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 의료기기
팀엘리시움 ‘바디닷 피트니스’ 미국으로…웰니스 의료기기 해외 진출 본격화
근골격계 전문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팀엘리시움이 차세대 체형분석기로 국내를 넘어 해외시장까지 보폭을 넓히는 모습이다. 중학교 동창인 김원진‧박은식 공동대표와 주성수 의학총괄이사(CMO)가 20대에 창업한 팀엘리시움은 곧 업력 8년차에 접어들며 노하우와 차별성으로 업계에서 탄탄하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약업신문은 의료기기업계의 젊은 피이자, 기술개발과 시장 확대 전략에서 노련함이 엿보이는 팀엘리시움의 김원진 대표를 직접 만나 창업 배경과 AI 체형분석 기술에 대한 소회를 들었다.김원진 대표는 박은식 공동대표, 주성수 의학총괄이사와 대학원생 시절 술자리에서 나눈 대화와 아이디어로 창업해 지금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대학원에서 인공지능(AI)을, 주 이사는 경희대에서 한의학을 전공했다. 박 공동대표는 개발자 출신이다. 이들 세 사람은 오십견같은 자세나 운동 장애와 관련한 질환을 인공지능을 통해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좋겠다는 대화를 나눴고, 이를 계기로 창업을 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후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지원사업에서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고, 시제품 제작 후 제품을 직접 판매하고 싶어 법인 설립까지 일사천리로 추진했다. 김 대표는 “창업 초기만 해도 법인 설립 계획은 없었다. 그런데 중기부에서 지원받은 5000만원으로 제품을 개발하고 시제품을 완성해 보니, 이대로 멈추기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법인을 설립해 직접 발품을 팔며 제품을 팔았더니 창업 첫 해에 8500만원이라는 매출액을 기록했다. 비록 큰 매출은 아니지만 당시엔 굉장히 뿌듯했다”고 회상했다. 2017년 창업 후 이듬해인 2018년에는 국내에서 잘 알려진 엑셀러레이터 중 한 곳에서 투자도 받았다. 이후 6년이 흘렀다. 연구원과 개발자, 한의사의 공동 창업은 현재 인공지능을 통한 체계화된 체형 분석으로까지 이어졌다. 이른 나이에 설립한 스타트업이 점점 안정적인 회사로 거듭나고 있는 셈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탄생한 팀엘리시움의 AI 기반 체형분석 제품은 의료기기 라인업인 ‘폼체커(POM Checker)’와 웰니스기기 라인업인 ‘바디닷 피트니스(Bodydot Fitness)’가 있다.폼체커는 별도의 마커 부착과 환복 없이 자동으로 환자의 주요 신체 부위를 인식해 관절별 가동 범위(ROM) 및 신체 불균형 정도를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리포트 형태의 분석 결과를 제공해 주는 의료기기다. 지난해 8월 중기부의 우수 연구개발(R&D) 혁신 제품으로 지정되며 기술력과 시장성을 인정받았다. 팀엘리시움은 이를 통해 국내 공공조달 시장에서의 매출 증대와 지속적인 제품 고도화,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내겠다고 다짐했다. 폼체커는 현재 국내 의료기관 400여곳이 사용할 정도로 꾸준히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김 대표는 “팀엘리시움의 체형분석 기술은 흔히 말하는 ‘자세 인식(Pose Estimation)’ 기술을 기본으로 한다. 2D 영상을 구현하는 스마트폰 등 일반 카메라와 달리 팀엘리시움의 3D 센서는 깊이(depth) 영상까지 포함한 3D 영상을 구현한다. 3D 센서로부터 신체를 촬영하고, 이를 통해 획득한 3D 영상을 분석해 자동으로 주요 신체 부위를 인식하는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거북목이 얼마나 심한지, 어깨가 얼마나 틀어져 있는지 등 정량적인 체형 정보와 체형 변화에 따른 신체 모습을 3D 시뮬레이션 모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최근 출시한 ‘바디닷 피트니스’는 다음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5’에서 피트니스 부문 혁신상 수상을 앞두고 있다. 이 제품은 3D 센서를 활용한 간단한 신체 촬영을 통해 전반적인 체형 및 근육 상태 분석 결과를 제공해주는 차세대 프리미엄 체형분석기다. 주요 고객층인 피트니스‧필라테스 등 운동 시설은 최근 들어 보다 전문적인 재활 지식과 정보로 차별화를 앞세우고 있어, 이들의 회원 증대에도 바디닷 피트니스가 도움을 주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김 대표는 ‘CES 2025’ 혁신상 수상에 대해 “세계적인 행사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의 계기로 삼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이어 “근골격계 질환은 고령화와 맞물려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인 문제인 만큼 국내에서 성공한 사업 모델을 글로벌 시장으로도 확장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지난해 6월 저희의 비전과 기술력을 믿고 투자한 스트롱벤처스(Strong Ventures)가 미국 벤처캐피탈인 만큼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진출 시 다양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김 대표는 앞으로도 제품 개발과 판매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꾸준한 피드백을 제공하며 문제점을 개선하는 고객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보이는 곳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꾸준히 노력하며 성실함으로 승부하고 싶다는 것이다. 심지어 그는 올해 들어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가 진행한 두 번의 어린이 이동건강검진 활동에도 참여하는 등 사회공헌활동도 실천하고 있다. 올바른 자세는 어릴 적부터 바로 잡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그는 “사회적 책임을 다 한다는 말은 좀 거창하다. 그냥 저희가 가진 역량과 기술로 세상에 선한 영향을 주고 싶은 것”이라고 겸손해 했다. 그러면서 일전에 큰 감명을 받았다는 한 구절을 언급했다. 영화 ‘역린’에 나온, 사서삼경 중 하나인 <중용>의 한 구절이다.“보이지 않는 곳에 성실함이 있다면 성실함은 드러나고, 드러나면 분명해지고, 분명해지면 밝아지고, 밝아지면 감동이 오고, 감동이 오면 변화가 오고, 변화가 오면 동화되나니 오직 천하의 성실함과 진실함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이다.”
이주영
2024.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