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 뷰티
해외 대형 브랜드사도 중국 영향…아시아 실적 ↓
해외 대형 뷰티 브랜드사도 중국의 경기 침체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다.프랑스 뷰티 기업 로레알이 최근 발표한 연간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로레알의 전년비 연간 성장률은 5.1%, 환율을 반영한 조정 성장률은 5.6%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434억8680만 유로(약 65조3137억원)다. 4분기 매출은 전년비 2.5%, 조정치론 4.5% 성장한 110억8110만 유로(약 16조6429억원)로 확인됐다.이는 전반적으로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실적이다. 현지 언론 CNBC에 따르면 로레알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시장 추정치를 웃돌았으며, 4분기 매출은 추정치를 소폭 하회했다. 불확실성이 도사리는 경제 상황에도 실적 방어에 성공하며, 모든 부문·지역에서 실적이 상승세를 보였으나 단 한 곳, 북아시아 지역에서만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북아시아는 한국 중국 일본을 아우르는 지역이다. 로레알 분석에 따르면, 북아시아는 글로벌 뷰티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35%)을 차지하고 있는 시장으로, 로레알실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팬데믹 이후 로레알의 실적 회복 여부를 결정 짓는 핵심 요소도 ‘중국을 포함한 북아시아 지역에서의 회복세’로 분석돼 왔다.지난해 북아시아에서의 로레알은 여전히 약세였다. 매출은 103억340만 유로, 성장률은 전년비 -3.2%, 조정 성장률은 -3.4%로 확인됐다. 4분기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한(조정 성장률은 -3.1%) 28억7320만 유로에 그쳐, 최근까지도 하향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로레알 내 매출 점유율은 24%로, 유럽 북아메리카에 이어 세번째다. 로레알이 평가하는 시장 규모 대비 아쉬운 실적이다.북아시아 지역에서의 부진은 국가 단위로 세계 2위 규모의 뷰티 시장인 중국에서의 성장세가 '부정적'이었고, 그 중에서도 선별유통 부문의 부진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로레알은 분석했다. 일본에선 전반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한국 시장에 대한 매출 분석은 따로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한국 브랜드 닥터지를 지난해 인수한 것을 짚으며, 더모톨로지컬 뷰티 포트폴리오를 '날카롭게' 다듬었다고 발표했다.북아시아 시장에서 성장세를 보인 제품 부문은 로레알 럭스(럭셔리 브랜드), 더마톨로지컬 뷰티(더마 뷰티), 프로페셔널(전문가용 제품)이다. 반면 대중 뷰티 부문(소비재 사업부)의 실적은 부진했다. 로레알파리(헤어) 매출은 한 자릿수 감소했다.로레알의 CEO 니콜라스 이에로니무스는 "중국 시장이 여전히 어려웠던 북아시아를 제외하면 매출 및 영업이익의 질이 향상됐다"며 "글로벌 시장 전망에 대해 낙관적인 입장이며 흥미로운 신제품, 강력한 브랜드 지원책으로 성장이 가속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미국 대형 브랜드사 에스티 로더는 로레알보다 사정이 좋지 않았다.최근 발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에스티 로더는 지난해 4분기 40억4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 감소한 결과로, 시정 추정치에는 근접했으나 지난해 10월 회사 측이 연간 성장 추정치를 낮춘 것이 선반영된 결과다.에스티 로더의 부진 역시 아시아, 특히 중국과 한국 시장에서 겪는 어려움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4분기 에스티로더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매출은 11% 감소한 12억87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58%나 감소했다. 회사의 분석에 따르면 아태 지역에서의 부진은 중국, 한국, 홍콩에서의 매출 감소에서 기인했다. 특히 중국의 침체된 소비 심리와 전반적으로 어려운 소매 환경의 영향이 큰 영향을 미쳤다. 한국과 홍콩에선 주로 면세 매출이 크게 감소했다. 에스티 로더가 인수한 K-뷰티 브랜드 닥터자르트(Dr.Jart+)가 면세 채널에서 철수한 결과다.에스티 로더는 아시아 지역에서 매출 감소폭이 컸으나, 미주 및 아프리카 지역에서도 매출이 각각 2%, 6% 감소했다. 제품 부문별론 스킨케어(-12%), 메이크업(-1%), 헤어케어(-8%)에서 모두 역성장했고, 향수 부문에서만 1% 성장했다. 회사 측은 이 같은 상황이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브랜드 확장 전략과는 별개로 자체적으로 비용을 줄이는 방법도 병행하기로 했다. 그 일환으로 에스티 로더는 최다 7000명의 직원을 감축하는 구조조정과 광고 지출 축소, 수익성 낮은 사업 정리 등을 발표했다.지난 1월 1일부로 임기를 시작한 새 CEO 드 라 파베리는 지난 4일(현지시간)"올해 1분기(에스티 로더 자체 3분기)에도 아시아 면세 부문의 전반적인 부진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며, 회사의 매출에 대한 압박이 강해질 것"이라며 "우리는 민첩성을 잃고 성장 기회를 활용하지 못했지만,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결정적인 조취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연
2025.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