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갑진년 한해가 저물어간다. 지난 2월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 증원으로 촉발된 의정 갈등은 의료계는 물론 제약바이오업계에도 큰 타격을 안겨주었다. 의정 갈등 장기화로 업계는 수액 및 처방의약품 수요감소 등으로 인해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았다. 전공의 이탈과 의료계 파업으로 대형 병원 환자들이 줄면서 업체들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상반기 주요 대학병원들이 일시적으로 집단 휴진을 선언한 이후 학회 관련 세미나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임상시험계획과 신약개발 일정도 큰 차질을 빚게 되었다. 최소한의 인력으로 반드시 필요한 연구만 진행한다는 현장 분위기가 확인됐고 이러한 후폭풍은 내년 이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연말까지 이어진 한미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도 업계 입장에서는 분명 악재로 작용했다.
반면 호재도 있었다. 국가바이오위원회 출범이 예고되는 등 제약바이오산업 육성방안과 의약품 품질개선, 공정영업 환경개선에 대한 제도가 정비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등 3개 부처가 주도하는 대통령 직속 국가바이오위원회는 보건·의료, 식량, 자원, 에너지, 환경 등 바이오 전 분야에 대한 비전·전략을 제시하고, 바이오 경제·안보 등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제시와 관련 규제 개선도 담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국산 항암제로는 사상 처음 FDA 허가를 받은 유한양행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는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R&D 투자의 긍정적 사례로 평가되는 가운데 EMA(유럽의약품청)의 승인도 순조롭게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져 향후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꿈의 비만 치료제라는 위고비도 국내 첫 선을 보이며 큰 사회적 반향을 야기했고 새로운 치료 기전의 편두통 및 초기 알츠하이머병 신약도 국내 상륙하면서 임상 현장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신약개발을 통한 인류애의 실천'을 모토로 하는 제약바이오업계의 현실은 녹록치가 않다 내년 이후의 전망은 더욱 어둡다. 국가신약개발재단이 최근 발간한 ‘2024 글로벌 신약개발 산업동향’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신규 투자액이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국내 바이오기업들은 글로벌경제 영향으로 자금조달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바이오‧의료 분야 신규 투자액은 바이오투자가 가장 활발했던 2021년과 비교하면 신규 투자액이 거의 반토막 수준이라고 한다.
전국 대학교수들은 올해를 대표하는 사자성어로 ‘제멋대로 권력을 부리며 함부로 날뛴다’의 ‘도량발호’(跳梁跋扈)를 선정했다. 뒤이어 낯짝이 두꺼워 부끄러움이 없다는 뜻의 ‘후안무치(厚顔無恥)’, 머리가 크고 유식한 척하는 쥐 한 마리가 국가를 어지럽힌다는 의미의 ‘석서위려’(碩鼠危旅)가 뒤를 이었다. 모두가 국가적 위기상황과 경제혼란을 야기한 국가 지도자와 정치인들을 향한 반성과 책임을 촉구하는 시사적 의미가 담기지 않았나 생각된다. 내년 을사년에는 과학자들의 이성적 합리적 사고와 상식을 기반으로 하는 집단지성이 발휘되는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뜻을 담은 사자성어가 앞자리를 차지할 수 있게 되기를 염원하며 송구영신의 인사를 대신한다.
