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AZ ‘파센라’ 천식ㆍCOPD 악화 스테로이드比 우위
천식 발작과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 증상의 악화가 나타났을 때 아스트라제네카社의 중증 호산구성 천식 치료제 ‘파센라’(벤랄리주맙)가 지난 반백년여 동안 표준요법제로 사용되어 왔던 스테로이드 정제보다 우수한 효과를 나타냈다는 요지의 연구결과가 나와 “게인-체인징”(game-changing) 가능성에 무게를 싣게 하고 있다.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 의과대학의 모나 바파델 교수‧호주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대학 의과대학의 산자이 라마크리슈난 교수 연구팀은 의학 학술지 ‘란셋 호흡기 의학’誌에 28일 게재한 보고서에서 이 같이 밝혔다.보고서의 제목은 “천식과 COPD의 호산구성 악화 증상을 벤랄리주맙을 사용했을 때 치료했을 때 나타난 효과: 이중맹검법, 이중위약, 플라시보 대조, 피험자 무작위 분류 ABRA 시험”이다.이와 관련, 천식 발작과 COPD 증상 악화는 치명적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게다가 영국에서만 매일 4명의 천식 환자들과 85명의 COPD 환자들이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데다 10초당 1명에서 천식 발작이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아울러 영국에서 매년 천식과 COPD로 인해 59억 파운드의 비용이 국가 보건 서비스(NHS)에서 지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호산구성 악화의 경우 천명(喘鳴), 기침, 염증으로 인한 흉부 압박감 등을 동반하고, 호산구 수치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호산구성 악화는 COPD 증상 악화에서 최대 30% 정도를, 천식 발작의 50% 가까운 비율을 점유하고 있는 형편이다.증상이 진행될수록 호산구성 악화가 나타나는 빈도 또한 증가하면서 불가역적인 폐 손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없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영국에서 호산구성 악화는 매년 200만건 정도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하지만 이 같은 유형의 증상 악화에 대응하는 치료법은 지난 50여년 동안 스테로이드를 제외하면 별다른 변화가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다만 프레드니솔론과 같은 스테로이드는 폐 내부의 염증을 감소시킬 수 있지만, 당뇨병이나 골다공증 등의 중증 부작용을 수반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지적되어 왔다.또한 다수의 환자들이 치료에 실패하고 있는 데다 반복적인 스테로이드 사용, 재입원 또는 증상 악화가 나타난 후 90일 내 사망 등에 직면하고 있는 형편이다.그런데 킹스 칼리지 런던 연구팀이 주도한 임상 2상 ‘ABRA 시험’에서 도출된 결과를 보면 이미 사용 중인 한 치료제가 응급상황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임이 유력하게 시사되어 약물 재창출(re-purposed) 가능성을 기대케 했다.호산구를 표적으로 작용하는 모노클로날 항체의 일종으로 중증 천식을 치료하는 데 사용되고 있는 ‘파센라’가 바로 그것.‘ABRA 시험’에서 도출된 결과를 보면 증상 악화가 발생한 시점에서 ‘파센라’를 1회 투여했을 때 스테로이드 정제를 상회하면서 효과적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연구팀은 천식 발작 또는 COPD 증상 악화가 나타날 위험성이 높은 피험자들을 3개 그룹으로 무작위 분류한 후 각각 ‘파센라’ 주사제와 플라시보 정제 병용요법, 프레드니솔론 30mg 정제 5일 동안 매일 복용과 플라시보 주사제 병용요법 또는 ‘파센라’ 주사제와 프레드니솔론 정제 병용요법을 진행했다.시험은 이중맹검법, 이중위약, 활성대조군, 플라시보 대조시험으로 설계되어 진행됐다.그 결과 28일 후 평가했을 때 ‘파센라’를 투여한 피험자 그룹에서 기침, 천명, 호흡곤란 및 가래 등의 호흡기 증상들이 개선된 것으로 분석됐다.뒤이어 90일차에 분석한 결과를 보면 ‘파센라’를 투여한 피험자 그룹에서 치료에 실패한 비율이 프레드니솔론을 복용토록 한 대조그룹에 비해 4배 낮게 나타났음이 눈에 띄었다.‘파센라’를 투여한 피험자 그룹에서 증상 악화로 인해 내원하거나 입원한 비율이 낮게 나타난 데다 천식 및 COPD 환자들의 삶의 질이 개선된 것으로 평가되었다는 의미이다.시험을 주도한 바파델 교수는 “이미 중증 천식 증상을 관리하는 데 효과적이면서 안전하게 사용되고 있는 치료제가 ‘파센라’라 할 수 있다”면서 “우리는 증상이 악화된 시점에서 기존의 방식과 다른 방법으로 ‘파센라’를 사용한 결과 현재 유일한 표준요법제로 사용되고 있는 스테로이드 정제보다 효과적일 수 있음을 입증해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이처럼 ‘ABRA 시험’에서 입증된 성과는 표적치료제가 천식 발작과 COPD 증상의 악화에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임을 발견한 성과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파델 교수는 설명했다.바꿔 말하면 전체 환자들에게 동일한 치료제를 사용하는 대신 위험성이 가장 높은 환자들에게 표적치료제를 사용할 때 보다 나은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라고 덧붙이기도 했다.바파델 교수는 “우리는 이 같은 시험결과가 차후 천식 발작과 COPD 증상의 악화를 치료하는 방법의 변화로 귀결되고, 세계 각국에서 천식이나 COPD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10억명 이상의 환자들의 건강을 개선하는 성과로 이어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이번 연구에 제 1저자로 이름을 올린 라마크리슈난 교수는 “COPD가 세계 각국에서 주요한 사망원인의 하나로 자리매김해 왔지만, 20세기에 치료법상의 진전은 제자리 걸음을 답습했다”면서 “우리는 환자들에게 더 이상의 시간이 허락되지 않기 전에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치료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이덕규
2024.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