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에 자본이 몰린다…브랜드 M&A 역대 최다
로레알 '닥터지', CVC캐피탈 '서린컴퍼니' 인수합병
입력 2025.01.02 06:00 수정 2025.01.0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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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에 자본이 몰려들고 있다.  해외화장품사는 물론 사모펀드, 유통기업까지 인수자도 다양하다. 지난해 화장품기업의 인수합병(M&A) 사례는 15건이 넘는다. 업계에선 K-뷰티 상승세의 여파로 분석하고 있다.

 

해외도 국내도 K-뷰티에 점프인

프랑스 기업 로레알은 최근 고운세상코스메틱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로레알로선 두 번째 K-뷰티 브랜드 인수다. 고운세상코스메틱의  브랜드 닥터지는 로레알 컨슈머 코스메틱 사업부에 합류할 예정이다. 인수 금액은 밝혀지지 않았다.

고운세상코스메틱은  2003년 피부과 전문의가 설립한 기업이다.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 닥터지를 통해 10~30대를 중심으로 탄탄한 인지도를 갖고 있다. 고운세상코스메틱은 2018년 스위스 미그로스(Migros) 그룹의 자회사가 지분을 인수하며 미그로스그룹의 자회사로 편입됐다.

이번 인수에 대해 로레알그룹 컨슈머 코스메틱 사업부 알렉시 페라키스 발라 (글로벌) 대표는 “피부과 전문의가 개발해 민감한 피부에도 적합한 고성능 해법을 제공하는 닥터지는 로레알의 스킨케어 포트폴리오를 보완할 것”이라며 "앞으로 한국을 비롯 전 세계에서 성장을 가속화해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한국 최고의 스킨케어를 제공하게 되길 기대한다"고 발표했다. 로레알은 2018년 K-뷰티 브랜드 난다의 3CE를 인수, 현재까지 별도 운영해오고 있다. 

로레알은 인수합병을 통한 덩치불리기를 꾸준히 해 오고 있다. 지난해 4월엔 호주 브랜드 이솝을 인수하기도 했다. 로레알은 총 37개의 뷰티 브랜드를 보유하게 됐다.

유럽계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CVC캐피탈은 서린컴퍼니를 인수하겠다고 나섰다. 서린컴퍼니의 지분을 보유 중인 메리츠증권과 칼립스캐피탈은 지난해말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CVC캐피탈을 선정했다. 매각가는 약 8000억원으로 알려졌다. CVC캐피탈은 세계 3대 대형사모펀드 운용사다.

지난해 7월 칼립스캐피탈은 약 2400억원에 서린컴퍼니를 인수했다. 거래가 성사되면 칼립스캐피탈은 인수가의 3배가 넘는 금액으로 회사를 매각하게 된다.

2017년 설립된 서린컴퍼니는 '독도 토너'로 유명한 브랜드 라운드랩을 보유한 화장품 회사다. 지난해 매출은 1156억원이며 영업이익은 553억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 성장률이 약 100%에 달한다. 론칭 2년 만에 CJ올리브영에 입점하며 1030 젊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인지도를 쌓아 왔다.

국내 기업 구다이글로벌도 서린컴퍼니 매각 입찰에 참여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조선미녀’ 인수 이후 K-뷰티 강자로 떠오른 국내 기업 구다이글로벌은 지난해 4월 티르티르, 5월 라카코스메틱(라카), 8월 크레이버코퍼레이션(스킨1004, 진행 중)을 차례로 인수했다. 

구다이글로벌은 조선미녀의 성공으로 2019년 62억원에서 지난해 1396억원까지 매출 상승 신화를 썼다. 2024년은 공격적인 M&A와 보유 브랜드들의 실적 상승으로 매출이 약 35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M&A 배경은 'K-뷰티' 호황

오픈서베이의 서혜은 마케팅 그룹장은 1일 "해외에선 M&A를 통한 뷰티 기업의 몸집 키우기가 흔한 전략이었으나 국내에선 최근에야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며 "과거엔 기업 내부에서 브랜드를 키웠다면 최근엔 작은 브랜드에 투자를 하거나 인수합병 방식으로 안정적인 투자를 추구하는 경향"이라고 분석했다.

먼저 기업 입장에선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갖추기 위해 기존 브랜드들과 겹치지 않는 작은 브랜드를 사들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서 그룹장은 말했다. 로레알은  더마 코스메틱 분야에서 합리적 가격대로 내세울 브랜드가 필요했고 그것이 닥터지였다는 것.  LG생활건강이 힌스를 인수한 것은 일본 진출에 필요한 '힙'한 메이크업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갖추기 위해서란 것이다.

투자자들은 K-뷰티의 성공 방정식이 구축되고, 이것이 해외까지 통하게 되면서 브랜드의 해외진출과  수익화가 더욱 빨라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쉽게 말해 K-뷰티 업계의 호황으로 인해 빠르게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K-뷰티 업계에 투자가 몰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브랜드 입장에선 로레알에 인수된 3CE가 성공 사례가 작용했다. K-뷰티 흥행으로 한국 시장에 투자금이 몰리다 보니, 과거엔 정부지원사업이나 개인 투자로 이뤄졌던 브랜드 론칭이 지금은 벤처투자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해졌다. 자본과 콘셉트로 신규 브랜드를 론칭하고 키운 후 매각하는 '아웃'을 꿈꾸는 브랜드도 늘어났다.

서 그룹장은 "투자를 받아 브랜드를 출시한 후엔 해외 진출을 통해 매출 규모를 키우고, 또 해외 투자를 유치해 브랜드 몸집을 키워가는 것이 루틴"이라며 "K-뷰티 브랜드가 해외 자본을 받아들인다 해도, 산업 자체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츠증권 박종대 연구원은 "활발한 M&A는 한국 화장품의 생태계를 더 건강하게 하는 기본 요소"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인디 브랜드가 지속 성장하려면 '브랜드 군단' 로레알처럼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기업이 출현해 오프라인 유통이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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