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몰리브덴 조효소 결핍증 치료제 EU 승인
‘널리브리’(포스데놉테린) 주사제..환자 평균수명 4년
‘A형 몰리브덴 조효소 결핍증’은 생후 초기에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데다 대처하기 어려운 발작, 뇌 손상 및 사망 등으로 이어지는 희귀 유전성 대사장애의 일종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미국 캘리포니아州 팰러앨토에 소재한 유전성 질환‧암 치료제 전문 제약기업 브리지바이오 파마社(BridgeBio Pharma) 및 캘리포니아州 샌디에이고 인근도시 솔라나 비치에 위치해 있는 희귀질환 전문 제약기업 센티널 테라퓨틱스社(Sentynl Therapeutics)가 최초의 A형 몰리브덴 조효소 결핍증(MoCD) 치료제 ‘널리브리’(Nulibry: 포스데놉테린) 주사제가 EU 집행위원회로부터 허가를 취득했다고 20일 공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A형 몰리브덴 조효소 결핍증은 초희귀‧진행성 질환의 일종으로 환자들의 평균수명이 4년여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널리브리’는 동종계열 최초의 환식(環式) 피라놉테린 일일산염(cPMP: cyclic pyranopterin monophosphate) 기질 대체요법제로 지난해 2월 A형 몰리브덴 조효소 결핍증 환자들의 사망 위험성을 감소시키는 용도의 치료제로 FDA의 허가를 취득한 바 있다.
A형 몰리브덴 조효소 결핍증 환자들은 cPMP가 체내에서 생성되지 못한다.
이번에 EU 집행위가 발매를 승인함에 따라 ‘널리브리’는 EU 최초이자 유일한 A형 몰리브덴 조효소 결핍증 치료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됐다.
지난 3월 센티널 테라퓨틱스 측은 ‘널리브리’의 글로벌 마켓 전권을 인수해 미국에서 현재 진행 중인 개발‧발매를 맡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마켓에서 이 치료제의 개발, 제조 및 발매를 진행할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
센티널 테라퓨틱스 및 브리지바이오 파마 양사는 유럽 의약품감독국(EMA)에서 가속승인 절차에 따라 승인결정이 나오기까지의 개발과정을 공동책임하에 총괄했다.
마찬가지로 이스라엘 보건부(IMH)에서 허가를 취득하기 위한 신청절차를 함께 진행했다.
브리지바이오 파마社의 설립자인 닐 쿠마르 대표는 “EU 집행위가 ‘널리브리’의 발매를 승인한 것이 세계 각국의 소아 A형 몰리브덴 조효소 결핍증 환자들에게 이 치료제를 공급하는 데 흥미로운 큰 걸음이 내디뎌진 것을 의미한다”면서 “너무나 희귀해서 대응할 수 없는 질병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우리 브리지바이오 파마의 믿음에도 한층 더 힘을 실을 수 있게 된 것”이라는 말로 의의를 강조했다.
EU 집행위의 결정에 앞서 EMA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가 지난 7월 ‘널리브리’의 승인을 권고한 바 있다.
CHMP는 ‘널리브리’가 A형 몰리브덴 조효소 결핍증 환자들을 치료하는 데 나타내는 효과를 질병 추적관찰 연구(natural history study)에서 도출된 자료와 비교평가한 3건의 임상시험 결과를 근거로 이처럼 긍정적인 검토결과를 제시했던 것이다.
시험결과를 보면 유전자형이 일치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개별시험에서 ‘널리브리’를 사용해 치료를 진행한 환자들은 대조그룹에 비해 사망 위험성이 7.1배 감소했음이 눈에 띄었다.
마찬가지로 ‘널리브리’를 사용해 치료한 환자그룹은 3년차 시점까지 생존률이 86%에 달해 대조그룹의 52%를 크게 상회했다.
센티널 테라퓨틱스社의 모회사인 인도 제약기업 자이더스 라이프사이언스社(Zydus Lifesciencers)의 샤르빌 파텔 이사는 “EU 집행위가 ‘널리브리’를 승인한 것이야말로 소아 A형 몰리브덴 조효소 결핍증 환자들을 위한 진일보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이더스 그룹은 희귀질환 환자들의 삶에 차이가 나타날 수 있도록 하는 데 사세를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널리브리’는 차후 수 개월 이내에 영국 보건부 산하 의약품‧의료기기안전관리국(MHRA)에도 허가신청서가 제출될 예정이다.
지난 7월에는 이스라엘 보건부로부터 A형 몰리브덴 조효소 결핍증 치료제로 ‘널리브리’의 사용을 승인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