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화장품신문 선정 뷰티업계 10 뉴스 <상>
K-뷰티 수출 100억 달러 시대  열다‧…미국·일본 수입 뷰티 시장 석권
입력 2024.12.24 06:00 수정 2024.12.2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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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화장품 업계는 힘차게 비상한 해였다. 수출 100억 달러 고지를 점령했다. 중국 시장에서의 어려움을 발판삼아 더 넒은 시장으로 나아갔다. 세계 최대 뷰티 시장인 미국, 까다로운 일본 시장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 인디브랜드와 ODM사들의 손잡고 일궈낸 성과가 기여한 바가 크다.  약업신문 자매지 화장품신문은 자체 선정한 10대 뉴스를 통해 올 한해 뷰티업계를 되돌아봤다. <편집자주 >

1. 수출 100억 달러 시대 
2. 미국 시장에서 약진 
3. 日 뷰티 시장 3년 연속 1위
4 글로벌 트렌드가 된 K-인디 브랜드
5. ODM 전성시대
6 민·관, 중소화장품기업 육성
7. 다이소, 가격 혁명 점화
8. 안전성도 '글로벌 기준'으로
9. 올리브영과 도전자들
10 '화장품의 날' 국가기념일 지정 눈앞

▲ 2024년 화장품 수출이 100억 달러를 돌파할 전망이다. 식약처 및 업계 관계자들이 최근 한국콜마 종합 기술원에서 K-뷰티 해외 진출 확대 지원을 위한 간담회를 열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콜마


1. 수출 100억 달러 시대

올해 화장품 수출은 100억 달러 돌파가 확실해졌다. 이는 지난해 85억 달러는 물론, 이전 역대 최고였던 2021년 92억 달러를 넘어 선 수치다. 성장률은 약 20% 수준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이달 중순 ‘보건산업 수출 2024년 동행 및 2025년 전망’에서 올해 화장품 수출액이 102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1~11월 화장품 수출액은 93억 달러다. 전망치에 따르면, 12월 화장품 수출은 약 8억7000만 달러로 추산된다. 

화장품 수출은 지난해 6월부터 성장곡선을 그려왔다. 2020년 6월부터 2921년 12월까지 19개월 연속 전년동월 대비 성장이라는 기록도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국내 화장품 수출은 2021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는 분위기였으나 그 이후 팬데믹과 중국 수출 감소로 인해 2022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수출액이 하락했다. 하지만 3년 만인 올해 하락분을 모두 회복하고 새로운 기록을 썼다.

중국으로의 수출 급감은 글로벌 경쟁력이 강화되는 전화위복의 기회가 됐다. 화장품 기업들은 수출 다각화에 나섰고 올해 그 성과가 나타났다.  전세계로의 수출이 전년대비 증가했다. 대륙권별로 보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의 수출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예정이다. 아태지역으로의 수출은 전년비 6.7% 증가한 60억6000만 달러로 예상된다. 이어  북미(20억6000만 달러, +59.4%), 유럽(16억1000만 달러, +27.7%) 순이다.

화장품 수출 역사를 새로 쓰는 배경엔 'K-뷰티의 세계화'가 있다.  K-뷰티는 한류 콘텐츠의 확산으로 인지도와 신뢰도가 높아졌고, 합리적인 가격과 훌륭한 품질, 안전한 성분과 과학적 효능을 바탕으로 빠르게 글로벌 시장을 파고 들었다. 이 기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2. 미국 시장에서 약진 

K-뷰티 브랜드들은 수출국 다각화 전략의 하나로 화장품 최대 시장인 미국 시장 공략에 집중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10월까지 누적 수출액 기준 미국은 15억8000만 달러로 전년비 62.2% 증가했다. 1~3분기 중소기업 수출에선 미국 실적이 이미 중국을 뛰어넘었다.

미국 현지 시장에서도 K-뷰티는 존재감이 뚜렷해졌다. 미국무역위원회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한국 화장품은 미국의 수입화장품 시장에서 프랑스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서는 기염을 토했다. 하반기 실적도 기대되는 수준이다. 

K-뷰티는 미국 시장 진출 전략으로 이커머스 채널 공략을 선택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아마존에서 K-뷰티가 두각을 드러내자 미국 최대의 이커머스 채널인 아마존은 지난 6월 K-뷰티 지원책을 발표하고 나섰다. 시총 2조 달러가 넘는 유통 대기업이 특정 국가의 특정 산업을 지원한다고 선언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아마존글로벌셀링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미국 아마존에서 K-뷰티 셀러들의 매출이 전년비 2배 이상 증가했고, 셀러당 매출은 3배 성장했다. 

내년 미국으로의 수출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걸림돌이 없는 것은 아니다. 트럼프 2기 정부는 관세폭탄을 예고했고, 화장품 규제는 더욱 깐깐해질 예정이며 고물가 현상은 지속되고 있다. 중소기업 중심의 수출이 활발한 국내 화장품업계는 가격 인상 압박에 직면했다. K-뷰티를 표방하는 현지 브랜드들과의 경쟁에도 적극 맞서야 한다. 피할 수 없는 싸움이다.

 

3.  日 뷰티 시장 3년 연속 1위

K-뷰티의 일본 열도 점령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 2022년 처음으로 프랑스를 제치고 일본의 화장품 최다 수입국으로 등극한 이후, 3년 연속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특히 1020 소비자 사이에선 3명 중 1명은 K-뷰티 제품 구매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액도 점점 늘고 있다. 2022년 775억3000만엔(약 7156억원)이었던 K-뷰티 수입액은 2023년엔 전년 대비 23.8% 증가한 959억4000만엔(약 8855억원)까지 늘었다., 2024년엔 1~3분기 수입액만 941억9000만엔(약 8694억원)에 달한다.

