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계 퇴행질환 치매·뇌졸중·파킨슨병, 조기진단 치료 통해 삶의 질 개선
[전문의 인터뷰] 청도 대남병원 신경과 박현정 과장
입력 2025.03.07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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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인터뷰] 청도 대남병원 신경과 박현정 과장

노화에 따라 인지기능이 저하되고 매년 경도인지장애 환자 중에 10%는 경도인지장애가 알츠하이머병이나 다른 형태의 치매로 진행되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의학저널 ‘Journal of Cognitive Enhancement’에 경도인지장애 환자도 게임과 퍼즐, 독서를 통해 인지기능의 저하를 늦출 수 있다는 논문이 게재되기도 했다. 미국 내 치매 환자가 현재 6백만여 명에 달하고 2060년에는 1,400만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인지기능의 저하를 늦추기 위해 1주일에 서너 차례 이상 게임이나 독서 등 인지 자극을 주는 활동을 할 필요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파킨슨병 역시 치매와 같이 현 시점에서 완치는 어렵지만 적극적인 조기 진단과 대증 치료를 통하여 삶의 질을 의미 있는 수준으로 개선할 수 있다. 청도 대남병원 신경과 박현정 과장을 통해 파킨슨병 전반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본다 <편집자>


삶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이 노년에 인지능력의 저하를 감소시킬 수 있다는데 근거는 무엇인가?.

국제 학술지 ‘Aging & Mental Health’에 흰머리와 주름, 건망증 등 노화에 따른 변화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과 그런 변화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노년의 인지능력에 차이가 난다는 실험 결과가 게재됐다.
노년은 인생의 내리막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처럼 노년의 삶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노년에 신체 기능과 인지 기능이 빠르게 저하되는 반면 노년에도 활동적인 삶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처럼 노년의 삶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건강과 웰빙에 도움이 되는 행동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최근 노년의 삶에 대한 시각의 차이가 인지능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확인하기 위해 치매나 다른 인지장애가 없고 독립된 생활을 하는 65세 이상의 노인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나이가 들면 활력이 떨어진다’ 등 노년의 신체건강과 정신건강, 인지기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파악할 수 있는 문장에 대해 긍정하는 정도를 조사하고 7일간 인지능력과 10년간 인지능력이 저하된 정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노년의 삶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정도가 높을수록 자신의 인지능력이 높고 10년간 인지능력이 떨어진 정도가 덜하다고 생각했으며 노년의 삶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정도가 심할수록 자신의 인지능력이 낮고 10년간 인지능력이 현저하게 저하됐다고 생각했다.

혈관 건강에 좋은 습관이 파킨슨병 뇌졸중 치매 발병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중년에 활동적인 생활방식과 적절한 영양 섭취 등 심혈관 건강에 좋은 습관을 유지하면 노년에 뇌졸중과 치매, 파킨슨병 노년기 우울증 발병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활동적인 생활방식과 적절한 영양섭취, 금연, 충분한 수면, 체중과 혈압, 콜레스테롤 수치, 혈당 조절 등 미국 심장협회의 ‘Life's Essential 8’ 수칙을 지키면 뇌 건강에 어떤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평균 56세의 중년층 31만6,127명을 ‘Life's Essential 8’ 수칙을 지키는 정도에 따라 세 그룹으로 분류하고 뇌졸중이나 치매, 노년기 우울증 발생률을 비교했다.
그 결과 ‘Life's Essential 8’ 수칙을 잘 지키는 그룹은 뇌졸중이나 치매, 노년기 우울증 발생률이 0.7%이고 ‘Life's Essential 8’ 수칙을 지키는 정도가 중간 수준인 그룹 뇌졸중이나 치매, 노년기 우울증 발생률이 1.2%였으며 ‘Life's Essential 8’ 수칙을 지키지 않는 그룹은 뇌졸중이나 치매, 노년기 우울증 발생률이 1.8%였다.
나이와 성별, 인종 등 뇌졸중이나 치매, 노년기 우울증 발병 위험에 영향을 주는 인자를 조절한 후 ‘Life's Essential 8’ 수칙을 지키지 않는 그룹은 ‘Life's Essential 8’ 수칙을 잘 지키는 그룹에 비해 뇌졸중이나 치매, 노년기 우울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2배 이상 증가했고 ‘Life's Essential 8’ 수칙을 지키는 정도가 중간 수준인 그룹은 ‘Life's Essential 8’ 수칙을 잘 지키는 그룹에 비해 뇌졸중이나 치매, 노년기 우울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다.

                                   

파킨슨병의 발생기전과 주요 증상에 무엇인가?

