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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2> 약학역사관 보람 3제

심창구 서울대 명예교수

편집부

기사입력 2021-04-28 15:14     최종수정 2021-04-28 15:20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심창구 서울대 명예교수.▲ 심창구 서울대 명예교수.
1. 3‧1운동과 약대 선배들
며칠 전 ‘한국대학신문’에 ‘서울대 약대생, 제102주년 3‧1절 기념식에서 만세 선창’이라는 기사(이원지 기자)가 실렸다. 이 기사의 일부는 다음과 같았다. 

“서울대학교는 약학대학 제약학과 유주현씨(학생회장)가 제102주년 3‧1절 기념식에서 만세삼창 선창자(先唱者) 중 한명으로 참여했다고 2일 밝혔다. 기념식은 행정안전부의 주관으로 국가 주요인사, 독립유공자 등을 모시고 1일,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개최됐다. 이번 기념식에 서울대 학생이 대표로 참석한 것은 1919년 3월1일 만세운동에 참여한 조선약학교(現서울대 약대) 출신 독립유공자의 뜻을 이어받는 일이다.

서울대 약대와 3‧1운동의 연관은 서울교의 전신인 ‘조선약학교’(1918~1930)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3‧1운동 약 보름 전인 1919년 2월15일, 조선약학교의 급장이었던 전동환 등이 학우들에게 3‧1운동 참여를 독려하였고 3월1일, 조선약학교 학생들 약 30~40명이 모여 종로에서 독립 만세를 외치는 군중에 합류했다.

3‧1운동과 관련하여 출판법, 보안법 등 위반 혐의로 15명의 약학교 학생들이 신문을 받았으며, 박규상, 박희봉, 김공우 등 3인은 대한민국 정부에서 독립유공자로 추서됐다.”

2. 4‧19와 약대 선배들
1960년 4월 동아일보는 4‧19당일 오전 백색 가운을 입고 시위를 하는 서울대학교 학생들의 사진을 싣고, 그 밑에 ‘백색 가운을 입고 데모하는 의대생들’이라는 설명을 붙여 놓았다. 

그러나 이는 명백한 오보(誤報)였다. 사진 속 학생들은 약대생들이었기 때문이다. 오래 전부터 나는 이 오류를 바로잡고 싶었다. 그래서 ‘서울대학교 약학대학 100년사’(2016, 이하 100년사)를 편찬하면서 사진 속 인물 한 명 한 명에게 실명(實名)을 붙였다. 이 과정에서 김병년 선배(17회, 당시 2학년)는 동아일보로부터 사진 원본을 구해 주었고, 홍청일, 박정식 선배(15회) 등은 사진 속 인물의 실명과 함께 시위대의 진행 코스 등 당시의 상황을 증언해 주었다. 결국 사진 속의 학생들이 서울대 약대 학생들이었다는 사실을 명백하게 입증할 수 있었다. 

나는 동아일보의 기사도 바로잡고 싶었다. 그래서 박정일 교수에게 부탁해서 동아일보 기자와 당시 시위에 참여했던 박정식, 김한주 선배(79세, 당시 4학년)가 만나는 자리를 마련하였다. 두 선배의 구체적인 증언과 사진 속 인물들에 대한 실명 제시는 단번에 기자를 설득할 수 있었다. 

결국 2017년 4월19일자로 “4‧19 시위 선두에 선 건 의대생이 아닌 약대생들”이라는 제목의 정정기사(http://naver.me/G1ecylNx)가 동아일보에 실리게 되었다. 57년 만에 오보가 바로잡힌 것이다.  

3. 6‧25 참전 약대 선배들
 한국 전쟁에 참전한 약대 선배들의 이야기는 알려진 사례가 많지 않다. 서울대 자유전공학부는 2017년 국가보훈처의 지원을 받아 ‘서울대 순국 동문 스토리텔링 사업’을 수행했다. 스토리텔러로 선정된 9명의 학생들은 서울대 기록관의 협조를 받아, 전몰 동문 및 참전 동문 중 자료가 있거나 친지 및 지인과 연락이 닿을 수 있는 9인의 동문을 선정해 동문을 직접 인터뷰하거나, 유족, 친지, 지인을 인터뷰하였다. 

약대생으로는 고 서찬식 동문이 선정되었다. 서찬식 동문은 1949년 3월 1일에 사립 서울약학대학에 입학하여 재학 중 소위로 전장(戰場)에 나가 순국한 분이다. 이 사업의 결과는 ‘서울대 순국‧참전 동문 이야기’라는 책(일조각, 2021년 3월)으로 발간되었다. 책에는 서 동문이 전장에서 쓴 가슴 뭉클한 편지와 일기가 들어 있다.   

이상의 이야기 3제(三題)는 모두 ‘서울대 약학역사관’이 발굴하여 ‘100년사’에 기재한 내용이거나 또는 그 내용을 뿌리로 삼고 있다. 2017년 9월 ‘개정판 100년사’가 출간된 후, 동문들의 발자취 하나하나가 언론의 조명을 받을 때마다 ‘기록된 역사는 결코 무의미하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에 벅찬 보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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