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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민의 공연예술 글로벌 Now!

적극적인 문화 예술 정책으로 미래를 만들어 가는 나라_싱가포르

편집부

기사입력 2021-06-04 10:01     최종수정 2021-06-04 10:17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싱가포르는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 등의 다양한 문화권이 공존하는 동남아시아 국가이다. 이에 싱가포르 정부는 각 문화권의 전통 예술을 존중하는 민족화합정책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중국인들이 말레이시아 문화를 배우고 말레이시아인들이 인도 문화를 배우는 ‘문화의 상호교류의 이해’를 적극 장려한다. 이처럼 복합적이고 통합적인 문화적 배경을 끌어안아 함께 성장해 나가는 것이 싱가포르만의 저력이다.
 
싱가포르는 1965년 독립 후 짧은 시간 동안 눈부신 발전을 이뤄냈다. 그 놀라운 성장의 바탕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융합 문화예술을 만들어가기 위한 예술정책을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인 개입과 통솔을 하고 있다는 점 또한 중요하게 생각할 지점이다. 특히 싱가포르는 젊은 층의 전통예술 분야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한다. 다양한 공연 행사 및 각국의 전통예술 대회를 여는 등 그들의 뿌리를 잊지 않도록 장려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어떤 방식으로 문화예술 지도를 그렸을까? 1989년의 도시계획 정책은 싱가포르를 문화예술의 중심지이자 동서양의 관문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다. 더불어 국제적인 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해 금융, 교육에 힘을 쏟는 것은 물론이고 도시 개발 과정에 문화가 바탕이 되어야 모든 분야가 골고루 발전해야 한다는 것을 염두하고 도시를 계획했다. 그 안에 공연예술 대표기관인 ‘에스플레네이드’가 있다. 도시 계획 초기부터 문화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문화용 부지를 사전에 마련해 해안과 도심을 잇는 노른자위 땅에 복권 기금을 바탕으로 설립했다. 
 

공연장 외벽은 시민들에게 친근감을 주기 위해 유리로 만들어져 언제나 공연장 안을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다. 로비는 개방되어 공연이 없을 때에도 언제든지 들어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라는 점이 건축에서부터 드러난다. 에스플레네이드의 프로그래밍 또한 클래식, 연극, 전통예술, 시각 예술 등의 분야를 모두 아우른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첫째, 각각의 민족 문화를 고려하여 전통예술 공연을 많이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중국 명절인 설날에는 영어와 중국어로 공연을 하고 말레이시아의 명절인 하리 라야 기간에는 말레이시아 공연 축제가 열리는 식이다.
 
둘째, 에스플레네이드의 공연 프로그램의 70%는 무료 공연이다. 야외 공연장에서는 매일 무료 공연이 열려 지나가는 관객 누구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대극장에서 열리는 ‘Beautiful Sunday'가 무료 시리즈의 대표적인 공연이다. 
  
20년 동안 에스플레네이드의 수장을 역임한 벤슨 푸아는 다양한 프로그램과 무료공연을 하는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싱가포르는 여러 민족을 존중하며 포용하는 싱가포르만의 색을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만들어나가고 있다. 특히 무료 공연은 이를 통해 얻는 무형의 이익이 더 크다. 먼저, 신인 예술가의 무대 경험을 쌓아줄 수 있고, 미래 관객이 전통 공연을 접할 기회가 확장된다. 그리고 에스플레네이드 고유의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 언제나 음악이 있고 대중들에게 열려있는 장소로 에스플레네이드가 기억되었으면 한다.”
  
더불어 그는 미래 관객 계발에 대해 ‘바다에 돌을 던져 둑을 만드는 것’이라며 강조했다. 핸드폰 스트리밍에서 k-Pop을 골라 듣는 청소년들도 야외 무대에서 흘러나오는 전통음악을 자주 접하다 보면 전통음악에 대해 친숙해질 것이고, 후에 전통음악을 자연스럽게 찾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싱가포르는 ‘SG Culture Anywhere’ 라는 슬로건 하에 예술 향유층 확대에 힘쓰고 있다. 이렇게 정부와 기업이 예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은 예술을 통해 창의성, 융통성, 다양함을 얻을 수 있고, 이것이 국가 발전의 근간을 이루는 힘이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 연장선상에서 국가가 전폭적인 후원을 하는 에스플레네이드는 예술이 자연스럽게 사회에 스며들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예술을 공부로 느끼는 순간 아이들은 흥미를 잃기 쉽다. 벤슨 푸아의 말처럼 예술이 아이들의 주변에서 맴돌고 무의식 속에 예술이 스며들 때, 성인이 되어서도 예술을 찾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미래 관객을 위해 어떤 방향으로 돌을 던져 둑을 쌓아야 할까?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어린이와 청소년의 마음속에 예술이 자리잡아 성인이 되어있을 때 예술을 즐기게 할 수 있을까? 이를 바탕으로 창의적이고 융통성 있는 사회를 만들 수 있을까?
  
우리의 전통 음악을 비롯한 다양한 예술을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접할 기회를 늘려야 한다. 아이들이 k-pop에 익숙한 것은 접할 기회의 장이 크기 때문이다. 언제 어디서든 쉽게 들을 수 있고 무대를 볼 수 있는 대중가요처럼 전통음악과 클래식 역시 생활에서 자연스럽게 접할 무대를 늘릴 필요가 있다. 또, 음악 수업 시간은 딱딱한 수업이 아니라 즐거운 감상과 발표의 시간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국가 차원에서 효과적이고 질 높은 예술교육에 대한 비전과 목표를 가지고 계획해야 한다. 다양하고 유연한 사고를 가진 인재를 육성하는 데 예술교육이 제몫을 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고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곳곳에서 즐길 수 있는 질 높은 무료 예술 공연, 그리고 예술과 다른 과목을 연계하여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통합교육 같은 다양한 정책 등을 펼친다면 우리 어린이와 청소년의 삶 속에 예술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필자소개>
 박선민씨는 한국예술종합학교(예술경영)와 홍콩과학기술대학(MBA)을 졸업한 후 미국 뉴욕필하모닉 기획팀 및 싱가포르 IMG Artists에서 근무한 바 있다. 현재는 선아트 매니지먼트 대표를 맡고 있으며 한양대학교에서 예술경영을 강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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