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 뷰티
2024년 글로벌 화장품업계 10대 뉴스는?
2024년도 12월에 접어들면서 세계 경제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고금리 부담과 지정학적 리스크, 중국시장의 부진 등 다양한 변수들이 여전히 경제‧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형편이다. 하지만 글로벌 화장품‧퍼스널케어 기업들은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인력감원을 실행에 옮기면서 미래의 재도약을 위한 발판을 구축하고 성장을 가속화하는 등 다시 한번 ‘아름다운 시절’을 구가하고자 한해 내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프랑스가 최초로 화장품 수출액 200억 유로 고지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고, 존슨&존슨은 워싱턴 D.C.를 포함한 미국 내 43개 주(州)에 7억 달러를 지급키로 합의하면서 탤크 파우더 문제를 털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중요한 전기를 마련했다. 파산 위기를 거친 레브론이 1년여 만에 CEO를 교체했는가 하면 에이본 프로덕트가 회생절차를 개시했다. 뷰티‧패션기업 ‘푸이그’는 상장(上場) 2개월 만에 스페인을 대표하는 주가지수(株價指數)에 편입되어 눈이 크게 떠지게 했다. 지난 16년 동안 에스티 로더를 이끈 ‘경영의 달인’이 퇴진을 선언해 아쉬움을 남겼다. 다음은 본지가 선정한 2024년 글로벌 화장품업계 10대 뉴스이다. <편집자 주‧無順>1. 글로벌 뷰티업계 주름살ㆍ구조조정 릴레이2024년 하반기 들어 다행히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한 고금리 부담과 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과 불안정한 중동정세를 비롯한 지정학적 리스크 등 다양한 변수들이 글로벌 경제에 암운을 드리운 데다 최근 수 년 동안 소비를 떠받친 중국시장까지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한 여파가 글로벌 화장품‧퍼스널케어 기업들의 경영성적표에도 주름이 지게 했다.여기서 몇가지 사례들을 열거해 보면 에스티 로더는 전년대비 7% 감소해 42억80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2024 회계연도 2/4분기 경영실적을 2월 5일 공개하면서 3/4분기부터 구조조정에 착수해 3~5% 안팎의 인원을 감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10월 31일 공개된 2025 회계연도 1/4분기 경영실적에서도 에스티 로더는 중국의 소비심리 둔화 등으로 인해 전년대비 4% 줄어든 33억6,000만 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유니레버 그룹은 아이스크림 사업부문을 분사하고 7,500명의 인원을 감원하면서 8억 유로 상당의 비용절감, 생산성 향상 프로그램의 이행을 통해 성장 액션플랜의 추진을 가속화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안을 3월 19일 공개했다. 유니레버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2025년 말까지 유럽 각국에서 근무 중인 사무직 가운데 3분의 1에 해당하는 3,000~3,200명을 감원하겠다는 내용의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7월 10일 공개했다.독일의 글로벌 특수화학기업으로 퍼스널케어 원료기업으로도 잘 알려진 에보닉 인두스트리스(Evonik Industries AG)는 전년대비 17% 대폭 줄어든 152억6,700만 유로의 매출액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난 2023 회계연도 경영성적표를 3월 4일 공개하면서 최대 2,000명의 인원을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로레알 그룹은 전년대비 6.7% 향상된 108억7,580만 유로의 매출액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된 2/4분기 경영실적을 7월 30일 공표했지만, 중국시장의 더딘 회복세가 경영지표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이로 인해 로레알은 2022년에 들어선 이래 가장 낮은 분기 매출성장률을 기록했다.