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구건조증을 유발한다고 알려진 콘택트렌즈가 오히려 치료를 위한 혁신적인 도구로 주목받고 있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학술 연구 단계를 넘어 상용화를 목표로 한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어, 머지않아 안구건조증 치료용 콘택트렌즈가 등장할 전망이다.
콘택트렌즈는 눈물막을 방해하거나 증발을 촉진하는 물리적 장애를 일으켜 안구건조증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돼 왔다. 실제 콘택트렌즈 착용이 안구건조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다수 발표됐다.
대표적인 연구로는 오하이오주립대학교 안과대학(College of Optometry, The Ohio State University) 제이슨 J. 니콜스(Jason J. Nichols) 연구팀의 '콘택트렌즈로 인한 안구건조증에 영향을 미치는 눈물막, 렌즈 특성 및 환자 요인(Tear film, contact lens, and patient-related factors associated with contact lens related dry eye)' 논문이 있다. 연구팀은 2006년 4월 미국 안과학 학회지(Invest. Ophthalmol. Vis. Sci., IOVS)에 350명을 대상으로 콘택트렌즈 착용과 안구건조증 발병의 상관성을 통계적으로 입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서도 콘택트렌즈가 안구건조증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뒷받침하고 있다. 2024년 11월 25일 더 큐리어스 저널 오브 메디컬 사이언스(The Cureus Journal of Medical Science)에 발표된 논문 '사우디아라비아 자잔 지역에서 콘택트렌즈 사용과 안구건조증의 상관성 평가(The Assessment of Dry Eye Syndrome in Relation to the Use of Contact Lenses in the Jazan Region of Saudi Arabia: A Cross-Sectional Study)'에서는 총 350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콘택트렌즈 착용과 안구건조증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논문에 따르면, 콘택트렌즈 착용자 중 62%가 안구건조증 증상을 보고한 반면, 비착용자에서는 34%만이 해당 증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8시간 이상 렌즈를 착용한 참가자들의 안구건조증 유병률은 75%로, 4시간 이하 착용한 참가자들의 28%에 비해 유의미하게 높았다.
콘택트렌즈 재질과 관리 방식도 안구건조증 발병률에 영향을 미쳤다. 산소 투과율이 낮은 렌즈를 사용하는 착용자에서 안구건조증 발생률이 68%로 나타난 반면, 산소 투과율이 높은 렌즈를 사용하는 경우는 45%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렌즈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 사용자는 안구건조증 발생률이 72%로, 적절히 관리하는 사용자의 38%보다 높았다.
현대 사회에서는 콘택트렌즈 착용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콘택트렌즈는 시력 교정이나 미용상의 목적으로 사용되며, 근시, 원시, 난시 등 다양한 시력 이상을 효과적으로 교정할 수 있다. 특히 안경보다 활동성과 편의성이 뛰어난 점이 큰 장점이다. 스포츠나 야외 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높은 편의성을 제공하며, 외모 개선을 위해 컬러렌즈 등의 콘택트렌즈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대한안경사협회 조사에 따르면, 만 19세 이상 성인의 74%가 안경이나 콘택트렌즈를 사용하며, 이 중 콘택트렌즈 착용률은 23%로 나타났다. 이는 2021년 대비 10% 이상 증가한 수치로, 특히 여성 착용률이 26%로 남성의 19%보다 높았다.
이러한 증가세는 디지털 기기 사용 증가에 따른 시력 교정 필요성, 외모에 관한 관심 증대, 렌즈 품질과 착용감의 개선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콘택트렌즈 착용 시 안구건조증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은 눈물막의 불안정성과 산소 부족이다. 콘택트렌즈는 눈물막의 구조를 방해해 눈물 증발을 가속화하고, 눈물막 파괴 시간을 단축시킨다. 이로 인해 눈물막 삼투압이 상승하고, 각막과 결막의 세포 손상이 유발되며 염증 반응이 촉진된다.
특히 산소 투과율이 낮은 렌즈는 각막의 저산소증을 초래해 눈물 생산량을 감소시키고, 눈 표면 건강을 약화시킨다. 렌즈 착용으로 인한 마찰과 물리적 자극도 눈물막을 불안정하게 만들어 건조 증상을 심화시킨다.
