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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조 원’ 대박 예고…2025 최고 기대 신약 TOP 10 ②
1편에서 ‘2025년 최고 기대 신약 TOP 5를 살펴봤다면, 이번 편에서는 6위부터 10위까지의 후보들을 중점적으로 조명한다.1위에서 5위까지를 살펴보면, 낭포성 섬유증(CF), 비오피오이드 통증 치료제, 심장질환 신약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이 예상되는 치료제만으로도 2025년이 가져올 혁신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이제 남은 5개 항목에서는 다발성 경화증(Multiple Sclerosis, MS), 비만·당뇨, 중증 알레르기성 천식, 수막구균 백신, 중증 자가면역질환 등 각양각색의 영역에서 새로운 치료 지평을 열 것으로 예상된다.6. 톨브루티닙(Tolebrutinib)개발사 - 사노피(Sanofi)적응증 - 다발성 경화증(Multiple Sclerosis, MS)2030 예상 매출 - 14억 달러사노피가 2020년 프린시피아 바이오파마(Principia Biopharma)를 37억 달러에 인수하며 확보한 BTK 저해제 ‘톨브루티닙’은 롤러코스터 같은 개발 과정을 거쳐 이제야 FDA 승인을 눈앞에 두고 있다.초기엔 중증 근무력증과 MS 모두를 겨냥했으나, 2022년 FDA가 간 독성 가능성을 지적하며 일부 임상을 보류로 돌렸고, 사노피는 결국 근무력증 적응증을 포기했다. MS 부문에서도 경쟁자들이 비슷한 간독성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톨브루티닙은 지난해 말 FDA의 혁신치료제(breakthrough therapy) 지정을 획득하며 한 발 앞서가는 모습을 보였다.이번 혁신치료제 지정은 재발하지 않는 2차 진행성 다발성 경화증(nrSPMS)에 대한 것인데, 만약 승인된다면 nrSPMS를 위한 최초의 질병변형치료제(DMT)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사노피는 올해 중 SPMS 영역을 시작으로, 향후 일차성 진행형 MS(PPMS) 확장까지 계획하고 있다. MS 시장은 연간 230억 달러 규모로 추정되는 거대 시장인 만큼, 사노피가 톨브루티닙으로 어느 정도의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7. 마즈두타이드(Mazdutide)개발사 - 이노벤트(Innovent)/일라이 릴리(Eli Lilly)적응증 - 제2형 당뇨병, 비만2030 예상 매출 - 13억 달러일라이 릴리가 듀얼 GLP-1/글루카곤 수용체 작용제(dual GLP-1/glucagon receptor agonist) 마운자로로 굵직한 성공 사례를 만들어 낸 가운데, 차세대 치료제 ‘마즈두타이드’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중국 바이오텍 이노벤트는 2019년부터 중국 내 권리를 보유하고, 2024년 말 당뇨와 비만을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에서 긍정적 결과를 발표하며 중국 보건당국에 허가 신청을 마쳤다.특히 GLP-1 작용은 식욕 억제를, 글루카곤 수용체 활성화는 에너지 소모를 높이는 효과가 있어, 이중 기전을 통해 체중 감량과 혈당 조절의 ‘투 트랙’ 효과가 기대된다.이노벤트는 더 높은 용량(9mg)으로의 확장과 경쟁 약물(노보 노디스크의 세마글루타이드)과의 직접 비교, 지방간·심부전 등의 적응증 확대 등을 추진 중이다.일라이 릴리 역시 글로벌 시장 확대 여부를 검토하고 있으며, 자사 간판 파이프라인 ‘마운자로의 후속 지위를 마즈두타이드가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8. 데페모키맙(Depemokimab)개발사 - GSK적응증 - 중증 알레르기성 천식 등2030 예상 매출 - 12억 달러GSK가 자사의 IL-5 계열 파이프라인을 대폭 강화할 신약으로 꼽는 데페모키맙 역시 올해 중요한 전기를 맞을 전망이다.CEO 엠마 월름슬리는 최근 발표에서 “현재 2~4주 간격 투여가 일반적인 중증 알레르기성 천식 영역에서, 6개월에 한 번 투여하는 형태는 환자들의 치료 편의성 측면에서 혁신적”이라고 강조했다.데페모키맙은 인터루킨-5(IL-5)와 결합을 차단해 호산구 과활성화로 인한 염증과 조직 손상을 억제한다. 임상 3상에서 1년간 천식 악화율을 54%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였는데, 다만 환자의 삶의 질, 호흡 지표 등 일부 2차 지표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을 보이지 못했다. GSK는 “악화율 감소 자체가 치료의 핵심 지표”라며 개발 전략을 이어갈 뜻을 분명히 했다.데페모키맙은 먼저 중증 천식과 코 폴립 동반 만성비염(CRSwNP)에서의 허가 신청을 준비 중이며, 이후 호산구육아종성 다발혈관염(EGPA), 과호산구증후군(HES),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으로 적응증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GSK의 IL-5 계열을 기존 ‘누칼라(메폴리주맙)’ 이상의 대형 프랜차이즈로 끌어올릴 수 있는 촉매제로 기대된다.9. MenABCWY 백신(개발명 GSK-3536819)개발사 - GSK적응증 - 수막구균 A·B·C·W·Y 예방 백신2030 예상 매출 - 12억 달러GSK는 이미 멘비오(Menveo(4가 A·C·W·Y 백신))와 백세로Bexsero(B형 백신)를 판매하며 수막구균 백신 시장에서 상당한 입지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멘비오와 백세로 항원을 하나로 결합한 5가(pentavalent) 백신 ‘GSK-3536819’의 FDA 허가가 2월 14일로 예정돼 있어, 승인을 받으면 경쟁사 화이자(Pfizer)의 펜브라야(Penbraya)와 본격적으로 맞붙게 된다.