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 열풍과 급여 환수 논란으로 양압기 시장이 때 아닌 수난을 겪고 있다. 일부 환자들 사이에서 양압기의 사용방법이 다소 불편하고 비용이 부담된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이같은 난관을 업계가 어떻게 극복할지 관심이 쏠린다.
양압기는 잠잘 때 사용하는 2등급 의료기기로, 자는 동안 기도 폐쇄 등으로 갑자기 호흡을 멈추는 수면무호흡증이나 코골이를 치료할 때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양압기를 통해 기도에 일정한 기압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증상을 완화하는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약물로 승인 받은 치료법은 아직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런 가운데 지난 6월 양압기 회사 레즈메드는 다국적 제약사 일라이릴리 때문에 주가가 급락하는 위기를 겪었다. 국내외에서 위고비‧삭센다 등 비만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일라이릴리가 비만치료제 ‘젭바운드’의 성분인 ‘티르제파타이드’에 대한 임상 실험에서 수면무호흡증 중증도가 감소한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티르제파타이드는 릴리의 비만치료제 젭바운드와 당뇨병치료제 ‘마운자로’의 주성분으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췌장의 글루카곤 분비를 억제함으로써 혈당과 식욕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글루카곤펩타이드(GLP)-1 계열 약물이다. 음식을 섭취해 체내 혈당이 일시적으로 증가할 때 GLP-1 유사체 투약을 통해 혈당을 억제하고 식욕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이로써 FDA으로부터 티르제파타이드 성분의 새로운 적응증 추가 기대감이 커졌고, 릴리는 수면무호흡증 치료제로의 승인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가에서 티르제파타이드가 수면호흡장애 치료제로 승인되면 다소 불편한 양압기보다 해당 약물에 대한 수여가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지난 6월24일 양압기 회사 ‘레즈메드’와 수면호흡장애 치료장비 제조사 ‘인스파이어 메디컬 시스템(INSP)’ 주가가 각각 12%, 17% 가까이 급락했다.
지난 7월에는 국내에서 비만약 유행을 몰고온 노보 노디스크 ‘위고비’의 성분 ‘세마글루타이드’보다 젭바운드의 성분 티르제파타이드의 체중 감량 효과가 더 크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위고비를 비롯한 비만약 열풍이 양압기 시장을 위협하는 상황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지난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양압기를 둘러싼 ‘급여 환수’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환자가 해외 출장이나 여행 등으로 출국 시 수면무호흡증을 관리하기 위해 사용하는 양압기에 대한 건강보험 요양비 급여가 정지되면서 불편을 겪고 있다는 내용이다.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검토한 결과, 2020년부터 올해 6월까지 양압기 관련 요양비 환수 고지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2월부터 3개월 미만 출국자에 대한 요양비 환수 제도가 시행되면서, 올해 상반기에만 1만7813건에 달하는 환수 고지가 이뤄졌으며, 금액도 약 4억5000만원에 달했다는 것. 이는 2020년의 255건, 약 1567만원에 비해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인 수준이다.
김예지 의원은 “수면 무호흡증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양압기는 생명을 유지하는 필수적인 기기로 잠을 자는 동안 기도를 열어주는 역할을 해 무호흡 상태를 방지함으로써 환자의 생명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며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방해뿐만 아니라 고혈압, 치매 등 합병증까지 야기할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인데, 치료를 위해 양압기를 사용하는 분들이 해외 출장 등 출국 시 요양비가 환수된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의료기기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매일 꾸준히 사용해야 하며, 이를 중단하면 건강에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에도, 해외 출국 기간 동안 요양급여가 중지되는 현행 규정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환수 조치된 이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민원이 있었다”며 “양압기도 출국기간 동안 사용해야 하는데 다른 방법은 없겠나”라고 건보공단 정기석 이사장에게 질의했다. 이에 정 이사장은 “검토해서 환수가 없도록 하겠다”며 “본인이 소지하고 사용한 경우는 적용돼야 한다”고 답했다.
이후 건보공단은 보건복지위원회에 제출한 서면질의 답변서를 통해 “법 제54조(급여의 정지)에 따라 양압기 대여 후 출국 시 출국 다음날부터 입국 전날까지 체류목적 및 기간에 관계없이 급여 정지 기간에 해당돼 이미 지급된 요양비를 환수하고 있다”며 “요양기관이 아닌 곳에서 재가치료를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요양비 급여제도 취지 및 하루도 빠짐없이 기기 사용이 필요한 환자의 특수성, 국외체류기간 등을 고려해 출국 중 양압기 요양비 지원 방안을 보건복지부와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초 필립스, 레즈메드는 자사의 수입 양압기가 건강상 위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리콜을 진행하는 등 홍역을 치룬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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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약 열풍과 급여 환수 논란으로 양압기 시장이 때 아닌 수난을 겪고 있다. 일부 환자들 사이에서 양압기의 사용방법이 다소 불편하고 비용이 부담된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이같은 난관을 업계가 어떻게 극복할지 관심이 쏠린다.
