을 실질적인 데이터로 전환하다
파킨슨병은 증상과 환자 경험이 매우 다양하므로, 환자 스스로 참여가 의학적 이해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마이클 제이 폭스 재단(Michael J. Fox Foundation, 이하 MJFF)은 ‘파킨슨병 진행 마커 이니셔티브(Parkinson’s Progression Markers Initiative, 이하 PPMI)’라는 시민 과학 연구를 운영하고 있다.
해당 연구는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참여자 한 명당 매일 400만 개 이상의 데이터 포인트를 수집한다. PPMI는 움직임, 떨림, 수면의 질 등을 모니터링하고, 해당 데이터를 AWS에 안전하게 저장한다. 여기에 뇌 스캔, DNA, 생체 샘플, 임상 평가 정보를 결합하고, AI를 통해 패턴과 상관관계를 탐색할 수 있다.
MJFF의 CEO이자 공동 설립자인 데보라 W. 브룩스(Deborah W. Brooks)는 "우리는 스스로 데이터를 보고함으로써 질병에 대한 더 깊은 통찰을 제공할 수 있는 잠재적인 참여자 집단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이러한 표현형 데이터(phenotypic data)를 한 개인의 3테라바이트에 달하는 유전체 스캔 데이터와 결합하면, 파킨슨병 연구를 가속할 수 있는 빅데이터 연결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진단을 앞당기고 미래 치료법의 방향을 제시하는 바이오마커
지난해 PPMI는 척수액 분석을 통해 파킨슨병을 진단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를 발견했다. 이 새로운 검사는 파킨슨병 환자의 93%에서 발견되는 비정상적인 알파-시누클레인(alpha-synuclein) 단백질을 검출할 수 있다. 이는 조기 진단에 활용할 수 있는 객관적인 도구가 될 수 있으며, 치료가 겨냥해야 할 원인을 밝히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
알파-시누클레인 같은 단백질 외에도, 클라우드 데이터 분석과 AI를 활용한 다양한 바이오마커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아이코메트릭스(Icometrix)는 AI 기반 영상 분석 솔루션을 통해 뇌 조직의 부피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이러한 변화가 질병 진행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를 탐구하고 있다. 아이코메트릭스는 AWS 인프라를 기반으로 딥러닝 추론 파이프라인을 재구축함으로써 분석 정확도를 크게 높이는 동시에 연산 시간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치료 표적을 찾기 위한 뇌세포 지도화
파킨슨병을 더 깊이 이해하려면 뇌의 변화와 개인의 경험 사이의 연결고리를 밝혀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뇌에서 벌어지는 많은 활동은 여전히 MRI로도 관찰하기 어렵다. 약 2천억 개에 달하는 뇌세포의 변화를 시각화하고 분석하는 것은 앨런 연구소(Allen Institute)가 주도하는 대형 프로젝트 ‘브레인 놀리지 플랫폼(Brain Knowledge Platform)’의 주요 목표 중 하나다.
해당 플랫폼은 AWS 상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오픈소스 뇌세포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으며, AWS의 고성능 컴퓨팅 서비스와 아마존 세이지메이커(Amazon SageMaker) 같은 AI 및 머신러닝 도구를 결합해 다양한 뇌세포 유형의 특성을 해독하고, 신경 질환 진행에 따른 변화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
앨런 연구소 뇌과학부의 수석 연구원이자 박사인 에드 라인(Ed Lein)은 "브레인 놀리지 플랫폼을 통해 우리는 알츠하이머병에서 손상되기 쉬운 세포 집단의 특성, 기능, 소실 시 나타나는 결과 등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며, "이러한 세포들은 향후 퇴행을 막기 위한 치료의 표적이 될 수 있으며, 세포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는 새로운 치료법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모든 뇌 질환에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브레인 놀리지 플랫폼은 AWS 기반으로 전 세계 의사와 연구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개방형 신경학 데이터 레지스트리로 발전하고 있다. 이를 통해 파킨슨병과 같은 질환의 보다 정확한 진단을 가능하게 하고, 도파민 생성 뉴런의 손실로 이어지는 변화를 사전에 차단하는 새로운 치료법 개발의 기반이 될 수 있다.