화이자 역시 니멘릭스(Nimenrix(4가))와 트루멘바(Trumenba(B형))를 합쳐 만든 5가 백신 펜브라야를 2023년에 먼저 승인을 받았다. 다만, 아직 미국의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가 제시한 표준 접종 스케줄은 4가 백신과 B형 백신을 별도로 여러 차례 접종하도록 권장한다.GSK가 허가를 받고도 실제 시장에서 5가 접종이 얼마나 빠르게 확대될지는 지켜봐야 하지만, 1회 접종으로 더 많은 혈청형을 커버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GSK는 연간 약 20억 파운드(약 2조 4천억 원) 규모로 뇌수막염 백신 프랜차이즈를 키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멘비오와 백세로의 2024년 1~3분기 매출만 합쳐도 11억 파운드(약 1조 6천억 원)에 달할 정도인 만큼, 5가 백신까지 본격 출시된다면 상당한 시너지가 기대된다.10. 니포칼리맙(Nipocalimab)개발사 - 존슨앤드존슨(J&J)적응증 - 중증 근무력증(Myasthenia Gravis) 및 기타 자가면역질환2030 예상 매출 - 12억 달러J&J는 2020년 65억 달러에 모멘타 파마슈티컬스(Momenta)를 인수하며 FcRn 차단제 니포칼리맙을 확보했다.FcRn 차단 기전은 순환 중인 면역글로불린 G(IgG) 항체 수치를 낮춰, 다양한 자가면역질환을 개선할 수 있는 ‘파이프라인 인 어 패스웨이(pipeline-in-passway)’ 접근으로 주목받고 있다.이미 아르젠엑스(Argenx)의 비브가르트(Vyvgart, Efgartigimod(에프가티디모드))와 UCB의 리스티고(Rystiggo, Rozanolixizumab(로카노릭시주맙)) 등 FcRn 억제제가 중증 근무력증(gMG) 분야에 진출했다. 여기서 니포칼리맙은 AChR, MuSK, LRP4 항체 등 폭넓은 환자군을 커버하도록 임상을 설계해 FDA 우선심사(priority review)까지 획득했다. 시장성이 큰 gMG 외에도, J&J는 적혈구 자기면역질환, 만성 염증성 탈수초성 다발신경병증(CIDP) 등 다양한 질환을 겨냥한 임상을 진행 중이다.다만, FcRn 기전의 확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풀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아르젠엑스가 2023년에 혈소판 감소증(ITP) 및 일부 희귀 피부질환 적응증에서 성적이 부진했던 것처럼, 적응증마다 임상 결과가 상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니포칼리맙이 추가 승인에 성공한다면 J&J의 대규모 투자 전략이 빛을 볼 가능성이 크다.‘10대 신약’으로 열리는 2025년, 더 큰 성장의 분수령이상으로 2025년에 가장 주목받는 신약 10개를 모두 살펴봤다.1편에서는 버텍스의 최신 낭포성 섬유증 치료제와 비오피오이드 통증 신약, 다이이찌산쿄·아스트라제네카의 차세대 ADC, 사이토키네틱스의 심근병증 치료제, 인스메드의 호중구 매개 치료제 등을 조명했다.이번 2편에서는 사노피의 BTK 저해제(다발성 경화증), 이노벤트·일라이 릴리의 듀얼 작용제(비만·당뇨), GSK의 장기지속형 천식·호산구 질환 치료제, 수막구균 5가 백신, 그리고 J&J의 FcRn 차단제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의 혁신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이들의 공통점은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거나, 기존 치료 대비 복용·투약 편의성과 효능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이다. 2025년 이후에도 실제 허가와 임상 결과에 따라 매출 예측치가 달라질 수 있겠지만, 시장분석기관 이밸류에이트가 전망한 총 290억 달러(약 29조 원) 매출 규모가 현실화된다면 전 세계 제약·바이오 산업에 사상 최대급 호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또한 각 제품이 가진 적응증 확장성, 기전적 혁신성, 그리고 글로벌 주요 업체들의 대규모 영업망과 마케팅 전략이 맞물려, 일회성 호재에 그치지 않고 중장기적 성장을 견인할 전망이다.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2025년, 기대만큼이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환자들에게는 선택지가 다양해지고 치료 성과의 개선 폭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글로벌 전문가들은 “이것은 곧 생존 경쟁을 통해 더욱 진일보한 신약들이 시장에 속속 등장하게 될 것임을 의미하며, 앞으로도 업계 내 R&D 투자와 파이프라인 확대 경쟁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블록버스터 신약’에 대한 낙관적 전망과 함께, 실제 환자 진료 환경에서의 가치 실현과 비용 효율성, 안전성 등을 둘러싼 논의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윤수
2025.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