양압기는 잠잘 때 사용하는 2등급 의료기기로, 자는 동안 기도 폐쇄 등으로 갑자기 호흡을 멈추는 수면무호흡증이나 코골이를 치료할 때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양압기를 통해 기도에 일정한 기압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증상을 완화하는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약물로 승인 받은 치료법은 아직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런 가운데 지난 6월 양압기 회사 레즈메드는 다국적 제약사 일라이릴리 때문에 주가가 급락하는 위기를 겪었다. 국내외에서 위고비‧삭센다 등 비만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일라이릴리가 비만치료제 ‘젭바운드’의 성분인 ‘티르제파타이드’에 대한 임상 실험에서 수면무호흡증 중증도가 감소한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티르제파타이드는 릴리의 비만치료제 젭바운드와 당뇨병치료제 ‘마운자로’의 주성분으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췌장의 글루카곤 분비를 억제함으로써 혈당과 식욕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글루카곤펩타이드(GLP)-1 계열 약물이다. 음식을 섭취해 체내 혈당이 일시적으로 증가할 때 GLP-1 유사체 투약을 통해 혈당을 억제하고 식욕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이로써 FDA으로부터 티르제파타이드 성분의 새로운 적응증 추가 기대감이 커졌고, 릴리는 수면무호흡증 치료제로의 승인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가에서 티르제파타이드가 수면호흡장애 치료제로 승인되면 다소 불편한 양압기보다 해당 약물에 대한 수여가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지난 6월24일 양압기 회사 ‘레즈메드’와 수면호흡장애 치료장비 제조사 ‘인스파이어 메디컬 시스템(INSP)’ 주가가 각각 12%, 17% 가까이 급락했다.
지난 7월에는 국내에서 비만약 유행을 몰고온 노보 노디스크 ‘위고비’의 성분 ‘세마글루타이드’보다 젭바운드의 성분 티르제파타이드의 체중 감량 효과가 더 크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위고비를 비롯한 비만약 열풍이 양압기 시장을 위협하는 상황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지난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양압기를 둘러싼 ‘급여 환수’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환자가 해외 출장이나 여행 등으로 출국 시 수면무호흡증을 관리하기 위해 사용하는 양압기에 대한 건강보험 요양비 급여가 정지되면서 불편을 겪고 있다는 내용이다.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검토한 결과, 2020년부터 올해 6월까지 양압기 관련 요양비 환수 고지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2월부터 3개월 미만 출국자에 대한 요양비 환수 제도가 시행되면서, 올해 상반기에만 1만7813건에 달하는 환수 고지가 이뤄졌으며, 금액도 약 4억5000만원에 달했다는 것. 이는 2020년의 255건, 약 1567만원에 비해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인 수준이다.
김예지 의원은 “수면 무호흡증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양압기는 생명을 유지하는 필수적인 기기로 잠을 자는 동안 기도를 열어주는 역할을 해 무호흡 상태를 방지함으로써 환자의 생명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며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방해뿐만 아니라 고혈압, 치매 등 합병증까지 야기할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인데, 치료를 위해 양압기를 사용하는 분들이 해외 출장 등 출국 시 요양비가 환수된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의료기기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매일 꾸준히 사용해야 하며, 이를 중단하면 건강에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에도, 해외 출국 기간 동안 요양급여가 중지되는 현행 규정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환수 조치된 이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민원이 있었다”며 “양압기도 출국기간 동안 사용해야 하는데 다른 방법은 없겠나”라고 건보공단 정기석 이사장에게 질의했다. 이에 정 이사장은 “검토해서 환수가 없도록 하겠다”며 “본인이 소지하고 사용한 경우는 적용돼야 한다”고 답했다.
이후 건보공단은 보건복지위원회에 제출한 서면질의 답변서를 통해 “법 제54조(급여의 정지)에 따라 양압기 대여 후 출국 시 출국 다음날부터 입국 전날까지 체류목적 및 기간에 관계없이 급여 정지 기간에 해당돼 이미 지급된 요양비를 환수하고 있다”며 “요양기관이 아닌 곳에서 재가치료를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요양비 급여제도 취지 및 하루도 빠짐없이 기기 사용이 필요한 환자의 특수성, 국외체류기간 등을 고려해 출국 중 양압기 요양비 지원 방안을 보건복지부와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올해 초 필립스, 레즈메드는 자사의 수입 양압기가 건강상 위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리콜을 진행하는 등 홍역을 치룬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