환자 개개인의 뇌와 연동되는 AI 기반 DBS
환자의 뇌를 정밀하게 지도화하면 약물치료를 넘어서는 다양한 치료법이 가능해진다. 뇌심부자극술(DBS)은 선택된 뇌 영역에 정밀하게 전기 자극을 가하여 신경계 운동 질환을 치료하는 시술이다. AI와 클라우드는 이 치료법을 보다 정밀하고 덜 침습적으로 만들어, 더 많은 환자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여기에는 AI를 활용해 환자 개개인의 뇌 활동에 맞춰 자극 치료를 자동으로 조정하는 기술도 포함된다.
AI와 클라우드로 파킨슨병의 부담을 줄이다
파킨슨병의 부담을 줄이고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향에서 동시에 접근해야 한다. 파킨슨병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 조기 진단이 가능해지고, 더 다양한 치료법을 통해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향상할 수 있다. 사회적 인식 제고는 낙인을 없애고, 환자를 실질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기술에 관한 관심을 높인다. 임상시험과 연구 프로젝트를 통한 집단적 노력은 환자에게 주도권을 부여하고, 치료법 개발을 앞당기는 데 기여한다.
이 모든 영역에서 파킨슨병 환자, 가족, 간병인, 의료진의 노력을 통해 큰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 각 집단은 클라우드와 AI를 통해 더 많은 것을 실현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필자소개>
롤런드 일링(Rowland Illing) 박사는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최고 의료 책임자이자 글로벌 헬스케어 및 비영리 부문 디렉터다. 의료 서비스 제공자, 보험사, 헬스테크 기업 등 전 세계 헬스케어 및 비영리 고객을 위한 전략 수립과 협력 관계 구축을 총괄하고 있다. 특히 그는 인공지능 기술로 의료 형평성과 지속가능성 혁신을 주도하고, 헬스케어 조직이 환자 혜택을 위해 더 효과적으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롤런드 박사는 중재적 방사선 전문의로서 런던 유니버시티 칼리지 병원에서 수련했으며, 해당 기관의 중재적 종양학 서비스 디렉터를 역임했다. 현재는 런던 유니버시티 칼리지 외과 및 중재적 과학 부문 명예 부교수로 재직 중이며, 영국 왕립외과학회 회원이자 영국 의학 리더십 및 관리 교수진 펠로우다. 세계보건기구(WHO) 디지털 헬스 전문가 그룹과 유럽연합(EU) 인공지능 연합 회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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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7년 영국 외과의사 제임스 파킨슨(James Parkinson)이 처음으로 ‘떨리는 마비(shaking palsy)’를 설명했을 때, 그는 환자의 신체 움직임을 관찰하는 방식으로 병을 진단했다. 200년이 지난 지금도 대부분의 파킨슨병 전문가는 여전히 같은 방식으로 진단을 내린다. 즉, 환자의 뇌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신체 증상으로 유추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제대로 된 정보 없이 진단하는 셈이다.
이러한 이해 부족은 파킨슨병으로 인한 건강 부담을 가중시키는 주요 요인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현재 1,0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파킨슨병을 앓고 있으며, 발병률은 25년마다 두 배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클라우드의 막대한 연산 능력과 머신러닝(ML) 및 인공지능(AI)의 가속된 발전은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고 있다. 뇌에 대한 이해와 파킨슨병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밝혀냄으로써, 진단 속도를 높이고,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며 환자 스스로 치료 역량도 향상할 수 있다.
파킨슨병은 뇌에서 도파민을 생성하는 뉴런의 손실로 인해 발생하는 진행성 질환이다. 이 질환은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한다. 도파민은 운동 조절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이 병은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난다. 예를 들면, 몸의 경직, 팔 움직임 감소, 눈 깜빡임이나 표정 감소, 그리고 휴식 중인 상태에서의 떨림 등이 있다. 이 외에도 저혈압, 인지 저하, 우울, 불안, 환각, 망상 등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증상들도 나타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파킨슨병 환자는 특정 형태의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으며, 이는 파킨슨병이 미치는 질병의 영향 범위를 더욱 확장시킨다.