인기기사 | 더보기 + |
1 | 삼천당제약,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 시작 |
2 | 제약바이오 3분기 평균 총차입금 코스피 2353억원, 코스닥 589억원...전년비↑ |
3 | 유통업계, 물류대전 심화된다 |
4 | 제약바이오 3분기 이자비용 및 이자보상배율...코스피 증가, 코스닥은 감소 |
5 | AZㆍ다이이찌 산쿄 새 유방암 치료제 FDA 승인 |
6 | 미국 WHO 이탈…한국 공중보건·외교 전략은 어디로? |
7 | 오젬픽·위고비 핵심성분 '세마글루타이드' 희귀 안과질환 상관성 조사 개시 |
8 | 제약바이오 3분기 총차입금의존도...전년比 코스피 감소, 코스닥은 증가 |
9 | 화장품기업 2024년 3분기 총차입금의존도 17.26% …전년比 0.05%p↓ |
10 | 글로벌 바이오헬스 시가총액, 삼성바이오로직스 11위·셀트리온 20위 |
인터뷰 | 더보기 + |
PEOPLE | 더보기 + |
컬쳐/클래시그널 | 더보기 + |
다사다난했던 갑진년 한해가 저물어간다. 지난 2월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 증원으로 촉발된 의정 갈등은 의료계는 물론 제약바이오업계에도 큰 타격을 안겨주었다. 의정 갈등 장기화로 업계는 수액 및 처방의약품 수요감소 등으로 인해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았다. 전공의 이탈과 의료계 파업으로 대형 병원 환자들이 줄면서 업체들의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상반기 주요 대학병원들이 일시적으로 집단 휴진을 선언한 이후 학회 관련 세미나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임상시험계획과 신약개발 일정도 큰 차질을 빚게 되었다. 최소한의 인력으로 반드시 필요한 연구만 진행한다는 현장 분위기가 확인됐고 이러한 후폭풍은 내년 이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연말까지 이어진 한미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도 업계 입장에서는 분명 악재로 작용했다.
반면 호재도 있었다. 국가바이오위원회 출범이 예고되는 등 제약바이오산업 육성방안과 의약품 품질개선, 공정영업 환경개선에 대한 제도가 정비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등 3개 부처가 주도하는 대통령 직속 국가바이오위원회는 보건·의료, 식량, 자원, 에너지, 환경 등 바이오 전 분야에 대한 비전·전략을 제시하고, 바이오 경제·안보 등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제시와 관련 규제 개선도 담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국산 항암제로는 사상 처음 FDA 허가를 받은 유한양행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는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R&D 투자의 긍정적 사례로 평가되는 가운데 EMA(유럽의약품청)의 승인도 순조롭게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져 향후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꿈의 비만 치료제라는 위고비도 국내 첫 선을 보이며 큰 사회적 반향을 야기했고 새로운 치료 기전의 편두통 및 초기 알츠하이머병 신약도 국내 상륙하면서 임상 현장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신약개발을 통한 인류애의 실천'을 모토로 하는 제약바이오업계의 현실은 녹록치가 않다 내년 이후의 전망은 더욱 어둡다. 국가신약개발재단이 최근 발간한 ‘2024 글로벌 신약개발 산업동향’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신규 투자액이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국내 바이오기업들은 글로벌경제 영향으로 자금조달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바이오‧의료 분야 신규 투자액은 바이오투자가 가장 활발했던 2021년과 비교하면 신규 투자액이 거의 반토막 수준이라고 한다.
전국 대학교수들은 올해를 대표하는 사자성어로 ‘제멋대로 권력을 부리며 함부로 날뛴다’의 ‘도량발호’(跳梁跋扈)를 선정했다. 뒤이어 낯짝이 두꺼워 부끄러움이 없다는 뜻의 ‘후안무치(厚顔無恥)’, 머리가 크고 유식한 척하는 쥐 한 마리가 국가를 어지럽힌다는 의미의 ‘석서위려’(碩鼠危旅)가 뒤를 이었다. 모두가 국가적 위기상황과 경제혼란을 야기한 국가 지도자와 정치인들을 향한 반성과 책임을 촉구하는 시사적 의미가 담기지 않았나 생각된다. 내년 을사년에는 과학자들의 이성적 합리적 사고와 상식을 기반으로 하는 집단지성이 발휘되는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긍정적이고 진취적인 뜻을 담은 사자성어가 앞자리를 차지할 수 있게 되기를 염원하며 송구영신의 인사를 대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