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100세 시대의 고찰: AI 스피커 기술의 여명기

편집부

기사입력 2021-05-06 10:56     최종수정 2021-05-06 11:08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스크랩하기 목록보기   폰트크게 폰트작게

음성으로 명령하고 심지어 쌍방향 대화까지 가능해진 ‘AI 스피커’는 지난 2014년 아마존이 세계 최초로 ‘에코(Echo)'를 출시한 이후 글로벌 회사들이 음성인식 기반의 '인공지능(AI) 음성비서(Voice Assistant)'를 연이어 출시하며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6년에 AI 스피커가 처음 도입된 지 1년만에 100만대를 넘었고 2년차에는 300만대, 그리고 4년차에 800만대 수준으로 가파르게 증가함으로써 전국의 2천여만 가구 중 40%에 보급되었기에 이미 초기 대중화 단계에 진입하였다고 파악된다.

AI 스피커의 출시 경쟁

선도적인 ICT 기업이 AI 기술을 통해 일상생활을 바꾸고 있다. 애플의 Siri를 비롯하여 아마존의 Alexa, 구글의 Google Assistant, 마이크로소프트의 Cortana, SK텔레콤의 NUGU, KT의 GiGA Genie', 삼성의 Bixby, 네이버 Clova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AI 스피커란, AI 음성비서와 사실상 같은 기술인데 AI 음성비서는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개인 서버처럼 작동하는 클라우드 기술이 핵심이다. 이는 인공지능(AI)과 음성인식 기술이라는 소프트웨어와 스피커라는 하드웨어와 결합한 신기술의 집약체로서 고객이 지시한 바를 파악하여 인터넷 및 스마트홈 서비스와 연동하거나 집안에 있는 가전기기를 원격제어함을 물론, 다양한 정보와 편의를 제공한다.

국내 AI 스피커의 선두주자는 SK텔레콤이었는데 지난 2016년 8월에 AI 음성비서 ‘누구(NUGU)’가 탑재된 전용스피커를 국내 최초로 출시하면서 시장을 개척했다. 가족이나 연인, 친구나 비서 등 고객이 원하는 누구의 역할이라도 할 수 있다는 뜻을 가진 ‘누구’를 시작으로 음성인식과 AI로써 대중의 생활 전반을 획기적으로 바꾸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KT는 2017년 1월에 세계 최초로 IPTV와 AI를 융합한 형태의 ‘기가지니(GiGA Genie)’를 출시하였다. 이는 스피커와 카메라를 장착한 IPTV 세톱박스의 명칭이자 AI기반 홈 비서 서비스를 의미한다. KT는 기가지니가 일반 가정에서 보유한 TV에 기반한 기술이므로 보다 빠르고 수월하게 ‘홈 인공지능 시대’를 개척하려 한다. KT 서비스의 차별점은, 이미 출시된 AI 스피커들이 사람의 음성을 인식하여 작동하는 '청각’ 위주의 기술이라면, 기가지니는 TV와 연동시키고 카메라까지 내장하여 이른바 '시청각’ AI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사실이다(그림1).

                      그림1. 상용화 된 국내외의 AI 스피커 (출처: 구글 이미지)

인기 캐랙터를 활용한 포털사의 약진

우리나라 포털서비스 업체인 네이버와 카카오도 AI 스피커 시장에 진출했다. 특히 대중화된 자사의 캐릭터를 활용하여 AI 스피커의 이름을 ‘프렌즈’와 ‘카카오미니(Kakao Mini)라고 명명함으로써 기존의 통신업체가 이룩한 시장의 후발주자로서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네이버는 2017년 8월에 자사의 AI 음성비서인 ‘클로바(Clova)'를 탑재한 스마트 스피커 ‘웨이브(WAVE)'를 출시했다. 오디오 중심의 디바이스 및 콘텐츠가 핵심인 웨이브는 음악추천, 실시간 정보검색, 어린이를 위한 동요와 동화, 외국어 통번역, 뉴스 브리핑을 강점으로 내세워 네이버 뮤직 단독 이벤트를 활용한 한정판으로 출시했지만 시장의 반향은 예상외로 컸다. 웨이브의 성공을 바탕으로 같은 해 10월에는 ‘프렌즈(Friends)’를 출시했다. 네이버의 자회사인 ‘라인’이 개발한 프렌즈는 클로바가 탑재된 두 번째 AI 스피커이다. 프렌즈는 라인프렌즈의 인기 캐릭터인 ‘브라운’과 ‘샐리’를 모티브로 활용하여 큰 호응을 얻었고, 연이어 기존 스피커보다 작고 가벼운 ‘프렌즈 미니(Friends Mini)'까지 출시하여 좋은 반응을 이어갔다(그림2). 


