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준석 교수의 약업혁신

약업닷컴 홈 > 팜플러스 > 약사·약국

<40> 100세 시대의 고찰: 시니어를 위한 주거 혁신

편집부

기사입력 2021-06-16 17:54     최종수정 2021-06-21 17:35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근래 수년간 우리나라에 지역사회통합돌봄(Community Care)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커뮤니티 케어가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우리사회에 전국민에 대한 보편적 복지와 더불어 헬스케어를 실현하는 한가지 대안으로 떠오르는 바, 미래사회에 발생할 커다란 변화 중 하나가 바로 주거문화의 혁신이라 생각한다. 

전후 70년간 우리의 주거문화는 산업화와 더불어 집단주택(아파트)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다. 도시의 과밀화 및 아파트를 중심으로 주택이 보유자산의 핵심이 되고 아파트와 자가용을 소유하면서 양호한 교육환경에서 자녀를 양육하는 다소 획일화 된 방식을 선호하였던 베이비붐 세대의 사람들이 이제 다시 자신들의 노후생활에 대한 혁신을 필요로 하고 있다.

성공적 노화의 3가지 요건

흔히 (1)노화에 따른 질병의 예방과 관리, (2)최상의 신체 및 정신 기능을 유지, (3)적극적 사회참여 등을 성공적인 노화의 3가지 요건으로 손꼽는다. 하지만 이것을 구현하는 방식에는 상호연계 없이 각각에 대한 상세 방안을 추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지역사회통합돌봄 등 고령사회를 대비한 접근방식에는 재택복지(홈케어)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그래서 노인을 위한 복지행태는 주택에서 시작하여 주택으로 끝난다는 말도 있다(그림1).


그림1. Community Care (출처: Making our health and care systems fit for an ageing population, kingsfund.org.uk)

성공적인 한국형 커뮤니티 케어를 위한 방안으로는, (1)복지목표와 사회적 투자에 대한 보다 폭넓은 사회적 합의, (2)건강한 고령화 모델 구축, (3)노년기 삶에 대한 새로운 관점과 비전의 공유, (4) 커뮤니티 케어를 노인정책의 중심이론으로 채택, (5)성공적인 노인중심 통합케어 제공의 원칙이 마련되어야 한다.

전통적 실버타운의 개념과 실태

‘실버타운’이란 말은 1960년대 미국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형성된 노인전용 주거지역에서 기인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노인복지형 주택을 ‘실버(복합)타운’이라 불렀고 60세 이상의 건강한 사람이 입주 대상이었다. 실버타운은 입주자의 생활편의를 위한 체육시설, 여가 및 오락시설, 의료시설 등 각종 서비스 시설이 갖추어진, 단순 거주지가 아닌, 입주자의 2차적 욕구를 충족하도록 설계된 주거단지를 뜻한다. 실버타운은 소요되는 일체의 비용을 입주자가 부담한 입주금으로 운영하는 유료시설로서 임대 또는 분양 방식으로 입주했으나 2015년 노인복지법의 개정으로 더 이상 분양은 불가능하다.

지난 수십 년간 누적된 우리나라의 실버복합타운의 문제점은 첫째, 실버복합타운의 범위가 제한적이란 것이다. 국민연금공단에서도 실버타운을 중산층 이상 대상 유료시설로써 건강한 노인용 시설이라고 제한하지만, 노인의 경제수준, 건강상태는 개인별로 다양하므로 다양한 요구사항을 포괄하는 방향으로 실버복합타운의 정의와 범위가 재설정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노인전용 주거정책에도 불구하고 노인용 주거시설과 요양시설의 난립과 돌봄의 사각지대가 여전하다는 점이다. 노인용 주거시설은 무료와 유료 시설로 양분되고, 저소득층과 중산층 이상을 위한 유료시설로 양분되어서 실제로는 중하층을 위한 주거공간이 많이 필요하지만 이는 해소되지 않고 오히려 시설이 난립하고 종말돌봄(터미널 케어) 등 사각지대가 여전하다는 점이다. 셋째, 노인들의 주거환경에 대한 요구사항인 안전, 쾌적, 편리하게 설계된 주택에 거주하는 것과 생활시설, 대중교통, 녹지공원, 의료시설,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욕구충족과, 접근성을 선호하는 사실들을 모두 충족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바람직한 실버복합타운의 개발 방향 

첫째는, 노인의 거주공간을 중심으로 혁신을 꾀하는 방식이다. 기존의 실버복합타운이 유료노인주택이라고 정의된다면, 미래에는 경제상태, 건강상태에 상관없이 누구나 입소가능한 시설을 지향해야 한다. 더 이상 건물 안에서 모든 서비스가 완비된 폐쇄공간(Gated Community)이 아닌,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공간(Open Community)으로 바뀌어야 한다. 