또한 렌즈 표면에 축적되는 단백질과 지질 등의 침착물은 눈물막 품질을 저하시키고 눈 표면에 자극을 준다. 높은 수분 함량의 렌즈는 초기에는 촉촉함을 제공하지만, 착용 중 눈물의 수분을 흡수해 건조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디지털 기기 사용으로 인한 깜박임 감소와 건조한 환경 같은 외부 요인도 렌즈 착용자의 안구건조증 발병률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최근 기존 단점을 극복하고 안구건조증 치료를 목표로 한 기능성 콘택트렌즈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 기술은 △눈물막 안정화 및 보습 기능과 △약물 전달 시스템의 두 가지 접근 방식을 기반으로 한다.
눈물막 안정화 및 보습 기능은 특정 소재를 사용해 수분 보유력을 강화한 콘택트렌즈를 개발해 안구건조증을 예방 및 치료하려는 목적이다. 하이드로겔(Hydrogel)이나 실리콘 하이드로겔(Silicone hydrogel) 같은 재질은 산소 투과율을 높이고 보습을 증진시킬 수 있어, 이를 적극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약물 전달 시스템은 콘택트렌즈에서 약물이 서서히 방출되도록 설계해 치료에 활용하려는 방식이다. 렌즈 표면에 약물을 코팅해, 착용자가 렌즈를 끼는 동안 지속적으로 약물을 눈에 공급하는 형태다. 항염증제, 인공눈물, 성장인자 같은 약물이 콘택트렌즈에 코팅되는 것이다.
기존 점안제나 주사제는 눈에 직접 투여하거나 주사해야 해 통증이나 거부감 같은 불편함을 초래할 수 있었다. 반면 콘택트렌즈는 안구에 밀착돼 약효가 직접적으로 작용 할 뿐만 아니라, 착용 중 약물이 지속적으로 방출된다. 이러한 방식은 약효를 오래 유지시키고, 수시로 점안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여 환자들에게 더 큰 편리함을 제공한다. 동시에 치료 효과도 더욱 높일 수 있다.
국내에서 안구건조증 치료와 예방을 위한 콘택트렌즈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다.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윤경철 교수 연구팀은 2019년 안구건조증 치료를 위한 콘택트렌즈 기반의 사이클로스포린 A 전달 체계 연구 결과(저자, 전남대학교 의학과 최정한 박사)를 발표했다. 특히 이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의 '바이오 산업핵심개발사업'에 선정돼, 2025년까지 36억원을 투입해 기술 고도화부터 상용화 수준까지 진전이 이뤄질 예정이다.
사이클로스포린 A는 안구건조증 치료에 효과적인 항염증제로 잘 알려졌다. 그러나 기존 점안제 방식은 약물이 눈 표면에 머무는 시간이 짧아 치료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연구팀은 콘택트렌즈에 사이클로스포린 A를 탑재해, 약물이 지속해서 방출되는 약물 전달 체계를 개발했다. 특히 렌즈 착용 중 눈의 pH 변화에 따라 약물이 서서히 방출되도록 설계한 메커니즘이 핵심 기술로 적용됐다.
또한 렌즈 소재의 안전성을 확보해 유통 과정에서 약물이 손상되지 않도록 하고, 장시간 착용 시에도 렌즈의 구조적 안정성과 약물 방출의 균일성을 유지하도록 설계했다. 이를 통해 기존 점안제의 한계였던 짧은 잔류 시간과 낮은 흡수율 문제를 극복하고, 약물 전달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연구 결과, 사이클로스포린 A를 포함한 콘택트렌즈는 안구건조증 모델에서 효과와 안전성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클로스포린 A를 함유한 다공성 매트릭스를 활용해 초기 폭발적 약물 방출과 지속적인 약물 방출이 확인됐으며, 도포 48시간 후에도 각막, 결막, 수정체에서 사이클로스포린 A 농도가 증가한 것이 입증됐다.
특히 시험군은 치료 후 눈물량, 눈물막 파괴 시간(TBUT), 각막 염색 점수에서 대조군보다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 아울러 결막의 고블렛 세포 밀도가 증가하고 염증성 사이토카인 수치가 감소해 염증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제대학교 링크플러스(LINC+) 사업단과 대원제약도 콘택트렌즈를 이용한 안구건조증 및 안질환 치료용 고효율 약물 전달 기술 개발을 위해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연구도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바이오 산업핵심개발사업'에 선정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이 연구들은 콘택트렌즈가 안구와 직접 접촉하는 특성을 활용해, 기존에 안구건조증을 유발할 수 있었던 문제를 오히려 약물 전달의 기회로 전환하며, 안구건조증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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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구건조증을 유발한다고 알려진 콘택트렌즈가 오히려 치료를 위한 혁신적인 도구로 주목받고 있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학술 연구 단계를 넘어 상용화를 목표로 한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어, 머지않아 안구건조증 치료용 콘택트렌즈가 등장할 전망이다.