비슷한 시기인 2017년 11월에 다음카카오는 자체 개발한 AI 플랫폼인 ‘카카오 아이(Kakao I)’를 탑재한 AI 스피커 ‘카카오 미니’를 출시했다. 카카오 미니는 음악, 시각, 대화, 추천, 번역과 같은 AI 엔진기술을 결합하여 ‘라이언’과 ‘어파치’ 등 자사의 인기 피규어를 접목했는데, 판매개시 9분만에 초기 물량 5,000대를 완전 판매하였고, 2차 판매분도 26분만에 25,000대가 판매되는 돌풍이 불었다. 한 발 더 나아가 카카오 미니에 휴대성을 강화한 신제품 '카카오 미니C'를 출시하여 충전식 배터리를 활용하면 최대 10시간까지 사용 가능한 점을 특징으로 내세웠다. 연이어 카카오 미니에 별도 장소에서 음성명령을 전달할 수 있는 '카카오 미니 보이스 리모트'도 출시하여 재미와 기능, 속도를 중시하는 한국시장의 속성을 만족시키며 국내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그림2. 포털사의 캐랙터 AI 스피커 (출처: 구글이미지)

국내 통신 3사 중에서는 가장 늦었으나 2017년 12월에 LG유플러스는 네이버의 클로바를 탑재한 ‘유플러스(U+)우리집 AI'를 출시했다. 이는 유플러스 TV, VOD 검색은 물론, 스마트 홈 제어, 네이버 검색, 쇼핑 등과 같은 콘텐츠를 장점으로 내세웠는데, 이는 LG유플러스가 보유한 AI 서비스와 네이버의 유통망을 결합시킨 협력 모델로 주목받았다.

해외 및 국내 업체간 경쟁의 서막

글로벌 기업의 국내시장 진출도 가시화되고 있다. 아마존은 ‘에코’를 한국시장에 진출시키려 한다. 에코는 이미 국내 음성뉴스를 지원하지만, 아마존의 AI ‘알렉사’가 아직 한국어 명령을 알아듣고 작동하지 못하므로 ‘에코’의 국내시장 진출은 한국어 서비스의 완성시점까지 미뤄질 예정이다. 

아마존에 앞서 구글은 ‘구글 어시스턴트’에 기반한 AI 스피커 ‘구글 홈’과 ‘구글홈 미니' 2종을 이미 국내시장에 출시했다. 구글 홈 역시 한국어 서비스가 불가능하여 출시를 미뤄오다가 ‘구글 어시스턴트’의 한국어 지원서비스가 가능해지면서 강력한 사물인터넷 연동 및 다중언어 기능을 차별화된 장점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국내 기업으로는 삼성전자가 AI 스피커 ‘갤럭시 홈(Glalaxy Home)’을 공개했고, ‘갤럭시 홈 미니’의출시계획도 밝혔다. 삼성전자는 기존의 AI 음성비서인 ‘빅스비'를 업그레이드 한 ‘뉴 빅스비’를 같이 소개했는데,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전장 및 오디오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프리미엄 오디오 기업 하만(Harman)을 인수했었다. 2021년 전반기까지 가시적 성과는 미미하지만 미래 AI 스피커 시장의 각축전이 어떠할 지 궁금해진다.

듣는 것에서 보이는 AI 스피커 시대로

최근 아마존 ‘에코 쇼(Echo show)’가 출시된 이후 구글도 연이어 화면(디스플레이)이 탑재된 AI 스피커 기기를 출시하는 등 관련 시장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국내 시장도 AI 스피커가 ‘보이는’ 형태로 발전 중인데, 그동안 국내에 출시된 제품들에는 디스플레이 화면이 없었고 스피커의 외형도 디자인이나 캐랙터를 활용하는 등 음성의 인식과 반응이라는 1차원적 소통서비스에 국한됐었다.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AI 스피커는 음성과 더불어 화면을 통해 보다 직관적인 정보제공과 니즈에 보다 입체적으로 반응할 수 있게 되었기에 음성중심의 AI 스피커를 1세대라 한다면,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것은 2세대 제품으로 분류하는 것이 타당하다.

국내는 SK텔레콤이 보이는 AI 스피커 ‘누구 네모(NUGU nemo)'를 가장 먼저 출시했으며 기존 스피커의 시각 제한성을 극복하고 정보를 보다 직관적이고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은 물론, 사용자 편의가 대폭 향상될 것을 홍보하고 있다. AI 기술은 세부적으로 발전하는 중인데, 특히 어린이의 영상물 시청에 따른 시력저하 우려에 대하여 물체인식기술로 해결했다고 강조한다. 예로써, 영상을 시청하던 아이가 화면에 지나치게 가까지 접근하면, 적절한 거리로 떨어져 시청하도록 주문형 비디오(VOD) 작동을 일시 정지시키고 화면에서 뒤로 물러서도록 안내하는 기능을 탑재한 것이다.
KT는 화면과 셋톱박스를 결합한 국내 최초의 일체형 인공지능 TV인 ‘기가지니 테이블TV'를 공개했다. 이는 개인용 TV로도 활용할 수 있는데, 화면 크기는 11.6 인치이고, 유선 랜(LAN) 없이 와이파이 연결만으로 이용하며 기존 기가지니처럼 하만카돈의 프리미엄 스피커를 사용한다.

