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약물치료, 약사 행위수가 책정 및 참여 제도화해야"
박근미 병원약사회 소아약료분과장 인터뷰
'환자맞춤형' 의료...전문약사 필요성 커져
입력 2024.12.17 06:00 수정 2024.12.18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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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박근미 소아 전문약사.

의료 시스템이 고도화-정밀화되고 일률적인 약물 처방이 사라지며 환자 맞춤형 치료가 대두되면서 각 분과마다 전문약사들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이에 수가와 인력 기준 등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병원약사회 소아약료분과장인 박근미 전문약사(서울아산병원)에게 관련 이야기를 들어봤다. 2004년 입사 후 주로 약국 내에서 근무하다 4년 뒤 파견근무를 통해 '소아과'를 경험한 박 약사는 "당시엔 임상 업무가 부족했고 전문약사 개념도 없었지만, 적성에 잘 맞았고 점차 흥미를 느끼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 신생아중환자실을 혼자 담당할 정도로 열악한 환경이지만, 약사 전문성을 발휘해 환자의 치료에 기여하는 게 보람차다며 "소아과에 오길 참 잘했다"고 했다.

박 약사는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약물 정보나 약물 혈중농도검사(TDM) 관련 자문을 처리하는 등 의료진과 협업하고 있고, 복약 상담도 진행하며 의료진, 보호자 교육 및 강의를 하고 있다.

박 약사는 "소아는 성인과 달리 약물치료 근거가 많이 미비해 한계가 있다"면서 "이에 소아응급환자들에겐 비허가의약품(오프라벨) 사용이 빈번하기에, 더욱 더 약사의 역할과 전문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약의 전문가로서 대체 약물(성인의약품)에 대한 특성과, 약동학적인 부분을 리뷰하고 안정성을 믿고 소아에 적용할 수 있겠다는 의견을 담당 교수에게 준다"며 "의약품 사용 용량 및 정보 보고 및 교류가 필요하다. 많은 소아과에서 참여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소아과에서 약사들이 전문성을 살려 이러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약사는 또 연구를 통해 약물치료 근거를 마련하고 소아 의약품 유통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소아약료분과 단체채팅방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실시간으로 약물 정보가 공유된다. 이런 활동으로 다른 분야에 계신 약사들에게도 도움을 드리고 있다"고 했다.

임상약사 필요성도 강조했다. 제도적-수가적으로 뒷받침되지 않으면 임상약사가 존재할 수 없다는 게 박 약사의 설명이다. 박 약사는 "병원약사는 조제비중에 의해서만 인력 기준이 잡혀 있어, 현실적으로 임상약사를 병원이 고용할 이유가 없다"며 "실제 전문약사 고용 근거가 없기에 제도화가 어려운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래서 대다수 인력이 조제나 행정 업무를 한다는 것.

박 약사에 따르면, 실제로 미국 소아과학회에선 회진이나 팀의료에 반드시 약사가 참여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소아과 모든 약물치료에 있어서 약사와 복약상담이 권고사항이다.

이에 박 약사는 소아 약물치료에 약사 참여가 필요하다는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작은 병원이라도 최소한 1인 이상, 큰 병원이라면 신생아-소아-소아NST 등 중증부서에 최소한 1인 이상, 소아중환자실 적정성평가 인력 기준에 약사 포함 등 인력기준이 필요하고, 약사가 의료진과 상의 및 환자치료에 기여하는 모든 행위에 대한 알맞은 보상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박 약사는 "최적의 환자 치료를 위해 팀 의료가 기본이 돼야 하며, 소아 뿐 아니라 모든 영역에서 약사가 팀 의료에 함께할 수 있도록 제도화가 필요하다"며 "수가와 제도적인 부분이 개선된다면 임상에서 전문약사의 역할이 빠른 시간 내 확대될 것이라고 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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