콘택트렌즈는 눈물막을 방해하거나 증발을 촉진하는 물리적 장애를 일으켜 안구건조증을 악화시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돼 왔다. 실제 콘택트렌즈 착용이 안구건조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다수 발표됐다.
대표적인 연구로는 오하이오주립대학교 안과대학(College of Optometry, The Ohio State University) 제이슨 J. 니콜스(Jason J. Nichols) 연구팀의 '콘택트렌즈로 인한 안구건조증에 영향을 미치는 눈물막, 렌즈 특성 및 환자 요인(Tear film, contact lens, and patient-related factors associated with contact lens related dry eye)' 논문이 있다. 연구팀은 2006년 4월 미국 안과학 학회지(Invest. Ophthalmol. Vis. Sci., IOVS)에 350명을 대상으로 콘택트렌즈 착용과 안구건조증 발병의 상관성을 통계적으로 입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서도 콘택트렌즈가 안구건조증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뒷받침하고 있다. 2024년 11월 25일 더 큐리어스 저널 오브 메디컬 사이언스(The Cureus Journal of Medical Science)에 발표된 논문 '사우디아라비아 자잔 지역에서 콘택트렌즈 사용과 안구건조증의 상관성 평가(The Assessment of Dry Eye Syndrome in Relation to the Use of Contact Lenses in the Jazan Region of Saudi Arabia: A Cross-Sectional Study)'에서는 총 350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콘택트렌즈 착용과 안구건조증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논문에 따르면, 콘택트렌즈 착용자 중 62%가 안구건조증 증상을 보고한 반면, 비착용자에서는 34%만이 해당 증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8시간 이상 렌즈를 착용한 참가자들의 안구건조증 유병률은 75%로, 4시간 이하 착용한 참가자들의 28%에 비해 유의미하게 높았다.
콘택트렌즈 재질과 관리 방식도 안구건조증 발병률에 영향을 미쳤다. 산소 투과율이 낮은 렌즈를 사용하는 착용자에서 안구건조증 발생률이 68%로 나타난 반면, 산소 투과율이 높은 렌즈를 사용하는 경우는 45%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렌즈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 사용자는 안구건조증 발생률이 72%로, 적절히 관리하는 사용자의 38%보다 높았다.
현대 사회에서는 콘택트렌즈 착용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콘택트렌즈는 시력 교정이나 미용상의 목적으로 사용되며, 근시, 원시, 난시 등 다양한 시력 이상을 효과적으로 교정할 수 있다. 특히 안경보다 활동성과 편의성이 뛰어난 점이 큰 장점이다. 스포츠나 야외 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높은 편의성을 제공하며, 외모 개선을 위해 컬러렌즈 등의 콘택트렌즈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대한안경사협회 조사에 따르면, 만 19세 이상 성인의 74%가 안경이나 콘택트렌즈를 사용하며, 이 중 콘택트렌즈 착용률은 23%로 나타났다. 이는 2021년 대비 10% 이상 증가한 수치로, 특히 여성 착용률이 26%로 남성의 19%보다 높았다.
이러한 증가세는 디지털 기기 사용 증가에 따른 시력 교정 필요성, 외모에 관한 관심 증대, 렌즈 품질과 착용감의 개선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콘택트렌즈 착용 시 안구건조증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은 눈물막의 불안정성과 산소 부족이다. 콘택트렌즈는 눈물막의 구조를 방해해 눈물 증발을 가속화하고, 눈물막 파괴 시간을 단축시킨다. 이로 인해 눈물막 삼투압이 상승하고, 각막과 결막의 세포 손상이 유발되며 염증 반응이 촉진된다.
특히 산소 투과율이 낮은 렌즈는 각막의 저산소증을 초래해 눈물 생산량을 감소시키고, 눈 표면 건강을 약화시킨다. 렌즈 착용으로 인한 마찰과 물리적 자극도 눈물막을 불안정하게 만들어 건조 증상을 심화시킨다.
