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전문의 인터뷰 아주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김범택 교수
비만 넘어 심혈관계 질환까지 잡은 ‘세마글루티드’ 인기
입력 2025.04.02 06:00 수정 2025.04.02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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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택 아주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비만은 체지방이 건강을 해칠 수 있을 정도로 과도하게 축적된 상태를 가리키는 만성적이고 복합적인 질환이다비만 인구는 꾸준히 증가해, 2022년 기준 전 세계 10억 명이 넘는 사람이 비만인 상태로 추정된다또한 매년 심혈관 질환당뇨병 등 비감염성 만성질환으로 사망하는 4100만 명 중 500만 명이 25kg/m² 이상의 높은 BMI와 관련된 요인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러한 가운데 전세계적인 열풍의 주인공 위고비(세마글루티드)’가 국내에 정식 출시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에 본지는 국내 비만 분야 전문가인 아주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김범택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차세대 비만 치료제 세마글루티드의 도입 배경과 임상적 의의에 대해 알아봤다.  <편집자>

 

Q. 세마글루티드가 한국에도 도입됐는데그간 비만 치료 환경은 어떻게 달라졌나?

과거 한국에서는 비만을 질병보다는 미용 측면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았다하지만 심장 질환뇌졸중 같은 노인성 만성질환이나 치매 등이 증가하면서 치료 환경이 크게 달라졌다기존에는 혈압약이나 당뇨약을 개별 질환 별로 처방하는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질환을 예방하고  완화하기 위해 체중을 관리하는 환자들이 많아졌다.

 

진료과별 접근 방식도 변화했다옛날에는 정신 질환 치료제로 인한 체중 증가를 어쩔  없는 것으로 여겼지만최근에는 정신과에서도 처방 의뢰를 많이 한다특히 여성 정신 질환 환자  체중 증가에 민감해  복용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았는데실제로 비만 치료제를 복용하며 정신 질환 치료제의 약물 순응도가 개선돼 치료 효과가 좋아지는 분들도 있다.

정형외과에서도 무릎 통증을 치료하기  체중을 먼저 관리하라고 권하고심혈관계 질환 분야 전문의들도 스텐트 시술  생활습관 관리의 하나로 체중 관리를 권장한다

특히 세마글루티드가 SELECT 연구를 통해 확증된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성인 비만 환자의 주요 심혈관계 위험을 감소하는 유일한 비만 치료제로 허가받으면서심혈관계 질환 병력이나 위험성이 있는 환자의 수요가 많이 증가했다.

 

Q. 기존 비만 치료제 대비 세마글루티드가 가지고 있는 차별화된 장점은 무엇인지?

기존 치료법의 가장  한계점은 단기적으로 체중을 감량할  있어도 장기적으로 유지가 어려웠다는 점이다대개 체중의 5~10% 감량하는 것이 치료 목표였는데 정도 감량으로는 환자의 만족도가 낮았고 리바운드 현상도 나타났다

비만대사 수술을 통해 약물치료보다 높은 수준으로 체중을 감량할  있었지만평생 식사를 조절해야 하고 골다공증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있었다더욱이 이전 비만 치료제에서 심혈관 질환이나  발생 위험과 같은 안전성 문제가 발견되기도 했다.

리라글루티드도 당뇨 치료에 사용할 때는 심혈관계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비만 환자에서는  효과가 확실하지 않았다반면 세마글루티드는 SELECT 연구를 통해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환자에서도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다.

 

Q. 동아시아인을 대상으로 한 STEP 7 11 임상연구에 참여하셨는데글로벌 임상과 비교할 때 한국인에게서 어떤 차이가 확인됐나?

STEP 1, 2 서양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것과 달리, STEP 7 11 동아시아인을 대상으로 진행됐다보통 기저치 체중이 높을수록 감량 효과가  좋게 나타나는데, 동양인은 서양인보다 기저 체중이 낮으므로 비슷한 효과를 보일지가 의문이었다체중이 지나치게 감량됨으로 인한 우려도 있었다따라서  가지를 모두 고려해기존 연구 기간인 68주보다 단축된 44주간 연구를 진행했다.

STEP 7 11연구 결과, 44 차에 세마글루티드군의 체중이 각각 평균 12.1%, 16.0% 감소했다이는 서양인을 대상으로  STEP 1 연구에서 44주차에 평균 14%대의 감소율을 보인 것과 비슷한 효과다

이상반응도 거의 없어안전성 프로파일도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 중요한점은 리라글루티드와 달리 체중 감량 효과에 대한 개인 간의 편차가 훨씬 적었다는 점이다실제 제가 진료한 환자들도 대부분 임상연구와 유사한 체중 감량 효과를 경험했다.