연구자들은 도파민 생성 뉴런의 기능을 멈추게 하는 원인을 아직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근본 원인을 치료할 수 없다. 대신 대부분의 치료법은 손실된 도파민을 대체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는 일시적으로 운동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지만, 병의 진행을 막을 수는 없다. 또한 도파민을 증가시켜 파킨슨병 증상을 개선하는 치료법은 치매나 본태성 진전증과 같은 유사한 신경 질환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오진도 심각한 문제다.
파킨슨병의 진정한 치료법을 찾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야 하며, 뇌에 대한 훨씬 더 깊고 정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치료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대규모 게놈 해독 통해 원인을 찾다
현재까지 파킨슨병 사례 중 약 15%는 유전자 내 결손이나 돌연변이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연구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DNA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이러한 유전적 연관성을 더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이는 파킨슨병에 대한 취약성을 식별하는 데 도움이 되는 유전자 마커를 밝혀내고, 조기 진단을 가능케 하며 치료 방향도 제시할 수 있다.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얼티마 지노믹스(Ultima Genomics)는 자사의 차세대 DNA 시퀀서를 위해 AWS에서 소프트웨어와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AI 모델을 학습시키고 있다. 이 확장 가능한 아키텍처는 한 사람의 유전체 전체를 시퀀싱하는 비용을 약 1,000달러에서 100달러 수준으로 낮췄다. 이를 통해 질병에 대한 유전적 이해를 넓히고, DNA 편집을 통한 유전자 치료법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
환자의 경험을 실질적인 데이터로 전환하다
파킨슨병은 증상과 환자 경험이 매우 다양하므로, 환자 스스로 참여가 의학적 이해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마이클 제이 폭스 재단(Michael J. Fox Foundation, 이하 MJFF)은 ‘파킨슨병 진행 마커 이니셔티브(Parkinson’s Progression Markers Initiative, 이하 PPMI)’라는 시민 과학 연구를 운영하고 있다.
해당 연구는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참여자 한 명당 매일 400만 개 이상의 데이터 포인트를 수집한다. PPMI는 움직임, 떨림, 수면의 질 등을 모니터링하고, 해당 데이터를 AWS에 안전하게 저장한다. 여기에 뇌 스캔, DNA, 생체 샘플, 임상 평가 정보를 결합하고, AI를 통해 패턴과 상관관계를 탐색할 수 있다.
MJFF의 CEO이자 공동 설립자인 데보라 W. 브룩스(Deborah W. Brooks)는 "우리는 스스로 데이터를 보고함으로써 질병에 대한 더 깊은 통찰을 제공할 수 있는 잠재적인 참여자 집단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이러한 표현형 데이터(phenotypic data)를 한 개인의 3테라바이트에 달하는 유전체 스캔 데이터와 결합하면, 파킨슨병 연구를 가속할 수 있는 빅데이터 연결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진단을 앞당기고 미래 치료법의 방향을 제시하는 바이오마커
지난해 PPMI는 척수액 분석을 통해 파킨슨병을 진단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를 발견했다. 이 새로운 검사는 파킨슨병 환자의 93%에서 발견되는 비정상적인 알파-시누클레인(alpha-synuclein) 단백질을 검출할 수 있다. 이는 조기 진단에 활용할 수 있는 객관적인 도구가 될 수 있으며, 치료가 겨냥해야 할 원인을 밝히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
알파-시누클레인 같은 단백질 외에도, 클라우드 데이터 분석과 AI를 활용한 다양한 바이오마커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아이코메트릭스(Icometrix)는 AI 기반 영상 분석 솔루션을 통해 뇌 조직의 부피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이러한 변화가 질병 진행과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를 탐구하고 있다. 아이코메트릭스는 AWS 인프라를 기반으로 딥러닝 추론 파이프라인을 재구축함으로써 분석 정확도를 크게 높이는 동시에 연산 시간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치료 표적을 찾기 위한 뇌세포 지도화
파킨슨병을 더 깊이 이해하려면 뇌의 변화와 개인의 경험 사이의 연결고리를 밝혀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뇌에서 벌어지는 많은 활동은 여전히 MRI로도 관찰하기 어렵다. 약 2천억 개에 달하는 뇌세포의 변화를 시각화하고 분석하는 것은 앨런 연구소(Allen Institute)가 주도하는 대형 프로젝트 ‘브레인 놀리지 플랫폼(Brain Knowledge Platform)’의 주요 목표 중 하나다.
