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 산업계의 신약개발과 해외 진출 성과가 속속 확인되고 있는 가운데 산업 성장을 효율적으로 뒷받침하고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합리적인 약가정책이 필요하다는 공론 도출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최근 국회에서 열렸다. 토론회 공동주최로 나선 제약바이오협회는 글로벌 신약 창출을 위해 R&D부문의 대규모 투자는 물론 전문인력 양성, 기술 확보, 품질향상을 위한 획기적인 전환점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책적 조율과 제도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를 주관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영석 의원도 제약 생태계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와 세제 지원 확대가 필수적이며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성장 동력 확보 및 신약 개발 활성화를 위한 실효성 있는 해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겠다고 지원사격에 나서기도 했다.

그동안 제약바이오협회는 무엇보다 일관성 있는 정책 방향 수립과 추진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정부 상대로 혁신적 R&D 지원 확대, 합리적 규제 혁신과 예측가능한 약가제도 설계, 기술 혁신과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실질적 지원책 등을 꾸준히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원료의약품 자체를 직접적으로 지원하는 사례가 없고 해외 각국 보건의료체계와 금융시스템이 다른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특정한 시점에서 약가와 단순 비교하는 방식은 제네릭 위주의 산업 기반을 갖춘 국내 시장과는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한마디로 업계가 실제 체감할 수 있는 정도의 실질적 지원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산업 전체의 성장을 도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날 유승래 동덕여자대학교 약학대학 교수는 '제약바이오 신약개발 활성화를 위한 합리적 약제비 관리 방향'이라는 제목의 발제를 통해 우리 제약바이오산업은 질적·양적으로 규모는 커지고 있는데 신약개발 촉진을 위한 정책은 크게 미흡하다며 업계의 신약 개발 유인을 강화할 수 있는 합리적인 약제비 관리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약가정책이 신약개발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경우 산업 성장이 둔화 될 위험이 있다며 유 교수는 실거래가 조사, 급여적정성 재평가, 사용량-약가 연동제, 특허만료 약가 재산정 등 다양한 방식의 약가 사후관리제도가 기등재 약제의 반복적인 가격 인하로 인해 후속 신약이 등재될 때 지속적으로 낮은 가격을 참조하게 되고 이는 결국 신약 개발의 경제적 유인을 저하시킬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당국이 꼭 경청해야 할 대목이 아닐수 없다.

또 최윤정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건강보험 약제비 효율화 방안이 국민 약제비 부담에 미치는 영향' 주제발표를 통해 지난 2012년 일괄약가인하를 기점으로 일관되게 추진해 온 약제비절감을 통한 건보재정 안정이라는 정책목표는 의약품 선택과 사용량 관리에는 효과가 없고 단지 약가인하를 당한 제약기업의 매출액만 큰 폭으로 떨어뜨리는 부정적 결과만 낳았다고 했다, 최 교수는 약가인하에 앞서 오리지널 및 고가의약품 선호, 의약품 과다 소비·처방 등 환경 개선이 먼저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는데 이는 약가인하로 인해 건보재정 부담이 증가하는 풍선효과가 발생하고 오리지널·고가 의약품 대체로 약품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을 초래하는 등 역작용만 양산한 꼴이다. 잘못된 정책 결정이 산업성장도 놓치고 재정도 낭비하는 최대 악수가 될 수 있음을 경고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