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항암 신약을 목표로 달려온 HLB가 또다시 미국 FDA로부터 보완요청서(CRL)를 받았다. 이번이 두 번째 보완요청이다.
HLB 진양곤 회장은 21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충분히 준비했고, 예상 밖의 결과였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업계와 투자자 사이에서는 "예상하지 못했다는 해명이 오히려 우려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반복된 승인 실패에도 명확한 전략 수정이나 내부 책임에 대한 언급 없이, 낙관적인 전망만을 내놓는 모습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CRL의 핵심 원인은 병용요법 대상 약물인 '캄넬리주맙'의 CMC(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문제였다. HLB 측은 항서제약이 FDA로부터 받은 세 가지 지적 사항(업저베이션)에 대해 모두 답변을 완료했고, 그 내용 또한 '경미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그렇다면 왜 두 번째 CRL이 다시 나왔는가"라는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다. 특히 '멸균 공정 미흡', '육안 검사 절차 미확립', '전자 장비 점검 미흡' 등은 FDA가 품질관리에 있어 매우 민감하게 보는 항목들로, 단순 절차 미비로 보기에는 결코 가볍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번 CRL 수령 후에도 HLB는 "항서제약이 조만간 FDA에 포스트 액션 레터를 제출할 것이며, 그 이후 미비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즉, 아직도 FDA가 문제 삼은 정확한 지점을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HLB는 다시 5월 재제출(NDA Resubmission), 7월 결정 가능성이라는 일정을 언급했다. 반면 업계는 "구체적 미비 내용을 모르는 상태에서 일정 언급은 낙관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HLB가 처음 간암 병용요법으로 FDA에 NDA를 제출한 것은 2023년이다. 이후 CRL 두 차례를 포함해 개발 일정은 예상보다 훨씬 길어지고 있다. 문제는 그 사이 경쟁 약물들은 속속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BMS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은 다음 달 FDA 승인을 앞두고 있다. 이미 상당한 데이터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HLB 측은 "약물 작용 기전이 다르며, 리보세라닙과 캄넬리주맙의 안전성과 고령 환자 중심 임상 설계가 차별화 요소"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OS(전체 생존기간) 수치에서 큰 차별성이 없고, 경쟁 약물의 글로벌 입지를 감안할 때 시장 진입 시기는 HLB에게 큰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
이번 간담회에서도 HLB는 전략 수정보다는 기존의 일정과 방향을 고수하는 입장을 밝혔다. 향후 EMA 허가 신청 계획은 예정대로 7월로 유지되며, 미비점이 파악되면 즉시 보완 후 FDA에 재제출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문제는 전략 그 자체보다도 전략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첫 번째 CRL 이후에도 항서제약은 FDA 출신 컨설턴트들을 고용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고 밝혔고, 그럼에도 결과는 같았다. 반복된 실패 속에 "준비는 완벽했다"는 주장만 이어지는 것은 오히려 시장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과 투자자들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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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항암 신약을 목표로 달려온 HLB가 또다시 미국 FDA로부터 보완요청서(CRL)를 받았다. 이번이 두 번째 보완요청이다.
HLB 진양곤 회장은 21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충분히 준비했고, 예상 밖의 결과였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업계와 투자자 사이에서는 "예상하지 못했다는 해명이 오히려 우려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반복된 승인 실패에도 명확한 전략 수정이나 내부 책임에 대한 언급 없이, 낙관적인 전망만을 내놓는 모습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CRL의 핵심 원인은 병용요법 대상 약물인 '캄넬리주맙'의 CMC(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문제였다. HLB 측은 항서제약이 FDA로부터 받은 세 가지 지적 사항(업저베이션)에 대해 모두 답변을 완료했고, 그 내용 또한 '경미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그렇다면 왜 두 번째 CRL이 다시 나왔는가"라는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다. 특히 '멸균 공정 미흡', '육안 검사 절차 미확립', '전자 장비 점검 미흡' 등은 FDA가 품질관리에 있어 매우 민감하게 보는 항목들로, 단순 절차 미비로 보기에는 결코 가볍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번 CRL 수령 후에도 HLB는 "항서제약이 조만간 FDA에 포스트 액션 레터를 제출할 것이며, 그 이후 미비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즉, 아직도 FDA가 문제 삼은 정확한 지점을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HLB는 다시 5월 재제출(NDA Resubmission), 7월 결정 가능성이라는 일정을 언급했다. 반면 업계는 "구체적 미비 내용을 모르는 상태에서 일정 언급은 낙관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HLB가 처음 간암 병용요법으로 FDA에 NDA를 제출한 것은 2023년이다. 이후 CRL 두 차례를 포함해 개발 일정은 예상보다 훨씬 길어지고 있다. 문제는 그 사이 경쟁 약물들은 속속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BMS '옵디보·여보이' 병용요법은 다음 달 FDA 승인을 앞두고 있다. 이미 상당한 데이터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HLB 측은 "약물 작용 기전이 다르며, 리보세라닙과 캄넬리주맙의 안전성과 고령 환자 중심 임상 설계가 차별화 요소"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OS(전체 생존기간) 수치에서 큰 차별성이 없고, 경쟁 약물의 글로벌 입지를 감안할 때 시장 진입 시기는 HLB에게 큰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
이번 간담회에서도 HLB는 전략 수정보다는 기존의 일정과 방향을 고수하는 입장을 밝혔다. 향후 EMA 허가 신청 계획은 예정대로 7월로 유지되며, 미비점이 파악되면 즉시 보완 후 FDA에 재제출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문제는 전략 그 자체보다도 전략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첫 번째 CRL 이후에도 항서제약은 FDA 출신 컨설턴트들을 고용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고 밝혔고, 그럼에도 결과는 같았다. 반복된 실패 속에 "준비는 완벽했다"는 주장만 이어지는 것은 오히려 시장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과 투자자들의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