해당 플랫폼은 AWS 상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오픈소스 뇌세포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으며, AWS의 고성능 컴퓨팅 서비스와 아마존 세이지메이커(Amazon SageMaker) 같은 AI 및 머신러닝 도구를 결합해 다양한 뇌세포 유형의 특성을 해독하고, 신경 질환 진행에 따른 변화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
앨런 연구소 뇌과학부의 수석 연구원이자 박사인 에드 라인(Ed Lein)은 "브레인 놀리지 플랫폼을 통해 우리는 알츠하이머병에서 손상되기 쉬운 세포 집단의 특성, 기능, 소실 시 나타나는 결과 등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며, "이러한 세포들은 향후 퇴행을 막기 위한 치료의 표적이 될 수 있으며, 세포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는 새로운 치료법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모든 뇌 질환에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브레인 놀리지 플랫폼은 AWS 기반으로 전 세계 의사와 연구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개방형 신경학 데이터 레지스트리로 발전하고 있다. 이를 통해 파킨슨병과 같은 질환의 보다 정확한 진단을 가능하게 하고, 도파민 생성 뉴런의 손실로 이어지는 변화를 사전에 차단하는 새로운 치료법 개발의 기반이 될 수 있다.
환자 개개인의 뇌와 연동되는 AI 기반 DBS
환자의 뇌를 정밀하게 지도화하면 약물치료를 넘어서는 다양한 치료법이 가능해진다. 뇌심부자극술(DBS)은 선택된 뇌 영역에 정밀하게 전기 자극을 가하여 신경계 운동 질환을 치료하는 시술이다. AI와 클라우드는 이 치료법을 보다 정밀하고 덜 침습적으로 만들어, 더 많은 환자가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여기에는 AI를 활용해 환자 개개인의 뇌 활동에 맞춰 자극 치료를 자동으로 조정하는 기술도 포함된다.
AI와 클라우드로 파킨슨병의 부담을 줄이다
파킨슨병의 부담을 줄이고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향에서 동시에 접근해야 한다. 파킨슨병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 조기 진단이 가능해지고, 더 다양한 치료법을 통해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향상할 수 있다. 사회적 인식 제고는 낙인을 없애고, 환자를 실질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기술에 관한 관심을 높인다. 임상시험과 연구 프로젝트를 통한 집단적 노력은 환자에게 주도권을 부여하고, 치료법 개발을 앞당기는 데 기여한다.
이 모든 영역에서 파킨슨병 환자, 가족, 간병인, 의료진의 노력을 통해 큰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 각 집단은 클라우드와 AI를 통해 더 많은 것을 실현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필자소개>
롤런드 일링(Rowland Illing) 박사는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최고 의료 책임자이자 글로벌 헬스케어 및 비영리 부문 디렉터다. 의료 서비스 제공자, 보험사, 헬스테크 기업 등 전 세계 헬스케어 및 비영리 고객을 위한 전략 수립과 협력 관계 구축을 총괄하고 있다. 특히 그는 인공지능 기술로 의료 형평성과 지속가능성 혁신을 주도하고, 헬스케어 조직이 환자 혜택을 위해 더 효과적으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롤런드 박사는 중재적 방사선 전문의로서 런던 유니버시티 칼리지 병원에서 수련했으며, 해당 기관의 중재적 종양학 서비스 디렉터를 역임했다. 현재는 런던 유니버시티 칼리지 외과 및 중재적 과학 부문 명예 부교수로 재직 중이며, 영국 왕립외과학회 회원이자 영국 의학 리더십 및 관리 교수진 펠로우다. 세계보건기구(WHO) 디지털 헬스 전문가 그룹과 유럽연합(EU) 인공지능 연합 회원으로도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