아시아 최대 화장품 전문점 체인업체 홍콩 싸싸 인터내셔널(Sa Sa Internationl) 또한 10월 18일 공표한 2/4분기(7월 1일~9월 30일) 경영실적에서 전년대비 11.0% 크게 하락한 9억7,590만 홍콩달러(약 1억2,500만 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하는 데 머물렀다.2. 佛, 2023년 화장품 수출 최초 200억 유로 돌파프랑스의 화장품 수출실적이 새로운 기록을 수립하면서 나라 전체의 무역수지가 개선되는 데 힘을 보탠 것으로 나타났다.프랑스 화장품협회(FEBEA)가 2월 8일 공개한 ‘2023년 수출 자료’에 따르면 프랑스의 화장품 수출액은 상징적인 기준선(symbolic mark)이라 할 수 있는 200억 유로 고지를 사상 최초로 뛰어넘은 213억 유로(229억 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 금액은 2022년의 실적과 비교하면 10.8% 성장한 수치이다.실제로 화장품산업은 2023년 프랑스가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는 데 항공업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기여도를 나타냈다. 바꿔 말하면 화장품산업이 프랑스가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는 데 기여한 몫이 와인‧주류(酒類) 산업을 뛰어넘었다는 의미다.지역별로 보면 유럽연합(EU)이 전년대비 20.8% 껑충 뛰어오른 86억 유로의 수출실적을 기록하면서 변함없이 프랑스의 최대 화장품 수출시장임을 재확인한 가운데 미국과 중국이 뒤를 이었다. EU는 프랑스의 전체 화장품 수출실적 점유율이 40.2%에 달했다.이처럼 2022년에 전년대비 18.8% 성장하면서 192억 유로의 수출실적을 기록했던 프랑스의 화장품은 2023년에도 다시 한번 탁월한 성장세를 과시했다.부문별로 보면 색조화장품 및 페이셜케어 부문이 전년대비 9.9% 성장한 110억 유로의 수출실적을 기록했다. 뒤이어 향수가 전년대비 10.5% 증가한 71억 유로의 실적을 올렸다.특히 향수 수출액은 2019년 이래 2배로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헤어케어 부문의 경우 전년대비 15.8% 성장해 가장 높은 성장률을 과시했다.국가별로는 독일, 스페인 및 이탈리아가 프랑스 화장품의 ‘빅 3’ 수출시장으로 변함없이 이름을 올렸다. 미국 또한 여전히 프랑스 화장품의 강력한 수출시장임이 재확인됐다. 프랑스 향수 5개당 1개 꼴로 미국시장에 수출된 것으로 집계되었을 정도.하지만 2023년에 프랑스 화장품의 미국시장 수출실적은 전년대비 2.8% 증가하는 데 그쳐 2022년의 26.7% 성장과 비교하면 급격한 하향세를 보였다.중국시장은 19억9000만 유로를 기록, 전년대비 1.7% 소폭 성장하는 데 그쳤다. 2022년에 프랑스 화장품의 중국시장 수출실적은 전년대비 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된 바 있다.프랑스 화장품의 중국시장 수출실적은 전년대비 2.9% 늘어나면서 17억 유로를 기록한 색조화장품‧페이셜케어가 견인했다. 또 프랑스에서 생산된 립스틱 4개당 1개 꼴로 중국에 수출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향수는 전년대비 2.5% 수출실적이 향상됐다.한편 프랑스 화장품협회에 따르면 프랑스에서 생산된 화장품의 60% 이상이 세계 각국으로 수출되고 있다.3. J&J, 워싱턴 D.C. 포함 美 43개州에 7억弗 합의금미국 뉴욕주의 레티시아 제임스 주(州) 법무장관과 기타 42개 주 법무장관들에 의해 양당공조로 구성된 연합체(bipartisan coalition)는 글로벌기업 존슨&존슨으로부터 7억 달러를 지급받기로 합의했다고 6월 11일 공표했다.워싱턴 D.C.까지 포함하면 합의를 도출한 주들은 총 43곳이다.합의는 존슨&존슨의 계열사인 LLT 매니지먼트(LLT Management LLC)에 의해 제안된 조직개편안(Plan of Reorganization)을 5월 1일 공개한 후 뒤이어 나온 것이다. 