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비만치료제 미래는 초장기 지속형 GLP-1다”
“비만 치료제의 미래는 초장기 지속형(ultra-long acting)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수용체 작용제이다.”현재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GLP-1 수용체에 작용하는 주 1회 피하주사제들이 지배적인 위치를 점유하고 있는 데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현재 사용 중인 치료제들에 만족하고 있지만, 주 1회 주사가 환자들에게 부담요인으로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이에 따라 월 1회 주사제 등의 장기지속형 후보물질들이 차세대 비만 치료제로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영국 런던에 글로벌 본사를 둔 비즈니스 정보 서비스‧컨설팅기관 글로벌데이터社(GlobalData)는 10일 공개한 ‘2025년판 제약산업 현황’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비만 치료제들이 올 한해 동안 제약업계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차세대 비만 치료제들의 개발을 가속화ㅓ하기 위한 투자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여기서 언급된 차세대 비만 치료제들이란 새로운 작용기전의 발견, 주사제를 대신하는 경구용 치료제의 개발, 투여빈도를 낮춰 환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제형 등을 지칭한 것이다.이와 관련, 보고서는 암젠社와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차세대 비만‧대사계 질환 치료제 개발 전문 제약기업 멧세라社(Metsera)를 월 1회 투여 비만 치료제 개발의 선두주자들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글로벌데이터社의 코스탄자 알치아티 제약산업 담당 애널리스트는 “적은 투여빈도가 낮은 효능을 정당화하는 변명거리가 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이 때문에 초장기 지속형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들의 효능이 현재 표준요법제로 사용되고 있는 주 1회용 제제들에 견줄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주 1회용 제제들의 예로 알치아티 애널리스트는 노보 노디스크社의 ‘위고비’(세마글루타이드)와 일라이 릴리社의 ‘젭바운드’ 및 ‘마운자로’(티어제파타이드)를 열거했다.보고서에 따르면 암젠社의 ‘마리타이드’(MariTide: 마리데바드 카프라두타이드)는 월 1회 투여제형으로 우수한 효능이 입증된 첫 번째 후보물질이다.52주 동안 진행된 시험에서 평균적으로 17%의 체중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데다 체중감소 정체기가 동반되지 않았고, 최대 99%의 피험자들에게서 체중이 5%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감소했을 정도라는 것.멧세라社의 경우 ‘MET-097i’의 임상 2a상 시험결과를 최근 공개했다.‘MET-097i’는 당초 주 1회 투여제형으로 개발이 착수됐지만, 오랜 반감기를 내포해 월 1회 투여제형으로도 유망성에 무게를 싣게 하고 있다.알치아티 애널리스트는 “임상시험이 상대적으로 단기간 동안 진행된 데다 피험자 수 또한 적은 편에 속했지만, 멧세라의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이 대단히 유망해 보인다”면서 “불과 12주 동안 플라시보 대비 평균 체중감소율이 11.3%에 달한 데다 체중감소 정체기가 관찰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이처럼 짧은 기간 동안 이 정도의 체중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음을 대단히 인상적이라고 알치아티 애널리스트는 설명했다.뒤이어 이제 우리는 보다 대규모로 설계된 임상시험에서 좀 더 대규모 피험자 코호트 그룹을 대상으로도 그 같은 효능이 유지될 수 있는지 여부를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한편 글로벌데이터의 ‘2형 당뇨병 및 비만 치료제로서의 GLP-1 수용체 작용제’ 보고서에 따르면 GLP-1 수용체 작용제 시장은 주요 7개국에서만 오는 2033년에 1,253억 달러 규모의 매출실적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주요 7개국은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및 일본 등이다.또한 이 같은 매출액의 90%가 비만 치료제 용도에서 창출될 것으로 보고서는 예측했다.알치아티 애널리스트는 “암젠과 멧세라의 후보물질들이 차세대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중요한 부분을 점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경구용 치료제와 새로운 작용기전, 초장기 지속형 제제 등이 이 시장에서 한몫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결론지었다.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암젠과 멧세라의 후보물질들이 모두 이미 임상시험 단계에 진입해 있는 상황이어서 차세대 비만 치료제들의 시장 진입이 예상했던 것보다 조기에 이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이라고 알치아티 애널리스트는 덧붙였다.
이덕규
2025.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