둘째는, 다양한 욕구를 충족하면서도 돌봄서비스의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방식의 혁신이다. 노인의 건강, 식사, 일상생활지원 서비스의 한계에서 나아가 일하고 싶은 욕구, 지역주민과 소통하려는 욕구, 사회에 기여하려는 욕구가 실현되는 공간의 제공이 중요하다. 더불어 터미널 케어 서비스 제공(살던 곳에서 임종까지 가능)이 가능해야 한다.

노인을 위한 혁신적 주거 모델

미국 애리조나주의 선시티는 미국 최초의 대규모 은퇴자 마을(Retirement Community)로써 서부 선시티에만 3만명 이상이 거주하며, 10만~100만 달러의 단독주택, 복층아파트, 정원형 아파트, 콘도 등의 임대도 가능하나, 가족 중 1인이라도 55세 이상, 19세 미만이면 입주가 불허된다. 입주자의 자녀가 방문하여도 최장 90일만까지만 체류할 수 있고, 자신이 소유한 집이라도 헛간이나 창고의 자의적 증축은 불허된다. 거주민이 자치회를 만들어 도시를 직접 운영하므로 이른바 “요양원은 NO! 같이 모여 즐겁게 살자”라는 구호가 온전히 실현된 공간이었다.

하지만 이제 선시티형 실버타운 모델도 구시대의 유물로 인식된다. 새로운 모델 중의 하나는 ‘대학 연계형 은퇴자 마을(university-based Retirement Community, UBRC)’인데, 지역사회의 은퇴자 커뮤니티가 대학 캠퍼스 안에 노인전용 주거시설을 건설하여 평생교육프로그램 운영하는 것으로써 대학진학률이 높았던 미국의 베이비부머 세대(1946~1964년생)의 고령화 현상에 의한 자연스런 산물로서 대학교 부근에서 노후시간을 보내며 청년기의 향수를 느끼고 평생교육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쉽다는 장점을 가진다. 더불어 대학들은 학생수의 감소와 주정부의 재정지원 감소로 인해 신규 수익원 확보가 절박한 현실을 타개할 방편이 되는 이른바 일거양득의 묘수이다. 

이미 미국의 러셀大, 플로리다大, 스탠퍼드大, 노트르담大, 듀크大, 코넬大 등도 은퇴자를 위한 ‘대학 연계형 은퇴자 마을(UBRC)’을 조성했다. UBRC의 입주자는 대학 도서관이나 식당을 이용할 수 있으며, 대학의 강의를 청강하거나 학생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미국의 UBRC는 2014년에 약 100여개였으나 앞으로 20년 간 미국 대학의 10%인 400여개가 UBRC를 구축하리라 예상된다.

노인요양시설, 주거복지시설의 선진 모델

첫째, 네덜란드의 호그벡 마을이다. 이곳은 초기 치매를 앓는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수용하는 특별 요양원인데 입주자들을 병실에 수용하는 것이 아닌, 마을 내부에서 자유롭게 이동하며 친숙한 생활환경을 재창조할 수 있도록 산책을 하고, 차를 마시며, 자유롭게 장도 보고, 공방에서의 활동에 참여할 수도 있다. 마을 내에 소형슈퍼마켓, 정원, 미용실 등 보통의 마을 모습인데 이곳의 직원들은 환자(입주자들)와 동행하고, 요구사항을 상시 들어주기 위해 특별히 배정되고, 공간 및 시설들도 입주자가 길을 잃거나 혼란을 느끼지 않도록 적절히 배치되어 있다. 더불어 입주자가 활동적으로 능력을 증진시켜 줄 수 있도록 요리, 조형예술 등 25개의 상이한 클럽을 운영 중이다. 