조직개편안은 미국 내에서 존슨&존슨 및 존슨&존슨의 계열사들이 발매한 제품들에 사용된 탤크(talc) 파우더로 인해 난소암이 발생했다는 주장을 담아 현재 제기되었고, 미래에 제기될 소송 건들을 포괄적이고 최종적으로 타결짓는 데 목적을 두고 제안되었던 것이다.존슨&존슨은 발암가능성을 포함해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는 탤크 파우더를 포함한 베이비 파우더 제품 등의 마케팅‧판매를 진행해 온 것과 관련해서 합의에 도달한 것이다.발표내용은 탤크 파우더의 안전성 논란이 지난 수 십년 동안 이어져 왔던 만큼 미국시장에서 제조‧발매 금지조치가 단행된 이후에도 문제를 수습하는 데 오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존슨&존슨이 중요한 전기를 마련했음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관심을 모았다. 7억 달러의 합의금은 앞으로 3년의 기간에 걸쳐 지급된다.뉴욕주 최고법원에 납부된 7억 달러의 화해판결금은 존슨&존슨을 대상으로 제기되어 왔던 주장들을 해소하고, 존슨&존슨 측 또한 미국시장에서 탤크 파우더가 포함된 베이비 파우더 등의 제품들에 대한 제조와 판매를 중단함을 전제로 한 것이다.탤크 파우더가 포함된 존슨&존슨 제품들 가운데는 ‘존슨즈 베이비 파우더’ 뿐 아니라 샤워용 제품 등이 포함되어 있다. 존슨&존슨 측은 여러 주들이 조사에 착수한 후 지난 2020년 미국시장에서 해당제품들의 유통과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4. 스페인 푸이그, 상장 2개월 만 ‘IBEX 35 지수’ 편입스페인 뷰티‧패션기업 ‘푸이그’(Puig)가 스페인 주식시장에서 거래된 지 2개월여 만에 ‘IBEX 35 지수’에 편입된다고 7월 10일 공표해 놀라움을 안겨줬다.‘푸이그’는 ‘니나리찌’, ‘라반’(舊 ‘파코 라반’), ‘장 폴 고띠에’, ‘캐롤리나 헤레라’, ‘펜할리곤스’ 및 ‘라티잔 파퓨메르’(L’Artisan Parfumeur) 등의 유명 브랜드를 보유한 스페인 뷰티‧패션기업으로 5월 3일부터 바르셀로나, 마드리드, 빌바오 및 발렌시아 증권거래소에 상장(上場)됐다.‘푸이그’가 새로 편입되면서 높아진 위상을 방증한 ‘IBEX 35 지수’는 스페인 주식시장에 상장된 최상위 35개 기업의 주가를 추적하는 지수로 스페인 경제 전체의 건전성을 측정하는 핵심적인 지표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바꿔 말하면 ‘IBEX 35 지수’ 편입은 ‘푸이그’의 주식이 스페인 주식시장에서 대표적인 블루칩의 하나로 인정받았음을 의미하는 것이다.‘푸이그’는 7월 9일 열린 ‘IBEX 35 지수’ 기술자문위원회(TAC) 임시회의에서 신규편입이 결정되어 22일부터 정식 편입됐다. ‘푸이그’가 신규편입된 대신 기존의 멜리아 호텔(Melia Hotels)은 제외됐다.한편 ‘푸이그’는 5월 3일부터 한 주당 24.50 유로(약 26.7달러) 가격으로 스페인 주식시장 상장을 단행하면서 2024년 들어 글로벌 마켓 최대 규모이자 2022년 이래 유럽 최대의 상장사례로 이름을 올렸다. 상장을 단행한 이래 ‘푸이그’ 주식은 탄탄한 성적을 이어와 8월 현재 시가총액이 144억 유로(약 156억8,000만 달러) 규모에 도달했다.한편 ‘푸이그’는 상장에 앞서 1월 11일 독일의 분자화장품(molecular cosmetics) 브랜드 ‘닥터 바바라 슈투름’(Dr. Barbara Sturm)의 지배지분을 인수했다고 공표했다. ‘푸이그’는 프리미엄 스킨케어 영역에서 자사의 경쟁력을 한층 더 강화하기 위한 취지에서 ‘닥터 바바라 슈투름’ 브랜드를 인수했다.5. 에이본 프로덕트, 美서 자진 회생절차 착수직판 화장품기업 에이본 프로덕트(Avon Products)가 미국 델라웨어주 파산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고 8월 12일 공표했다.자진 회생절차는 채무와 탤크 관련 소송으로 인한 부담에 대응하기 위한 취지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에이본 프로덕트는 지난 2016년 북미 사업부문을 분리매각한 이후로 미국시장에서 제품 판매는 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미국 이외 시장에서 경영활동을 뒷받침하기 위한 지주회사를 두고 있다.