파킨슨병의 증상은 크게 운동증상과 비운동증상으로 나눌 수 있다. 운동증상은 운동완만, 경축, 안정시 떨림 그리고 보행 및 균형장애가 특징적이다. 반면 비운동증상은 다양하고 복합적인데 크게 인지/감정, 감각, 자율신경, 수면으로 나눌 수 있다. 비운동증상이 운동증상보다 수 년 선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느리게 진행하며 전형적이지 않아 인지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리고 파킨슨병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나 발생 시 파킨슨병의 위험이 높은 대표적 비운동증상으로 렘수면장애가 있다. 수면다원검사로 확인된 특발성 렘수면장애가 있을 경우 90% 이상에서 파킨슨병 또는 연관된 시누클레인병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실제 파킨슨병 환자의 30~50%가 렘수면장애를 가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떨림이 가장 먼저 나타나는 증상으로 흔히 알려져 있으나 약 20%에서는 초기 떨림이 없으며 대부분 설명하기 모호한 통증, 불편감 등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파킨슨병의 진단은 어떻게 이뤄지는지

파킨슨병의 진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병력청취와 진찰 소견이다. 임상적 진단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우선 파킨슨증 소견을 보여야 하는데 이는 운동완만에 떨림과 경직 중 1가지 이상이 동반된 것을 뜻한다. 파킨슨증 환자에서 진찰 소견에 근거한 확정 진단은 4가지 보조 진단 기준, (1) 안정시 떨림, (2) 도파민 치료에 뚜렷한 호전, (3) 레보도파 유발 이상운동증, (4) 요오드-123-메타요오드벤질구아니딘 심근신티그램 검사상 교감신경 손상, 중 2가지 이상을 보일 때 가능하다. 환자의 증상이 약물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있거나 다른 질환을 시사하는 동반 증상이 있을 경우 이차성 파킨슨 증후군과 비전형 파킨슨 증후군을 고려해야 한다. 이때 도파민 운반체 영상이 도움이 될 수 있는데, 이는 기저핵의 도파민 운송체에 부착하는 방사성 추적 물질을 이용하여 기능의 손상 정도를 알아보는 검사이다. 파킨슨증 환자에서 흑색질 손상을 감지하는데 민감도와 특이도가 매우 높아 특발성 진전과 파킨슨병의 감별에 사용할 수 있으며 진찰상 파킨슨증이 명확하지 않을 때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파킨슨병과 유사하게 도파민 운반체 기능 장애를 보이는 다발계통위축증, 진행성핵상마비와 같은 파킨슨증후군과의 감별에는 이용할 수 없다. 자기공명영상은 일반적으로 진단에 도움이 되지 않으나 진행성핵상마비와 같이 특징적인 영상 소견이 있거나 뇌혈관질환에 의한 영향을 파악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

파킨슨병은 어떤 치료과정을 거치게 되나,

파킨슨병 치료를 위한 항파킨슨 약제의 연구 및 개발은 현재까지도 다양하게 시도 및 진행되고 있는데 충분한 과학적 근거와 임상적 경험을 갖춘 약으로는 레보도파, 도파민작용제, MAO-B억제제, catechol-O-methyltransferase (COMT)억제제, 항콜린성제제, 아만타딘이 있다. 파킨슨병 환자를 처음 진단하였을 때 약물 치료를 시작하는 시점은 개별 환자들이 기능적, 사회적 관계의 곤란함을 경험하기 시작하는 시기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 좋다. 연령과 임상 양상의 정도가 주요 기준이 되며 기타 직업 환경, 인지 및 행동장애 유무, 동반 질환 등 다양한 요소에 대한 고려를 바탕으로 맞춤형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핵심이다. 역사적으로 약물 치료 시작을 진단 초기에 시작하는 것이 좋을지, 아니면 증상이 어느 정도 진행되는 시점까지 최대한 지연시키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질문들이 꾸준히 있어 왔다. 특히 도파민 약제의 신경독성에 대한 연구 결과들이 보고되면서 이에 대한 지속적인 논란 및 의문은 학문적 논쟁을 불러 일으키기도 하였다.

약물 부작용과 바람직한 대처법은?  

도파민 약제를 복용하는 파킨슨병 환자에서 약 20% 수준까지 비교적 흔하게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은 어지럼증과 오심 구토증세인데 말초에서 레보도파의 도파민 전환에 의한 위장관 운동저하로 발생한다. 도파민 전환효소억제제인 carbidopa나 benserazide 혼합제제를 사용하는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증상 조절을 위해서는 도파민 약제를 천천히 증량하거나 필요 시 식사와 함께 복용하도록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레보도파는 음식물, 특히 단백질 성분과 경쟁적 흡수가 이루어지면서 70% 정도까지 흡수율이 저하될 수 있기 때문이다.
파킨슨병 치료 과정 중 발생하는 정신증상에는 망상, 환시 등이 대표적이며, 많은 경우 60%까지 발생할 수 있고 인지저하가 있는 경우에는 75%까지 관찰되는 등 발생률이 낮지 않다. 
충동조절장애 역시 주로 도파민작용제에 의하여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나 레보도파나 기타 제제에 의해서도 발생 가능하며, 파킨슨병 환자의 14~60% 수준에서 관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박적 쇼핑, 섭식, 도박 그리고 과도한 성충동 등을 특징으로 하며, 위험인자로는 조기 발병, 남성, 과거 우울증이나 물질 중독, 충동조절장애의 병력 및 가족력이 있는 경우 그리고 렘수면장애나 이상운동증 등이 있으므로 해당 요인이 있는 환자의 경우에는 치료에 주의를 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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