SK텔레콤과 KT가 잇따라 보이는 AI 스피커를 출시하여 경쟁하는 동안 구글도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AI 스피커 ‘구글홈 허브(Google Home Hub)’를 출시 준비 중이다. 이미 미국시장에는 출시됐으며, 7인치 화면을 통해 음성으로 엔터테인먼트를 즐기면서 크롬캐스트가 연결된 TV에서 동영상을 스트리밍할 수 있게 해준다.



왜 AI 스피커인가? 

AI 스피커는 스마트폰 내에 머물렀던 음성비서 기능을 가전제품과 사물인터넷 등 다양한 디바이스로 확장시키는 플랫폼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가전제품을 비롯하여 집안의 장치를 연결, 제어하는 스마트 홈의 고도화를 앞당기는 '커넥티드 홈'을 구현하는 핵심체인 것이다. AI 스피커가 인기를 얻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음성’이라는 도구가 지닌 장점 때문이다. 음성은 사람의 가장 본질적이고 유용한 의사전달도구이다. 하지만 ‘자연어’인 사람의 음성을 컴퓨터가 인식하여 상호 소통하려면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음성인식 관련 연구의 시작은 1954년 IBM과 조지타운대학이 참여한 기계번역기술개발 프로젝트였지만, 당시는 컴퓨터 성능이 불충분하여 2000년 중반까지 음성인식기술은 상용화되지 못하였다. 그러다가 2011년 10월 아이폰 4S에 애플의 AI 비서프로그램 시리(Siri)가 탑재되면서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이윽고 2013년에는 구글이 음성검색 기능 ’오케이 구글(OK Google)'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비약적으로 발전하다가 AI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Google Assistant)’가 출현하면서 AI 스피커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박되었다. 

AI 스피커는 기계를 넘어 동반자로

학계에서는 전통적으로 독거노인 또는 장애자와 같은 사회적 약자의 삶의 질이 낮을 것이라 예측했었다. 하지만 AI 스피커를 임상실험한 결과, 긍정적 효과가 매우 높은 결과를 얻었다. 국내에서도 사회적 약자는 외부와의 소통이 제한적이지만 AI 스피커가 제공하는 '말벗 기능' 등을 통하여 외로움과 소외감, 우울감 등이 완화되었기에 이 기기의 보건의료 및 사회적 가치실현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AI스피커를 대하는 인식에서 사회적 약자층은 상대적 중요도 순위로 AI 스피커를 사물이 아닌 사람처럼 여기는 '의인화'를 1순위로 꼽았으며 이어 실재감, 즐거움, 상호작용, 따뜻함, 친밀감 등 정서적 측면 순이었다. 하지만 대조군인 일반 고령층은 주로 기능적 측면을 중요하게 여겨 1위로는 AI 스피커 사용시간, 이어 기능적 만족감, 용이성, 나이, 실재감, 즐거움 순으로 선택했다. 이것은 AI 스피커의 정서적ㆍ기능적 지원이 고령층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효과적 방안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인 것이며 지방자치단체들과 기업 등이 이 효과와 가능성에 주목하여 사회취약계층의 정서와 안전을 개선하는데 AI스피커의 잠재성을 적극 활용하려 노력 중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각종 전자제품과 시설이 소통하는 사물인터넷(IoT)의 영역이 무한대로 확장될 것으로 예견된다. 또한 이것을 제어하는 플랫폼이 중요해졌다. 그런데 음성기반의 AI 스피커가 IoT 시대에 유용한 기기제어 플랫폼으로 부상하고 있다. 음성인식 AI 비서 프로그램과 스피커가 융합된 AI 스피커가 어디까지 발전하며 고령화 헬스케어 시대에 어떤 역할을 담당할 지 궁금해진다. 

약업계도 AI 기술을 채용하기에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대학과 기업들도 이미 AI 기술을 신약개발과정에 응용하기 시작했고, SNS 빅데이터를 마케팅과 고객 타케팅에 이용하여 성공한 사례도 등장하였다. 방대한 환자기록, 금융 및 거래 데이터를 활용한 약국경영과 약료업무의 혁신은 이제 약국을 넘어 신약의 연구와 개발, 의약품의 유통과 전문화된 약료 실행, 방문약료 등 지역사회 보건증진과 개인의 평생건강관리, 커뮤니티 케어까지 광범위하게 활용될 것이다. 약국과 악사도 급격한 인공지능기술의 활용 및 디지털 돌봄 시대에 부응하며 변화의 물결을 유관 전문기업들과 함께 헤쳐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필자소개>
방준석 교수(숙대약대)는 우리나라와 미국의 약국, 병원, 제약회사, 연구소 등에서 활동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약학대학의 임상약학 교수이자, 경영전문대학원의 헬스케어MBA 주임교수로서 활동하고 있다. 약사이자 약학자로서 약과 약사, 약국과 약업은 물론, 노인약료와 스마트헬스케어 분야의 혁신과 발전방안을 연구하여 사회의 각계 각층과 교류하며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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