미국 이외 시장에서 에이본 프로덕트의 영업활동은 전략적 플랜에 따라 이번에 제출된 자진 회생절차와 무관하게 지속된다. LG생활건강이 분리인수한 디에이본 컴퍼니(The Avon Company) 또한 이번 자진 회생절차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지난 2020년 브라질 화장품기업 나투라&컴퍼니는 미국 이외 지역에서 에이본 프로덕트의 사업과 관련한 지분을 신용입찰(credit bid) 형태로 1억2,500만 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나투라&컴퍼니는 ‘에이본’ 브랜드에 대한 변함없는 믿음을 반영해 법원의 승인을 전제로 최대 4,300만 달러를 DIP 금융(debtor-in-possession financing: 운영자금 확보를 위한 신규자금 조달) 방식으로 에이본 프로덕트에 제공해 관련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충분한 유동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했다.올초 최고경영자(CEO)에 취임한 크리스토프 네이링크 대표는 “우리의 직접판매 영업모델을 개선하고, ‘에이본’ 브랜드의 성장이 재점화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6. 바디샵, 오레아 그룹 주도 컨소시엄에 매각 합의영국의 자연주의 브랜드 바디샵(The Body Shop)이 프랑스의 자산관리회사가 주도하는 콘소시엄에 매각됐다.바디샵의 법정관리를 맡고 있는 영국의 기업자문회사 FRP 어드바이저리(FRP Advisory)가 7월 17일 프랑스의 자산관리회사 오레아 그룹(Auréa Group)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에 바디샵을 매각키로 하는 내용의 독점적 합의를 도출한 것. 다만 FRP 어드바이저리와 오레아 그룹이 주도하는 컨소시엄 사이에 오고갈 구체적인 금액내역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양사는 이번 합의가 바디샵의 장기적인 성공을 위한 최선의 결과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바디샵은 앞서 2023년 11월 독일의 글로벌 민간투자기업 아우렐리우스 그룹(Aurelius Group)에 2억700만 파운드(약 2억5432만 달러)의 조건에 매각키로 합의가 이루어졌다가 2024년 2월 무산되면서 영국에서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3월에는 미국에서 파산법 청산절차에 의해 전체 매장이 폐쇄되는 등 구조조정 절차를 진행해 왔다.FRP 어드바이저리는 지난 2월 바디샵 영국법인의 법정관리를 맡은 후 경영정상화를 위한 기업자율협약(company voluntary arrangement)은 적합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고 5월부터 인수 후보기업들을 물색해 왔다.앞서 ‘바디샵’은 올초부터 유럽 사업부문 대부분과 아시아 사업부문 일부를 매각할 것이라는 예측보도가 나오면서 향배에 이목이 쏠리게 한 바 있다.7. 유니레버, 1억弗 투자 자체 향수 하우스 만든다유니레버 그룹이 자사의 글로벌 포트폴리오 전반에 걸쳐 자체 향수 디자인‧개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1억 유로(약 1억550만 달러)를 투자한다고 11월 22일 공표했다.제품화 부분과 소비자 취향 등에서 핵심적인 구성요소를 이루는 향기를 디자인하고 개량할 수 있는 역량을 배양해 성장을 가속화하고 생산성을 높이고자 하는 자사의 전략을 뒷받침하는 취지에서 자체 향수 하우스를 설립하겠다는 것이다.이 같은 발표내용은 샤워크림에서부터 데오도란트, 세탁용 세제(洗劑)에 이르기까지 유니레버가 발매하고 있는 다수의 제품에서 향기가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상기할 때 상당히 주목할 만해 보였다.유니레버 그룹은 자사가 역사적으로 볼 때 소비자들이 알고 애착심을 갖는 향기를 개발하기 위해 세계 각국의 향수 하우스들과 긴밀하게 협력해 왔다는 점을 환기시켰다. 그리고 이 같은 파트너 관계는 유니레버가 자체 역량을 배양해 나가는 과정에서도 변함없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니레버가 자체 디지털 구현조직이 혁신의 개별단계에 빠짐없이 참여해 각종 제품들에 최적의 향기를 만들어 내는 한편으로 외부 향수 하우스들과 협력하는 하이브리드 모델(hybrid model)로 전환할 것이기 때문이라는 전언이다.