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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티 로더, 2/4분기 매출 6% ↓ㆍ큰 폭 인력감원
에스티 로더가 새로운 전략적 비전이 담긴 ‘뷰티 리이매진’(Beauty Reimagined) 프로그램을 4일 제시했다.이날 에스티 로더는 아울러 2/4분기(2024년 12월말 기준) 경영성적표를 공개했다.스테판 드 라 파버리 회장은 “차후 수 년 동안 지속가능한 매출성장세 회복과 견고한 두자릿수 영업이익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과감한 전략적 비전이 담긴 ‘뷰티 리이매진’ 프로그램에 착수하게 된 것에 고무되어 있다”면서 “우리는 이를 통해 고객 중심의 고급 화장품기업으로 더욱 탄탄한 위치에 자리매김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파버리 회장은 “이를 위해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며 “하지만 ‘뷰티 리이매진’ 프로그램의 이행으로 우리의 야심이 이행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우리의 믿음”이라고 강조했다.에스티 로더는 영업모델을 간소화하고, 신속화하고, 민첩성을 배가시켜 나가면서 괄목할 만한 변신을 모색하는 동시에 단호한 결정을 통해 소비자 공략 범위을 확대하고, 대대적인 혁신을 가속화하고, 소비자를 향한(consumer-facing) 투자를 늘려 나가면서 성장과 수익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해 나갈 것이라고 파버리 회장은 다짐했다.궁극적으로는 ‘뷰티 리이매진’ 프로그램의 이행을 통해 에스티 로더가 다시 한번 고급 화장품업계를 선도하는 위치에 설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이날 공개된 2/4분기 경영실적을 보면 에스티 로더는 2/4분기 동안 40억400만 달러의 매출액을 올려 전년도 같은 분기의 42억7,900만 달러와 비교하면 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에스티 로더는 이에 따라 5억8,000만 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전환을 내보이면서 5억7,400만 달러의 영업이익을 창출했던 지난해 2/4분기와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를 반영했다.마찬가지로 한 주당 1.64달러의 주당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 한 주당 0.87달러의 주당순이익을 올린 지난해 같은 분기와는 확연한 차이를 내보였다.2/4분기 실적을 부문별로 살펴보면 스킨케어 부문이 전년도 같은 분기에 비해 12% 급감한 19억2,100만 달러를 기록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나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소매유통 환경과 아시아 지역 면세 사업부문이 도전적인 상황에 직면해 있는 현실이 떠올려지게 했다.마찬가지로 메이크업 부문이 11억5,000만 달러의 실적을 올렸지만, 1% 줄어드는 부진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이처럼 메이크업 부문이 하락세를 내보인 것은 ‘톰 포드’ 브랜드의 부진에 주로 기인한 결과로 분석됐다.헤어케어 부문 또한 ‘아베다’ 브랜드를 필두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8% 감소한 1억5,900만 달러의 실적을 기록했다.다만 향수 부문은 고급 브랜드들의 견인에 힘입어 1% 소폭 올라서면서 7억4,400만 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지역별로 2/4분기 실적을 짚어보면 미주(美洲) 시장에서 12억2,300만 달러의 매출액을 기록했지만, 2% 뒷걸음친 것으로 파악됐다.남미시장에서는 제자리 걸음하면서 그래도 선전을 펼쳤지만, 북미시장 부진의 여파가 오롯이 반영될 결과로 풀이됐다.유럽‧중동 및 아프리카(EMEA) 시장의 경우 14억9,400만 달러의 실적을 올린 가운데 6% 마이너스 성장률을 내보였다.EMEA 시장의 부진은 글로벌 면세 사업부문의 실적이 두자릿수 감소한 것에 주로 기인한 성적표로 평가됐다.아시아‧태평양시장의 경우 12억8,700만 달러의 매출액을 내보인 가운데 11%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해 감소폭이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에스티 로더는 이에 대해 한국, 중국 및 홍콩의 침체된 소비심리를 비롯해 전체적으로 소매유통 환경이 도전적인 상황에 직면해 있음을 반영한 결과라고 분석했다.한 예로 한국시장에서 지난해 11월 ‘닥터자르트’ 브랜드가 면세시장에서 철수한 사례를 상기시키기도 했다.이날 에스티 로더는 이익과 성장이 회복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구조조정 프로그램을 크게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이를 위해 12억~16억 달러의 비용지출을 기꺼이 감수할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공개된 구조조정 프로그램의 내용을 보면 적게는 5,800명선에서 최대 7,000명에 달하는 인원을 감축하겠다는 내용이 눈에 띈다.오는 2026년 말까지 이행될 구조조정 프로그램은 조직재편, 일부 사업부문들의 규모 적정화, 각종 사업진행 절차들의 간소화 및 신속화, 일부 서비스 부문의 아웃소싱, 시장존재감 강화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한편 이날 에스티 로더는 3/4분기에도 불안정성이 지속되고 불투명한 시계(視界)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아시아 면세 사업부문의 도전적인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한국과 중국의 침체된 소비심리와 지정학적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서 낙관적인 전망을 어렵게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이 때문일까? 에스티 로더는 3/4분기에 글로벌 면세 사업부문의 매출이 두자릿수 감소가 불가피해 보인다고 전망했다.다만 글로벌 면세 사업부문을 제외하면 3/4분기 매출 감소세가 2/4분기보다는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파버리 회장은 “아시아 면세 사업부문의 취약한 매출 추이 등으로 인해 3/4분기 전망이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인정하면서 “매출이 다시 성장세로 전환될 수 있도록 뒷받침하기 위해 3/4분기 동안 세계 각국에서 소비자들을 향한 투자를 전략적으로 늘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덕규
2025.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