또한 렌즈 표면에 축적되는 단백질과 지질 등의 침착물은 눈물막 품질을 저하시키고 눈 표면에 자극을 준다. 높은 수분 함량의 렌즈는 초기에는 촉촉함을 제공하지만, 착용 중 눈물의 수분을 흡수해 건조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디지털 기기 사용으로 인한 깜박임 감소와 건조한 환경 같은 외부 요인도 렌즈 착용자의 안구건조증 발병률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최근 기존 단점을 극복하고 안구건조증 치료를 목표로 한 기능성 콘택트렌즈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 기술은 △눈물막 안정화 및 보습 기능과 △약물 전달 시스템의 두 가지 접근 방식을 기반으로 한다.
눈물막 안정화 및 보습 기능은 특정 소재를 사용해 수분 보유력을 강화한 콘택트렌즈를 개발해 안구건조증을 예방 및 치료하려는 목적이다. 하이드로겔(Hydrogel)이나 실리콘 하이드로겔(Silicone hydrogel) 같은 재질은 산소 투과율을 높이고 보습을 증진시킬 수 있어, 이를 적극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약물 전달 시스템은 콘택트렌즈에서 약물이 서서히 방출되도록 설계해 치료에 활용하려는 방식이다. 렌즈 표면에 약물을 코팅해, 착용자가 렌즈를 끼는 동안 지속적으로 약물을 눈에 공급하는 형태다. 항염증제, 인공눈물, 성장인자 같은 약물이 콘택트렌즈에 코팅되는 것이다.
기존 점안제나 주사제는 눈에 직접 투여하거나 주사해야 해 통증이나 거부감 같은 불편함을 초래할 수 있었다. 반면 콘택트렌즈는 안구에 밀착돼 약효가 직접적으로 작용 할 뿐만 아니라, 착용 중 약물이 지속적으로 방출된다. 이러한 방식은 약효를 오래 유지시키고, 수시로 점안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여 환자들에게 더 큰 편리함을 제공한다. 동시에 치료 효과도 더욱 높일 수 있다.
국내에서 안구건조증 치료와 예방을 위한 콘택트렌즈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다.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윤경철 교수 연구팀은 2019년 안구건조증 치료를 위한 콘택트렌즈 기반의 사이클로스포린 A 전달 체계 연구 결과(저자, 전남대학교 의학과 최정한 박사)를 발표했다. 특히 이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의 '바이오 산업핵심개발사업'에 선정돼, 2025년까지 36억원을 투입해 기술 고도화부터 상용화 수준까지 진전이 이뤄질 예정이다.
사이클로스포린 A는 안구건조증 치료에 효과적인 항염증제로 잘 알려졌다. 그러나 기존 점안제 방식은 약물이 눈 표면에 머무는 시간이 짧아 치료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연구팀은 콘택트렌즈에 사이클로스포린 A를 탑재해, 약물이 지속해서 방출되는 약물 전달 체계를 개발했다. 특히 렌즈 착용 중 눈의 pH 변화에 따라 약물이 서서히 방출되도록 설계한 메커니즘이 핵심 기술로 적용됐다.
또한 렌즈 소재의 안전성을 확보해 유통 과정에서 약물이 손상되지 않도록 하고, 장시간 착용 시에도 렌즈의 구조적 안정성과 약물 방출의 균일성을 유지하도록 설계했다. 이를 통해 기존 점안제의 한계였던 짧은 잔류 시간과 낮은 흡수율 문제를 극복하고, 약물 전달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연구 결과, 사이클로스포린 A를 포함한 콘택트렌즈는 안구건조증 모델에서 효과와 안전성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클로스포린 A를 함유한 다공성 매트릭스를 활용해 초기 폭발적 약물 방출과 지속적인 약물 방출이 확인됐으며, 도포 48시간 후에도 각막, 결막, 수정체에서 사이클로스포린 A 농도가 증가한 것이 입증됐다.
특히 시험군은 치료 후 눈물량, 눈물막 파괴 시간(TBUT), 각막 염색 점수에서 대조군보다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 아울러 결막의 고블렛 세포 밀도가 증가하고 염증성 사이토카인 수치가 감소해 염증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제대학교 링크플러스(LINC+) 사업단과 대원제약도 콘택트렌즈를 이용한 안구건조증 및 안질환 치료용 고효율 약물 전달 기술 개발을 위해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연구도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바이오 산업핵심개발사업'에 선정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이 연구들은 콘택트렌즈가 안구와 직접 접촉하는 특성을 활용해, 기존에 안구건조증을 유발할 수 있었던 문제를 오히려 약물 전달의 기회로 전환하며, 안구건조증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