이에 따라 신경의학, 인공지능(AI) 및 디지털 제품개발 등 자체적으로 전문적인 노하우를 보유한 부분들과 기존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결합시켜 우리가 보유한 브랜드 전반에 걸쳐 비교우위를 확보한 제품들을 지속적이고 가성비 있게 선보여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신설될 유니레버의 향수 하우스는 첨단 디지털‧인공지능 기술을 장착한 가운데 과학과 혁신을 결합하면서 운영될 예정이다.8. 파산 위기 거친 ‘레브론’ 1년여 만 CEO 체인지2023년에 파산 위기를 거친 미국 화장품기업 레브론 그룹(Revlon)이 1년여 만에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를 임명해 관심을 모았다.레브론은 11월 4일부로 미셸 A. 펠루소(Michelle A. Peluso)를 새로운 최고경영자로 임명하고, 이사회의 일원으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고 10월 10일 공표했다.이에 따라 2023년 8월 임명되었던 엘리자베스 A. 스미스 최고경영자 직무대행 겸 이사회 의장은 앞으로 이사회 의장의 역할만 수행하게 된다고 레브론 측은 전했다.펠루소 신임 최고경영자 내정자는 폭넓은 글로벌 전략과 경영 연륜을 쌓아올린 베테랑 경영자여서 현재 레브론이 처해 있는 상황을 상기할 때 최적의 인물로 기대를 모으게 했다. 실제로 펠루소 내정자는 미국의 양대 드럭스토어 체인업체의 한곳인 CVS 파마시(CVS Pharmacy)의 모기업 CVS 헬스(CVS Health)에서 최고 고객‧경험 책임자(CCEO)로 재직하면서 전체 사업채널에 걸쳐 단대단 소비자 체험(end-to-end consumer experience) 부문을 총괄했다. 이보다 앞서서는 IBM과 시티 그룹에서 글로벌 최고 마케팅 책임자를 역임했고, 디지털 상거래 기업 트래블로시티(Travelocity) 및 길트(Gilt)에서 CEO의 역할을 수행했다. 현재 나이키 이사회에 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기도 하다.펠루소 내정자는 “레브론의 전체 관계자들 뿐 아니라 거래관계를 이어오고 있는 소매유통기업, 상품공급기업 및 물류기업 제휴선들과 함께 레브론이 보유한 개별 브랜드들의 성장 잠재력이 더욱 만개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신세대 뷰티‧웰빙 마니아 소비자 그룹의 기대치를 충족시켜 나갈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1년여 만에 새로운 최고경영자를 영입한 레브론의 행보를 지켜볼 일이다.9. 日 세븐일레븐 모기업 580억弗 인수제안 예의주시우리에게도 낯익은 편의점 체인업체 ‘세븐일레븐’을 자회사로 소유하고 있는 일본 소매유통기업 세븐&아이 홀딩스(Seven & I Holdings)가 11월 13일 경영자 매수(management buyout) 가능성을 제기한 언론보도와 관련, 같은 날 입장을 공개해 예의주시케 했다.‘경영자 매수’란 통상적으로 기업매각이 제 3자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과 달리 사내 관계자들이 중심이 되어 기업의 전부 또는 일부를 인수하는 방식을 말한다. 세븐&아이 홀딩스의 M&A 가능성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입장표명은 세븐&아이 홀딩스가 캐나다의 한 메이저 편의점 체인업체의 인수제안을 9월 6일 반려한 데 이어 나온 것이다.세븐&아이 홀딩스의 류이치 이사카 회장은 인수를 제안해 온 알리멘타시옹 쿠쉬타르(ACT: Alimentation Couche-Tard)의 알랭 부샤르 회장 앞으로 발송한 서한에서 “8월 19일 구속력 없고(non-binding) 예비적인(preliminary) 인수제안을 ACT 측으로 받았음을 확인한 후 이사회와 함께 검토를 거쳐 답변서를 발송한다”면서 비토 의사를 전했다.이에 따르면 ACT는 세븐&아이 홀딩스 측이 발행한 보통주(株) 한 주당 현금 14.86달러, 총 385억 달러 상당의 조건에 인수를 제안한 것으로 나타났다.세븐&아이 홀딩스의 M&A 움직임은 일본에서 ‘세븐일레븐’이 화장품을 활발하게 취급하고 있는 유통채널의 한곳이어서 관심을 기울이게 할 만한 핫뉴스이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2005년 세븐&아이 홀딩스의 자회사로 편입된 바 있다.