아울러 환자들의 투약 순응도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쉽게 말하면환자들이 더욱 편리하다고 느끼는 것이다리라글루티드는 매일 투여해야 하다 보니자주 잊어버리거나 적절하게 투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반면 세마글루티드는 일주일에   투여하기 때문에 투약 순응도가 굉장히 좋다 잘못 주사할  생기는 주사 부위 통증이나 출혈이 거의 없다는 것도 장점이다.

 

Q. 세마글루티드가 심혈관계 위험을 감소시키는 기전은 무엇인가?

비만이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하는 이유는 단순히 혈압혈당콜레스테롤 상승 때문만이 아니다비만은 동맥경화성 질환을 일으키는 많은 원인과 관계 있는데대표적으로 전신의 염증 상태를 유발한다류마티스 관절염이나 염증성 장질환 환자에서 심혈관 질환 위험이 커지는 것처럼비만 환자에서도 지방세포가 TNF-알파인터루킨-1  다양한 염증성 물질을 분비한다이로 인해 혈압 높지 않고 당뇨가 없더라도 혈관에 문제가 생길  있다.

특히 비만 환자에서는 고감도 CRP(C-reactive protein) 같은 염증 지표가 상승하는데세마글루티드는 이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또한 비만은 혈전 생성을 촉진하는 기전을 활성화하는데체중 감량으로 이러한 위험을 줄일  있다.

 

Q. 한국인 환자에도 세마글루티드가 심혈관계 질환 위험 감소 효과를 보일 것으로 보는지?

그렇다한국인 환자가 포함된 대규모 임상연구가 STEP 3, 7, 11인데여러 지표가 일관되게 좋게 나타났다.  특히 유의할 만한 점은 STEP 11 연구에서 처음으로 동양인 특성을 고려해 BMI 기준을  연구 대비 낮추어서 살펴보았다는 점이다기존 연구에서는 BMI 30 kg/m2 이상이거나 27 kg/m2 이상이면서 심혈관계 질환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했다면, STEP 11연구에서는 동반질환과 관계없이 BMI 25 kg/m2 이상인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자세한 결과는 아직 발표되기 전이지만한국인도 세마글루티드를 안전하게 사용할  있다는 점은 충분히 확인됐다.

 

Q. 세마글루티드의 심혈관계 위험 감소 효과를 고려했을 때어떤 환자에게 특히 유용할 것이라고 보는지?

심혈관계 질환은 비만 환자에서 흔히 발생하는데, 일부 환자는 약물이나 스텐트 시술만으로 치료 효과를 충분히 보지 못한다고 느낀다그래서 건강상태가 근본적으로 개선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상담하곤 하는데세마글루티드는 이런 환자에게 매우 적합하다심혈관계 질환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운동 능력도 증가하고코골이 같은 수면 문제도 개선되어 전반적인 삶의 질이 높아질  있다.

 

Q. 세마글루티드 투여를 중단할 경우 리바운드 현상이 나타난다는 의견도 있는데.

20주간 세마글루티드를 투여한  유지요법을 지속한 환자군과 위약군 간의 체중 감량 효과를 비교한 STEP 4 연구에 따르면, 세마글루티드 투여를 중단한  체중이 다시 증가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종료 시점인 68주까지 기저치보다 낮은 수준으로 유지됐다.

무엇보다 리바운드 현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생활습관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세마글루티드는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투여할  매우 효과적인 도구다실제로 생활습관 관리가  되지 않은 환자들은 약물 효과도 충분히 나타나지 않았다.

 

Q. 실제 환자에서도 세마글루티드의 체중 감량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됐는지?

그렇다세마글루티드 출시 전까지 리라글루티드를 사용했는데세마글루티드는 리라글루티드에 대비 체중 감량 효과가  획기적으로 개선됐다거의 90% 환자가 5% 이상, 3분의 2 10% 이상절반은 15% 이상 체중을 감량하고심지어 3분의 1 20%까지도 빠진다다만 미용 목적의 사용은 매우 위험하므로적응증에 맞지 않는 사람이 이를 처방받지 못하도록 전문의가  진단하고 관리해야 한다.

비만전문가인 아주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김범택 교수가  차세대 비만 치료제 세마글루티드의 도입 배경과 임상적 의의에 대해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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