둘째, 독일의 바트 뵈리스호펜이다. 전통적으로 목축업을 하던 이 도시는 1800년부터 ‘자연이 최고의 약국’이라고 주장하며, 물, 운동, 허브 등을 활용한 자연치료법으로 중증환자를 치료하는 마을로 자리매김하였고 이제는 노인을 위한 관광도시로 발전하였다. 온천도 개발하고 치료요양시설을 찾아오는 사람들을 타겟으로 주변까지 관광지로 변모하였다. 23개의 치유시설과 170여개의 호텔, 펜션을 운영하여 노인요양시설을 일종의 산업으로 혁신하여 지역활성화를 이룬 성공적 사례로 손꼽힌다.

셋째, 일본의 요양시설의 지역사회개방과 자원화 모델인데, 일본은 65세 이산이 인구의 26%인 초고령화사회로 진입하였기에 지역케어시스템 확립을 추진 중이고 이를 성공시키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개발하였다. 특히 사회복지법인이 운영하는 ‘노인 홈’의 지역사회 대상 개방 및 자원화 추진은 대표적인 성공사례이다. 일본 노인정책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후생성 산하 중앙사회복지심의회 노인복지전문분과회는 노인 홈의 입소자가 지역사회와 교류하고, 노인 홈의 다양한 자원을 지역사회에서 효율적으로 활용하도록 입소시설의 지역사회 공헌 및 기여 사업방안을 개발하여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과거의 일본도 사회복지시설 중 입소시설은 기존 지역사회와 격리되는 경향이 있었고, 노인 홈도 다른 사회복지시설과 비교할 때 지역사회에 대한 폐쇄적 경향이 강했다. 그러나 이제는 노인 홈은 의료, 보건, 복지의 다양한 인적, 물적 자원을 보유한 곳이므로 이를 지역사회와 공유하며 지역사회와의 심리적 거리를 좁혀서 주민에게 신뢰받는 자원이 되었다.

노인용 요양시설 및 주택의 최신 트렌드

첫째, 세대통합형 모델이다. 일본의 ‘노유(老幼)복합시설’ 모형은 어린이집, 유치원, 아동복지관 등의 보육시설 및 아동시설이 노인주간보호시설, 노인요양시설 등과 같은 노인시설과 동일 대지, 혹은 동일 건물에 함께 축조되거나 병설되어 있다. 한편, 독일의 모형은 고령화와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세대교류를 추진 중이며, 세대교류 프로그램에 자금을 지원하고 다양한 모형을 개발하는 등 독일정부가 세대교류의 효과에 대하여 충분히 인식하고 실천하는 점이 특징이다. 미국은 세대교류의 발상지로서 1960년대부터 조부모 프로그램 같은 세대교류를 시작했다. 세대간 상호교류 기회를 의도적으로 창출하는 것이 세대의 심리적 사회적 욕구에 기여한다는 가설을 기반으로 세대교류 프로그램을 제창하였고, 이후 노유복합시설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전술한 (1)UBRC 모형은 1980년 초반, 지역사회 노인과 은퇴한 교직원 및 동문에게 좋은 환경을 제공하려고 개발되었다. 2000년 초반에는 대학연계은퇴주거단지가 전국적으로 개발되었고, 많은 대학이 노인에게 교육, 연구 및 공공서비스 등의 다양한 캠퍼스 생활환경을 제공했다. 대학이 사업주체로서 실버타운과 같은 노인복지주택을 직접 운영하거나 노인복지주택의 거주자들이 대학의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여 은퇴자 커뮤니티와 대학 모두 상승효과를 이끌어내었다. 따라서 필자는 우리나라도 지금 지방의 대학들이 경영난에 빠져서 폐교가 불가피하다 걱정만 할 것이 아니라 이와 같은 UBRC를 한국실정에 맞도록 혁신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미국의 두번째 모형인 (2)유년세대연계(Continuing Care Retirement Communities, CCRC)은 연속적인 케어가 가능한 은퇴자 커뮤니티 모델로서 초등학교(유년세대) 연계 노인복지주택인데, 대표적 사례로 메사추세츠주 Dedham에 위치한 ‘New Bridge on the Charles를 들 수 있다. 여기는 750명의 주민이 거주 중인데, 2010년에 ‘The Rashi School’을 개교하여 유치원~8학년까지 308명의 아동이 노인과 상호공존과 이익관계를 형성한다. 

미국의 세번째 모형은 (3)청년세대연계 Longview (an Ithacare community)이다. Longview 는 뉴욕주 Ithaca시에 있으며 1974년 Ithaca College와 Cornell University의 합작으로 출발했다. 100개 독립생활유닛(independent living units), 60개 노인생활보조유닛(assisted living units)로 구성되며 Longview와 Ithaca College는 독특하고 활동적인 프로그램을 토대로 노인과 청년 사이의 세대연계 사회를 성공적으로 구축하였다.