이날 세븐&아이 홀딩스 측은 자사의 이사회 산하 특별위원회(이하 ‘특위’)가 준로 이토 부회장 겸 대표이사, 그리고 준로 이토 부회장의 관계사인 이토-코교(Ito-Kogyo)로부터 구속력 없는(non-binding) 대외비 인수제안을 접수했다고 확인했다.준로 이토 부회장은 ‘세븐일레븐’의 창업자 가문의 일원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의 인수제안은 세븐&아이 홀딩스가 지난 9월 캐나다 메이저 편의점 체인업체 알리멘타시옹 쿠쉬타르(ACT: Alimentation Couche-Tard)의 (적대적) 제안을 반려한 데 이어 나온 것이어서 경영학에서 말하는 백기사 제안(white-knight bid)의 성격을 띈 것으로 풀이됐다. 일부 매체들은 준로 이토 부회장의 제안 조건이 580억 달러 규모에 달할 수 있다고 전했다.세븐&아이 홀딩스 측은 아직까지 준로 이토 부회장과 이토-코교, 알리멘타시옹 쿠쉬타르 및 인수를 제안한 기타 경쟁사 등 어느 측과도 결정을 내리지 않은 상태이고, 어느 측과 계약서에 사인하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현재로선 확언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10. 에스티 로더 16년 총괄한 ‘경영의 달인’ 퇴진‧바통승계지난 16년 동안 글로벌 화장품기업 에스티 로더의 ‘아름다운 시절’을 이끌어 왔던 ‘경영의 달인’이 퇴진할 뜻을 밝혔다.에스티 로더는 파브리지오 프레다 회장이 오는 2025 회계연도 말(2025년 6월 말)에 퇴진하겠다는 뜻을 이사회에 통지했다고 8월 19일 공표했다. 이에 따라 이사회는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를 물색하기 위한 승계플랜의 이행을 개시했다고 덧붙였다.파브리지오 프레다 회장은 지난 2010년 7월 1일부로 최고경영자에 오른 이래 장기간 동안 에스티 로더를 이끈 리더이다. 후계자가 선택될 때까지 파브리지오 프레다 회장은 회사의 전략, 회계 및 투자의 우선순위 사안들을 총괄키로 했다. 우선순위 사안들 가운데는 에스티 로더의 ‘이익 회복 및 성장계획’(Profit Recovery and Growth Plan)을 이행해 이익향상과 매출확대를 견인하기 위한 대안들이 포함되어 있다.이후 에스티 로더는 이사회가 내부발탁을 거쳐 스테판 드 라 파베리(Stéphane de La Faverie) 사장을 2025년 1월 1일부로 새로운 회장 및 최고경영자(CEO), 이사회 이사로 내정했다고 10월 30일 공표했다.프레다 회장은 매끄러운 인수‧인계절차를 밟기 위해 앞으로 수 개월 동안 드 라 파베리 내정자를 근거리에서 지원한 후 2026 회계연도에는 고문직(advisor)을 수행키로 했다.윌리암 P. 로더 집행위원장 겸 이사회 의장 또한 개최가 임박한 연례 주주총회를 마친 후 집행위원장직에서 물러나고 이사회 의장직만 현행대로 계속 유지하기로 했다.드 라 파베리 내정자와 관련, P. 로더 이사회 의장은 “스테판 드 라 파베리 내정자가 화장품업계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정통한 인물이자 풍부한 경영 경험을 축적한 주인공이어서 에스티 로더를 신속하고 시급하게 미래로 나아가도록 이끌 이상적인(ideal) 적임자로 선택된 것”이라고 발탁배경을 밝혔다.화장품업계에서 25년 이상 잔뼈가 굵은 드 라 파베리 내정자는 지난 2011년 에스티 로더에 입사했고, 현재는 ‘에스티 로더’와 같이 수 십억 달러의 매출액을 창출하고 있는 파워 브랜드 포트폴리오에서부터 메이저 브랜드로 부상하고 있는 ‘조 말론 런던’, ‘디오디너리’(The Ordinary) 및 ‘르 라보’(Le Labo) 등의 이머징 브랜드들에 이르기까지 에스티 로더가 보유하고 있는 다수의 브랜드를 총괄하는 사장직을 맡았다.특히 드 라 파베리 내정자는 대단히 중요한 시기에 에스티 로더의 향수 포트폴리오를 향상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스티 로더의 ‘이윤 회복‧성장계획’(Profit Recovery and Growth Plan)을 이행하는 과정에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하면서 회사를 한층 더 강력하고 지속가능하게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궤도위에 안착시킬 인물로 평가받을 수 있었던 이유이다.
이덕규
2024.1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