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뷰티 수출 100억 달러 돌파 배경엔 ‘K-OEM·ODM’이 있다. K-뷰티 산업의 지속발전을 위해선 K-OEM·ODM사들이 글로벌 시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전략적 투자를 이어가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OEM·ODM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잘 나가는 K-인디 브랜드들의 ‘보급창고’다. 2025년 또 한 번의 K-뷰티 비상을 위해 OEM·ODM 기업들의 나아갈 방향을 전문가들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또 국내 대표 OEM·ODM 4개사의 올해 계획을 들어본다. <편집자주>
K-뷰티와 함께 K-OEM·ODM이 글로벌 뷰티 산업의 중심에 서게 되면서 대기업은 물론 중소 OEM·ODM 기업들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자본력과 산업 인프라 구축 정도에 차이가 있는 만큼, 중소 OEM·ODM 기업들은 대기업과는 다른 전략으로 승부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대한화장품OEM협의회(KC-OEM) 김승중 부회장은 세계적인 K-뷰티 열풍과 함께 OEM·ODM 업계의 전체 규모는 성장하고 있으나, 내부적으로는 기업 규모별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기업은 기존 고객사와 지속적으로 거래할 뿐 아니라, 새로운 의뢰 문의도 이어지면서 호황을 누리고 있다. 히트상품의 제조원을 확인한 신규 기업들로부터 의뢰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김 부회장은 이를 일종의 '팬덤화' 현상으로 봤다.
대기업은 많은 개발 경험으로 안정적 품질의 제품 공급과 맞춤형 솔루션 제공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글로벌 공급망 확대에 대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으며, 많은 브랜드사와의 교류로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 정보를 접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상품 영역에 핵심 역량을 집중해 기술 발전을 도모하기에도 유리하다.
반면, OEM·ODM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시장 장악력이 약한 데다 연구개발 투자, 생산 시설 확충 등에 필요한 자금이 부족해 대기업과의 정면 승부에선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전 영역에 걸쳐 차별화된 제품을 개발하기엔 역부족이며,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영업망 구축에도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김 부회장은 "성장 동력이나 자금 부족으로 지속가능성에 불안을 느끼는 기업의 경우, 타 업종이나 펀드계 투자자들로부터 M&A 상황에 노출돼있는 경우도 많다"며 "최근에도 관련 거래들이 이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OEM·ODM 중소기업이 약점만을 안고 있는 것은 아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소기업들이 '차별성'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중소 OEM·ODM 기업의 가장 큰 장점은 조직이 가볍고 단순하다는 점이다. 소량 거래가 가능할 뿐 아니라 고객사의 요구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만족도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기밀을 요하거나 논의가 필요한 제품 개발 단계에서 긴밀한 관계 유지 및 협의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고정비용이나 간접 비용이 적게 든다는 점 역시 경쟁력으로 꼽을 수 있다.
리이치24시코리아 손성민 대표는 "인디 브랜드들은 독창성과 차별화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중소 OEM·ODM 기업은 소규모 주문에도 대응이 가능한 유연한 생산 시스템을 갖추고 고객의 니즈에 맞는 처방과 독창적 제품 디자인을 제안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글로벌 뷰티 트렌드에 대한 연구를 기반으로 브랜드에 돋보이는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
또한 "작은 기업일수록 확고한 전문 영역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손 대표는 "앞으로는 디지털 솔루션 도입이 보편화될 것이므로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자를 분석하고, 제품 제안 및 샘플링, 수출 인허가 대응,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부분까지도 모두 디지털 프로세스로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한편, 지난해 12월 계엄 사태 이후 치솟은 환율은 잘 나가는 K-OEM·ODM 기업들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기업들의 발빠른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승중 부회장은 "국내 화장품 OEM·ODM 기업들은 해외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아 환율 변동에 취약한 측면이 있다"며 “특히 최근의 환율 급등은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많은 기업들이 국산화 원자재 조달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은 대부분 식물추출물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김 부회장은 "화장품 처방의 주류를 이루는 베이스 성분이나 기능성 성분은 여전히 해외 의존도가 높아 원료 공급처와 가격 협상에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자재는 대부분 브랜드사들이 입고시키거나 지정하고 있어 가격 협상에 별다른 문제가 크지 않지만, 용기 포장 조달 비용이 커진 만큼 OEM·ODM사를 향해 원료비나 임가공비를 낮춰달라는 요구도 늘어나고 있다.
