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허가 관문을 통과 한다는것은 그야말로 사막에서 동전찾기 또는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는것 만큼이나 어렵고 힘든 과정임을 모두가 잘 알고 있다. 이같은 사례를 최근 국내제약바이오업계가 또 한번 경험했다. HLB가 지난 10여년간 공들인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이 미국 시장 문턱을 또다시 넘지 못했다. 동사는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이 지난달 FDA로부터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최종보완요청서(CRL)를 전달받았다고 발표했다. 구체적 사유는 병용요법 파트너사의 현지 생산 시설 문제로 적시됐다. 발표 직후 파장은 엄청났다. 당사자인 HLB는 물론이거니와 그룹 계열사 주가는 모두 하한가 수준으로 급락했다. 신약허가 기대감에 주가가 급등했던 한달 전 고점 대비 약 8조원이 사라졌다는 분석이다.
발표 직후 이 회사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직접 기자회견을 통해 FDA 발표와 관련된 배경설명과 함께 회사측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는 시장과 투자자들의 불안과 불만을 달래기 위한 경영진의 고육책으로 보여진다. 이 자리에서 회사 최고기술책임자(CTO)는 FDA가 실사 또는 심사 과정에서 발견한 문제점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지적한 내용을 의미하는 옵저베이션을 통해 작년 제조품질관리(CMC) 관련 10개 지적 사항을 받았으나 이번에는 3개에 그쳤다고 밝혔다. 제조 공정의 근본적인 문제가 아닌 운영 과정 프로토콜상의 문제로 △무균 공정 시스템 및 절차의 미비 △의약품 품질 보증을 위한 적절한 유관 검사 미확립 △컴퓨터 관련 시스템 비자동화 및 전자 장비 점검 프로세스 부족 등으로 얼마든지 보완이 가능한 수준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사태를 접해 그동안 40여 건의 국산신약 개발과 FDA를 비롯한 유럽 선진국의 허가를 받기 위해 도전을 거듭해 온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는 지금까지 반복된 명암을 확인하는 동시에 새롭게 각인되는 의미 있는 상황 전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FDA허가는 글로벌혁신신약으로 발돋움하는 계기는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완전한 상업적 성공을 보장하는것은 아니다. 과장된 기대감은 신뢰 하락을 초래하고 부풀려진 관심은 주가 폭등과 폭락을 필연적으로 동반한다. 다행히 이번 HLB의 경우 다른 제약바이오업체의 연쇄적 동반 하락과 같은 사태로까지는 연결되지 않았고 향후 스케줄과 관련된 경영진의 대응책 발표 등 발빠른 진화노력도 기업의 신인도 제고에 적지 않은 효과를 보일것으로 판단된다.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이 FDA 승인을 받으면 국내 기업이 임상과 허가 등을 독자적으로 수행, 미국 진출에 성공한 첫 항암제가 된다. 중간 단계에서 글로벌 빅파마에 기술수출하지 않고 제품화를 통해 상업화하는 역량을 입증하는 최초의 사례가 된다. 신약개발에서 실패는 조금도 이상한 일이 아니라 상수로 보이는 흔한 일이다. 실패는 다음 도전의 밑거름이 되고 축적된 연구데이터는 전체 산업 발전에 기여한다. 신약개발은 불확실성이 큰 업종이다. 그래서 무엇보다 경영진의 확신과 뚝심이 핵심 성공 요소가 된다. HLB경영진은 비록 FDA허가를 얻지 못했지만 파트너사와 함께 반드시 해결책을 찾아 재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전략수정보다는 기존의 일정과 방향을 고수하겠다고 했다. 반복되는 실패속에서 경쟁제품과의 시간 싸움에 더해 시장의 신뢰까지 유지해야 하는 HLB의 힘겨운 행보가 아직은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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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 허가 관문을 통과 한다는것은 그야말로 사막에서 동전찾기 또는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는것 만큼이나 어렵고 힘든 과정임을 모두가 잘 알고 있다. 이같은 사례를 최근 국내제약바이오업계가 또 한번 경험했다. HLB가 지난 10여년간 공들인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이 미국 시장 문턱을 또다시 넘지 못했다. 동사는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이 지난달 FDA로부터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최종보완요청서(CRL)를 전달받았다고 발표했다. 구체적 사유는 병용요법 파트너사의 현지 생산 시설 문제로 적시됐다. 발표 직후 파장은 엄청났다. 당사자인 HLB는 물론이거니와 그룹 계열사 주가는 모두 하한가 수준으로 급락했다. 신약허가 기대감에 주가가 급등했던 한달 전 고점 대비 약 8조원이 사라졌다는 분석이다.
발표 직후 이 회사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직접 기자회견을 통해 FDA 발표와 관련된 배경설명과 함께 회사측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는 시장과 투자자들의 불안과 불만을 달래기 위한 경영진의 고육책으로 보여진다. 이 자리에서 회사 최고기술책임자(CTO)는 FDA가 실사 또는 심사 과정에서 발견한 문제점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지적한 내용을 의미하는 옵저베이션을 통해 작년 제조품질관리(CMC) 관련 10개 지적 사항을 받았으나 이번에는 3개에 그쳤다고 밝혔다. 제조 공정의 근본적인 문제가 아닌 운영 과정 프로토콜상의 문제로 △무균 공정 시스템 및 절차의 미비 △의약품 품질 보증을 위한 적절한 유관 검사 미확립 △컴퓨터 관련 시스템 비자동화 및 전자 장비 점검 프로세스 부족 등으로 얼마든지 보완이 가능한 수준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사태를 접해 그동안 40여 건의 국산신약 개발과 FDA를 비롯한 유럽 선진국의 허가를 받기 위해 도전을 거듭해 온 국내 제약바이오업계는 지금까지 반복된 명암을 확인하는 동시에 새롭게 각인되는 의미 있는 상황 전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FDA허가는 글로벌혁신신약으로 발돋움하는 계기는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완전한 상업적 성공을 보장하는것은 아니다. 과장된 기대감은 신뢰 하락을 초래하고 부풀려진 관심은 주가 폭등과 폭락을 필연적으로 동반한다. 다행히 이번 HLB의 경우 다른 제약바이오업체의 연쇄적 동반 하락과 같은 사태로까지는 연결되지 않았고 향후 스케줄과 관련된 경영진의 대응책 발표 등 발빠른 진화노력도 기업의 신인도 제고에 적지 않은 효과를 보일것으로 판단된다.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이 FDA 승인을 받으면 국내 기업이 임상과 허가 등을 독자적으로 수행, 미국 진출에 성공한 첫 항암제가 된다. 중간 단계에서 글로벌 빅파마에 기술수출하지 않고 제품화를 통해 상업화하는 역량을 입증하는 최초의 사례가 된다. 신약개발에서 실패는 조금도 이상한 일이 아니라 상수로 보이는 흔한 일이다. 실패는 다음 도전의 밑거름이 되고 축적된 연구데이터는 전체 산업 발전에 기여한다. 신약개발은 불확실성이 큰 업종이다. 그래서 무엇보다 경영진의 확신과 뚝심이 핵심 성공 요소가 된다. HLB경영진은 비록 FDA허가를 얻지 못했지만 파트너사와 함께 반드시 해결책을 찾아 재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전략수정보다는 기존의 일정과 방향을 고수하겠다고 했다. 반복되는 실패속에서 경쟁제품과의 시간 싸움에 더해 시장의 신뢰까지 유지해야 하는 HLB의 힘겨운 행보가 아직은 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