둘째, 자연을 이용한 생태학적 주거단지 모델이다. 독일 뮌헨시는 인공생태호수, 우수침투 조경, 일조량을 조절하는 입면 등 자연친화적, 생태학적 시설로써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Riem주거단지’를 조성했다. 청정공기의 공급과 순환, 공간의 경제적 사용과 물순환 개념을 수자원 소비감소 및 수질확보 방식으로 실현했고, 교통문제는 소음과 배기량 감소로 쾌적함을 향상시켰고, 토양을 적정용도로 사용하여 보존했으며, 도시 전체의 쓰레기 발생량까지 감소시켰다.

일본의 마테르아노우는 태양열집열판, 풍력발전시설, 주차장 및 옥외녹화 등 생태학적 시설이 갖춰진 주거단지인데, 주차장과 차양, 에어필터, 온도/습도 조절기능을 겸비한 발코니를 녹지화하면서 미세기후를 고려해 부지 내 산책로와 바람길까지 조성하였다. 

끝으로 서유럽에서 비교적 흔한 유아들의 교육과 건강을 위한 ‘숲 유치원’ 모형이 있다. 유아의 비만, 주의력집중장애, 우울증 등 건강 및 사회적응 문제를 해결하며 창의성과 상상력 발달을 촉진시키는 이점이 있는 숲 유치원은 숲 속에 작은 오두막 시설을 갖거나 유치원 자체에 숲을 조성하여 동물을 기르거나 과일과 채소를 재배하는 자연활동을 제공한다. 통합적 숲 유치원은 일반 유치원이 숲 활동을 교육과정에 도입한 경우로써, 매일 2시간 정도 숲에서 지내거나 일반 유치원과 숲에서 1주일 씩 교대로 지내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100세 시대 주거혁신을 통한 복지 및 헬스케어의 실현

약사 등 보건의료전문인에 의한 질병관리나 치료, 투약과 복약지도는 건강한 노후생활을 위한 작은 부분집합에 불과하다. 집은 삶의 안식처이지만 단순히 공간만 의미하지 않는다. 삶의 공간에 자연이 주는 편안함을 위한 힐링공간을 제공하여 거주자에게는 삶의 편안함을, 지역주민들에게는 삶의 편안함을 제공하면서 수익을 창출하는 시설들이 연구개발 중이다. 거주 공간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노인이 일할 수 있는 공간, 사회구성원으로서 사회참여를 할 수 있는 공간까지 제공하는 것이다. 

이제 최신의 지역사회통합돌봄 모델은 4대가 함께 어울려 사는 것으로 변모 중이다. 지역사회의 아이들과 더불어 다양한 활동을 하고, 대학가에 머물면서 대학생이 되어 대학생과 어울려 본인의 자아실현 및 어른으로 경험과 지혜를 후대에 전수하고 있으며, 지역의 아이들과 함께 자연에서 소통하면서 건강한 삶을 누리는 것, 그것이 바로 진정한 100세 시대를 지향하는 모습이 아닐까?


<필자소개>
방준석 교수(숙대약대)는 우리나라와 미국의 약국, 병원, 제약회사, 연구소 등에서 활동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약학대학의 임상약학 교수이자, 경영전문대학원의 헬스케어MBA 주임교수로서 활동하고 있다. 약사이자 약학자로서 약과 약사, 약국과 약업은 물론, 노인약료와 스마트헬스케어 분야의 혁신과 발전방안을 연구하여 사회의 각계 각층과 교류하며 실천하고 있다.



기사공유   트위터   페이스북   싸이공감   구글
독자 의견남기기

독자의견쓰기   운영원칙보기

(0/500자) 로그인

리플달기

댓글   숨기기

독자의견(댓글)을 달아주세요.

뉴스홈으로    이전페이지로    맨위로

인기기사    댓글달린기사    공감기사

실시간 댓글 더보기

구인    구직   매매

사람들 interview

제약·바이오업계의 과제는 ‘데이터의 신뢰도와 체계’

비바 시스템즈(Veeva Systems; 이하 비바)는 2014...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의약정보 더보기

약업북몰    신간안내

2020년판 한국제약바이오기업총람

2020년판 한국제약바이오기업총람

2020년판 한국제약바이오기업총람은 상장(코스닥/코스...

이시각 주요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