김 부회장은 "OEM·ODM 기업들은 원료 대체나 처방의 최적 설계로 처방 코스트를 낮춰야 하지만, 거래하는 고객 브랜드사들의 과도한 샘플 요청 제작에 밀려 대체 실험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신제품부터라도 ‘기능 대비 원가 가이드’를 마련하고 꼭 필요한 성분만으로 원료 수를 줄여 설계하는 '처방 단순화' '에너지 효율 처방 공정' 등의 방향과 원칙을 설정해 원가 절감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연경흠 상무는 "최근 환율 변동이 심해지면서 원자재를 해외에서 수입하는 비중이 높은 경우 원가 압박이 커지고 있다"며 "기업들은 환리스크 관리를 하거나, 기존의 공급망을 다변화해 가격환경적인 부분에 대해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 상무는 “필요한 경우, 지역별 생산 거점을 활용해 규제 또는 원자재 이슈를 최소화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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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뷰티 수출 100억 달러 돌파 배경엔 ‘K-OEM·ODM’이 있다. K-뷰티 산업의 지속발전을 위해선 K-OEM·ODM사들이 글로벌 시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전략적 투자를 이어가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OEM·ODM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잘 나가는 K-인디 브랜드들의 ‘보급창고’다. 2025년 또 한 번의 K-뷰티 비상을 위해 OEM·ODM 기업들의 나아갈 방향을 전문가들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또 국내 대표 OEM·ODM 4개사의 올해 계획을 들어본다. <편집자주>
K-뷰티와 함께 K-OEM·ODM이 글로벌 뷰티 산업의 중심에 서게 되면서 대기업은 물론 중소 OEM·ODM 기업들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자본력과 산업 인프라 구축 정도에 차이가 있는 만큼, 중소 OEM·ODM 기업들은 대기업과는 다른 전략으로 승부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대한화장품OEM협의회(KC-OEM) 김승중 부회장은 세계적인 K-뷰티 열풍과 함께 OEM·ODM 업계의 전체 규모는 성장하고 있으나, 내부적으로는 기업 규모별 양극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기업은 기존 고객사와 지속적으로 거래할 뿐 아니라, 새로운 의뢰 문의도 이어지면서 호황을 누리고 있다. 히트상품의 제조원을 확인한 신규 기업들로부터 의뢰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김 부회장은 이를 일종의 '팬덤화' 현상으로 봤다.
대기업은 많은 개발 경험으로 안정적 품질의 제품 공급과 맞춤형 솔루션 제공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글로벌 공급망 확대에 대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으며, 많은 브랜드사와의 교류로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 정보를 접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상품 영역에 핵심 역량을 집중해 기술 발전을 도모하기에도 유리하다.
반면, OEM·ODM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시장 장악력이 약한 데다 연구개발 투자, 생산 시설 확충 등에 필요한 자금이 부족해 대기업과의 정면 승부에선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전 영역에 걸쳐 차별화된 제품을 개발하기엔 역부족이며,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영업망 구축에도 한계가 있는 실정이다.
김 부회장은 "성장 동력이나 자금 부족으로 지속가능성에 불안을 느끼는 기업의 경우, 타 업종이나 펀드계 투자자들로부터 M&A 상황에 노출돼있는 경우도 많다"며 "최근에도 관련 거래들이 이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OEM·ODM 중소기업이 약점만을 안고 있는 것은 아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소기업들이 '차별성'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중소 OEM·ODM 기업의 가장 큰 장점은 조직이 가볍고 단순하다는 점이다. 소량 거래가 가능할 뿐 아니라 고객사의 요구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만족도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기밀을 요하거나 논의가 필요한 제품 개발 단계에서 긴밀한 관계 유지 및 협의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고정비용이나 간접 비용이 적게 든다는 점 역시 경쟁력으로 꼽을 수 있다.
리이치24시코리아 손성민 대표는 "인디 브랜드들은 독창성과 차별화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중소 OEM·ODM 기업은 소규모 주문에도 대응이 가능한 유연한 생산 시스템을 갖추고 고객의 니즈에 맞는 처방과 독창적 제품 디자인을 제안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글로벌 뷰티 트렌드에 대한 연구를 기반으로 브랜드에 돋보이는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
또한 "작은 기업일수록 확고한 전문 영역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손 대표는 "앞으로는 디지털 솔루션 도입이 보편화될 것이므로 이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자를 분석하고, 제품 제안 및 샘플링, 수출 인허가 대응,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부분까지도 모두 디지털 프로세스로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한편, 지난해 12월 계엄 사태 이후 치솟은 환율은 잘 나가는 K-OEM·ODM 기업들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기업들의 발빠른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승중 부회장은 "국내 화장품 OEM·ODM 기업들은 해외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아 환율 변동에 취약한 측면이 있다"며 “특히 최근의 환율 급등은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많은 기업들이 국산화 원자재 조달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은 대부분 식물추출물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김 부회장은 "화장품 처방의 주류를 이루는 베이스 성분이나 기능성 성분은 여전히 해외 의존도가 높아 원료 공급처와 가격 협상에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자재는 대부분 브랜드사들이 입고시키거나 지정하고 있어 가격 협상에 별다른 문제가 크지 않지만, 용기 포장 조달 비용이 커진 만큼 OEM·ODM사를 향해 원료비나 임가공비를 낮춰달라는 요구도 늘어나고 있다.
김 부회장은 "OEM·ODM 기업들은 원료 대체나 처방의 최적 설계로 처방 코스트를 낮춰야 하지만, 거래하는 고객 브랜드사들의 과도한 샘플 요청 제작에 밀려 대체 실험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신제품부터라도 ‘기능 대비 원가 가이드’를 마련하고 꼭 필요한 성분만으로 원료 수를 줄여 설계하는 '처방 단순화' '에너지 효율 처방 공정' 등의 방향과 원칙을 설정해 원가 절감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연경흠 상무는 "최근 환율 변동이 심해지면서 원자재를 해외에서 수입하는 비중이 높은 경우 원가 압박이 커지고 있다"며 "기업들은 환리스크 관리를 하거나, 기존의 공급망을 다변화해 가격환경적인 부분에 대해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 상무는 “필요한 경우, 지역별 생산 거점을 활용해 규제 또는 원자재 이슈를 최소화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