'반짝' 관심일 수도 있다는 초기의 우려와는 달리, K-뷰티는 이제 일본 뷰티 시장에서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현지 언론들은 앞다퉈 K-뷰티 브랜드 및 제품 소식을 전하고 있으며, 일부 로컬 브랜드는 K-뷰티가 선도하고 있는 유행에 따르는 유사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현지 최대 뷰티 포털 사이트인 '앳코스메(@cosme)'가 선정한 '2025년 상반기 뷰티 트렌드'에도 한국식 스킨케어, K-팝 아이돌이 유행 시킨 메이크업 등 K-뷰티 관련 키워드가 다수 포함돼 있다.

일본 시장에서 K-뷰티는 색조 중심의 강세를 보이고 있어 향수·네일·헤어 등 부문에서의 취약성이 극복할 과제로 남아 있다. 그러나 적극적인 브랜드 마케팅과 온·오프 라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접근성, 한류 스타들의 여전한 인기 등으로 K-뷰티의 2025년 전망도 매우 밝다.

 

4. 글로벌 트렌드가 된 K-인디 브랜드

올해 화장품 수출의 키워드로 ‘중소기업’을 꼽을 만큼 중소형 인디뷰티 브랜드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K-뷰티 인디 브랜드의 인기는 '반짝'이 아닌 '지속가능한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해 1~3분기 화장품 수출액 중 중소·인디 브랜드 비중은 78%에 달한다. 3분기 중소기업 수출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화장품’이었다. 3분기 중소기업 수출 1위를 차지한 화장품은 전년동기(13억5000만 달러) 대비 26.7% 늘어난 17억400만 달러가 수출됐다.

중기부 오영주 장관은 최근 한 간담회에서 "중소기업 수출 1위 품목인 화장품은 올해 10월까지의 중소기업 화장품 누계 수출액이 55억달러로 이미 지난해 1년간의 수출액인 53억 달러를 넘어섰다"며 "이런 추세라면 2027년까지 중소벤처기업 화장품 수출 100억달러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면서 인디뷰티 브랜드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실제로 K-뷰티가 집중공략 중인 미국 아마존에서 선전하는 브랜드 대부분이 인디 브랜드다. 미국 마케팅기업이 아마존의 뷰티&퍼스널케어 카테고리의 판매 상위 순위를 집계한 결과 2분기엔 코스알엑스 바이오던스 아누아 세 브랜드가 포함됐다. 7월 진행됐던 아마존 프라임데이에서도 국내 인디 브랜드들이 최상위권을 독식했다.

인디뷰티 브랜드의 인기는 글로벌 추세다. 구글에서 '최고의 화장품 브랜드'를 검색하면 상위권엔 대부분 인디 뷰티 브랜드가 뜬다. 범위를 최근 5년, 1년으로 좁힐수록 최상위권엔 한국 브랜드가 많이 등장한다. 

K-인디 뷰티 브랜드들은 합리적인 가격과 높은 제품력을 자랑하며 '가성비' 아이템으로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각인되고 있다.

 

5. ODM 전성시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ODM 기업의 성과는 눈부셨다. 대형 브랜드사들이 중국 시장에서의 실적 감소를 이유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을 때도 한국콜마 코스맥스 코스메카코리아 씨앤씨인터내셔널 유씨엘 등 주요 ODM 기업들은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화장품신문이 금융감독원 공시 2024년 11월 분기보고서(연결기준) 분석 결과,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 실적 상위 10개사 중 3개사가 ODM 기업이었다. ()은실적. 3위 한국콜마(1조8616억원), 4위 코스맥스(1조6081억원), 9위 코스메카코리아(3960억원)다. 이들 3개사는 해외 매출 및 수출 실적에서도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3위 코스맥스(7166억원), 5위 한국콜마(3561억원), 7위 코스메카코리아(2085억원)다.

ODM 기업의 약진엔 인디 뷰티 브랜드의 성공이 있다. 중소 인디 뷰티 브랜드들이 미국 일본 등지로 수출을 확대하면서 ODM 기업 수주량이 빠르게 늘어났고, 주요 업체들은 공장가동률을 극한으로 끌어올리면서 주문 물량에 대응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빠르게 늘어났고, 이는 해외 고객사까지 사로잡는 발판이 됐다.

한편으론 국내 ODM 시스템이 중소 인디 뷰티 브랜드의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ODM 기업이 제품 기획, 개발, 생산을 한 번에 해결해 주니, 뷰티 사업 진출의 장벽이 낮아지면서 브랜드사는 마케팅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신생 브랜드의 증가는 ODM사의 주문량 확대로 연결된다. 상부상조의 순환 구조가 형성됐다.

K-ODM의 히트 상품군도 탄생했다. '자외선차단제' 시장에서 한국 제조기업들은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게 됐다. 마침 글로벌 시장에서 자외선차단제에 대한 인식이 증가하면서 자외선차단제 주문 물량은  2분기를 정점으로 매출이 하락하던 과거와는 달리 하반기까지 매출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ODM 기업의 성장폭은 확대됐다. 증권가에선 내년에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며 'ODM 기업 중심의 투자'를 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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